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er 시즌 2. 2화. 늑대개vs유한성
pixi 2020-09-02 3
투카앙!!!
티나의 샷건에서 탄환이 쏟아져 나왔지만 어렵지 않게 피하면서 탄환은 바닥을 때렸다. 먼지가 자욱하게 일면서 동시에 튀어나온 나타가 쿠크리를 휘둘렀다.
카앙!!!
“제법이군! 그럼 이것도 막아보시지!”
검으로 날아든 쿠크리를 막자 나타는 다른 손에 쥔 쿠크리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실착, 쿠크리를 막으면서 동시에 검을 내지를 자세를 취하고 있던 내게 나타는 무방비 상태로 달려든 꼴이었다. 이걸로 1명….!!
카칵!!!!
“조심하세요. 나타씨, 그렇게 함부로 달려들다가는 죽습니다.”
“하! 신경끄라고! 이 녀석은 내 먹잇감이니까!”
내지른 검이 나타의 어깻죽지를 꽤뚫기 직전, 옆에서 튀어나온 바이올렛이 대검으로 검을 쳐내면서 검의 궤도가 흐트러졌다. 이어지는 나타의 공격을 피한 뒤 공중으로 뛰어오른 나는 바닥에 내려앉으며 숨을 골랐다. 이 녀석들…..의외로 팀워크가 좋아. 쉽지 않을 수도 있겠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프레이는 괜찮나?”
나는 자세를 다 잡으며 프레이가 있는 방향을 바라봤다. 하피, 티나, 레비아 3명을 동시에 상대하고 있는 프레이였지만, 오히려 2명을 상대하고 있는 나보다 상대를 더욱 압도하고 있었다.
“적 분쇄 개시”
파아악!!
티나가 정면으로 돌진하며 프레이를 향해 나이프를 휘둘렀지만 프레이는 약간의 틈으로 나이프를 피한 뒤, 이어지는 티나의 샷건을 위상검을 휘둘러 박살내버렸다. 혀를 차며 티나가 공간이동을 해 뒤로 빠지자마자 레비아의 차원 특이점이 작렬했지만, 오히려 위상력을 발산하며 특이점을 깨트린 프레이는 이어지는 하피의 에어드라이브를 그대로 잡아 바닥으로 던져버렸다.
콰아앙!!!
“후우….역시 쉽지 않네요. 솔직히 당신을 보고 A급 차원종을 압도했다는 건 과장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선입견이었네요.”
“당신들을 상대로는 전력을 낼 필요도 없으니까. 지금 모습을 보고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프레이의 말처럼, 프레이는 지금 말렉과 싸울 당시 붉은 위상력의 갑주를 두르고 있는 것이 아닌 그냥 잠옷차림으로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3명의 연계공격을 되받아치며 차분하게 서있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방심하고 있는 지금 더 빠르게 끝내드려야겠네요. 레비아양, 발을 묶어놓을 테니 큰거 1방 부탁해요.”
“알겠어요!!”
하피의 말에 레비아는 몸의 위상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볼리 없는 프레이가 바로 달려들었지만,
“한눈팔지 마시죠!!”
하피의 발차기와 함께 제피르 콤비네이션이 이어졌다. 정타를 허용하지 않고 전부 막아낸 프레이가 하피를 걷어차며 날렸지만, 순간 프레이만 남은 순간을 놓치지 않은 티나가 다연장 로켓포를 소환했다.
“포격개시!”
콰과광ㅡㅡ!!!!!
로켓포가 쏘아낸 미사일이 순식간에 프레이가 있던 곳을 휩쓸었다. 미사일이 비오듯 쏟아지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먼지가 자욱이 일었다.
“해…해치운 건가요?”
“금기어를 내뱉어버렸으니, 해치웠을 가능성은 0%다.”
먼지가 걷히자 보인 것은 붉은 위상결계를 펼친 프레이였다. 쏟아지는 미사일의 폭격 속에서도 프레이의 위상결계는 조금의 흠짓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프레이는 미사일의 폭격이 끝났음에도 혀를 차며 위상결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레비아양! 지금이에요!!”
“넵!! 결전기, 발푸르기스!!!”
“나도 돕겠다. 결전기, 피스메이커!”
레비아와 티나, 두 명의 결전기가 프레이의 위상결계를 두들겼다. 쏟아지는 뱀들의 포격과 티나의 기관포 사격에 붉은 위상결계에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결국 두 결전기를 견디지 못한 프레이의 위상결계가 깨지자마자 하피의 결전기-이카루스 폴이 작렬했다.
“이제 끝입니다!!!”
콰와앙!!!!!!!!
이카루스 폴이 내리찍혔고, 이어지는 회오리가 프레이를 감쌌다. 위상결계는 깨졌고, 모든 것을 찢어버릴듯한 회오리 속에서 맨몸으로 무사할 수 있을리는 없었다. 승리를 확신한 하피였지만……오산이었다.
“이건…..좀 곤란한데요.”
회오리가 사그라들고, 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쓰러져있는 프레이가 아닌, 전신에 붉은 위상력의 갑주를 두르고 있는 프레이였다. 플레이트 아머의 형상을 띄고 있는 위상갑주를 두른 프레이는 회오리 속에서도 아무런 데미지를 입지 않은 채 하피를 향해 다가갔다.
“너희들은 꽤 강하다. 그러니까 나도 어느정도 수준을 맞춰주도록 하겠다.”
프레이가 다가가자 하피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쳤다. 레비아와 티나도 그녀의 위압감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3명의 결전기가 연달아 작렬했음에도 조금의 데미지도 입지 않았고, 방금 전과는 다르게 거리낌없이 위상력을 내뿜고 있는 프레이에게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늑대개 중 가장 경험이 많은 클로저인 하피조차 뒷걸음치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건 늑대개 전원이서 달려들어도 쉽지 않겠어요. 그리고 저 남자도…전력은 아닌 것 같군요.”
하피는 나타와 바이올렛을 상대하고 있는 유한성을 바라봤다. 이쪽과는 다르게 나타와 바이올렛이 유한성을 몰아붙이고 있었지만, 그의 표정에서는 여유가 느껴졌다.
“**!!! 왜 안 뒤지는 건데!!! 좀 뒤지라고!!”
캉!! 카앙!!!!
아무리 쿠크리를 휘둘러도 대수롭지 않게 막아내는 유한성에게 나타는 점점 화가 치미기 시작했다. 애초에 2명이서 1명을 상대하는 것도 마음에 안들고, 2명이서 1명을 못 이기고 있다는 것도 짜증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화가 치미는 것은 유한성에게서 느껴지는 여유, 전력을 다하지도 않은 채 자신들은 안중에도 없고 계속 저쪽상황을 살피고 있는 그의 모습은 견딜 수가 없었다.
“죽어!! 죽어!! 죽으라고!!!!!”
나타가 결전기-무간옥을 시전했다. 고속으로 쿠크리를 회전시키며 나타는 유한성에게 달려들었지만, 유한성은 피하지 않고 오히려 달려드는 나타에게 파고들며 쿠크리의 사각으로 피한 뒤, 손잡이로 나타의 뒷덜미를 쳐서 그대로 기절시켰다.
“저 멍청이가….하이드! 나타를 대려가주세요. 저 혼자 상대하겠습니다!”
바이올렛의 말에 한 집사가 뒤에서 나타나며 주먹을 휘둘렀다. 가뿐히 피했지만 목적은 애초에 공격이 아니었는지 내가 피하는 틈을 타 나타를 대리고 재빨리 사라졌다. 애초에 죽일 생각은 없었으니 난 사라지는 집사를 내버려두고 눈 앞의 상대에 집중했다.
“저는 저 멍청이와는 달리 그렇게 쉽게 당해주지 않습니다. 각오하세요!”
“나도 알아, 그러니까 더 빨리 끝내려고”
방금 그 나타라는 녀석은 왠지 모르겠지만 싸움 도중 갑자기 이성을 잃고 마구잡이로 덤벼드느라 자칫 죽여버릴까봐 기술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이 바이올렛의 여성은 꽤나 정직하게 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덕분에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쿠크리와는 다르게 궤도가 훤히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더 빨리 끝낸다니….얕** 마시죠!!!”
콰아앙!!!
내 도발에 걸린 바이올렛은 익시드를 시전한 뒤 단번에 대검을 휘두르며 내게 달려들었다. 역시 싸우면서 약간의 광전사기질이 느껴졌는데, 정답이었나.
콰앙!! 콰아앙!!!!
“하! 빨리 끝낸다더니 당하기만 하시는 군요. 방금 나타를 기절시킨 그 실력은 어디간거죠??””
익시드로 힘을 끌어올린 바이올렛의 공격에 당하는 척 몇 번 틈을 주자 바이올렛은 놓치지 않고 그 틈을 파고들었다. 대검의 연격을 이겨내지 못한 척 검을 놓치며 자세를 무너트리자 바이올렛은 곧바로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전방위 출력파!! 끝입니다!!”
공중에서 그대로 검을 내리꽃으며 결전기-노블레스 스톰이 작렬하기 직전, 난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 2식. 선(線)”
놓친 검을 역으로 쥐며 자세를 낮춘 나는, 바이올렛의 대검이 떨어지기 직전 땅바닥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휘두른 검은 일자 궤적을 그리며 그 선상의 모든 것을 베어버렸고, 검의 궤적을 따라 지층까지 갈라져버린 땅은 단층현상을 일으키며 그대로 뒤집혀버렸다.
“꺄아악!!!”
땅이 뒤집히며 쏟아져나오는 흙더미에 휩쓸린 바이올렛은 균형을 잃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몸을 일으켰을 때는 이미 내 검이 무방비가 된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프레이쪽도 끝난 것 같고. 포기하지 그래?”
“…..졌습니다. 우리의 완전한 패배로군요.”
내 말에 프레이를 상대하고 있던 하피가 한숨을 쉬며 두 손을 들었다. 그제서야 프레이는 전개시켰던 위상갑주를 거두었고 나도 바이올렛에게 겨눴던 검을 거두어 들였다.
“저희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여기서 물러난다고 해서 벌쳐스가 포기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알아두셔야 할 겁니다. 벌쳐스는 생각보다 많이 집요하니까요.”
“어째 당해본 말투인데?”
“듣기 나름이겠죠.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부디 포기하지마시길 바랍니다. 저 같은 인간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건 보고싶지 않으니까요..”
하피는 뭔가 슬퍼보이는 웃음을 지으며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하피가 떠나자 다른 늑대개팀도 곧바로 자리를 떠났고, 구로역에는 나와 프레이 둘 만이 남게 되었다.
“후우….뭐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다 쫒아내면 그만이야. 그렇지 프레이?”
“그렇다. 우리 둘이라면 이길 수 없는 적은 없다! …….아마도”
저번에 카운터 힐데에게 당한 기억이 있는 지 프레이는 갑자기 수그러들며 힘없이 말했다. 나는 그런 프레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럴 일은 없다고 안심시켰다.
우웅….우웅….
“응? 갑자기 무슨 전화지?”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에 폰을 꺼내보니 세나누나였다. 하필 이 타이밍에 전화라니, 불안한데…
“세나누나? 지금 이 시간에 무슨 일이에요?”
“한성아….좋지 않은 소식이야. 너의 신분이 위조된 것이었다는 게 드러났어. 집요하게 살펴** 않는 이상 들어날 일이 없었을 텐데….무슨 일 있었던거니??”
왜 항상 이럴 때 내 직감은 틀리지 않은 걸까. 아마 그 벌처스라는 조직이 어떻게든 손을 써서 내 신상정보를 파악하던 도중 위조신분이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겠지. 그렇다면 프레이의 신분을 만들던 것도 이제 불가능 할 거고, 이러면…
“아마 경찰에서 곧 너희를 추적하기 시작할거야. 일단 집에서 나와서 몸을 피하렴. 이 누나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나중에 따로 레이를 통해 연락할게”
“네. 기다리고 있을게요.”
나는 폰을 끈 뒤 그대로 바닥에 던졌다. 세나 누나가 레이 형을 통해 연락한다는 것은 아마 이 폰으로 위치추적의 위험이 있으니 바로 부수라는 말이겠지. 설마 경찰에도 손을 댈 줄이야. 이러면……..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한성……무슨 일 있는거냐?”
“아니야. 일단 다른 곳으로 가자. 여기 있다가는 다른 벌처스 녀석들이 올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