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전선X클로저스] Girls & Closer Frontline -제 1장(07)
파이는파이하다 2019-09-29 0
아시아 지부 얼라이언스 총본부이자 신서울 얼라이언스 지부의 총본부로 쓰이는 거대 군사 요새인 '봉래성', 이곳의 중심부이자 최상층에 위치한 이재혁 원수의 집무실에선 그가 누군가와 통신을 나누고 있었다.
[지금은 전시가 아니오. 그 아이들이 훌륭한 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일로 수습요원으로 승급을 시켜준다는 것은……. 게다가 얼라이언스의 수장 격이나 되는 사람이 유니온의 인사권에 관여하다니 명백한 월권이외다.]
이재혁과 음성 통신을 하고 있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에 이재혁 원수가 답한다.
"지금은 전시외다. 그저 '교착' 상태일 뿐. 차원종 놈들과 정전 협약이나 휴전 협정 같은 것을 맺은 적이 있었소? 전쟁이 끝났다면 왜 자꾸 차원종들이 이 세계를 넘나드는 것이오?"
[당신의 조카가 그 팀에 속해있다고 해서 편애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도 다 생각이 있어서…….]
"그렇다면 신서울 지부의 정식요원들을 보낼 것이지. 그들을 왜 보냈소? 그들이 믿는 바를 위해 싸워온 대가에 대해 아무것도 보상하지 않는다면 유니온과 얼라이언스에 속한 클로저들과 민중은 뭐라고 생각할까?"
[이재혁 원수!]
이재혁 원수에게 그와 통신을 하던 중년 남성이 화를 내자 이재혁 원수는 태연하게 응수한다.
"윽박지르지 말게나. 이래보여도 난 자네들 유니온의 총장 급일세. 계속해서 이딴식으로 기어오른다면 당신의 위치가 위험해. 뭐 정 곤란하다면 검은양팀을 우리 얼라이언스로 배속시키도록 하지.
당신도 알지? 유니온의 훈련 요원은 우리 얼라이언스의 대위상부사관들에 해당하고 그 위의 수습요원이면 대위상위관으로서 장교대우를 받지. 안 그래도 요즘 인재 부족이었는데 잘됐군."
[이 월권행위를 총장께 낱낱이 고할 것이외다!]
방방 날뛰는 중년 남성의 모습에 이재혁 원수는 여유 만만한 어조로 답한다.
"난 그 총장께 이미 승인도 얻었네. 유니온 신서울 지부가 검은양팀을 관리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물갈이 좀 해야겠다고 하시더구먼."
[큭! 알았소. 원수께서 원하는 대로 하겠소이다. 그전에 한 가지만 물어봅시다. 그 검은양팀에게 이런 특혜를 주는 이유가 무엇이오? 데이비드 리에게 뇌물이라도 드셨나?]
"그저 지켜보고 싶어졌어. 그 아이들이 어디까지 올라올 수 있는 지를 말이야. 그 아이들이 모인 '진짜 이유'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과정이거든. 아무튼 협력해줘서 고맙네. 고마움의 표시로 신사임당표 사과박스를 보내주지. 몇 박스 보내줄까? 3박스면 되겠소?"
[흥, 요즘에 사과가 무척이나 먹고 싶어서 말이외다. 5박스는 보내주시오. 그럼, 바빠서 이만.]
그렇게 통신이 끝나자 이재혁은 나지막하게 욕지거리를 내뱉은 후 자신의 집무용 책상 위에 오른 찻잔의 차를 한모금 마신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어린 양들아. 너희의 숭고한 피는 세상을 새로 쓸 칼날이 될지어다."
그렇게 뭔가 의미심장하면서도 뜻 모를 말을 내뱉는 이재혁 원수였다.
한편, 저녁 식사 시간 쯤 되었을 무렵의 신서울 강남지역의 번화가에 위치한 한 고기 집. 이곳은 오늘 검은양팀과 지혁의 전술 인형 부대가 전세를 내게 되었다.
"우리의 승리와 검은양팀의 승급 등등의 기념하기 위해서 하는 단합회. 내가 쏘는 거니까. 많이들 먹어."
오늘의 물주, 지혁이 이같이 말하자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한 목소리로 답한다.
"잘 먹겠습니다!"
화기애애한 회식이 시작되고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의외로 성격적으로 잘 맞는 것이 있는지 금새 의기투합한 유리와 검은양팀과 지혁의 부대가 구한 안티레인 소대, 이하 AR 소대의 막내라고 할 수 있는 전술인형, M4 SOPMOD II가 눈앞에서 맛있게 구워지고 있는 삼겹살을 보며 두 눈을 반짝 거린다.
"우와! 오랜만에 고기다! 고기!"
"삼겹살이라는 거구나! 맛있겠다!"
M4 SOPMOD II는 M4 SOPMOD II 소총을 주무장으로 삼았는데 이 소녀는 전체적으로 검은 복장을 한 얼핏 백발로도 보일 듯 한 긴 베이지 색 생머리에 앞머리 부분에 붉은 브리지를 한 루비와 같은 붉은 눈동자를 지니고 있었다. 보통 그녀는 '소프'로 불린다.
"이런 자리에는 술이 있어야 제격이다만, 미성년이 많으니 콜라 정도로 참아줄까? 하하핫!"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분위기를 지닌 소녀가 하하 웃음을 터트리는데 웃음을 터트리는 소녀는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오른쪽 눈에 안대를 착용했고, 긴 검은 머리카락의 곳곳을 노란색 브리지로 염색을 했다.
그리고 그 머리를 땋아서 뒤로 늘어뜨렸다. 그녀는 M16A1 소총을 주무장으로 삼고 있고 보통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길쭉하고 검은 케이스를 짊어지고 있었는데 그녀는 M16으로서 AR 소대의 큰언니 포지션이다.
"그건 그렇고 쟤네들 언제 저렇게 친해진 거야?"
조금 시큰둥한 어조로 입을 여는 소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분홍빛이 감도는 은발에 앞머리 일부분에 연보라색 브리지를 했다. 그녀는 바로 통상적으로는 ST AR-15 소총을 주무장으로 삼은 전술인형인 ST AR-15, 보통 AR-15다.
AR 소대에서 M16이 큰언니라면 M4는 차녀에, 소프가 막내라고 한다면, AR-15는 사촌 내지 차녀인 M4의 친구 격이라는 관계라고 해야할까? 물론 리더는 M4지만 말이다.
"자, 아앙~!"
아키가 삼겹살과 김치, 마늘 등을 상추위에 얹어서 만든 상추쌈을 만들어 그녀의 좌측에 앉은 지혁에게 먹이자 지혁은 그것을 앙 하고 받아먹었고 이번엔 지혁의 좌측에 앉은 춘전이가 지혁에게 상추쌈을 만들어 먹인다.
"지휘관님, 드세요."
"고마워."
춘전의 것도 앙하고 받아먹는 지혁. 그런 지혁을 맞은편에서 끙 하고 다소 불만이라는 얼굴로 바라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RO로서 그녀는 아키와의 지혁의 우측이라는 자리쟁탈전을 놓고 벌인 가위 바위 보에서 패배해 지혁의 맞은편에 앉은 상태였다. 아키는 그런 RO를 약올리듯 메롱 하고 혀를 속 내밀었다.
빠직.
뭐라고 해야 할까? 인형도 저런 것이 가능할까 싶은 혈관 마크가 RO의 이마위에 생겨났다. RO의 성격상 춘전이처럼 자연스럽고 차분하게 애정 표현하는 것과 아키처럼 대놓고 들러붙어서 애정을 표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다보니 지혁의 양 옆에 앉아서 애정 표현하는 그 둘을 보며 질투나면서도 본인은 부끄러워서 상추쌈을 앙 하고 먹일 엄두를 못 내서 끙끙 거리는데 아키가 도발하니 오기가 생겨서라도 하겠다는 기분이 들어 그녀 역시 상추쌈을 만들어서 먹이려고 했다. 그런데…….
"응?"
지혁은 그런 RO를 보며 얘가 뭘 잘못 먹었나 싶은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이에 욱한 RO는 그런 지혁의 입안에 억지로 상추쌈을 쑤셔넣는다.
"그냥 주는 대로 먹어욧!"
"켁켁!"
말 그대로 목이 막혀서 죽을 뻔 한 지혁은 근처에 앉아서 고기를 구워먹는 제이에게 구원의 눈길을 보냈으나 제이는 딱 잘라서 말한다.
"리얼충 자식은 폭발해라."
이러한 가운데 유리는 소프와 함께 두 눈을 반짝 거리며 고기가 익기만을 기다린다.
"고기! 고기! 빨리 먹고 싶다."
"난 인형이니까. 조금 덜 익은 거라도 먹으면 안 될까?"
그런 그녀들을 향해 세하가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본다.
"너희들 말이야. 고기가 익으면 좀 먹어."
이에 유리가 대꾸한다.
"알고 있거든! 세하, 너야말로 제대로 먹어!"
여기에 슬비가 이때다 싶어 한마디 한다.
"이세하, 너 밥상에서 게임기 꺼내면 이번엔 가만 안 둔다."
"큭!"
세하가 뜨끔 하는 순간 테인이 나선다.
"걱정 마세요! 이번 회식때 세하 형의 게임기를 제가 맡아두기로 했거든요!"
"오, 잘했어!"
"정말 잘했어, 미스틸."
슬비와 유리가 테인이를 칭찬하는 가운데 세하가 항변하듯 입을 연다.
"나도 고기 먹을 때는 게임기는 안 꺼내거든."
"평소에 식사할 때도 켜지 말아주십시오."
G36이 세하의 항변에 그의 정곡을 찔러버리자 다른 인형들도 그렇고 슬비와 유리도 공감한다는 듯 '맞아. 맞아.' 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아무튼 회식 분위기는 점점 화기애애하게 무르익어갔다.
"G41, 여깄어."
"아앙-! 맛있어요!"
단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어느새 상당히 친해진 테인이와 G41. 테인이 G41에게 삼겹살을 먹여주자 G41은 기분이 좋은 듯 자신의 동물 귀를 쫑긋쫑긋 거린다. 그녀에게 꼬리 파츠도 달려있었다면 기분 좋다는 듯 마구마구 흔들었을 기세다.
"그건 그렇고 고기에는 술인데……."
제이가 다소 아쉽다는 듯 말하자 그의 옆에 앉은 유정이 말한다.
"저도 마시고 싶은데 애들 앞이라 참고 있거든요. 끝나고 아이들이 돌아가고 나면 어른들끼리 한잔 하러 갈까요?"
"그거 좋지."
그러한 가운데 지혁이 끼어든다.
"나도 끼어도 될까?"
"서지혁…내가 말했지? 넌 폭사하라고."
눈치 없이 끼어드는 지혁에게 제이가 한 마디 하자 M16이 입을 연다.
"술이 있다면 2차는 나도 가도 될까? 간만에 마셔보고 싶거든! 가끔은 한국의 소주라는 것도 마셔보고 싶었어."
그런 M16에게 M4가 딱 잘라 말한다.
"안 돼요. 언니 아니 M16! 제가 술은 좀 줄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술을 마셔도 내 명중률은……."
"M16!"
"윽!"
AR-15는 이런 모습에 피식 웃는다.
"M16도 M4한테 너무 약하단 말이야."
이렇듯 즐거운 시간은 어느새 순식간에 지나갔고 회식이 거의 끝날 무렵, 유리가 자신의 스마트 폰을 가게 주인에게 건네며 부탁한다.
"죄송한데 저희 사진 좀 찍어주실래요?"
"응? 사진?"
유리의 모습을 보며 유정이 의아해하자 유리가 대꾸한다.
"우리 모두가 모여서 하는 첫회식인데 단체 사진 한 장은 있어야할 것 같아서요!"
"그거 좋지! 다들 모여!"
유리의 의견에 지혁이 적극 찬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모두를 모으며 사진을 찍을 준비를 했다.
"자, 찍겠습니다. 하나, 둘!"
찰칵!
모두와 함께 찍은 단체 기념사진 속의 검은양팀과 지혁의 그리폰 전술 인형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아보였고, 첫 회식의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
이번편은 쉬어가는 그런 편이랄까요? 회식 장면 자체는 검은양팀 오디오 무비를 참고를 많이 했습니다. 얼라이언스 내에서의 위상능력자 대우는 대략 스트라이크 위치즈 라는 애니메이션의 마녀들이 받는 대우에 준하지만 그보다 좀 더 나은 수준이랄까요? 아무튼 그럼, 전 다음편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ps. 자료를 찾아보니 그리폰도 전차부대를 운용할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뭐 페러데우스라든가 이런저런 적을 생각할 때 그리고 그리폰이 러시아계 기업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는 T-90 전차를 시가전 사양으로 개수한 것들을 운용하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