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unter-8화. 말렉 구출작전 개시-시간끌기
pixi 2020-07-27 1
-쿠우우우!!!!-
“A급 차원종 출현만으로도 벅찬데, 이런 대규모 차원종 출현이라니 좀 너무한거 아냐??”
A급 차원종 말렉의 토벌을 위해 신논현역으로 향하던 검은양팀은 그 주변에서 발목이 묶인 채 차원종들과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B급 중에서도 강한 편에 속하는 트룹 대장을 선두로 트룹, 보이드 등 수많은 차원종무리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역삼동 인근에서 검은양팀에게 달려들었고, 검은양팀은 순식간에 차원종들에게 포위되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집중해 이세하!! 이 녀석들, 저번 녀석들과는 달라!”
“저번에 출현했던 차원종과는 다르게 천천히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어. 마치 잘 훈련된 병사들처럼…”
시간의 광장에 출몰했었던, 인간을 보자마자 도망치기에 바빴던 차원종과는 달리 이 차원종들은 포위망을 뚫으려는 검은양팀의 공격을 막아내며 천천히 포위망을 좁히고 있었다. 너무 많은 수의 차원종에게 몰려 결국 검은양팀은 벽을 뒤로한 체 차원종들에게 완전히 둘러싸이고 말았다.
“이거….힘을 아낀다는 생각은 버려야겠어. 리더, 나와 세하가 앞장서서 포위망을 뚫을 테니 달려드는 차원종들을 처리해줘. 단번에 가자고”
“알겠어요 제이아저씨. 제가 먼저 앞열의 차원종들을 무너트릴 테니 곧바로 무너지는 방향으로 나가주세요.”
이슬비가 전신의 위상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말렉을 상대하기 위해 체력소모를 아끼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위상력을 집중시킨 이슬비의 결전기-레일 캐논이 작렬하기 직전
-크아아악!!!!-
포위망 뒷열에 있던 차원종들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한 마리, 두 마리, 계속해서 차원종들이 비명을 지르며 쓰러져나가자 앞열에 있던 차원종들도 당황하며 뒤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바로 지금!!
“결전기-레일 캐논!!!”
콰아앙!!!!!!!!!!!!!!!!!!
이슬비의 결전기-레일 캐논이 앞열의 차원종들에게 작렬하며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 천천히 포위망을 좁혀오던 차원종들은 앞열과 뒷열이 모두 무너져버리자 오합지졸이 되어 이어지는 검은양팀의 공격에 전부 쓰러지고 말았다.
-쿠우우우우우!!!!!!!!!!!!!!!-
“이슬비 조심해!!!”
결전기를 쓴 뒤 잠시 주춤하던 틈을 타 트룹 대장이 이슬비에게 달려들며 거대한 도끼를 휘둘렀다. 이세하가 급하게 트룹 대장의 앞을 막아서며 위상블레이드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끄…끄으으…-
이세하가 트룹 대장의 공격을 막기도 전에, 트룹 대장은 도끼를 든 채 그대로 반으로 갈라지며 바닥에 엎어졌다. 엎어진 트룹 대장의 사이로 보이는 것은……
“넌……범죄자?”
“그래도 도와준 사람한테 범죄자가 뭐냐. 범죄자가”
검에 뭍은 피를 털어내고 있는 유한성이었다.
“넌 차원종 내통자가 아니었어? 그런데 어째서…”
“차원종 내통자라니. 그저 죽여야 하는 차원종과 구할 수 있는 차원종을 구분하는 것 뿐이야”
확실히 저번 시간의 광장에서 출몰했던 차원종들과 역삼동에서 출몰한 차원종들은 무언가 달랐다. 하지만 그래도 같은 차원종일 뿐, 인류의 적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그렇기에 저 남자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으면서도 의문이 드는 것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두 차원종은 대체 무엇이 다른 건지….
“여기에 나타난 이유는……우리를 도와주기 위해서는 아니겠지?”
“맞아. ‘전사’ 차원종들에게 둘러싸인 너희를 도와주기는 했지만, 나는 말렉을 죽이려는 너희들을 막아서기 위해 이곳에 온거야.”
“그것 참….곤란하군”
“여기서 말다툼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요. 빨리 눈 앞의 신원 미상인를 체포한 뒤 신논현역으로 가야합니다. 이러다가 말렉이 내부차원에 적응을 마친다면…..”
순간적으로 이슬비의 머릿속에서 옛기억이 스쳐지나갔다. 차원종에 의해 눈앞에서 목숨을 거두신 부모님들……그리고 그것을 지켜봤던 나, A급 차원종에 의해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이 다시 한번 생기게 둘 수는 없었다.
“제이 아저씨, 이번에는 제가 상대할게요.”
이세하가 위상집속검을 전개하며 앞으로 나섰다. 시간이 얼마 없는 만큼, 단번에 끝내버릴 생각이었다. 설사 조금 상처입는다 하더라도, 더 이상 시간을 끌었다가는 말렉이 내부차원에 적응을 마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세하는 검을 들어올렸다.
“간다!!!”
이세하는 곧바로 유한성에게 달려들며 검을 내리쳤다. 하지만
“오른쪽”
카아앙!!!!
이세하가 휘두른 검을 유한성은 검을 살짝 드는 것 만으로 완벽하게 막아냈다. 당황한 이세하가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지만
카앙!!! 카아앙!!!!
“너무 뻔히 보이잖아. 좀 더 분발해보라고”
전력으로 내리치는 이세하와는 달리, 유한성은 검을 이리저리 드는 것 만으로 이세하의 검을 전부 막아내고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다쳐도 모른다고!!!”
결전기-폭령검!!!
이세하의 결전기-폭령검이 유한성에게 작렬했다. 물론 그 위력은 본래의 위력보다 현저히 낮은 것이었지만, 폭풍과 같은 연계기는 그대로였기에 어느정도 상처를 입힌다 해도 단번에 끝내버릴 생각이었다. 위상력을 폭발시키며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이세하가 검을 휘둘렀지만
카카캉!!!!!
“이런 말도 안되는…..”
결전기-폭령검으로 거의 동시에 세 방향에서 내리친 검격을, 단 한번 휘두르는 것 만으로 전부 막아냈다. 공격이 전부 막히자 순간적으로 이세하는 무방비상태가 되었고, 유한성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이세하의 목에 검을 들이밀었다.
“세하야!!!!”
“크으윽….”
“5명 전부 동시에 덤비는 게 좋을거야. 저번과는 많이 다를 테니까”
이세하의 목에 겨눴던 검을 거두며 유한성은 이세하를 검은양팀에게 돌려보냈다. 검이 겨눠졌던 목에 손을 대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이세하를 보며 제이는 몸을 긴장시켰다.
“아무래도 이전과는 정말 많이 다른 모양이군…..각오하는 게 좋겠어”
아무리 5명이서 협공을 했었다고는 해도, 시간의 광장에서는 어느 정도 선을 지켜가며 유한성을 공격했던 검은양팀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세하 혼자라고 해도, 위력을 조절했다 쳐도 이세하의 결전기를 여유롭게 막아낸 것도 모자라 제압까지 했다. 저 검을 쥔 것 만으로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적당히 상대했다가는 검은양 팀 전원이 제압당할 수 있다는 것도…..
“지금부터 상대를 위상능력자라 상정하고 대응합니다.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면, 어떠한 공격도 허용하겠습니다!”
“바라던바야. 전력을 다해 덤비라고!”
다시 위상력을 끌어올린 이세하의 위상집속검과 유한성의 검이 격돌했다. 이번에도 손쉽게 이세하의 검을 쳐낸 유한성이었지만, 이어지는 서유리의 십문자베기는 완벽하게 막아내지 못하며 유한성의 몸이 뒤로 밀렸다. 하지만 몸이 뒤로 밀렸을 뿐, 데미지는 전혀 없었다. 검은양팀도 그것을 아는지 틈을 주지 않고 제이의 음이온펀치가 날아들었다.
"프레이......최대한 서둘러줘. 적당히 상대하기에는 꽤나 버거운 녀석들이니까..."
말렉을 구출하기 위해 혼자 신논현역으로 간 프레이를 생각하며 유한성은 다시 검을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