영혼이 바뀌어버린 소년과 소녀 EP:5 각자의 생각

Stardust이세하 2020-10-24 2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은 피곤해서 그런지 차안에서 취침에 빠졌지만 유리와 세하는 잠들지 않고 깨어 있는 상태였다. 그렇다고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도 하지 않고 각자 지나가는 차 안에서 창문 너머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후우....놀러 다니는것도 힘들군."

"그러게요. 내일도 클로저 업무도 있고, 학교도 가야 하니 얼른 들어가야겠어요."

"우웅....너무 졸려요."

바닷가를 다녀온 후 차에서 내리자 다들 지친 상태였다. 모두들 서로 인사하며 얼른 들어가 쉬려고 하기 때문에 각자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유리야, 안가?"

정미는 유리몸인 세하에게 물었다. 당황한 유리는 무언가 정신팔린듯한 표정이지만 제정신을 차리며 집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세하는 그런 자신에 몸인 유리를 보면서 무언가 신경 쓰인듯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왜?"

시선이 느껴졌는지 유리는 그런 세하를 쳐다봤다. 자신에 몸이 직접 쳐다보자 여전히 익숙하지 못한 세하는 뻘쭘 하며 시선을 피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내일보자."

"유리야. 같이가!"

"아....정미야....나 오늘은 혼자갈게. 내일 학교에서 보자."

그래....? 알았어. 내일 학교에서 보자."

세하는 그렇게 혼자 집으로 향했고 그런 세하를 지켜본 유리나 정미 또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뒤 그가 멀어지자 각자 집으로 향했다.

"저기....이세하...."

"어....왜....?"

정미가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유리를 불렀다.

"유리....무슨 일 있어?"

"아니, 왜?"

"그게....아까 바다에서 봤을때랑 분위기가 달라서 말이야. 꼭 이세하를 보는거 같아."

"무....무슨 소리야....세하는 나잖아."

괜히 세하라고 착각하는 정미 말에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든 유리는 자신이 세하라고 강조 했다. 하지만 정미는 그것과 상관없이 자신에 친구라고 생각한 유리 표정이 좋지 못해 신경쓰이는 표정이였다.

"괜찮아. 원래부터 둔했잖아. 나도 이만 가볼게."

유리 또한 발걸음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홀로 남은 정미는 세하몸인 유리가 남긴 말을 듣고 뭔가 의아하는 표정이였다.

"원래부터....둔했다고....?"

*

"나왔어."

"누나다!"

집으로 돌아오자 유리동생들이 나를 반겼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것도 점차 계속 겪게 되다보니 점점 익숙해지는거 같다.

"잘 있었어? 준비해놓고 간 밥은 잘 먹었고?"

"응! 아주 맛있었어!"

"맨날 카레만 만들어줬는데, 요새는 맛있는거 많이 해줘서 너무 좋아!"

애들이 해맑게 웃으니 나 또한 기분이 풀린다. 나는 기분좋게 애들에게 칭찬을 받은 뒤 냉장고를 열어 물 한잔을 마시려 했는데 냉장고가 텅 비어 있었다.

"뭐야....먹을게 하나도 없잖아. 엄마가 장 안보셨어?"

"엄마. 오늘도 늦는다고 하셨어."

"그래서 누나보고 장 보라던데?"

유리네 부모님은 매번 바쁘시구나. 막상 부모님이 없는 상황에서 동생들을 돌보니 유리가 얼마나 힘들지 알것 같다. 뭐 나도 최근 유리몸으로 바뀌면서 집에서 가사 활동했던것 보다 좀 더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엄마 상대할때 비하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래도 장 보고 와야 할거같네."

"누나! 그러면 과자 사주라!"

"맞아! 과자 사줘!"

"알았어. 먹을거 사올테니까 얌전히 있어."

"응! 그럴게!"

유리 부모님이 부탁한 대로 나는 할수없이 오자마자 바로 마트로 나가야 했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데 나는 그와 바로 만나게 된다.

*

"이제 온거야?"

"아....네....아줌마...."

"에이~아줌마가 아니라 엄마라고 해야지. 넌 지금 세하 몸이잖아."

"아 그렇죠. 깜빡 잊었네. 헤헤...."

하지만 아줌마는 뭔가 내 표정을 보고 고민하시는 것 같았다. 빤히 쳐다보니 좀 부끄러운데 왜 저러시는 거지?

"있잖아. 혹시 무슨 고민 있어?"

"네? 아니요. 왜요?"

"유리 너랑은 별로 만난적 없지만, 좀 알것 같아서 말이야.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속은 뭔가를 앓고 있는거 말이지."

순간 아줌마한테 내 속 마음이 들켜버렸다. 역시 알파퀸이라고 불리는 분이라 그런가....단번에 내 마음을 알아버렸네.

"숨기려고 해도 소용없어. 그러니 얼른 나한테 말해봐. 연애고민이면 더 잘 알려줄 수 있어."

하필이면 연애라는 단어를 꺼내서 괜히 찔리는 기분이였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도 아닌 아줌마한테 말하는건 좀 그렇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세하 그녀석이랑 관련 되어 있으니 당사자 부모님한테 말하는건 더더욱 무리다.

"아....그런거 없어요. 저 피곤해서 먼저 잘게요."

"아 정말....그래 알았어. 오늘 놀러갔다 와서 피곤하겠지. 그럼 나중에 기회되면 물어볼게. 근데 있잖아. 유리야...."

"네?"

"나 배고프거든. 밥 좀 차려 줄 수 있니?"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아줌마가 뜬금없이 저녁을 차려달라고 하셨다. 아니 시간도 그렇고 무엇보다 아줌마도 성인인데 혼자 밥을 차리지 못하신건가?

"저....아줌마 혼자 밥 차려 드시지 못하세요?"

"응? 아....그게 있잖아."

아줌마가 거실로 들어가자 나는 뒤따라 가봤다. 그런데 들어오니 무슨 폭탄 맞은것 처럼 부엌은 엉망이였다. 이미 반은 타버린 후라이팬에 얼마나 망친건지 요리로 망친 음식물이 한가득 그리고 접시나 그릇은 말할것도 없이 남아도는게 없었다.

"이거....우리 동생들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아하하....미안....네가 늦게 온다해서 혼자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요리해보니까 몇번 실패했다가 결국....이렇게 되어버렸네."

"하아....그러고보니 세하가 아줌마 보고 요리 엄청 못한다고 했었죠."

"내가 부수는건 잘해도 뭘 만드는건 재능이 없나봐. 특히 요리는 더더욱 말이지...."

아줌마 또한 잘못을 한걸 인정하는지 웃으면서 그 이상은 아무말도 못하셨다. 일단은 이거부터 치우는게 먼저니 아줌마랑 같이 뒷정리를 끝냈다.

"자 그럼 요리를...."

냉장고 문을 열어 확인하니 재료가 하나도 없었다.

"아....몇번 시도하다보니 재료가 떨어졌네."

"할수없죠....재료 좀 사올게요."

"미....미안....그 대신 다 먹고나면 설거지는 내가 할게."

아줌마 때문에 결국 마트를 가게 되었다. 바다 다녀오자 마자 다시 나가게 되서 피곤한데 할수없지. 우리 가족이였으면 내가 한소리 했지만 세하네 아주머니니 어쩔 수가 없지. 하지만 나는 마트를 가면서 그전까지 몰랐다. 그곳에서 내몸으로 활동하는 세하를 만날것을 말이다.

*

"뭐야, 이시간에 어쩐 일이야?"

세하는 마트에서 장을보며 자신에 몸으로 활동하는 유리를 만났다. 그런 유리는 세하를 보며 기분이 좋지 않았는지 그대로 등을 돌렸다.

"야, 잠깐만....갑자기 왜 그래?"

"됐어. 눈치없는 너랑 이야기 하기 싫어."

"어....혹시 너....아까 있었던 일 때문에 그래? 미안해....내가 그런건 잘 몰라서...."

유리는 세하가 사과한것이 의외였는지 고개를 돌려 세하를 바라봤다. 물론 자기 몸과 마주봤지만 유리는 그것과는 상관없이 세하를 보며 자신에 진심을 담아 이야기 하려고 했다.

"저기...."

"야 잠깐만...."

세하는 자신이 먼저 다가오자 유리는 다가오는 세하를 보고 얼굴이 붉어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궁금했지만 세하는 그런 유리를 거치며 유리가 들고 있던 바구니에 내용물을 확인했다.

"야, 이렇게 비싼걸 사면 어떻게 해?"

유리는 자신이 사려고 했던 물건을 세하가 가져오면서 말하자 한숨을 쉬었다.

"뭐야....정말...."

"그리고, 이건 여기보다 다른 마트에서 사는게 더 싸거든."

세하는 본격적으로 유리가 바구니에 담아 놓은 물건들을 하나씩 확인하며 따지기 시작했다.

"넌....정말 바보야....슬비가 괜히 화내는게 아니였어."

"뭐야, 왜 그래?"

"몰라! 나 계산해야 하니까 비켜!"

"야....잠깐만....!"

유리는 그런 세하를 놔두며 계산하러 향했고 세하는 그런 유리를 따라갔다. 그렇게 마트를 나온 두 사람은 서로 각자 집으로 가려고 했지만 그런 유리 팔을 세하가 잡았다.

"뭐야....더 볼일 있어?"

"아니....나 잘 몰라서 그런데, 뭔가 확실히 말해 줄 수 있겠어?"

"뭐야 진짜....됐어. 그냥 내가 쓸데없는 생각 한거야. 그러니까 괜히 신경쓰지마."

"그래도 너....표정이 좋지 못하잖아. 겉으로는 아니여도 속으로는 마음아파 하는거 네 단점이자 특징 아니야?"

유리는 세하에게 그런 말을 듣자 아까 알파퀸에게 들었던 말과 비슷하다 생각했다. 유리는 할 수 없이 세하에게 이야기 하기로 하고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자, 마셔."

"고마워."

세하는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아 유리에게 건네줬다. 그리고 그녀 옆에 앉으며 음료를 마시며 유리에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

"그래서, 도대체 뭘 그렇게 앓고 있는건데?"

"그러니까....내가 말이야...."

"잠깐만."

세하는 유리가 하려고 했던 말을 잠시 막았다.

"너, 혹시 내가 너 좋아한다는 그 말 그거 때문에 그렇지?"

"어....? 아니 그게...."

유리가 말을 더듬는 모습에 세하는 한숨밖에 안나왔다. 유리는 결국 세하에게 들켰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까 바닷가에서도 냉정하게 했던 말을 하까봐 걱정이였다.

"난 그다지 너한테 관심없어. 그냥 친구로밖에 생각 안해."

"으으....역시 직설적으로 말하는구나. 그럼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어?"

"글쎄....애초에 로맨스 게임 자체를 안하는 내 입장에서 연애는 그다지....근데 이런건 왜 물어보는거야?"

"아....아무것도 아니야. 아무튼 알았어. 대신 하나 더 물아볼게."

유리는 아까보다 더 뜸을 들이기 시작했다. 세하는 이번에 또 뭔가 싶었고 여유롭게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혹시....그....뭐냐....내가 너를 좋아한다면....믿을거야?"

"푸웁! 콜록....콜록....!"

세하는 유리 말을 듣고 음료를 먹다가 결국 사례가 들렸다.

"너...지금 무슨 말을...."

"아....아니....농담이야. 농담! 아무튼 난 가볼게. 아주머니 저녁거리 사려고 마트에 온거였거든. 그럼 내일보자."

유리는 그렇게 먼저 일어나 떠났고 세하는 혼자서 멍하게 그런 유리를 바라봤다. 방금 한 말이 충격이였는지 세하는 그저 멍하게 있었고 자기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유리에 뒷모습만 바라보게 되었다.

*

집으로 돌아와 아주머니랑 식사를 마쳤다. 오늘 하루 너무 힘들었는지 세하 방으로 들어와 바로 침대에 뻗었다. 역시 침대에 포근함은 다르구나. 우리집에서는 바닥에서밖에 잔적이 없는데 이렇게 힘들때는 침대가 있어서 한편으로 다행이였다. 하지만 아까 세하가 보였던 반응 때문에 신경쓴 유리는 휴대폰을 꺼내 세하한테 연락할까 고민을 했다.

"내가 괜히....입을 놀렸나."

유리는 괜히 세하 앞에서 자기가 좋아한다는 말을 돌려 말했지만 자기가 세하를 좋아한다는걸 당사자 앞에서 말해버렸으니 후회가 밀려왔다. 특히 둔할것 같은게 세하인데 자신이 한 말을 신경쓰지 않고 제대로 거절한다면 더욱 후회할것 같았다.

"내일부터....제대로 볼 수 있으려나?"

세하를 내일부터 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후회속에 유리는 이불을 뒤집어 쓰며 잠들었다.

*

"유리가 왜 그런 말을 한걸까?"

고민해도 모르겠다. 뭐 그녀석 성격이면 장난으로 그랬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왜 나한테 그런말을 한걸까. 정말로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그런걸까?

"연락이라도 해볼까."

휴대폰을 꺼내 전화라도 할까 생각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말하기 어려웠다. 유리걔는 평소에는 밝아보여도 막상 진지할때는 진지한 태도를 보여주니까 어쩌면 그게 사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 그런게 중요한건 아니다. 나와 유리는 지금 누굴 좋아한다는 이런 생각보다 우리가 원래 몸으로 돌아 가는게 중요하니 말이다. 그러니 지금은 유리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는게 좋겠다.

"우선은....원래 몸으로 돌아갈 생각부터 해야지."

지금 나한테는 연애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 무엇보다 관심도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유리도 농담으로 말했을지 모르니까 유리에 대한건 원래 몸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고 본다.

"모든 건 몸이 돌아간 뒤에 생각하자."

뭐 내일 학교에서 마주치면 좀 어색하겠지만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오늘 바닷가 다녀와서 그런지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일단은 자고 나서 남은 일을 생각하기로 하며 잠자리에 들어갔다.

​작가의 말


이번에는 좀 분량 짧은데 더 늘리면 오래 걸릴거 같아서 여기까지 분량으로 잡았습니다.


이번화는 바닷가 다녀온뒤 그 다음 뒷이야기를 풀어서 간단하게 정리했는데요. 세하와 유리가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과 생각을 담은 것을 위주로 세하 유리에 생각을 썼습니다.


다음화는 이제 세하가 조금 유리에게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는 이야기로 나오게 됩니다.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하고 저는 그럼 다음화에서 찾아 뵙기로 하겠습니다.

2024-10-24 23:35:5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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