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의 마법사. 쫓겨들어온 손님(2)
클라인다이나 2020-09-05 0
"해, 예상 밖이네, 케롤이 들어갔다길래 나름 꺠끗한 곳인 줄 알았는데."
장소는 분명 전과 바뀐 것이 없었다.
사람하나 없고, 한적했으며, 조용한 것은 분명 몇 분 전과 동일했지만, 그 분위기의 무게는 방금 전과 전혀 달랐다.
그도 그럴 것이 가게에는 녹슨 인간 모형이 3개 존재했으니까.
그리고 솔아는 그것이 인간이였던 것을 잘 알기에 방금 전과는 또 다른 형태의 공포를 느꼈다.
다만, 그것을 행했던 유진은 이미 그들에게 관심을 끊은지 오래였다.
손에 들린 것은 저들이 최후로 남긴 진술서.
그 안에는 그들이 알고 있는 기밀이 적혀있있는데 공포 탓인지 형편 없는 악필인 것이 흠이었다,
"그래서, 어떻할래?"
"예?! 뭐, 뭐가요?"
"뭐긴, 너의 앞으로 처우."
반쯤 기분대로 구한 유진이었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앞으로 계속 책임지는가는 고민이 되었다.
물론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하면서 도와야 하는 지라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원한다면 방금 통화한 애한테 맡겨 줄게. 뭐 유니온 소속이긴 하지만 나름 유능하니까 잘 지켜 줄 수는...."
"안되요."
"...왜?"
"그건....저도 거든요."
"뭐가?"
"마법의 바람."
솔아의 고백에 유진의 눈이 가늘어졌다.
마법의 바람.
최악의 차원종, 더스트가 자신을 괴롭히는 이유이자, 위상능력의 정수.
"아, 다만 볼 수만 있는 거지 아저씨처럼 쓸 수는 없어요."
"당연하지. 잘 못 쓰면 뇌가 녹아버리는 기술이니까."
"힉, 그, 그정도에요?!"
"힘에는 항상 대가가 따르는 법이니까."
어깨를 으쓱이며 커피 두잔을 내리는 유진은 초연한 표정으로 커피 원액을 바라보았다.
"애초에 내 행동을 봐. 조금의 망설 없이 클로저들을 녹슨 쇠로 만들었잖아. 이게 정상적인 인간으로 보여?"
"그건...."
"뭐, 이건 내가 이상한 것도 있으니까 논외로 치고....그래서 유니온은 마법의 바람을 사용해 뭘 하려로 했니?"
"...신을 만든다고 했어요."
"역시 범세계적인 기구. 클레스가 남다르네."
"저는 처음에 불가능하다고 여겼는데, 아저씨를 보니까 그렇지만도 않은 것...."
"아니, 뻘짓이야. 그거."
너무나 쉽게 단언하는 유진은 능숙하게 커피를 타서 한잔을 솔아아게 건냈다.
한모금 마신 솔아는 너무나 단 커피에 깜짝 놀랐지만, 정작 유진은 맛있게 마셨다.
"확실히 마법의 바람이 동등한 위력에서 위상력보다 월등한 효율을 자랑하는 것은 맞지만 그만큼 단점도 커. 가장 큰 건 뇌가 녹는 다는 점이지만, 그외에 자잘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일으키다보니 괴물은 만들 수 있어도 신은 못 만들 걸."
"하, 하지만 아저씨는..."
"이렇게 허세를 부려도 난 차원종 군단장만 되도 발릴걸?"
"어쨰서요?"
"총량이야. 효율이 좋아도 강물이 바다물을 이길 수 없는 것과 똑같지 뭐."
킬킬 웃으면서 빠르게 커피를 마셔대는 유진은 밖을 바라보았다.
"애초에 너가 군주를 봐야 되."
"군주요?"
"어, 이름 없는 군단의 군주."
"예? 그, 그그게 진짜인가요?!"
"어, 나름 로어 마스터다보니까 외부차원 정도는 갈 수 있어. 물론 멀미 때문에 어지럽긴 하지만."
"말도 안되요. 군주가 있는 공간은 차원종도 함부로 갈 수 없는 곳인데."
"나름 자신이 있어서 시험해 봤거든."
마치 산책이라도 한 것처럼 태연한 유진의 모습에 솔아는 더더욱 경악했다.
"어찌 됐건 이야기의 원점으로 돌아와서 아마 신을 말하라면 난 군주가 신이라고 말할 걸. 방대한 총량에 모든 마법의 바람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놈이니까. 아마 녀석이 진짜 마음을 먹었다면 세계는 단 1분만에 정리됐을 걸."
"그럴 수가...."
일반적으로 이정도의 말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거짓말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한솔은 마법의 바람을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유니온에게 감금 당했는데, 그에 반해 유진은 그 바람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다.
즉, 거짓말일 확률이 희박할 정도다.
"뭐, 기타 잡다한 것이 있지만....일단."
쾅!
아무런 전조 없이 벽이 터져나갔다.
최소 솔아가 보기에는 그랬지만, 유진은 이미 예측이라도 한 것처럼 솔아를 감싼 것은 물론 황금개 5마리를 전개해 다가오는 차원종을 모조리 도륙해냈다.
"이젠 막나가자는 거냐? 더스트."
"꽤 오래 참았거든. 나도."
차원종이 들이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