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맨 33화

검은코트의사내 2020-03-11 1

 밤 늦은 시간에 릭스마이너는 부하들을 이끌고 다시 침공했다. 적외선 센서를 사용해 어둠을 밝혔다. 이번에도 레비아와 격돌할 거라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병사들이 사주 경계하면서 격전지에 들어왔을 때 그들 앞에 조명이 켜졌다.

콰콰쾅!

 클로저들의 선제공격이 시작되었다. 릭스 마이너는 공격 명령을 내렸고, 전방에서 달려드는 클로저를 베면서 들어오다가 레비아가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게 보였다.

"용의 군단."
"당신은 제가 상대하겠어요."

 릭스마이너는 대답대신 삼단봉으로 답했다. 레비아는 위상력을 발휘하면서 뒤로 밀려난 척 하다가 뒤로 점프했고, 릭스마이너는 곧바로 추격했다. 지휘관이 레비아와 함께 구멍안으로 들어오자 그는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무슨 꿍꿍이지?"
"릭스마이너, 지금부터 제 전력을 발휘하겠어요."

 레비아의 위상력이 크게 증가했다. 처음에 만났을 때보다 더 엄청난 에너지 덩어리였다. 릭스마이너는 그걸 보고 놀라워 하면서도 삼단봉을 꽉 쥐었다.

"믿을 수 없는 힘이다. 이게 바로 용의 힘인가?"
"무슨 말씀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전력으로 상대하겠어요."

 레비아가 선제공격으로 빔을 발사하자 릭스마이너는 지그재그로 피하면서 접근해 그녀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 레비아는 낫을 올려 막아냈다. 힘에서 밀리지 않고 오히려 밀어내자 릭스마이너는 앓은 소리를 냈다. 힘 겨루기에서 자신이 뒤로 밀려났으니까.

캉! 캉! 캉! 캉! 퍼퍼펑!

 합을 5번 정도 이루다가 레비아가 발사한 연속 빔을 피해내다가 검은 용 두 마리가 자신에게 날아오는 걸 보고 놀란 얼굴로 양팔을 앞으로 내밀어 머리를 보호했다.

"크윽!"

 검은색 갑옷에 금이 갔다. 노다지 군단에서 지휘관에게만 지급하는 강력한 방어복인데 레비아 힘으로 부서져가고 있었다. 이대로는 상황이 불리할 거라 확신했지만 레비아도 힘들었는지 숨을 헐떡이는 게 보였다.

"단순한 용의 군단 힘이라고 생각했는데 용의 군단장의 힘을 발휘하고 있을 줄은 몰랐군."
"아까부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용의 힘이니 군단장의 힘이니 대체 무슨 말씀이세요?"
"모르고 있는 건가? 네가 사용한 힘은 용의 군단장만 사용할 수 있는 검은 용이다. 그런 네가 인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니, 어리석군."
"전 인간을 위해 싸우기로 했으니까요. 이대로 당신을 쓰러뜨리겠어요."

 레비아는 낫을 위로 올렸다. 칼 끝에서 분홍색 위상력이 모이며 커다란 구를 형성시켰다. 지금 이 지하를 뒤덮을 만큼 크기를 늘린 뒤에 있는 힘껏 날렸다. 커다란 덩어리가 날아온다. 릭스마이너는 삼단봉을 정면으로 겨눈 채 위상력을 방출시켰다. 최대 전력으로 발휘하려는 의도였다. 

"흐어어어어!"

 푸른색 위상력이 불타오르며 삼단봉을 덮었다. 푸른 빛으로 덮인 삼단봉은 에너지 덩어리가 날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대로 수직으로 내리그었다. 

쿠우우우우-

 덩어리가 둘로 쪼개지며 릭스마이너를 지나친 뒤에야 폭발을 일으켰다. 있는 힘껏 날린 덩어리를 그대로 베어버린 릭스마이너 검술에 레비아는 깜짝 놀랐다.

"용의 군단장 힘을 가진 자도 놀랄 수준이었군. 이 무기가 살상력이 약간 부족한 삼단봉으로 보이겠지만 위상력을 스스로 발생시킬 수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쉽게 말하면 난 아무리 싸워도 이 무기만 있으면 너희가 말하는 위상력이 소모되는 일이 없다는 얘기지. 그리고 그 위상력도 사용자의 정신력에 따라 위력이 증가한다."

 릭스마이너의 몸이 갑작스럽게 사라졌다. 레비아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살의가 느껴진 곳에 낫을 들어올려 방어자세를 취했다.

펑!

 강력한 힘에 뒤로 밀려났다. 양손이 화상입은 듯이 새카맣게 타들어갔다. 릭스마이너가 들고 있는 삼단봉 내에 흘러넘치는 위상력이 그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약한 거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력한 에너지가 넘치고 있었다.

"왜 지금까지 힘을 숨겼던 거죠?"
"그른 거까지 알려줄 이유는 없지. 지금의 에너지는 용의 군단장 힘을 가진 너와 동등한 수준이다. 시간이 더 지나면 앞서나가게 될 거다."

 레비아보다 더 강해질 날이 얼마 안남았다는 듯이 자랑스럽게 말하지만 레비아는 이어피스 내에서 들려오는 한석봉 목소리에 미소를 보였다.

-레비아 씨. 이제 됐어요.
"뭐가 우스운 거지?"
"릭스마이너, 이제 다 끝났어요. 항복하세요."
"항복이라고?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음?"

 곧 자신을 둘러싼 클로저들이 하나 둘씩 구멍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에 놀란 얼굴을 보였다. 위에서 조명이 집중적으로 밝혔고, 수많은 클로저들이 자신을 포위했다. 서로 무기를 꺼내 그와 싸울 기세였다. 레비아와 싸워서 체력이 조금 빠졌는데 정예 클로저가 선봉에 각각 서서 그를 포위했다.

"릭스마이너. 당신 부하는 이미 전멸했어요. 혼자서 수백명이 되는 클로저를 상대하실 수 있겠어요?"

 바이올렛이 대표로 나서서 말했다. 벌쳐스 사장 딸이라는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정예 클로저가 나서기 전에 먼저 선수쳤다. 릭스마이너는 그제야 깨달았다. 많은 클로저들이 지금까지 자신에게 덤벼들었는데 이번에는 레비아가 혼자 시간 끄는 동안 부하들이 적의 공격에 전멸했다. 그 뿐만 아니었다.

-릭스마이너 대장, 진지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뭐라고?"

 해안가에 상륙한 진지까지 공격당하고 있다는 소식에 릭스마이너는 깜짝 놀랐다. 지금 빨리 돌아가야하지만 클로저들이 포위하고 있었고, 방어복도 부서져서 쉽지 않을 거 같았다. 

"끄으응."
"항복하세요. 릭스마이너. 당신은 졌어요."
"패배한 건 인정하지. 그러나 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손목에 차고 있던 어떤 버튼을 눌렀다. 릭스마이너 몸에 새하얀 기운이 감싸더니 머리부터 순차적으로 지워지듯이 사라졌다. 클로저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위상력 반응을 감지하려고 했지만 아무데도 느껴지지 않았다.

*  *  * 

타다당- 투두두두-

 릭스마이너 군단이 클로저들과 격전하는 동안 나는 특경대 협조를 받아 나타를 후방 지원해줬다. 나타가 선봉에 서서 노다지 군단을 앞서서 썰어버리고 특경대와 나는 총기로 지원 사격을 해줬다. 나타의 쿠크리를 휘두르는 무용이 너무 빨라서 우리쪽으로 오는 노다지 병사는 얼마 되지 않아서 충분히 사격만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키히히히히힛!"

 처음에는 나타의 후방 공격으로 공격해온 노다지 군단만 섬멸할 예정이었지만 더 나아가 진지를 섬멸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 오기 전에 특경대 지원 요청을 했다. 릭스마이너가 사용했던 공격형 전술대형으로 이동하면 가능할 만한 일이다. 원거리 지원사격은 특경대가 가진 위상관통탄도 포함되니까.

 선봉에 나선 나타는 마음껏 도륙하고 있고, 나타의 범위 밖에서 활동하는 노다지 병사를 특경대가 조준사격으로 처리했다. 이미 저들 시선은 나타에게 집중하고 있었기에 압도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었다. 그들이 지은 진지를 보았다. 특수한 금속으로 지어진 직사각형 모양이지만 그런 건 상관없었다. 특경대가 각 폭발물을 설치해 건축물 하나씩 붙였다. 

촤악!

 마지막 한 마리를 도륙한 나타가 입꼬리를 반달처럼 올린 채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특경대의 폭탄 설치가 끝나자 나는 나타에게 말했다.

"곧 폭발할 거야. 그만 물러나자."
"훗, 뭐 상관없지. 만족하니까."

 더는 썰어버릴 대상이 없었으니 특경대와 함께 물러났다. 다 물러난 걸 확인한 뒤에 특경대 지휘관이 폭파 스위치를 누르자 진지가 하나도 남김없이 폭발하여 산산조각났다. 폭발물에는 폭발하는 진지였다. 이제 녀석들이 두 번 다시 쳐들어올 일은 없을 거라 확신했다. 지금까지 조금 고전했던 건 지휘관 때문이었다. 클로저들이 위험한 상대를 우선으로 집중한 탓이었다. 지휘관을 레비아가 끌어내줘서 나머지 병사들을 섬멸할 수 있었다. 지금쯤이면 지휘관 혼자 남았거나 다 해결되었을 거라 확신했다. 이어피스로 국장님에게 보고했다.

"국장님. 그쪽 상황은 어떤가요?"
-아쉽게도 지휘관은 도망쳐버렸어. 설마 순간이동같은 걸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
"그렇군요. 대단히 아쉽네요. 지휘관을 놓쳐버리면 또 한국으로 올 가능성이 있겠어요."

 다음에는 더 강력한 전력으로 쳐들어올 지 모른다. 한국 뿐만아니라 다른 나라도 침공받고 있으니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몰려올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레비아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듯 했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그녀가 어떤 존재든 차원종이라는 것만 알면 그걸로 충분했다.

"꺄하하핫! 이렇게 많은 녀석들을 썰어버릴 줄이야. 그 지휘관 녀석도 분명히 분하겠지?"
"네. 부하들이 전멸한 걸 듣고 깜짝 놀라서 화가 많이 난 거 같다고 레비아가 그랬어요."
"쳇. 그 모습을 내가 봤어야 했는데. 야, 비실이. 오늘 덕분에 내가 좀 개운한 거 같군. 여태 감시요원들을 봤는데 너 생각보다 조금은 쓸만한데?"

 나타가 차가운 미소로 나를 보며 말했다. 살짝 오싹했지만 분명히 그건 칭찬이라도 들어도 되는 걸까? 릭스마이너는 퇴각했고, 군단은 전멸, 대승을 거두었다. 그렇지만 녀석들은 또 쳐들어오겠지. 

To Be Continued......
2024-10-24 23:35:2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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