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랑(龍狼) - 9(1)
플루ton 2019-11-04 0
"끝난 건… 가?"
자신들을 덮치는 충격파로부터 팀원들을 보호하던 트레이너가 방어를 위해 들어 올린 팔을 내리며 주위를 살폈다. 그의 눈에 비친 광경은 초토화되었다는 말로도 부족할 만큼 파괴되어있었다. 대지는 완전히 뒤엎어졌으며 차원종의 피가 고인 곳에는 강력한 독기가 피어오르며 주변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무너져내린 차원의 벽이었다. 마지막 공격을 충돌로 생긴 수많은 차원의 균열들은 닫힐 기색을 보이지 않고 그 너머의 이면을 비추고 있었다.
"! 트레이너 저기를!"
그때 티나가 다급히 트레이너를 부르며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상처투성이의 나타가 품에 레비아를 끌어안고 천천히 낙하하고 있었다.
"?! 모두 나타에게로!"
이에 트레이너가 다급히 외치며 달려가자 다른 사람들도 그 뒤를 따라 나타에게로 달려갔다. 빠르게 거리를 좁힌 그들은 레비아를 안아 들고 있는 나타의 앞에서 멈춰섰다.
"여~꼰대. 왔냐?"
이에 나타는 상처투성이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느긋한 말투로 그들을 맞이했다.
"나타. 무사한 건가? 아니 그전에…. 이제 레비아는 괜찮은 거냐?"
트레이너가 다급히 묻자 나타는 입술 앞에 검지를 새우며 그를 진정시켰다.
"걱정하는 건 이해하는데 진정하라고 꼰대. 무사히 잘 끝났으니. 자 보라고. 곤히 잠들었으니."
그러면서 품속의 레비아를 보여주는 나타. 레비아는 편안한 표정으로 잠들어있었고 이를 본 트레이너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가…… 구하는 데 성공한 건가?"
"다, 다행이에요!"
"그러게 말이에요. 한때는 어떻게 되나 했는데…."
"모두 무사히 끝난 것 같아 다행이군."
트레이너를 시작으로 바이올렛, 하피, 티나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아, 그쪽들도 오느라 고생했을 텐데 일거리가 없어서 미안하군."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짓던 나타는 옆에서 멍하니 바라보던 사냥터지기들을 발견하곤 사과의 말을 건넸다. 이에 볼프강은 어색한 듯 볼을 긁적였다.
"뭐~ 잔뜩 긴장하고 왔는데 이렇게 끝나니 뭔가 허무하긴 하네."
"그래도 다행이네요. 선배. 레비아 양을 포함해 모두 무사히 돌아갈 수 있어서요."
"뭐 그렇지. 만약 작전대로 레비아를 처리하고 돌아갔다면 아마 모두 슬퍼했을 거야. 특히 말썽꾸러지 2호가 말이지."
그렇게 평화로이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미소짓던 나타는 순간 한 손을 들어 올리고 위상력을 끌어모았다. 이에 놀란 다른 사람들이 이를 지켜보자 검은 기운이 그의 손에 모여들더니 어느새 그 손에는 새까만 천이 나타났다. 이를 레비아의 몸에 둘러준 나타는 그녀를 트레이너에게 건넸다. 이에 트레이너는 당황하면서도 조심스럽게 그녀를 받아들었다.
"그 천. 아마 며칠은 유지될 거라고 **만 그래도 일단 돌아가는 데로 바로 옷으로 갈아입히도록 해."
"? 그러도록 하지."
나타의 말에 따라가지 못하고 일단 수긍하는 트레이너. 그런 트레이너를 보면 나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럼. 지금 당장 여기서 먼저 떠나. 어서."
분위기를 일변시키며 퇴각을 권했다. 이에 트레이너는 물론 다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말이지 나타? 상황은 끝났다고 네 입으로 말했을 텐데?"
"맞아요. 그런데 왜 우리 먼저 돌아가라고…."
모두가 의문을 표하는 와중에도 나타는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레비아 쪽 문제는 완전히 끝났지."
"그렇다면 왜…?"
"그야 당연히 녀석을 기다리는 거지."
"녀석?"
모두가 의아해하는 와중 트레이너와 볼프강은 나타가 하는 말의 의미를 깨닫고 긴장한 기색을 띠었다. 그들의 반응을 곁눈질로 살피며 나타는 숨을 골랐다.
"그래. 이 판을 깐 망할 녀석 말이야."
""""아-!""""
그제야 모두 나타가 말하는 상대의 정체를 눈치채곤 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그 녀석 성격상 자기가 깔아둔 판이 이렇게까지 망가졌는데 그저 방관만 하지는 않겠지. 지금쯤 여기로 오고 있을 거라고. 그러니 너희는 먼저 이곳을 벗어… 큭! 늦었나?!"
나타가 소리치는 것과 동시였다. 재와 먼지를 머금은 새까만 바람이 불어오더니 그들의 앞에서 소용돌이치며 모여들었다. 그리고 그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회색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린 전신을 검은색의 드레스로 감싼 소녀의 모습을 한 차원종. 이번 일의 주모자인 더스트가 짜증이 묻어나는 표정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아~뭐야 이게! 대체 왜 일이 이렇게 꼬여버린 거냐고---!!"
히스테릭하게 머리를 헝클어뜨리면 소리치는 더스트. 그녀가 화를 낼 때마다 주변에 일렁이던 검은 열풍이 점점 열기를 더해갔다.
"용의 짐승을 이용해 마룡군단을 재건하고 이를 이용해 인간계를 몰살시키겠다는 내 계획이 완전 틀어져 버렸잖아! 이걸 어떻게 책임질 생각이냐고!!"
"하~어이가 없네. 지금 누가 누구에게 화를 내는 건지."
더스트를 가만히 지켜보던 볼프강이 어이없다는 듯 한소리를 흘렸다. 이에 다른 사람들도 동의하는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짜증나 미치겠네! 이렇게 된 이상 너희를 전부 태워 없애버리고 다시 짐승의 영혼을 깨우는 수밖에! 원래는 너희가 동료의 손에 죽는 걸 보며 비웃을 작정이었는데! 아으~~!!! 짜증나!"
하지만 더스트는 그들의 반응은 일체 신경 쓰지 않고 전신에서 흉흉한 위상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트레이너가 품속의 레비아를 힘껏 끌어안으며 보호하기 위한 자세를 취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트레이너를 중심으로 싸울 준비를 갖췄다. 일촉** 분위기를 형성하고 침묵이 흐르던 중이었다,
"어이~꼰대 쓸데없이 나서지 말고 어서 그 녀석을 안고 좀 벗어나 있으라고."
그 침묵을 깨면서 나타가 묘하게 나른한 목소리로 트레이너들에게 소리쳤다.
"그게 무슨 소리냐 나타?! 아무리 네가 강해졌어도 방금까지 레비아와 그렇게 격하게 싸운 직후 또 혼자 더스트까지 상대하는 건 무리다. 지금은 모두 힘을 합쳐서 상황을 타파…."
"아~그 부분 말인데. 걱정하지 말고 여기서 벗어나라고. 저 망할 꼬맹이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할 테니까."
하지만 그런 트레이너의 말을 자르며 나타는 발길을 돌려 천천히 더스트 쪽으로 걸어갔다.
"확실히 힘을 좀 많이 소모하긴 했지만, 아직 한번 날뛸 정도의 힘은 남아있어. 그리고 너희보고 물러나라고 한 건 너희가 방해된다거나 휘말릴까 걱정된다는 그런 이유보다도 좀 더 개인적인 이유에서…… 다---!!!"
말을 하던 나타는 순간 말을 끊더니 순식간에 가속하며 더스트의 앞에 쇄도했다. 이에 더스트가 놀라 반응하기보다 먼저 그 얼굴을 한 손으로 붙잡더니 그대로 힘껏 집어 던졌다. 뒤로 날려진 더스트는 지면과 충돌하며 먼지를 일으켰으며 이를 응시하며 나타는 양손에 검을 소환했다.
"지금부턴… 순전히 화풀이를 위해 날뛸 것이라서 말이야. 안 갈 거면 방해하지 말고 지켜나 보라고-!!!"
팀원들에게 소리치며 검을 휘두르는 나타. 셀 수 없이 많은 참격이 방금 더스트가 충돌한 장소를 향해 날아갔다. 먼지에 가려져 더스트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나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더 많은 참격을 날렸다. 그렇게 수백 번은 족히 넘을 만큼 검을 휘두른 나타는 이어서 몸을 한계까지 뒤틀더니 이를 풀며 크게 검을 휘둘렀다.
"[수라도]……!!"
이후 대지와 함께 차원이 갈라지더니 큰소리와 함께 차원이 깨졌다. 깨어진 차원의 틈 사이로 공격의 여파로 일어난 먼지나 무너진 땅의 잔해가 흘러 들어갔고 차원이 틈이 수복되자 그 자리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이 정도로 끝날 리 없을 텐데?"
이를 수상히 여긴 나타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순간 나타의 주위로 검은 열풍이 모여들더니 순식간이 그를 중심으로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성되며 나타의 모습을 집어삼켰다.
"?!나타---!!!"
당황한 트레이너가 하피에게 레비아를 맡기고 도우러 가려 했지만 강력한 열풍 탓에 함부로 다가갈 수 없었다.
"후후~소용없어."
그때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더스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 소용돌이는 내가 제법 진심을 담아서 생성한 거거든? 그 열기는 여파만으로도 너희 인간들이 견딜만한 게 아니라고. 하물며 그 중심은 어떻겠어? 모든 것이 타서 재와 먼지로 바뀌는 지옥이나 마찬가지지. 저 불량품은 이제 곧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버릴 거라고?"
곧이어 허공에 새까만 열풍과 함께 재와 먼지가 모여들더니 상처 하나 없는 더스트의 모습이 나타났다.
"아~정말이지. 역시 불량품은 어쩔 수 없나 봐? 설마 새로 힘 좀 얻었다고 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한 거야?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네~"
다시 모습을 드러낸 더스트는 몸 상태를 점검하며 소용돌이 속에 갇혀있을 나타를 비웃었다.
"뭐 제법 강해진 건 인정해. 다른 군단장 녀석들이라면 타격을 입었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더스트 님은 불사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몸이라서 말이야. 그런 공격 아무리 맞아봤자 아무 이상 없다고. 날 쓰러트릴 수 있는 힘은 제3 위상력이 아니야. 알파퀸 모자가 가지고 있는 불사살해의 특성. 그 외에 날 죽일 수 있는 능력 따윈 없다고. 아하 하하~~~!"
한참을 나타를 비웃은 더스트는 뒤돌아서며 자신을 노려보는 트레이너들을 바라보았다.
"자~그럼 이제 너희들 차례인가."
"크윽! 모두 물러서라. 여긴 내가 시간을 버텨보마. 그사이에 어서 돌아가서 증원요청을 요원을!"
"후후~그럴 시간 따위 줄 것 같아. 너희 모두 여기서……!"
그리고 팀원을 밀치고 나온 트레이너를 향해 더스트가 공격을 시작하려던 찰나였다.
"…다 떠들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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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다시 올립니다^^ 시험이 저번주 금요일에 겨우 끝나서 오늘에서야 올리네요
근데...또 한번에 안올라가집니다..ㅠㅜ 대체 무슨 차이인지
뒤에 이어서 쓴데까지 다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불편하게 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