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가 놀아주는 이야기-2.(세하슬비)
이베군 2015-02-21 3
ㅎㅎ
부제/ 소유권. 내기.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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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4시 반. 곧 있으면 나가기로 한 시간이다.
"슬비야, 이제 슬슬 나가는게 어때?"
"그래, 그게 좋겠다."
"오오, 데이트 나가는거야?"
"무슨 소리에요. 그냥 같이 가서 간단하게 뭐 먹고 오려는거에요."
"그러니까 그걸 데이트라 하는거야."
"아니거든요."
계속 제이 아저씨랑 입씨름하면서, 사복으로 갈아입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슬비랑 빨리 대피하기 위해 손을 꼭 잡고 끌고 나왔다.
"자, 잠깐 이세하. 이 손 놔."
"일단 나가서 얘기하자."
"우으으.."
유니온을 나와 슬비를 보았는데, 얼굴이 무지 빨겠다.
그제서야 너무 쌔게 잡았나 싶어 손을 놓을려 했는데, 오히려 슬비가
더 힘을 줘 손을 계속 잡게 되었다. 살짝 힘을 줘 빼려해도 엄청난 힘으로
쥐고있어, 그냥 잡고 있게 했다.
"그래서 어디 갈꺼야?"
"음...일단 좀 걷자."
그렇게 대략 30분 동안이나 손을 잡고 거리를 걸었다. 임무할때보다도
다리가 아픈것 같아...
"저기, 슬비야. 이제 그만 걷고 어디 좀 들어가자."
"응? 그럼.. 저기 저 카페로."
그렇게 들어간 카페는 주황색의 은은한 조명이 정말로 분위기 좋은, 아늑한 카페였다.
창가 구석자리에 앉아 지친 다리를 풀고있자니 슬비가 주문을 하고 와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쯧... 겨우 그정도 가지고 다리 아파 하다니.
평소에 게임만 하니까 그렇게 몸이 안좋은 거야."
"헤... 평소에도 충분히 몸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
최근엔 전투가 없었지만."
"흠.. 아무래도 안되겠네."
"응?"
"앞으론 임무 없는 저녁마다 나랑 같이 운동해."
"에에?"
"참고로, 명령이야. 거부권은 없어."
"에에에?"
"운동할땐 게임도 못하겠지.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감시역으로 내가 붙는거고."
"아니아니, 나혼자 해도 되는데."
"안되니까 이러는거야. 넌 내가 챙기기로 했잖아?"
"쳇.."
왠지 슬비가 뭐라 중얼거리며 얼굴을 서서히 붉히고 있다. 난로냐...
마침 주문한 것들이 나왔는데,
"..아이스크림?"
큰 잔에 담긴 아이스크림과 커피, 음료수.
"음, 그냥 먹고싶었어."
"그래, 그럼-"
"아, 잠깐만."
맛있게 한입 먹으려했더니 슬비가 막는다.
"왜?"
"가위바위보해서 진사람이 떠먹여주기 하자."
...뭐냐 그건. 진쪽 이긴쪽 둘 다 부끄러운 신개념 벌칙이냐?
것보다 원래 슬비가 이렇게 내기를 좋아하진 않는데.
"그럼, 가위바위보!"
"엑?"
내 동의도 얻지 않고 바로 시작해버렸다.
그렇게 15분 넘게 이것 저것 얘기하며 가위바위보 한 결과,
첫 판 빼고 다 나에게 진 슬비는 매우 분해 있었다.
"으우..가위바위보!"
받아 먹는것도 부끄럽긴 하지만 떠 먹여 주는건 더 부끄럽단 말이야.
물론 나 대신에 슬비가 하지만. 아, 생각하는 순간에 져버렸다. 머피의 법칙이냐..
"자,아-"
"...에효."
눈까지 감고는 내가 떠먹여주길 기다린다.
내 숟가락으로 한 숟갈 퍼주자, 내 숟가락을 물고는 날 쳐다본다.
뭐야, 그렇게 귀엽게 있지마.. 평소랑 너무 다르잖아.
"윽...가위바위보."
아 또 졌다.
두번 연속 이긴 슬비는 굉장히 기분 좋아보였다. 하여간에 지길 싫어하는 성격이
너무 강한거 아닐까.
"그렇게 좋아?"
"응."
"..뭐가?"
"세하가 떠먹여주는게?"
"...에?"
자신도 생각없이 내뱉은 건지, 뒤늦게 얼굴이 빨개졌다.
"오,오해하지마. 나는 그러니까, 으, 내,내가 이긴게.."
"흐음. 내가 떠먹여주는거 좋아해도 되는데."
"으..으응?"
"내가 떠먹여 준 사람은 없으니까. 그럼, 아이스크림도 음료수도 다 먹었겠다,
가볼까?"
"아니, 조금만... 조금만 있다 가자."
아닌척 했지만 다리가 아팠던건가? 그래서 운동같이 하자고 한건가? 오, 그래 그거
말 되네.
"흐음.. 저기 세하야."
"응?"
"저기, 그러니까... 아, 아냐."
"응? 왜 말하다 말아?"
"으, 그니까... 어.. 앞으로도 이런곳 자주 오자고."
"응, 그래."
뭐, 이런 곳 자주와서 나쁠 건 없겠지.
"...에?"
"응?"
슬비는 왠지 받아들이지 못한것 같지만.
"왜, 자주 오자고."
"아, 그..그래."
그렇게 말하는 슬비의 표정은 굉장히 기뻐하는 것처럼 보였다.
돈은 약속대로 내가 내고, 슬비는 나와서 유니온 쪽이 아니라 반대편으로 갔다.
"야, 이슬비!"
"응?"
"유니온은 저쪽이야."
길치나 방향치도 아닌 슬비가 이상한대로 가길래 불안해 알려주자,
"근데?"
"근데 라니, 유니온으로 돌아가는거 아니었어?"
"나랑 더 있기 싫어?"
"아니아니, 그런게 아니잖아. 그보다 뭔뜻이야?"
오늘따라 왜이렇게 오해살만한 일을 많이 벌이는거야.
"이미 꽤 늦었다고? 빨리 가야해. 이런곳이야 나중에도 오면 되잖아."
"...다음에도 같이 와 줄꺼야?"
"..?그래, 같이 오자. 아까도 말했잖아?"
"그래, 그럼."
하면서 나에게 다가 오더니-
"에엑?"
"왜? 전에도 한번 해봤잖아?"
"...그래."
아무렇지도 않게 팔짱을 낀 리더 덕분에 유니온 앞까지 사이좋게 걸어간
우리는 빨리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아직은 있을줄 알았던 다른 멤버들은 벌써 가버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응? 아무도 없네?"
"...그러게?"
"그럼, 빨리 요원복이나 챙기고 가자."
그렇게 각자 집으로 헤어진 우리는 다음 날 사무실에서 기절초풍할만할 일을 겪었다.
"미스틸?!"
"네? 왜요, 누나?"
"이..이이이이번엔 또 뭘그린 거야?"
"아, 어제 누나랑 형이 서로 떠먹여 주던거..."
"..미행한거야?"
"우웅, 누나랑 형한텐 미안하지만 어제 제이형이.."
"..이건 뭐야?"
"아 그건 유니온으로 돌아 올때 팔짱끼고 있던거."
"이번 그림들엔 거짓이 없다는점이 슬프다.."
"슬퍼? 왜?"
"응? 아니아니 그런뜻이 아냐..에휴, 모르겠다."
"흐음, 이세하."
"응?"
"어제 내말, 잊지않았지?"
"뭐? 같이 나가기로 한거?"
"아니, 그거랑 또.. 그, 넌 내가 챙긴다고."
"아직 안끝난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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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끝났어요.
아 물론 이 이야기는 끝. 다만 넌 내가 챙길거야로 계속
이어나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