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 너와 다시 만난다면

Stardust이세하 2020-07-24 6

내 인생은 시궁창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남들처럼 가족도 없고 제대로된 가정생활이 망가져 있다. 물론 여기까지만 보면 완전한 시궁창에 인생은 아니다. 그때 내가 그 선택만 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남들처럼 친구와 같이 학교를 다니며 평범하게 지냈을거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홀로 아카데미에서 지내던 나는 내 성격이 소심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조용해서인지 주변에 친구 하나도 없이 지냈다. 가진거라고는 가난한 삶에 쓸데없이 위상력이라는것에 각성해 이곳 아카데미에 오게 된것 결론적으로 위상력만 가지고 아무것도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런내게 손을 내밀던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아카데미 내에서도 선생님들 사이에서 모범적이고 언제나 모든 과목에서 1등을 놓친적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런 그녀가 왜 나한테 다가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고 주변에서도 나와 어울리는 것을 보고 그녀 마저 안좋게 생각하는 애들도 생겼다.

"저기, 너 왜 나랑 계속 다니는 거야?"

"글쎄 뭐라고 해야 할까, 예전에 부모님을 잃었을때, 내 모습과 닮았거든"

처음으로 나는 그때 그녀에 과거를 듣게 되었다. 그녀 또한 가족을 모두 잃고 위상력을 각성해 이곳 아카데미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언제나 완벽한줄 알던 그녀또한 이런 아픈 과거가 있는줄 처음 알았다.

"그래서? 그게 나랑 다니는 이유라도 된다고 생각해?"

"그때 봤거든, 너 혼자 밥먹는 뒷모습이 쓸쓸했던거, 그거 보고 그대로 놔두기가 힘들어서, 너한테 다가온거야"

그 말을 듣고 조금 화가났다. 결국은 나를 동정한다는 생각으로 보는 거잖아 이유를 알게 된 나는 더이상에 이야기를 들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이제는 확실히 말해 다음부터는 그녀가 나를 찾아오지 말라고 단호히 말하려고 했다. 그렇게 한다면 그녀 또한 나와 같이 다니는것에 대해 다른 아이들로부터 눈치를 보는 일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한가지 너한테 말할게 있는데, 이제 나 좀 그만 찾아올래?"

"왜? 혹시 내가 뭐 잘못한거 있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녀를 나는 더이상 보기가 힘들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그녀의 표정을 볼때마다 괴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그럼에도 이유라도 듣고 싶었는지 나는 할수없이 이야기를 해줬다.

"괜히 나 동정하면서 나랑 같이 다니잖아, 그리고 너랑 비슷하다면서 다가오는게, 은근 불쾌하거든?"

"...."

제대로 이야기를 알아 들었는지 그녀또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말을 심하게 한것 같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괜히 나같은 애를 챙기다 그녀 또한 피해를 입고 무엇보다 자기랑 닮은 면이 있다면서 챙겨주는것은 더이상 보기 싫었으니 말이다.

"그렇구나....너한테는 그렇게 느껴졌구나.... 미안해 괜히 내가 오지랖이 넓었나봐, 앞으로는 찾아오지 않을게, 그동안 불편하게 해서 정말 미안해...."

그대로 그녀는 나한테 사과를 한뒤 자기혼자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이제는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고 싶었지만 왜인지 그녀의 뒷모습을 보니 막상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게 옳은 일이다. 이대로 괜히 그녀마저 나랑 같이 다니면 다른 애들도 이상하게 볼것이고 무엇보다 저 아이랑 다니다가는 내 삶이 괜히 이상해질것 같았다. 하지만 왜 일까 점점 멀어져 가는 그녀를 보니 이대로 떠나보내기가 힘들었다. 그 때문일까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팔을 잡았다.

"....앞으로 같이 다니고 싶으면, 좋을대로 해"

"....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걸까 아까까지만 해도 싫다면서 그녀를 내 쫓았다. 하지만 그걸 이제와서 후회하듯 나도 모르게 그녀한테 결국 손을 내밀었다. 아마 나를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하겠지 내가봐도 황당할꺼다. 처음에 거부했으면서 이제와서 같이 다니자고 말하니 말이다.

"아무것도 아니야, 난 갈게"

"잠깐만"

뒤돌아서 떠나려는 그때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혹시 너만 괜찮다면, 친구로 지내도 괜찮을까? 아까 네가 한말 들었는데, 혹시 싫으면 여기서 관둘게"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나를 잡으며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어떻게 받아줘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결국 나는 그녀앞에서 대답을 내렸다.

"응....사이좋게 지내자"

"고마워! 넌 이름이 뭐야?"

"....은하"

"은하구나, 좋은 이름이네, 만나서 반가워"

그렇게 나와 그녀는 본격적으로 친구가 되어 아카데미에서 함께 다니게 되었다. 공부할때나 위상력을 훈련할때 혹은 쉬는시간이 오면 같이 수다를 떨고 급식먹는 시간이면 같이 밥을 먹으면서 내가 못먹는 우유가 나오면 그녀한테 주는 등 친구로서 점점 가까워지며 처음 있었던 관계보다 더욱 깊어져 친한 친구가 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한테 있어서 남들과 같이 평범한 삶을 보낼수 있었지만 그것도 얼마못갔다.

"아카데미 출신이면서, 이런짓을 하다니 실망이구나"

나는 평소에 남들처럼 아카데미 출신으로서 지내왔고 고등학교에 접어들자 그녀와 같이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학교가 끝날때까지 내 모습 실제로는 밤이되면 난 수금원으로서 빚을 갚기 위해 일을 했다. 하지만 그것이 학교측에 발각되었고 징계를 받은 결과 나는 고등학교를 나올 수 밖에 없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고 그저 어른들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차라리 잘됐다. 이런 내 모습을 그녀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이제 작별이구나 하고 떠나려고 할때 그녀가 교문앞에서 눈물을 흘린채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여기는 어떻게...."

"도대체 왜 네가 학교를 나가는 거야?"

"....미안 거기에 대해서는 말 할 수없어"

"알려줘 우린 친구잖아!"

눈물을 흘린채 소리치는 그녀를 보는걸 나는 불편했는지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라는듯 내 고개를 자기쪽 시선에 맞췄지만 나는 그럼에도 다시 피하며 그녀한테서 떨어졌다.

"정말 갈꺼야....?"

"학교에서 그렇게 정했는데, 그럼 어떻게해? 내가 없어도 잘 지내고 훌륭한 클로저가 되기를 바랄게"

"안돼....흐윽....흐으윽....가지마....제발...."

그녀는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하더니 내 팔을 잡았지만 나는 그럼에도 그녀를 놓을 수 밖에 없었다. 되도록이면 그녀를 피해 조용히 떠나려고 했지만 일이 이렇게 커지니 나 또한 난감한 상황이였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너와 친한 친구가 되었어도 이 일은 너 조차도 해결 할 수 없으니까 설령 내가 떠나는 이유를 말한다 해도 너는 어떻게든 나를 도와주려고 하겠지 하지만 그건 싫다. 너까지 이곳에서 더럽히게 하는건 볼 수 없으니 말이다. 결국 나는 그렇게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그녀와 이별을 하게 되었다.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친구 이제는 너를 다시 볼 수는 없겠지

*

그로부터 시간이 1년정도 지났나 나의 삶은 완전한 시궁창이 되었다. 그나마 아카데미에서 친구와 어울려 지내던 생활은 쫓겨나면서부터 망가졌고 이제는 하루종일 빚쟁이들을 찾아 돈을 받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나는 뒷세계에 악명높은 수금원이 되었다.

"후우 빚 아직도 갚으려면 멀었네"

하지만 아카데미까지 쫓겨나고 하루종일 빚쟁이 녀석들 잡아서 돈을 얻어도 빚은 끝나지가 않는다. 하지만 나한테는 이런 생각을 할 시간도 여유는 없다. 당장 또 의뢰전화가 들려오며 나는 어김없이 일을 해야 했으니까

"여보세요. 또 빚진 녀석이 도망갔나요?"

"그래 근데 이번에는 좀 힘든 녀석일거야, 종교집단인데, 할 수 있겠어?"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래봤자, 빚쟁이일뿐 가서 돈은 확실히 받아낼테니까"

매번 이렇게 위험성 있는 의뢰가 왔지만 상관없다. 지금까지 한번도 실패없이 다 해결했으니까 그리고 상대가 누구든 빚을 못갚은 이상 나한테 걸리면 은하까지 쫓아가서 받아내면 그만이니 상관없다. 하지만 이렇게 수금원으로 일하는 와중에도 그 아이가 생각난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던 나에게 다가온 유일한 친구 너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매번 급식으로 나온 우유를 내가 주면서부터 예전보다 키가 좀 더 컸을까? 내가 떠나기전에 훌륭한 클로저가 되라고 말하면서 정말로 훌륭한 클로저가 되었을까?

"....쓸데없는 생각을 했네"

그래 지금 내가 누굴 걱정하고 있을때가 아니다. 떠나기전 그녀가 나를 보고 계속 울었던 모습 때문인지 가끔씩 그녀를 생각하지만 이제는 헤어진 이상 나와 그녀는 만날 수 없으며 서로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마 내가없어도 주변에 좋은 친구들을 사귀었겠지 그라니 나는 그녀를 생각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녀와 만날것 같은 생각을 할때도 있다. 내가 수금원으로 일하면서 혹시나 그녀가 클로저일로 이쪽일에 개입해 그녀와 마주친다면 나는 그때 어떻게 해야 할까?그녀는 이런 시궁창 같은 나의 삶을 보고 뭐라고 할까?

아마도 나를 보고 욕하겠지 한때 클로저로 목표를 하던 내가 자기와 같은 아카데미를 다니던 내가 이런 더러운일을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아니 오히려 그저 그녀와 만나는 일 없이 조용히 수금원으로서 지내고 싶다. 그래도 만약 너와 다시 만나게 된다면 우린 그때처럼 다시 친구로 돌아갈수 있을까? 무리겠지 아까도 말했듯 내 인생은 시궁창이고 이런 더러운 수금원으로서 일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빚을 갚고 일을 관둔다 해도 이미 내게는 시궁쥐에 냄새가 몸에 베여 있으니 너와 같이 평범한 삶을 지내는건 무리일거다. 그저 우린 서로 각자 떨어진 곳에서 서로가 다른 길을 걸어가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길 이것은 단지 나의 작은 바램일뿐 그렇게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수금원으로서 빚쟁이를 찾으러 나한테 남긴 빚을 갚기위해 일을 시작한다.

​작가의 말

음 분량이 좀 짧네요. 어찌 길게좀 써보려고 했는데 여기서 끝이 났습니다.

이번에 은하출시 기념으로 한번 은하가 슬비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생각하나

추측해서 은하에 과거와 현재시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은하가 나중에 슬비랑 재회하면 처음에 차갑게 대하겠지만 후반에는

다시 친구가 될것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둘이 재회하는게 개인적으로 기대됩니다.


추가로 요즘 게시판에 글을 쓰시는 분들이 많아졌네요. 한편으로 뿌듯하고 저 또한

분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좀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하고

저는 다음 검은양팀 이야기 군수공장 마지막부분이 될지 모르지만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2024-10-24 23:35:3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