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과거

요망한핑크이슬비 2015-02-21 7

숨이 턱끝까지 올라온다


몸은 멈추라고 말하지만 달리는 다리는 멈추질 않고

눈은 자신 앞의 어린 아이를 쫒고 있었다.


"과거"





명령에 의해 파견된 이 곳은

낮설지 않은 곳이였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과거의 상처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언제였는지 기억조차나지않는다

복수에 매달려 앞으로 달리기를

반복, 또 반복하며

어느세 나는 이렇게 성장해있었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곳에 대한 기억은 

잊지 않고 있었다.


과거의 상처이자


지금의 내가된 **점


이 곳에서 차원종에의해

부모님이 목숨을 잃었다.


어렴풋이 기억하는건 

차원종에 의해 목숨을 잃은 부모님과

위상력을 각성한 나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 곳을 둘러보며 점점

기억이 살아나고 있었다.


어린 나


지금의 나와는 다른 어린 나의 모습이

저 멀리서 아른거리며

나는 기억을 더듬고 있었다.


다급하게 뛰어가는 나를 보며

나도 모르게 다리가 먼저 반응했다.

달리고 달리며 과거의 나를 쫒는 것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였다.


물론 저 어린 나의 모습은 가짜

알고 있지만 따라갈 수 밖에 없는

과거의 허상이지만


두근대는 심장과

빠르게 기억을 재생하는 뇌

멈추지 않는 다리


알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따라가고있었다.

왜지?


골목과 골목을 지나며

어린 나를 쫒아

얼마나 달렸는지 모른다.


쫒는 동안

기억은 갈수록 선명해져갔다.

땀이 흐르고 숨은 헐떡였지만

멈추지 못했다.


지금 멈춘다면


나는 


과거를 잃어버릴테니


그게 설사


고통스런 과거라도


기억을 잃는게 더 고통스러우니까




어느세 나를 쫒아 골목의 끝에 다다르고 있었다.

끝에서 들어오는 밝은 빛

 어린 나는 밝은 빛과 함께 골목밖으로 사라졌고

그 뒤를 따라 곧장 골목을 뛰쳐나왔다.


골목을 뛰쳐나온 나는

눈부신 빛에 잠시 눈을 뜨지못했다.

반사적으로 손으로 빛을 가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뜨자


골목과 골목을 연결하는 넓은 공간이 보이고

그곳에서 

어린 나는 울고 있었다.


두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울고 있는 나의 모습

그리고 그 앞에

돌아가신 부모님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돌아가신 부모님을 보며

 한 없이 슬픈 눈물을 흘리는 과거의 나를 보며

나는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고

갑자기 바뀐 몸에 대한 공포와

차원종에 의해 돌아가신 부모님의 모습

그저 한 없이 울며 누가 도와주길 바라는 

어린 나의 모습


가엾고.. 

불쌍한..




나도 모르게

어린 나의 앞에서서

눈물을 닦아주며

어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짜가 아니라는건 알지만

눈물을 닦아주며

장갑을 적신 눈물은 진짜같았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되돌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되돌릴 수 있다면

이 어린 아이는 

이 곳에서 울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되돌릴 수 없기에..

내가 할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였다.


내 앞에 남은 소중한 것을 

다시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이게..


내가 할수 있는 유일한 행동


눈물을 닦으며 과거의 나를 위로한채

나는 뒤돌아섰다.


이제 과거는 과거로..

지금은 지금으로..


과거의 나처럼

똑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누군가의 소중한 것이 잃지 않도록


지키는 것


지금을 살아가는 

내가 해야할 의무이자 사명


그게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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