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유리] 기억상실

유르레인 2015-02-22 4

끼익-

병실의 문이 열리며, 한 남성이 들어왔다.
흑발, 흑안의 미남형의 남자.
남자는 병실에 안치된 침대에 앉아있는 여인의 이름을 부르며 웃었다.

"서유리-"

남성의 목소리에 서유리라 불린 여인은 고개를 돌려 손은 흔들며 인사했다.

"아, 이세하."

"자, 받아. 네가 저번에 먹고싶다던 카페의 마카롱이야."

이세하라 불린 남성이 봉투를 여인에게 주자, 여인은 웃으며 봉투에서 마카롱 하나를 꺼내 먹었다. 그리고 하나 더 꺼내더니, 남성의 손에 쥐어주었다. 분명 먹으라는뜻이리라-

남성은 곧바로 손에 쥐어진 마카롱을 입에 넣었다.
마카롱 특유의 달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남성은 맛있다며 웃었고, 여인도 똑같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계속 두사람은 마카롱을 먹었고, 입안의 달다함은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먹다보니 남성이 사온 마카롱은 금세 동이 나버렸고, 남성은 슬슬 나갈 준비를 하였다.
남자가 문을 열고 나가기 직전, 여인은 남자을 부르며 그를 멈춰 새웠다.

"이세하! 오늘도.. 고마웠어요."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내가 원해서 하는거니까."

"그래도,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잘해주시고.."

여인의 말에 남자는 잠시 굳은 표정을 짓다가, 이내 따스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 기억상실...이잖아. 기억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고 싶을뿐이야. 내일 또 올게. 안녕-"

남자는 병실에 나오고, 문에 기대었다.

"그래, 네겐, 난.. 아직도 낯선 사람이겠지? 아직도, 아직도겠지?"

여인은 남자의말대로 기억을 잃었다.그리고 그 기억을 잃기전까진 그들은 서로에게 소중한 동료이자 연인 이였다-

그런데 사고에 휘말려 여인은 기억을 잃었다. 다행히 모두 잃은것은 아닌, 부분 기억상실이였다. 문제는 그녀가 잃은 기억들이 모두 남자와 함께한 추억들이란것.

처음엔 여인이 남자만을 기억 못하자, 남자는 화가 났다. 화가 났지만, 여인에게 화를 낼수도 없었다. 여인에게 있어 남자는 낯선 사람에 불과했으니까.

그래서 남자는 지금 여인이 조금이라도 자신을 기억하길 바라며 매일 그녀의 병실에 방문했다.
그러나 별다른 진척은 없었다.

그래도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여인이 평소 좋아했던 마카롱을 사들고 병실에 왔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여인의 말을 들으니 정말 이제까지의 노력이 소용이 있었나- 괴로워진다. 마음이 부서지는것만 같다.

맑은 눈물이 눈에서 떨어지면서, 남자의 뺨을 적셨다. 이상하게 아까까지만 해도 맛있게만 느껴졌던 달다함이 이제는 쓴맛으로 변하여 그의 입속을 매돌았다.
2024-10-24 22:23:4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