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그림자를 벗어나 빛을 찾은 여인의 생일
Stardust이세하 2019-12-25 5
"따분하네요."
한 건물에 옥상에서 술병을 들이키며 오늘 하루를 감상 했다. 감상평을 말하자면 오늘도 달라진거 없는 따분한 하루였다. 그래도 벌처스에서 그림자로 활동할때보다는 지금같은 일상을 되찾은것에 나는 감사해야 했다. 그리고 지금 생활이 그때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니 말이다.
"여기 있었군 하피"
뒤를 돌아보니 묵직한 목소리에 남성이 나를 불렀다. 그사람은 우리 늑대개팀에 트레이너 현재는 우리를 담당하고 있다.
"아 트레이너씨 후후 어때요. 한잔 하는건?"
"....여전히 술인가 요즘들어 술 마시는게 한창 심한거 같은데 좀 줄이는게 어떤가"
"뭐 어때요. 이런 따분한 생활을 달래주는 나의 생명이라고요."
트레이너씨는 그런 나의 모습에 탐탁치 못하게 생각했다. 그런 그가 내 옆에 앉으며 12시가 지난 지금 오늘이 바로 나의 생일이라고 말했다.
"어머 정말요? 몰랐네요. 후훗 혹시 저한테 선물한거 있어요?"
"....원하는거라도 있나?"
"으음....글쎄요. 한가지 원한다면 멋진 남자를 사귄다는거라고 봐야겠죠?"
장난스럽게 트레이너씨를 놀리며 말하자 트레에너씨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눈이 감겨오기 시작하며 몸을 비틀거린채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피...?"
다가오는 트레이너씨에 목소리가 들려왔고 점점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어느덧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며 결국은 몸이 멋대로 쓰러진채 의식을 잃었다.
*
"여기는....?"
눈이 떠진채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팀 숙소에 내방이였다.
"하피님 일어나셨군요!"
내방 문여는 소리가 들려오자 들어온 사람은 레비아씨였다. 나는 두통이 오는 머리를 잡은채 레비아 씨한테 무슨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네....? 기억 안나세요? 임무 마치고 옥상에 있던 하피님을 트레이너님이 데려오셨어요."
"그...그렇군요. 이거 좀 부끄럽네요. 그보다 시간이...."
어느덧 시간을 보니 오전 시간때는 그사이 지나가버렸고 레비아씨 말로는 트레이너씨는 다른 대원들과 같이 임무를 하러 나갔다고 한다.
"이거...좀 민폐를 끼쳤네요."
"네에....그치만 하피님 오늘 생일이시죠? 축하드려요!"
해맑게 웃는 그녀가 나의 생일을 축하해주는것에 조금 부끄러웠다. 지금까지 살다가 생일을 축하받을 일도 없었으니 거기다 축하받아도 그 여자에 놀이에 어울리며 살아왔으니 나한테는 무의미했다.
"저 하피님 이거 생일 선물이에요."
"어머 뭘 이런걸 다...."
그녀가 포장해온 선물을 한번 열어보자 안에 있던것은 가면이였다. 그것도 낯이익는 가면을 말이다. 바로 그것은 내가 괴도시절때 사용했던 가면인데 이걸 레비아씨가 어떻게 알고 있는걸까? 한번 물어보니 아까전에 내가 괴도 활동을 했던 영상들을 다른 멤버들과 시청했다고 한다. 그말에 얼굴이 붉혀져 이불을 뒤집어쓰며 얼굴을 가렸다.
"하...하피님 왜그러세요?"
"으으...묻지 말아요. 설마 그 영상을보여주다니....그것도 하필 어디서 구한건지....."
"지...진정하세요. 저는 그래도 하피님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도둑질은 나쁘지만 하피님이 날아다니는 모습과 또....우아하게 자칭 괴도 프롬퀸이라고 하는 그말이...."
"으아아...그만! 더이상 저의 흑역사를 열지 말아줘요!"
바둥거리며 당황한 나머지 레비아씨를 말렸다. 그래도 선물을 준것에 무시할수는 없으니 일단은 받기로 했다. 그나저나 너무 돌아다니다 보니 머리가 더 어지러워졌다. 으으 이럴때는 해장이라도 해야 하는데 뭐라도 먹을것도 숙소에는 없었다. 뭐 트레이너씨가 만든 음식이 있지만 저걸 먹었다가는 어제 먹었던걸 다 토해낼지도 모르니 그것또한 무리였다.
"아 맞다. 트레이너님이 이거 주셨어요. 선물이라고...."
레비아씨가 건넨것은 하얀 봉투였다. 한번 열어서 펼쳐보니 안에는 적당한 돈이 들어있었고 편지 하나가 추가로 더 있었다. 트레이너씨 성격이라면 이런거 쓰는 사람은 아닐텐데 설령 쓴다고 해도 짧게 몇마디만 적었을거다. 하지만 편지를 펼쳐보니 꽤나 길게 써 놓은 내용이였다.
"하피 오늘이 생일이라는거 우선은 축하하지 네가 어제 바로 쓰러지는 바람에 내가 옮겨놓은건 레비아를 통해 들었을거라고 본다. 봉투안에 있는 돈으로 우선 점심을 먹도록 또 오늘 밤 파티는 술은 적당히 마시도록 해라 만약 이번에도 쓰러질 경우 다른 괴도 시절에 영상을 보여줄테니 말이다.
길게 쓴 편지에 내용은 읽었다. 하지만 내용은 전부다 설교로 보인다. 그리고 협박까지 해놓다니 트레이너씨 답다고 생각해 기대한 내가 바보라고 본다. 우선은 레비아씨도 점심 식사를 마치지 못했다고 하니 그녀를 데리고 국밥집으로 향했다. 이런 어린아이한테는 더 맛있는걸 먹여줘야 하지만 그녀는 상관없다고 말해 결국은 이곳으로 오게 되었다. 식사가 도착하자 뜨거운 국에 우선 밥을 말아 먹으며 어제 먹었던 술기운에서 해방되는 느낌이였다.
"하피님 무척 기분 좋아보여요."
"후우...술먹고 다음날에는 이렇게 해장을 해줘야 하거든요. 안그러면 당장이라도 죽어버릴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이렇게 한숟가락 먹어주면 이건 이거대로 기분 좋다고 할까요?"
그녀는 내가 하는 말을 잘 이해를 못했는지 고개를 기울며 곰곰히 생각했다. 아직 어린 그녀한테는 역시 이 경험을 하기에는 이르다고 봐야겠다.
"후우 이모 여기 해장국 한그릇좀 주세요."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다른 테이블쪽에 제이씨가 앉아있었다.
"뭐야 이거 어떻게 여기서 이렇게 만나지?"
"어머 제이씨도 여기 오신거에요? 무슨 일로....?"
"그거야 어제 좀 과음했거든 그탓에 머리가 어지러워서 말이야 그래서 한그릇좀 먹으러 왔지 보아하니 그쪽도 마찬가지인거 같은데? 레비아는 왜 여기있는거고?"
레비아씨가 그사이 먹다가 사례가 들려 물 한모금 마시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말에 제이씨는 한숨 쉬면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왜....왜요?"
"아니...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괜히 어린 애까지 이런데 데려와서 뭐하는건가 싶어서 말이야 이것참 못된 어른이군"
"후후 저 원래 문제아인거 몰랐나요? 거기다 미성년자만 있는 팀에 보호자 담당인 분이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건 그쪽도 마찬가지잖아요."
정곡을 찔렀는지 그는 할말을 못하고 주문한 국밥을 한그릇 먹기 시작했다. 식사를 마친뒤 식당을 나왔고 이제는 뭐하고 있어야 하나 싶었는데 그사이 레비아씨가 쇼핑하러 가보는건 어떠냐고 했다. 이런 말 하는 타입이 아닌데 이상한 마음에 한번 물어봤다. 그러자 트레이너씨가 오늘 하루 나와 레비아씨한테 휴가를 줬다고 한다. 물론 레비아씨는 나를 감시할겸으로 붙였다고 하니 말이다.
"뭐 그럼 둘이 재미있게 놀라고 나는 이만 가볼게"
그때 잠시 나는 제이씨에 옷깃을 잡았다.
"뭐...뭐야?"
"흐음....제이씨 보니까 시간도 한가한거 같은데 저희랑 같이 쇼핑하는거 어때요?"
"뭐....?"
"그래요! 제이님 같이 놀아요! 트레이너님이 저희한테 여분에 돈까지 챙겨주셨고요."
"돼...됐어 여자끼리만 있는데 내가 거기에는 왜 끼어들어...."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우리들 시선을 피하자 나는 장난끼가 발동해 그를 놀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의 팔짱을 끼면서 얼른 가자고 끌고가기 시작했고 그는 할수없이 우리들을 따라 백화점으로 향하였다.
*
"흐음...이것도 예쁘네요?"
"그러게요. 아 하피님....저 이것도 사고 싶어요."
"후후 얼마든지 고르자고요. 트레이너씨가 두둑하게 챙겨줬잖아요~"
"....이봐 두둑하게 챙긴건 둘째쳐도 이것좀 나눠 들자고...."
"어머....제이씨 아직 살거 더 많은데요?"
여러가지 물건을 고르는 나와 레비아씨는 어느새 살것들이 많아지며 그걸 제이씨가 다 들고 다니고 있다. 그러자 그는 서서히 물건이 많아지니 혼란스럽기 시작했고 일단은 잠시 쉬도록 할겸 휴식처에서 쉬기로 했다.
"후우....이것봐 같이 쇼핑이라면서 너무 부려먹는거 아니야? 난 그냥 짐꾼이잖아"
"그런점은 미안해요....그래도 보답으로 커피라도 한잔 사드렸잖아요."
"그래도 지금 한 나의 노동의 가치는 이 커피 한잔으로는 받아들일수가 없어"
서서히 부글부글 끓기 시작하는 그를 달래면서 잠시 그한테 내 소원을 말했다.
"사실 오늘 생일에 소원한가지가 있었거든요. 남자친구 한명좀 생겨달라고 말이에요."
"......"
"뭐 이런거 말할 사람 트레이너씨랑 당신밖에 없네요. 다른 사람한테 말하려니 좀 부끄럽고요."
"....."
그는 말없이 커피를 마시며 침묵만 유지했다. 그러다가 한참동안 컵을 만지작 거리며 나한테 답변을 해줬다.
"그래서 나한테 뭐 ****이라도 해달라는거야?"
"뭐 그렇다고 봐야죠? 솔직히 제가 아는 남자중 당신말고는 아는 사람도 없으니까 후훗 그나마 우리 둘이 통하는 면도 있고 가장 적절하다고 봐요. 어때요? 저랑 사귈래요?"
"쿨럭....쿨럭....무슨 소리야 지금?"
"후후후 당신은 그런 반응 보일때가 가장 재미있다니까요?"
역시 이사람이랑 같이 있다보면 이런 장난을 자주 치고싶다. 특히나 저렇게 당황하며 얼굴을 붉히는 모습은 더더욱 재미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 제이씨는 상황을 모면하고자 그만 일어나자고 했고 마침 도착한 레비아씨는 무슨 이야기라도 나누고 있냐며 물어봤다. 물론 내가 말하려고 했지만 그런 제이씨는 서둘러 입막음에 나섰고 우리는 그렇게 바깥으로 나왔다.
"그럼 난 이만 가볼게 생일 축하하고 남은 시간 잘 보내라고"
"어머 같이 안가나요? 바이올렛씨가 큰 식당을 잡았을텐데 검은양팀이랑 같이 오는게 어때요?"
"아니야 됐어 괜히 방해하고 싶지는 않거든 거기다 나도 매번 그런 파티에 참석하기 좀 불편하거든 그럼 먼저 가볼게"
"제이님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의 뒷 모습을 배웅해주며 우리도 돌아가려고 할때 그가 나를 부르며 한가지 충고를 해줬다.
"아까전에 했던 그말 있잖아 어쩌면 나 말고도 당신한테 더 가까운 사람이 있을거 같거든 그러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제이씨가 하는말에 의문이였다.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 이해가 안됬고 그는 알수없는 말을 하며 그대로 떠났다. 뭐 일단은 기억해두기로 하고 바이올렛씨 연락으로 우리는 연락받은 장소로 갔다.
"하피씨 생일 축하드려요. 올해 마지막을 장식하게 특별히 야경이 보이는 곳으로 잡아놨어요."
"후후 매번 고맙네요. 멤버들 생일때마다 이렇게 식당 잡아주고 선물까지 챙겨주고 항상 당신이 고생을 많이 하는거 같네요."
"뭐 이정도는 별거 아니에요. 늘 언제나 저한테 소중한 사람이니 제가 해주고 싶어서 그런거니까요. 특별히 당신이 좋아하는 술을 골라 준비했어요. 그러니 오늘만큼은 마음껏 즐겨주세요."
"어머 정말요? 후훗 이거 오늘도 한바탕 달려야겠네요?"
막 둘러보니 정말로 비싼 값에 술들이 한눈에 보였다. 저런 술들을 보니 얼른 마시고 싶어졌지만 트레이너씨에 눈치와 하필이면 괴도영상 협박때문에 그렇게 크게는 못마실거 같았다.
"야 도둑여자 그러고보니 아까 모범생 녀석이 택배를 보냈는데 이거나 열어봐 얼른 나 배고프니까 밥좀 빨리 먹어야 한다고"
나타씨가 건네준 상자는 어느정도 크기가 있었다. 거기다 슬비씨가 보낸것에 좀더 의아했고 우선은 한번 상자를 열어봤다. 그러자 그 상자안에 내용물을 보니 뜻밖에 물건이 있었다. 그것은 예전에 몽환극장에서 우리가 테스크포스를 결성해 맞춘 퀸 오브 하트에 유닛폼이였으니 말이다. 모두가 옷을 보고 예쁘다고 했지만 나는 의미를 알수 없었다. 도대체 왜 이옷을 보낸거고 특히나 내가아는 이슬비씨가 이런걸 보내준것에 더더욱 말이다.
"하피님 여기 상자안에 편지가 있어요."
레비아씨 말에 상자안에 편지가 있었고 한번 나는 편지를 펼쳐 읽어봤다.
"하피씨 오늘이 생일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선물로 뭔가 줄만한 시간이 부족해서 마침 우리가 몽환극장에서 입었던 옷을 구해왔어요. 이거 입고 오늘 주인공으로 꼭 원하는 남자분과 사랑이 이뤄지기를 기도할게요."
이슬비씨에 말에 여전히 이해가 안갔다. 그녀가 설마 드라마랑 현실을 구분 못할정도가 된건가 했지만 그건 아닐것 같고 혹시 제이씨가 말한건가 싶었다. 하여간 그 사람은 또 쓸데없는 이야기를 한것 같았다.
"야 도둑여자 뭐하냐고 얼른 파티 시작하자고 나 배고파!"
"하피씨? 주인공이 늦으면 곤란하잖아요."
"아 네 잠시만요."
슬비씨한테 받은 제복을 입고 나오니 모두가 나를 보며 놀란눈을 했다.
"하피님...잘 어울려요!"
"후훗 고마워요. 레비아양"
"이거 이정도로 잘 어울리실줄은...."
"음....어울린다."
다른 멤버들에 칭찬이 쏟아져 나오자 조금은 부끄러웠다. 아무튼 우리는 본격적으로 파티를 시작했고 바이올렛씨가 이번에 나를 위해 특별히 춤을 출수있는 무대도 만들어 놨다고 한다.
"하피씨는 춤을 좋아하시니까 특별히 준비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한번 댄스파티를 즐겨봐요."
"어머 이건 이거대로 마음에 드는데요?"
스피커에서 음악이 나오면서 나는 춤 상대를 고르기 시작했고 때마침 트레이너씨가 보이자 미소를 지으며 그한테 손을 내밀었다.
"한곡 추실래요?"
".....그다지 춤에는 소질이 없지만 특별히 너의 생일이니 한번은 해주지"
트레이너씨가 손을 잡자 우리는 무대 중앙으로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춰보니 확실히 트레이너씨는 몸치나 다름없을까 한박자 스탭이 꼬이기 시작했다.
"트레이너씨 이렇게 맞춰서 와봐요. 이렇게요."
"어...으음...이렇게 말인가?"
"아 것참...그렇게 하는게 아니라니까요."
춤을 추는것보다 마치 선생과 학생으로 나눠 지도하는것 같았다. 그래도 조금씩 맞춰가며 어떻게 후반에는 잘된거같다.
"고생했어요. 좀 더 연습하면 그래도 기본기는 잘 될거에요."
"흠...다음부터는 그다지 추는 일 따위 없을거다."
무뚝뚝한 그는 춤을 거부해 보였지만 입가를 보니 즐거워 보이는 느낌이였다. 한동안 춤추고 몸을 움직이느라 더워지기 시작했고 갈증도 나니 테이블에 위치한 술들을 마시기 시작했다. 오늘은 술을 자제 해보려고 했지만 격하게 춤을 추느라 목이 너무말라 벌컥벌컥 마셨다.
"하피 술을 너무 급하게 먹는거 아닌가 몸이 상할거다."
"어우...그러게요. 갑자기 너무 마셨더니 술기운이 올라오네요."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뜨거워지자 발을 헛딛으며 넘어지려고 하자 누군가 받쳐줬다. 그 사람은 바로 트레이너씨였고 그런 나는 눈이 풀린채 그를 바라보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었다.
"이거 상태가 더 심각한데....."
"야 꼰대 저 도둑여자 데리고 바깥에 데리고 가 술냄새가 가득하니까 말이야"
"할수없군 일단은 바람좀 쐬서 술 기운을 깨야 할거같다."
그런 나는 묵직한 팔이 내 목에 걸리며 그대로 끌려갔다.
"좀 정신이 드나?"
"후우우우....."
술기운이 심한지 한숨을 내뱉자 트레이너씨가 나한테서 술냄새가 심하게 난다고 한다. 그런 트레이너씨는 등을 토닥이며 정신좀 차려보라고 한다.
"아...조금은 살것 같아요. 고마워요."
"하피 오늘 나랑 약속한거 잊은거 아니겠지?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고 한거 말이다."
"아 그거요....그러게요. 그치만 결국 약속을 어겼네요. 팀원들한테 쟤 동영상 보여주고 싶으면 하세요. 뭐 저는 상관 없으니까요."
"......그건 그냥 장난이었는데 정말로 믿은건가? 그것보다 오늘 뭐 않좋은 일이라도 있나 평소보다 술을 더 과하게 마신느낌인데?"
트레이너씨는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딱히 나는 별거 이상한건 없었다. 그냥 평소대로 술마시고 춤추고 지낸거 뿐이고 술도 과하게 마신건 춤을 추느라 목이 말라서 그런거니까 말이다.
"딱히 별 이상한건 없어요. 근데 왜요?"
"아니 어제 나한테 연인이라도 필요한거 그건 어떤가 해서 말이다."
"아 그거요...?"
사실을 말하자면 있으면 좋기는 하다. 이런 우울한 나한테 누군가한테 기대보고 싶으니 말이다. 뭐 흔히들 솔로라 누군가랑 사귀고 싶은건 당연한거일텐데 나도 그냥 그런 기분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지금당장 필요한건 아니니 말이다. 그냥 그건 술에 취해서 말한거니 트레이너씨 보고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트레이너씨는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답변을 놓아 나는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나라도 그 역할을 해줄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지?"
"....네?"
저 사람 입에서 저런말이 나올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언제나 무뚝뚝한 사람인데 그냥 장난으로 말하는거라고 생각했고 흘러 들어보려고 했다.
"트레이너씨 생각해준건 고맙지만 괜찮아요. 저도 그냥 그때 장난으로 말한거고 또 술이 심하게 취해 있었으니까요."
".....나는 그래도 진심으로 말한건데 내가 너와는 안맞아서 그런건가?"
뭐지 어쩐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 설마 트레이너씨도 취한건가 싶었지만 전혀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그는 술을 싫어하니 말이다. 하지만 이대로 거부하면 나만 나쁜놈이 되는거겠지? 그렇다고 지금 우린 서로가 좋아서 사귀는 상황도 아닐거고 너무나도 애매하다.
"하피 뭐 굳이 네가 싫다면 이 말은 없던걸로 하지"
"아 저...그게...."
트레이너씨는 술이 깨면 들어오라 말하고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아무말도 못한채 어떻게 하나 답답했다. 설마 내가 이렇게까지 신경쓰이게 만들다니 그렇다고 만약 사귄다 해도 나이차이가 심하게 날거고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막막 할 뿐이다. 할수없이 그가 멀어지는걸 보고 이판사판 해보자는 마음에 그한테 달려가 뒤에서 그를 안았다.
"하피....?"
"저...그게....그....정말로 저랑 사귈 마음은 있어요?"
".....네가 굳이 싫다면 그러지는 않을 거지만 말이다."
트레이너씨는 사귀든 사귀지 않든 별로 상관 없는거 같다. 하긴 원래부터 이런 사람이었지....하지만 뭐랄까 그래도 지금 놓치면 후회할 기분이 느껴진다.
"그럼...저희...사귈래요....?"
추워서 그런건지 긴장한건지 말하는게 떨려서 잘 나오지가 않았다. 트레이너씨는 그저 말이없다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나한테 말했다.
"그래 잘 부탁하지 하피 부족한 면이 있지만 노력은 해보겠다."
여전히 평상시와 같이 무뚝뚝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왜인지 모르게 알것같다. 그가 기뻐하고 있다는걸 말이다.
"슬슬 날이 추워지는군 그만 들어가지"
"후훗 네 그래야죠."
실내로 다시 들어가려고 할때 내 눈앞에 하얀 덩어리 하나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어느새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우와 눈이네요."
"어머 레비아씨랑 다른분들도 오신거에요?"
"그래 네녀석이랑 꼰대가 사귄다니 하는 아주 닭살 돋는 이야기를 듣고있었다."
"취향 한번 독특하군 하피 하필이면 트레이너라니...."
"뭐 그치만 저것도 본인만이 가지는 사랑 아닌가요?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요?"
"....모두 듣고있었나"
우리들에 이야기를 멀리서 지켜보고 있던걸 모자라서 다 듣고있었다는 말에 조금 쑥스러웠다. 물론 트레이너씨도 표정이 굳어지면서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숨고 싶은건 마찬가지였을거다. 하지만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이 남자와 매번 임무마다 말 장난을 하고 한번은 데이비드 임무때 내가 그와 데이트 하자는 장난까지 치며 그와 가까와졌으니 말이다.
"후훗 자 자 우리 마저 파티 끝내야죠. 바이올렛씨 술좀 부탁드려요. 나를 앞으로 이끌어갈 멋진 기사님과 같이 마시게요."
"또 술타령인가 하피 아까까지 잔뜩 술기운에 빠졌으면서...."
"뭐 어때요. 이렇게 멋진날이 아니면 또 언제 마실수 있겠어요? 트레이너씨도 오늘같은 기념일에 제대로 놀아요."
"......술에는 자신 없지만 조금은 어울려주지"
평소라면 술로 뭐라고 할테지만 그 또한 오늘만큼은 달랐다. 나와 사귄 이 순간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하려는 걸까? 눈이 내리는 겨울밤 나는 마침내 오랜시간이 흘러 내가 기댈수 있는 사람을 만나 오늘 이 자리에 있을수 있었다. 더이상은 나는 그림자속에 머무를 필요없다. 새로운 미래라는 늑대개와 트레이너라는 빛을 찾아 앞으로를 나아가게 되었으니 말이다.
작가의 말
자 하피생일 너무 늦었지만 이제야 올리네요.
이로서 2019년 생일 편이 다 끝났습니다. 캐릭이 많아지니
생일편도 더 쓸게 많아지네요. 그래도 무사히 다 써서 다행입니다.
일단 올해 크리스마스 부분 관련 소설 주제를 먼저 알려드리자면
이번에 나온 샤이닝 스타로 늑대개와 사냥터지기 관련된걸로 작품을 쓸려고 합니다.
원래는 다른 연애물로 해보려 했다가 마치 올해 마지막겸 어울리게 한번 이 두가지로 맞춰보려고
해요. 그럼 다음 크리스마스 소설 최대한 빨리 준비해 오도락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피 생일
진심으로 축하하고 트레이너랑 한번 연애플러그가 생기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 소설에서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