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랑(龍狼) - 5
플루ton 2019-09-17 5
흠…. 모두 도착했군."
누구보다 먼저 돔 앞에 도착한 트레이너가 잇따라 도착한 팀원들을 돌아보며 말한다.
"네. 하지만 아직 검은양이나 사냥터지기 팀은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네요."
"흠……. 다른 팀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다. 우선 나타와의 합류를 최우선으로 한다."
트레이너의 말에 다른 팀원도 찬동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를 확인한 트레이너는 뒤돌아서서 돔으로 다가갔다. 천천히 나아가자 돔은 파문을 일으키며 트레이너를 받아들였다.
"흠…. 여기가……?!"
돔 안에 들어온 트레이너의 눈에 펼쳐진 것은 뒤바뀐 풍경만이 아니었다. 여기저기 피를 흘리며 흩어져서 굴러다니는 차원종들의 시체. 없는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의 시체가 대지를 메우고 있었다. 잇달아 들어온 사람들도 눈 앞에 펼쳐진 잔혹한 광경에 말을 잊지 못했다.
"...나타 녀석 화려하게도 저질렀군…. 혼자서 이정도의 적과 싸운 건가…."
"더 빨리 나타 씨를 찾아야 할 이유가 생겼네요. 이정도로 싸웠다면 아무리 나타 대원이라도 상당히 지쳤을 테니…."
"그 부분이라면 아마 괜찮을 거다."
바이올렛의 걱정스러운 말에 타나가 대답했다.
"그 녀석의 체력과 끈기는 우리 중에 가장 뛰어나다. 나타의 성격상 틈틈이 체력을 회복해가며 싸웠을 테니 체력 쪽에는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문제는 위상력 쪽에 있겠지…. 나타의 위상력은 우리 중 가장 약하니 말이야."
"맞는 말이다. 그러니 어서 나타를 찾도록 하지. 이 사체들을 따라가면 아마 녀석을 만날 수 있을 거다."
트레이너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동의했고 4명은 그대로 시체들에 남은 흔적을 따라 나아갔다. 그렇게 한참을 나아가던 도중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순간 시야에 섬광이 터지더니 고막을 찢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져왔다.
"큭…! 이건…!"
"트레이너씨?! 저길…!"
하피가 다급히 가르키는 방향을 보니 보라색 불기둥이 전격을 머금고 하늘을 향해 솟아올라 가고 있었다. 불기둥은 빠르게 사그라들어 사라졌지만, 트레이너는 확신했다. 저 불꽃은 나타가 만든 것이란 걸.
"저건 분명 나타의……. 모두 서두르자!"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의 생각을 했는지 그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더욱 속력을 높이며 불기둥이 보였던 장소를 향해 달려나가는 그들은 곧 돔의 중심에 도달했다. 도착하자마자 그들의 눈에 보인 것은 하늘 높이 솟아오른 검은 탑. 이어서 격렬하다 못해 처절한 전투의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땅은 함몰되었고 주변에 있던 건물들은 말 그대로 가루가 되어 흩어져 갔으며 수십의 차원종의 시체가 흩어져있었다. 상황을 살피던 늑대개들의 눈에 상공에 떠 있던 사람의 인영을 발견했다.
"레비아…!"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트레이너는 시선을 돌리며 이 자리에 있어야 할 나타의 모습을 찾았다. 하지만 어디를 둘러보아도 나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트레이너씨…. 이걸……."
그러던 중 하피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무언가를 들어 올렸다. 그녀에 손에 들린 것은 날이 부서지고 자루가 붉게 물든 검의 자루였다. 이미 원형은 남지 않았지만, 그들에겐 너무나도 익숙한 물건이었다. 이를 시작으로 전장 곳곳에 남아있던 나타의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부자연스럽게 부서져 있는 레비아의 왼쪽 어깨의 스케일메일이었다. 바로 앞에 봤던 불기둥과 지금까지의 정보를 토대로 이들은 추리해냈다. 나타가 목숨을 건 마지막 일격을 날렸고 이에 실패했다는 것을.
"....이미 늦은 건가……."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움켜쥐며 트레이너가 중얼거렸다. 그만이 아닌 다른 팀원들도 절망한 체 고개를 떨궜다.
"...전원 전투준비…."
하지만 이어진 트레이너의 대사의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에 트레이너는 결의를 다진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전원 전투준비. 지금부터 타입 레비아탄의 처치에 돌입한다. 우선 우리만으로 공격을 시도해보고 효과가 없을 시 사냥터지기가 올 때까지 시간을 벌며 적의 정보를 최대한 획득한다…!"
"트레이너…!""트레이너씨….""대장님?!"
트레이너의 말에 세 명 모두 무언가 반박하려 했지만 이어진 트레이너의 말에 입을 다물었다.
"이 이상…! 레비아가…. 누군갈 죽이는 걸 두고 볼 수만은 없다…! 그녀의 움직임을 막아주는 게…. 지금 우리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
트레이너의 말에 무언으로 동의를 표한 세 명은 힘겹게 전투의 준비를 갖추었다. 그리고 늑대개 전원이 전투준비를 맞추는 건과 동시에 레비아가 그들에게로 눈을 돌렸다. 탁한 금안으로 그들을 바라보던 레비아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레비아의 주변의 허공에 파문이 일어나며 수십은 차원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 전투개시!"
트레이너의 신호와 함께 네 방향으로 갈라져 달리는 늑대개. 이어서 레비아가 소환한 차원종들도 관선을 뿜어내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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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님은…. 두려운 것이 없으신가요?"
자신의 옆에서 날아든 질문에 나타는 눈만을 움직여 상대방을 바라보았다. 대체 뭐가 그렇게 불안한지 몸을 잔뜩 움츠리고 자신에게 말은 건넨 소녀를 한동안 바라보다 나타는 입을 열었다.
"...그런 건 왜 묻는 건데?"
"그, 그게…. 죄, 죄송해요……."
그럴 필요도 없는데 사죄를 입에 담는 그녀의 모습에 한숨을 쉬며 나타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두려워하는 건…. 없어……. 적어도 지금은……."
"...역시…. 나타님은 대단하시네요…."
나타의 대답을 듣고 그녀는 부러워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전……. 저 자신이 너무 두려워요…."
".........."
그리곤 그녀는 혼자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알고 계시겠지만 제안엔 저 말과 또 다른 제가 존재해요……. 그리고 전 그 존재의 힘을 통제하지 못해요…. 그래서… 언제나 불안해요. 제가 언제 어떻게 폭주할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그 결과 나타님을… 다른 사람들을 상처입힐까 봐…… 무섭고… 두려워요…."
"…그런 걸 왜 갑자기 나한테 말하는 건데?"
그녀의 말을 묵묵히 듣던 나타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자라보았다.
"…글쎄요. 왜일까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저…. 나타님에게 말하고 싶어졌어요…."
"하, 시답잖은 어리광이로군…."
코웃음 치며 자리에서 일어선 나타는 그녀를, 레비아를 정면에서 바라보며 말했다.
"잘 들어! 그런 걸 걱정할 시간 있으면 좀 더 훈련해서 강해져. 네 안에 그 힘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까지! 그렇게 앉아서 걱정만 해봤자 달라질 일은 없으니."
"…역시 그렇죠? 죄송해요. 어리광부려서…."
자신의 말에 의기소침해진 그녀의 모습에 나타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헝클어뜨리곤 뒤돌아서며 말을 흘렸다.
"…그리고 만약에 네가 그렇게 폭주한다고 해도 이 나타님이 너를 막아주마. 그러니 더 그런 시답지 않은 거로 걱정 따위 하지 말라고."
"……! 네…!"
뒤에서 들려오는 다시 밝아진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타는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 얼굴에 본인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하……. 젠… 장……. 그렇게 말했는데……. 이게 무슨 꼴이냐…….'
꿈과 회상의 경계에서 해매던 나타는 천천히 눈을 떴다.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푸른색으로 물든 세상. 한참을 멍하니 있던 나타는 자신이 물속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숨이 막혀 괴롭다는 감각은 없었다. 그러던 중 나타가 바라보던 푸른 세계의 검붉은 색이 끼어들어 오는 게 보였다. 눈만을 움직여 그 근원을 찾아보았다. 그러자 눈에 보인 것은 완벽히 관통된 가슴의 한복판이었다.
'하하하…. 잘도 살아났었네…. 이 죽일 놈의 몸뚱어리…….'
그때, 레비아의 마지막 공격이 가슴을 관통하기 전 찰나의 순간 나타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기울이며 무게중심을 한쪽으로 집중시켰다. 그 결과 몸속의 장기들도 한쪽으로 쏠리게 되었고 레비아의 공격 범위로부터 심장을 포함한 중요 장기들은 아슬아슬하게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젠 정말로… 한계로군…. 몸이…… 움직이지도 않네……. 거기에… 피도… 너무 많이 흘렸어….'
이미 이전 싸움의 여파로 엉망진창이었던 몸은 수면과 충돌하며 완전히 망가졌다. 전신의 뼈란 뼈는 전부 부서졌으며 근육은 단 1mm도 움직일 수 없었다. 사지는 마지막 공방의 여파로 너덜너덜했고 특히 오른팔은 이미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상태였다. 거기에 가슴의 상처를 중심으로 상처가 없는 곳을 찾을 수가 없었다. 보통이라면 예전에 쇼크사했을 상처도 많았지만, 감각이 마비된 탓에 어떻게든 버티던 것이다. 하지만 순간이지만 물속에서 기절한 탓에 감각은 없지만 폐는 이미 물로 가득 차 있었고 거기에 상처를 통해 흘러나온 피의 양은 이미 오래전에 치사량을 넘었다. 이를 억지로 버티던 나타의 정신력도 이젠 한계에 가까워져 갔다.
'하……. 정말로… 이젠 수가… 없는 건가…?"
끝까지 머리를 굴려봤지만 이렇다 할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 여기서 죽는… 건가? 이렇게… 포기해야만 하는 건가?"
점점 흐려져 가는 의식 속에서 나타는 수면의 너머를 올려다보며 울분을 삼켰다. 애초에 쉽게 죽음을 받아들인 성격도 아니었지만, 그가 이렇게까지 포기하지 못하는 건 다른 이유에서였다.
'왜… 그 타이밍에 눈물을 흘려서는……. 이렇게 포기할 수도 없게 만드냐고…! 그 녀석은…!'
마지막 순간 레비아의 볼을 타고 흘렀던 한줄기의 눈물. 상황에 맞지 않게 흘린 그 눈물 탓에 나타는 생각해 버리고 말았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아직 레비아의 의식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녀를 되돌릴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떠오르며 그가 죽음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하게 했다.
'젠…… 장…!!! 좀 움직이란 말이야…. 이 망할 몸뚱이야…! 아직…. 끝낼 순 없어…!!!"
어떻거든 몸을 움직여보려 하지만 나타의 생각과 달리 몸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바닥난 힘을 억지로 긁어모아 봤지만, 왼팔을 조금 움직일 뿐 다른 곳은 미동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나타는 포기하지 않고 수면 너머에서 비치는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제…ㄴ…… 장……!!!!'
하지만 그 마지막 발버둥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은 움직일 기미가 없었고 속으로 자신을 타박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나타의 의식이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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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악---!!!"
사각에서 쏘아진 광탄에 미처 대처하지 못하고 당해버린 바이올렛. 이를 노리고 다시 수많은 광탄이 바이올렛을 노리고 쏟아졌다.
"읏! 아가씨! 정신 차리십시오!"
그림자에서 숨어다니던 하이드가 모습을 드러내며 바이올렛을 들어 올리곤 빠르게 자리를 피하지만 그들을 노리고 새로운 광탄이 쏟아져 내렸다.
"정말이지….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이를 막기 위해 하피가 바람을 휘감을 트럼프를 날려 요격하곤 크게 도약하며 자신에게 날아오던 광탄을 피했다.
"동감이다. 하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정신을 놓지 마라. 정신을 놓는 순간……. 다음은 없다!"
이에 맞장구치며 티나는 몸을 날리며 공격을 피했고 손에든 대구경 라이플을 사용해 요격에 나서기도 했다. 발사된 탄환은 정확히 레비아를 노리고 날아갔지만, 그녀에게 닿기 전에 그의 앞을 가로막은 차원종들에게 막혀버렸다.
"큭…. 또 인가? 역시 원거리에서의 공격은 소용이 없어 보인다. 레비아에게 닿기 전에 그 주변 차원종에 저지당할 뿐이야."
"그렇다고…. 근접공격이 효과가 있냐면 그것도 아니지만요……."
티나의 말에 한숨을 전방을 바라보았다. 다른 팀원보다 훨씬 전방에서 쏟아지는 광탄을 받아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트레이너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양손에 푸른 위상력을 둘러 쳐내기도 하고 푸른 화염의 구슬을 생성해 광탄을 요격하기도 하며 분투하고 있었다. 그러는 종종 레비아 본인에게도 공격을 가했지만, 그녀를 보호하는 차원종들은 일격에 분쇄하며 나아간 공격은 그녀의 몸에 닿는 순간 무언가에 막혀 무산되어 사라졌다.
"...용의 위광…. 역시 가지고 있었네요…."
"?!아가씨 정신이 드십니까?"
정신을 차린 바이올렛의 동태를 살피며 걱정하는 하이드. 하지만 바이올렛은 그의 말에 대답하기보다 레비아의 상태를 분석하기 바빴다.
"역시……. 우리의 힘만으론 그녀에게 상처를 입히는 건 불가능해요. 그럼 남은 건 사냥터지기 팀이 올 때까지 기다리며 그녀의 정보를 모으는 건데……."
"그것도 지금 상태론 불가능하겠죠. 애초에 지금의 우린 목숨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요. 그것보다 괜찮으세요? 움직일 순 있고요?"
어느새 곁에 다가온 하피가 푸념을 하곤 바이올렛의 상태를 물었다. 이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한 바이올렛은 하이드의 품에서 벗어나 다시 두 다리로 섰다. 그리곤 손에 쥔 대검을 휘두르며 날아오던 광탄을 요격했다.
"우리의 공격은 통하지 않는데 저쪽의 공격은 하나하나가 위협적이고 거기에 수는 물론 공격하는 방향이나 각도도 자유자재. 정말이지 절망적이란 건 이런 걸 말하는 건가 보네요."
"그렇네요. 그나마 우리는 5명이라 공격이 분산돼서 다행이지 한사람에게 모든 공격이 몰린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그 끔찍한 걸 나타는 홀로 몇 시간은 버텨냈다."
하피의 푸념에 답하며 티나가 어느새 꺼내든 미사일들을 일제 발사하며 트레이너를 지원했다. 그리곤 허리에 두른 파우치에서 체력회복약을 몇 개 꺼내 하나는 자신이 마시더니 나머지는 하피들에게 던졌다.
"체력은 틈틈이 회복해둬라. 체력이 떨어져 반응이 조금이라도 느려지면 그 순간 끝이다."
"네…. 그렇네요. 하다못해 사냥터 지기팀이 올 때까지는 버텨야죠."
티나의 말에 동의하며 회복약을 마신 하피들은 또다시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광탄을 피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어느 정도 거리가 가까워지자 3명은 눈빛을 교환하며 레비아에게 공격을 날렸다. 하피는 다리에 휘둘러 거대한 바람의 칼날을, 바이올렛은 하이드와 함께 강력한 에너지포를, 티나는 가지고 있던 모든 포탄을 발포하였다. 세 사람의 공격은 동시에 레비아에게 쇄도했고 그 공격은 레비아의 주변 차원종들을 전부 날려버렸다.
"지금이에요! 트레이너씨!!"
"!....고맙다!"
하피의 외침에 그 뜻을 이해한 트레이너는 곧바로 레비아에게 달려들었다. 이를 막으려 달려드는 차원종들은 다른 팀원들이 요격했고 트레이너는 앞에 도달하였다. 그리곤 위상력을 한껏 집중시킨 팔을 들어 올렸다. 위상력에 의해 강화된 근육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올랐고 트레이너는 그대로 있는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공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울리고 주먹에 맞은 레비아는 뒤로 날아가 땅에 충돌했다.
"후우…. 겨우 한방 들어간 것 같군…."
"훌륭한 일격이었다 트레이너."
숨을 고르는 트레이너에게 다가온 티나가 체력회복약을 건네며 말했다.
"거기에 방금의 것은 위상력은 신체 능력 강화만 사용한 단순한 체술…. 이거라면…. 용의 위광을 뚫고 데미지가 들어갔을 확률도…."
담담히 상황을 설명하던 티나는 레비아가 날아간 방향을 보며 말을 잃었다. 거기에 레비아는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은 모습을 유유히 서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타격은 입었지만 단순한 물리적 공격인 탓에 큰 데미지는 아니었고 이 또한 빠르게 회복한 것이지만 그들이 이를 알 방법은 없었다.
"........"
놀란 늑대개들을 바라보며 레비아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수많은 공간의 파문이 잇따라 일어나며 거기서 수백 마리의 차원종들이 기어 나와 그들을 포위했다.
"...이건…. 정말 암담하네요…."
"하하…. 나타도 이런 상황에서 싸웠던 걸까요? 정말…. 잘도 살아남았었네요…."
"레비아에게서 측정되는 위상력이 이미 측정 가능한 범위를 벗어났다. 지금 사냥터지기가 올 때까지 우리가 살아남을 확률은……. 솔직히 한 자릿수 이하다…."
너무나 불합리한 상황에 허망한 표정으로 말하는 세 사람. 트레이너도 어찌하지 못하고 그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 뿐이었다. 이들을 바라보며 공중으로 떠오른 레비아가 공격 명령을 내리기 위해 손을 내리려던 때였다.
".....?!!!"
싸우면서 처음으로 놀람과 긴장을 담은 표정을 지으며 레비아가 급히 어딘가를 바라보았다. 이에 늑대개들도 무슨 일인가 싶어 눈만을 움직여 그 방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거기에 보인 것이라곤 이런 상황에서 고요히 흐르는 한강뿐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지?"
이상하게 여긴 티나가 위상 레이더를 작동시켜 더욱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러자 그녀의 레이더에 이상한 것이 검출되었다.
"뭐지……. 미약하지만, 위상력의 반응이…. 하지만 뭔가…."
"왜 그러지 티나? 무슨 일인가?"
당황해하는 티나의 모습에 의아해하며 묻는 트레이너. 하지만 티나는 대답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레이더에 나오는 정보를 검토할 뿐이었다.
"왜 그러나 티나? 무슨 말이라도……."
트레이너가 티나를 재촉하던 그 순간이었다.
두---근-------!
순간 그 자리에 있던 모두의 귀에 들렸다. 심장이 고동치는 듯한 소리를. 그 소리는 한 번으로 멈추지 않고 잇달아 울리기 시작했고 그 소리에 차원종들은 혼란해 했고 레비아의 얼굴에도 긴장한 기색이 떠올랐다. 그리고 유일하게 늑대개 중 유일하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어느 정도 이해한 티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트레이너. 잘 들어라. 내가 지금 파악한 정보를 알려주겠다."
"말해보라 티나.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
트레이너의 재촉에 티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지금 들리는 이 소리의 근원지는 바로 한강 저 아래에 있다. 그리고 레이더로 확인해본 결과 저 아래에 있는 존재의 위상력이 희미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그 힘이 뭔가 측정하기 힘들다. 내 레이더가 망가진 게 아니라면 이 힘은 아마…."
티나가 뭔가 말을 잇기보다 먼저 이변이 일어났다. 갑자기 강물이 폭발하더니 강력한 위상력의 폭풍이 일어났다. 푸른색과 붉은색, 그리고 보라색의 위상력이 서로 얽히며 하늘을 향해 솟아올랐고 그 여파로 일어난 충격파가 주변을 휩쓸었다. 레비아가 소환한 차원종들은 물론 늑대개의 팀원들도 자신의 몸을 가누느라 정신이 없었다. 유일하게 레비아만은 위상력의 폭풍 속에서도 멀쩡하게 서서 폭풍의 중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폭풍이 점점 사그라들어 갔고 폭발했던 강물이 다시 매워져 갔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트레이너가 주변 상황을 파악하려 애쓰며 소리친 순간이었다. 매워지던 강물 사이로 한 사람의 인영이 튀어나왔다.
"저건……."
갑자기 나타난 제삼자를 노려보는 트레이너. 그자는 전신에 검은 갑주를 입고 얼굴의 절반은 가면으로 가린 자였다. 가면 위로 흘러내린 백발과 갑주엔 물기가 맺혀있던 걸로 보아 아마 강물 속에 있었던 거로 보인다. 얼핏 보기엔 인간처럼 보였지만 그자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에 트레이너는 그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자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인간이 사용하는 제2 위상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차원종이 사용하는 제1 위상력이라고 하기에도 뭔가 틀렸다. 그 둘과는 전혀 다른 이질적인 힘을 그자는 뿜고 있었다.
"……………"
그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곤 레비아를 발견하곤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리곤…….
"---------------------!!!!!!!!!!!!!!!!!!!!!!!!!!!!!'
공간이 뒤흔들리는 듯한 포효를 내지르곤 레비아에게 달려들었다. 찰나의 순간 둘 사이에 있던 거리가 사라지곤 레비아의 앞에 도달한 그는 눈으로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손을 휘둘렀다. 레비아는 급히 들고 있던 낫을 들어 올려 이를 막아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이어서 강렬한 타격음이 공간을 울렸고 레비아는 뒤로 날려갔다. 그에 멈추지 않고 검은 갑주는 양손에 강렬한 검보라색 불길을 일으키더니 레비아를 향해 투척하였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꿈틀거리며 날아간 불길은 그대로 레비아를 집어삼키려 했다. 하지만 어느새 레비아의 곁에 나타난 용형 차원종들이 대신 그 공격을 맞으며 그녀를 보호했다.
"■□■■□■■-!!!"
그리고 레비아도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았다. 입을 열고 알 수 없는 언어로 소리를 내질렀고 그에 반응해 그녀의 후방에 수십 개의 파문과 함께 용형 차원종들이 나타났다. 나타난 차원종들은 일제히 광탄을 내뱉으며 적을 요격했다. 하니만 검은 갑주는 아랑곳 않고 날아오던 광탄을 전부 받아쳤다. 모든 광탄을 받아친 그는 또다시 달려나가 레비아에게 검보라색 불길을 휘감을 주먹을 휘둘렀다.
쾅-! 콰앙-!!!카 앙---!!!카아아아아앙---!!!
귀를 괴롭히는 소리를 울리며 두 명의 공방은 더욱더 가속화 하였다. 이를 떨어진 자리에서 지켜보던 늑대개들은 이에 할 말을 잃었다.
"저자는 대체… 누구지? 누구길래 저 정도의 공방을……!"
"...레비아는 물론 저 검은 갑주의 위상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거기에 양쪽 모두에게서 느껴지는 위상력은…."
"...아마 제3 위상력이겠네요. 이 이질적인 느낌은 물론 레비아의 몸에 상처를 입히고 있는걸 보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대체 저자는 누구죠? 누구길래 갑자기 나타나서 레비아 씨와 싸우고 있냐고요!"
넷 모두 눈앞에 갑작스레 벌어지는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둘의 공방을 지켜만 보았다. 그 탓에….
"읔! 모두 주의해라-!"
공방에서 튕겨 나온 공격이 그들에게 오는 것을 눈치채는 게 늦어졌다. 급히 피하려 했지만 이미 광탄은 피하기엔 너무 가까운 곳에 왔었고 넷은 어쩔 수 없이 위상력을 방어에 집중해 충격에 대비했다. 하지만
콰아아앙-!
폭발음은 났지만, 같이 따라올 충격이 없어 의아해한 넷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눈앞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눈앞에 상황에 놀랐다.
"?!어…. 어째서?"
그들의 앞엔 어느새 왔는지 검은 갑주를 입은 존재가 그들의 앞을 막아서고 있었다. 거기에 정황상 그가 그들에게 날아오던 광탄을 쳐낸 것으로 보였기에 그들의 고뇌는 더욱 심해졌다.
"대체…. 왜……. 우리를 도운 거지?"
트레이너가 곤혹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그자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가면으로 가려져 보이진 그 얼굴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왜인지 모를 기시감을 느끼며 그를 바라보았고 그가 입을 열고 한 말은 그들을 더욱 놀라게 하였다.
"무슨 소리야 꼰대! 멍하니 거기 서서…. 빨랑 정신 안 차리면 내가 썰어버린다?!"
그의 입에 나온 건 그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던 동료의 말버릇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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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인지 이번에는 전문 한번에 올려졌네요;;
즐감하셨길바랍니다^^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