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12월의 기적-하얀눈의 아이-
앵련 2019-08-28 11
-이 소설은 픽션입니다. 클로저스 스토리와 내용이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1-
"...학교가기 싫다."
눈을뜨자마자 습관적으로 뱉은 말, 책상 위 시계를 보니 7시가 조금안된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난 졸린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나 달력을 보았다.
"12월...29일.."
어느새 시간은 12월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겨울 추위는 변함없이 매서웠고, 그 덕에 난 더욱 더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었다.
'어제 하던 게임이나 마저 할까나'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어제 일찍이 맞춰두었던 알람소리가 들려왔다.
"일어날 시간이야!!! 일어날 시간이야!!! 일어날 시간─"
오늘부터 새로운 학기의 시작이다. 집에서 놀기만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나는,
더이상 알람소리를 듣고 싶지않은 탓에 서둘러 알람을 꺼버렸다.
여유를 즐길 새도 없이, 침대에서 일어나 냉장고로 향했다.
"어디보자..."
냉장고를 열어봤지만 아무것도 있을 리 없었다. 내 나이 18살이 될때까지 요리라고는 해본 적 없고,
하기도 귀찮은 탓에 배달음식만 주구장창 시켜먹었다. 난 그런 내 자신을 살짝 원망했다.
"하아.. 뭐든 다 귀찮단 말이지... 재료만 넣으면 음식을 만들어주는 그런 냉장고는 없나..."
형편 좋은 말이나 내뱉으며 시계를 다시보니,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걸 알수있었다. 어쩔 수 없이 아침밥을 거르게 된 나는,
서둘러 교복과 가방을챙겨 학교로 갈 준비를 했다.
"...다녀 오겠습니다."
공허한 집, 누구도 받아줄 리 없는 인삿말을 뒤로하고, 학교로 출발했다.
날씨는 아직 12월이 끝나지 않았다는걸 자랑이라도 하듯,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이 내 옷을 뚫고 들어왔다.
바람을 피하려 서둘러 학교에 도착한 나는, 창가 쪽 맨 뒷자리에 앉아 게임기를 켰다.
게임을 시작한지 잠시 채 되지않아, 앞쪽에서 자주듣던 음성이 들려왔다.
"자 여러분~ 오늘부터 즐거운 새 학기의 시작이에요."
즐거운 새학기의 시작은 무슨, 이대로 집에서 쉬는게 훨씬 더 즐거울거란 생각을하며 이야기를 듣던도중,
선생님은 모든 학생들이 흥미가 생길만한 얘기를 꺼냈다.
"오늘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서 저희 반으로 전학 온 학생이 있답니다~"
"오오오오!!!!"
여기저기서 기대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뭐, 나는 별로 관심 없었지만 말이다.
그것도 잠시, 선생님은 말을 이어갔다.
"자자 조용. 그럼.. 슬비양은 들어와 주도록 해요"
그러자 살짝은 이국적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앞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에 새로 전학온 이슬비라고 해요. 모두 잘부탁드립니다."
푸른 눈에 처음보는 분홍색머리, 한국인치고 특이하지만 꽤나 귀여운 외모에, 나도 모르게 눈이 갔다.
"음... 자기소개는 끝났으니... 슬비는 저기 창가쪽 비어있는 자리에 앉도록 할래??"
"네 알겠습니..응..?"
소녀의 눈이 날 뚫어지게 쳐다본다. 어째서인지 모르지만 난 서둘러 눈을 피했다.
잠시 후, 그 귀여운 것 같기도 한 소녀가 나에게 와서 말을걸었다.
"너..이세하맞지?"
"어..응..맞는데...요.."
난 순간,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처음보는 동급생에게 존댓말을 써버렸다.
"나..너가 누군지─"
소녀의 말이 시작되기도 전에, 수업 종이 울렸다. 소녀는 나에게 말했다.
"이따 다시 말하도록할게. 이세하. 아 맞다. 전화번호 알려줘."
거의 반 강제적으로 '이슬비'라는 전화번호가 등록된 나는, 방금 전에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방학때의 게으른 생활 탓인지, 졸음이 몰려왔다. 난 적당히 '자면서 시간이나 보내야지'라는 생각으로 엎드려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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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동】
종소리에 눈을 떠보니 벌써 점심시간, 아까 할말이 있다던 소녀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약속을 뒤로하고, 아침밥을 먹지않은탓에 매우 배가 고파있던 나는, 서둘러 급식실로 향했다.
"..감사합니다"
급식을 받고나서 적당히 구석자리에 앉은 나는, 아까 그 소녀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이쪽으로 오고있는걸 눈치챘다.
'뭐 저 정도 얼굴이면 인기가 많을것 같긴 하네.'
라고 다시한번 생각하며, 밥을먹고있던 날 지나가던 그 소녀는 내 앞에서 멈춰섰다.
"아. 미안..난 얘한테 볼일이 있어서 오늘은 따로먹을게"
"..걔랑..? 응 알겠어 다음에 보자!"
그 소녀들이 가자마자, 이슬비는 내 앞자리에 앉아 질문을 해왔다.
"갑자기 이런말 해서 미안하지만..이세하..너.. 알파퀸님의 아들이지..?
-알파퀸. 그것은 우리 엄마의 이름이다. 예전에【불사살해】의 능력으로 차원전쟁에서 큰 활약을 했다나 뭐라나. 그렇지만 나에겐 별 관심 없는 이야기이다.
"너라면 우리 팀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했어."
"뭐..?
"다시한번 소개할게, 난 검은양팀의 이슬비. 너랑 같은 위상능력자야."
느닷없이 팀이니 뭐니 하며 이슬비는 본인이 위상능력자임을 밝혔다.
"..별 관심 없는 이야기야."
"나 너를 꼭 한번 만나보고싶었어. 그 위대한 알파퀸님의 아들이라니..얼마나 대단할지도 궁금했고."
알파퀸. 그 이름을 들을때마다 난 가슴이 조여왔다.
"-나도 알파퀸님처럼 강한클로저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더 이상 그 이름을 듣고싶지 않았던 나는. 그냥 무시하기로 하고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 순간─
"킥킥..."
내 머리위에서 비릿하고 하얀색 액체가 흐르는게 느껴졌다. 상황을 보아하니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우유를 쏟은게 분명했다.
"어이쿠..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아니, 하지않았다. 그도 그럴게, 모두 나를 피했으니까.
"야..쟤..이세하맞지..?"
"아..? 쟤가 그 위상능력자라는 그..?"
정적 속에 주변에서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건 익숙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왜인지 모르게 조금 손이 떨려왔다.
"너희들..뭐하는거야...!!"
흐르는 정적을 깨듯, 이슬비가 소리쳤다.
"응~? 이거이거 방학동안 우리 세하님께서 보디가드라도 데리고 온건가~?"
이런 조롱은 익숙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모를 떨림이, 날 계속해서 동요하게 만들었다.
"난 보디가드가 아니야. 그리고 같은 학교학생한테 이런─"
"...그만해"
그 말은 내 뒤에있는 녀석들이 아닌, 이슬비에게 향하는 말이였다. 난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곧이어 이슬비가 내 뒤를 따라왔다.
"..야 이세하!"
"..."
날 부르는것이 확실함에도, 난 대답조차 하지않고 그저 묵묵히 걸었다.
"이세하..너 바보야? 도대체 왜 말을 못하는건데..? 저런 녀석들한테 하지말라는 말 한마디도 못해..?"
"...참견하지마."
난 그쪽을 응시하지도 않고 대답했다. 어쩌면 볼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참견? 하.. 그래. 우리 이.세.하님 께서는 알파퀸님과는 다르게 소심하고 아무말 못하는 바보..─"
"!읏..."
알파퀸이라는 말에, 나도모르게 이슬비의 손을 잡아챘다.
"..너가 도대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떠드는건데..."
더이상 이슬비의 말을 듣고싶지 않았던 나는, 이슬비의 손을 더욱 더 세게쥐며 말했다.
"..어린시절 부터 알파퀸의 아들이라며 어른들에게 기대받고.. 위상능력자는 위험하다며 친구들은 날 피했어.
18년간 제대로 된 친구 하나 만들수 없었다고.. 그런..내기분을..너가 알아..?"
"..."
"...알파퀸,알파퀸 그소리도 이제 지겨워."
무의식적으로 세게 잡고있던, 이슬비의 손을 놔주었다. 고작 여자에게나 큰 소리 칠 줄밖에 모르는 내 자신에게 화가났다.
그래서일까. 그 자리를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 뿐 이였다.
"..가볼게"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돌아서서 어떤 표정이였을지 모를, 이슬비를 뒤로하며 도망치듯 자리를 빠져나왔다.
"...역겨워."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날 걱정해준 여자애한테, 도리어 화만내고 도망쳐버렸다.
그 애 입장에선 난 비굴하고 간사한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았겠지.
생각으로 복잡해진 나는, 집으로 가는길. 평소보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2-
-12월 30일, 금요일아침.
"일어날 시간이야!!! 일어날 시간─"
-탁.
어제와 같은 알람소리에 눈이 뜨였다. 재빨리 알람을 꺼버렸다. 창밖을 보니 역시 오늘도 겨울 추위는 변할 기세가 보이지 않았고, 어째서인지 기분마저 껄끄러운 느낌이였다.
나는 어제 있던 일을 되새기며, 내 한심함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역시, 내가 생각해도 어제의 나는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휴우"
학교를 갈 생각은 없었다. 가봤자 도움이 되지도않고, 어제 그런 꼴을 보였으니 더욱 더 학교에 가는것은 피하고 싶었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거실로 나가 먹을 것을 찾으려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역시 아무것도 있을리 없었다.
당연하지만, 무엇이든 만들어주는 냉장고가 아니였던 것에, 살짝은 아쉬워하며 난 소파에 앉아 티비를 틀었다.
-...오늘 날씨는 매우 추울 것으로 예상되며. 내일31일, 늦은 밤 쯤 에는 눈이─
팟─
티비를 켠지 잠시도 되지않은채, 난 티비를 꺼버렸다. 밖에 나가지 않을생각이라 날씨엔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필요도 없다고생각했다.
잠이나 더 자볼까싶어 침대로 돌아가려는순간.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렸다.
'지이이잉──'
"...뭐야"
휴대폰을 집어들고 그 내용을 확인해보니, 한 통의 문자가 와있었다.
'이세하. 나 이슬비야.'
문자의 주인공은 어제 내가 그렇게 화를 냈던 이슬비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제 휴대번호를 교환했던게 기억났다.
물론 반 강제적이였지만.
미안함때문인지 모를 이상한 기분에 휴대폰을 꺼버리려는 순간, 한 통의 메시지가 더 왔다.
'너에게 하고싶은 말 이 있어. 방과후 5시에 학교 뒷문으로 와줬으면 해.'
"하고싶은 말이라..."
내가 어제 그렇게 화를냈으니 나에게 분풀이라도 하려는 것 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가고싶진 않았다. 직접 얼굴을 보게되면 분명 어제에 일에 대해 죄책감이 들 것이 뻔했고,
지금은 웬만하면 그 아이를 피하고싶었다.
그 장소에 나가지 않겠다고 굳은다짐을 하며 답장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문자 한 통이 왔다.
'기다릴게.'
그 말한마디에 굳은다짐은 언제 했었냐는듯, 나는 뻔뻔하게 자신과의 약속을 깼다.
"...알겠어."
답장을 하고나서 시계를 보니 8시가 살짝넘었다. 아직 시간이 많이남은걸 확인한 나는, 다시 알람을 맞춰놓고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침대에 누웠다.
X 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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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오늘 두번째로 눈이 떠졌다. 잠에서 일어난 채 얼마되지않아 부시시한 눈을 비비며, 시간을 확인했다.
"5..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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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5시 30분?!?!?"
시계를 보고 깜짝놀라 잠이 달아나버린 나는, 얼른 침대에서 일어나 급하게 나갈 준비를했다.
이대로라면 어제 이유없이 화를 낸 것도 모자라, 오늘은 약속에까지 늦어버린 것 이 되는게 분명했다.
"..!! 하필 이럴 때에만..."
그렇게 제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던 자신을 탓하며, 서둘러 옷을 챙겨입고 거리로 나섰다.
나는 한시라도 빨리 이슬비가 기다리고 있을 학교 뒷문으로 향했다.
"헉...헉...헉.,."
그렇게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그 곳에는, 이슬비의 모습이 보이지않았다.
"헉..헉..뭐..야..가버린..건가..?"
시간은 6시를 조금 넘기고있었다. 하긴, 1시간이나 이 추운날씨에 기다리고 있었다면 얼어서 동태가 되어버렸을지도 모르지.
라며 생각하던 그 순간 누군가 내 등을 밀었다.
"와!!─"
"끄악!!!!!!!!"
나는 예상치못한 상황에 놀라 자빠질뻔했다. 당황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니, 이슬비가 서있었다.
"...풉 너..진짜 바보구나..?"
"허억..헉.."
난 너무놀라 말조차도 할수없었다.
"날 기다리게 한 벌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부른이유가 뭔데.."
"됐고, 일단 따라와."
이슬비는 내 손을잡고 날 이끌었다. 추위로 인한 탓인지 그녀의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렇게 영문도 모른 채 어디론가 끌려간 나는, 곧 일어날 일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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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걸은 후에, 걸어 온 지 꽤 됐다고 생각했던 나는 이슬비에게 물었다.
"도대체 어딜가는건데 너.."
"거의 다 왔어."
잠시 후, 이슬비는 잡았던 내 손을 놓고 어느 큰 문 앞에 멈춰섰다.
주변을 둘러보니 큰 간판에는 '동물원'이라고 써져있었고, 안 쪽에선 어린이들이나 좋아할법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자 그럼 들어갈까?"
"뭐..? 할 얘기가 있던거 아니였어...?"
"그거나 그거나."
완전 속았다. 하지만 여기까지와서 다시 돌아갈 순 없을 것 같아 이슬비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막상 들어가보니 처음보는 신기한 것 들이 많았다. 그리고, 따지고보면 이 나이 대의 남자라면 누구나 예쁘다고 생각할법한,
그런 외모를 가진 여자아이의 옆을 걷고있다고 생각하니, 나도모르게 살짝 얼굴이 붉어졌다.
"...있지"
"...응????"
나는 서둘러 부끄러운 생각을 멈추고 이슬비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나 동물원 같은 데는 처음와봐."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기에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야기를 듣고있었다.
"..사실..우리 부모님은 내가 어릴때 차원전쟁으로 돌아가셨어.부모님을 죽인 차원종에 대한 증오심때문에..난 남들보다 능력은없지만.. 꽤 열심히 노력했거든."
"그러고 보니 어느새 힘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되었고..새로운 검은양 팀 프로젝트에 리더로 발탁되었어."
듣다보니 어느새 꽤나 무거운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나는 아무말도 할 수없이 그저 슬비의 말을 듣고있었다.
"그런데 말야..어느 날, 문득 떠올려버렸어. 과연 내가 강해진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 이 있을까..?하고.."
"...세상에는 나보다 강하고 쎈 차원종들이 많아..내가 노력한다고해서..."
이슬비는 말끝을 흐렸다. 그렇다. 그녀도 고작 18세라는 어린 나이였으며, 부모님이 없이 혼자 고독하게 자라온 느낌을 나는 알 수 있었을것이다.
어린시절부터 방대한 위상력을 의도치않게 가진 나는, 어제 그런 그녀의 노력을, 쉽게 무시해 버린 것 일지 모른다.
"...미안 괜히 이런 말 해서.."
이슬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왜인지 모를 죄책감과 미안함이, 나의 마음 한켠을 더욱 더 괴롭게 했다.
지금 이 말을 해두지 않으면 앞으로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 속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내뱉었다.
".....미안"
"..응?"
"어제 그렇게 말해서..미안해. 내가 널 너무 몰랐나봐."
"...풋 진짜 바보같다니깐.."
눈물을 닦아내고 슬비는 환하게 웃었다. 그때 그 아이같이 밝고 아름다운 미소에, 난 반해버렸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자 이제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고..가볼까?"
"응."
나는 짧게 대답하고,어쩌면, 살짝은 가벼워 졌을지 모를 마음으로 슬비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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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힘들어,,'
슬비를 따라 한참을 둘러보고 난 뒤, 시계를 보니 벌써 폐장시간이 되었다.잠시 후, 슬비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오늘 정말 즐거웠어 이세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고"
"..뭐어..나도 즐거웠으니깐.."
"그래. 다음에 또 보자. 이세하."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서는 슬비, 난 그런 슬비를 불러세웠다.
"..잠시만"
"응??"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까 동물원에서 슬비 몰래 사두었던 선물을 슬비에게 건냈다.
"이거.. 펭귄 브로치인데..너한테 잘..어울릴 것..같..아서..."
이제와서 잔뜩 소심해져버린 나는, 누가 봐도 정말 바보같았을지 모른다.
"..나 이런 선물 처음받아봐"
"...고마워. 세하야."
그런 그녀는 나의 선물을 받고 기뻐해주었다.
온화하지만 아름다운 미소를 띄는 슬비. 난 그때 생각했다. 이 미소를 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것 같다고,
그렇게 슬비와 헤어지고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제보다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며 나는 생각했다.
가끔씩은 이런것도 좋네,라고.
-3-
-12월 31일 토요일,
평소와는 다르게 알람도 맞춰두지 않은 주말, 눈을뜨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여라도 뭐가 와있지는 않을까, 라는 마음을 가지고 책상위의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문자 한 통이 와있었다.
'세하야. 어제는 정말 재미있었어'
문자의 주인공은 역시나 슬비였다. 고작 재미있었다는 말 한마디였지만, 어째선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답장을 보내려는데 순간 손이멈췄다, 생각을 해보니 나는 여태 여자라고는 엄마밖에 알지 못했을 뿐더러,
연애경험이라고는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에서 플레이 한 경험 밖에 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엔 뭐라고 보내야할까..."
곰곰이 생각하던중, 마침 슬비에게 문자 한 통이 더 도착했다.
'있지. 오늘 학교 친구들끼리 밤에 종소리를 들으러 갈거래. 세하 너도 오지않을래?'
그렇다. 오늘은 12월의 마지막인 31일, 내 기억으로는 새로운 해를 맞이하려 종을 치는게 우리나라 풍습이였던 것 같다.
원래라면 무조건 가겠다고 할 나였지만, 학교친구들도 함께라는 말에 나는 살짝 망설임이 있었다.
'세하 너가 꼭 와줬으면 해, 기대하고 있을게'
역시 평소라면 절대 가지 않았을장소, 애초에 사람들이 많은곳은 싫었고,
어릴적부터 혼자인게 익숙한 나였기에 이런 장소는 피하고있었다. 하지만 내 안에 '이슬비' 라는 존재가 어쩌면,
나를 바꿔놓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몇시까지 어디로??'
'종로역에서 11시에 만나는게 좋을 것 같아.'
'알겠어.'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나는 종로에 가기전, 미리외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X X X
시간은 10시가 조금 안된 시간. 약속시간까지 1시간정도 남은 걸 감안해,
종로주변을 탐색이나 할까. 싶은 마음에 미리 종로에 도착했다.
여전히 추운 날씨덕에 따뜻하게 입지 않을수가 없었고, 나는 그런 날씨를 살짝은, 비난했다.
"...왜 이렇게 추운거냐고..."
추위를 느끼는것도 잠시, 거리엔 사람들이 북적였고, 이미 많은사람들이 종 앞에 모여있었다.
"정말이지..다들 열심히 산다니깐."
추운날씨에도 넘쳐나는 사람들을 보며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앞에 붕어빵을 파는 가판대가 보였다.
몸이라도 녹여볼까라는 마음에 다가간 그 곳에서, 어쩌면 내가 알고있는 소녀를 보았다.
"...응?"
아직 나를 눈치채지못한 그녀는 붕어빵을 지그시 바라보고있었다. 아마도 먹고싶은게 분명한 것 같았다.
나는 그런 슬비에게 다가가, 말을 꺼냈다.
"아주머니, 여기 붕어빵 6개주세요"
"아이구 학생~조금만 기다려~"
그런 나를 눈치챈 그녀는, 꽤나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왜 벌써 여기에있는거야..??"
"그러면 이슬비 너는 왜 여기있는건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슬비도 종로는 처음오는곳이라 길을 잃지않도록 미리 와 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한다.
역시, 준비성이 철저한 아이라고 나는 다시한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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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렇게 조금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니, 붕어빵이 전부 준비 된 듯 했다.
"여기 학생~ 붕어빵 나왔으니 가져가~"
그렇게 말하고는 붕어빵을 건네주시는 아주머니. 개수를 세어보니, 6개보다 많은 양 인듯 싶었다.
"..아주머니 6개보다 많은 것 같은데요??
"우리 학생 여자친구가 예뻐서 더 주는거니까 그렇게 알고 받아~"
이런인심좋은 가게들이 세상에 남아있다니, 아직 세상은 살만한 것 같았다. 그것보다, 여자친구라니...
나는 우리의 모습이 연인처럼 보이고있다는 생각에, 볼이 빨개졌다.
"자 여기."
슬비에게 붕어빵을 하나건넸다.
"..고마워"
조그마한 손으로 붕어빵을 받아, 입에 앙 무는 슬비. 잠시 후 무표정했던 슬비에 표정에 화색이 돌았다.
"..이거..맛있어..."
"그렇지? 겨울에 먹으면 진짜 맛있다니깐."
생각보다 붕어빵이 입맛에 맞았는지, 슬비는 붕어빵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말했다.
"아 맞다. 사실, 학교 친구들하고 만난다는건 거짓말이야."
"....응?"
얘기를 듣자하니, 또 속은듯 했다. 이쯤되면 슬비는 거짓말에 통달한 달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다.
"...둘이서만 만나자고하면 부끄러워서..."
어제는 그렇게 둘이서 열심히 돌아다녀놓고 이제와서야 부끄럽다니.. 정말..여자는 알다가도 모를 존재다.
"..뭐 난 얘들이 없는게 편하니까.."
"그래. 그러면 됐어"
그 말을 끝으로, 우리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
"....."
'으..뭐라고 말해야하지...'
그렇게 고민한 것도 잠시, 생각지도 못한 차가운 무언가가, 내 얼굴에 닿았다.
".....눈?"
분명, 어제 일기예보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이 있었던 것 같았다. 나는 슬비쪽으로 몸을 돌려 슬비를 바라봤다.
"와아.."
슬비는 눈을 처음보기라도 한 듯, 그저 눈이 내리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예뻐..."
그 아이같은 순수한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니. 어째선가 얼굴이 붉어졌다.
"...나 말이야. 세하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응??"
예상치 못한 슬비의 말에 나는 조금은 당황하고있었다. 그 다행이라는 의미를 나는 모르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친구라는건 정말 좋은거구나..싶어서."
그것은 나도 똑같이 느낀 것이었기에, 슬비에게 살짝 동감하고있었다.
"누군가랑 어디를 가보고, 맛있는것도 먹고, 재밌는것도 보고... 정말 해보고 싶었거든."
"좋았다니 다행이네."
나는 나지막히 말했다.
"..너랑있어서 더..즐거웠던 것 같아."
"...음?"
그 말을 듣고 내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과연 슬비가 어떤 의미로 저 말을 했는지, 여자애 대한 것들은 전부
젬병인 나는 알 수없었다.
"풋.. 역시 넌 바보야.."
"뭐냐고.. 그 바보취급은..."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걷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많이 지난것을 알 수있었다.
잠시 후, 뒤쪽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에 종을 울릴예정입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광장으로─'
자세히 들어보니 잠시 뒤에 광장에서 종이 울린다는 이야기 같았다.
시간이 꽤 지났음을 깨닫고, 나는 슬비에게 광장으로 가는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을건넸다.
"슬슬..시간이긴 하네. 좋아."
서둘러 광장으로 간 우리는, 한 눈에 봐도 수많은 인파가 모여있었음을 알 수있었다.
"우와....사람 진짜많다.."
"그러게..어떡하지.."
나는 생각에 잠긴 것도 잠시, 슬비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응?"
"...뚫고지나가려면..놓칠 수도 있으니까.."
살짝 부끄러웠던 탓인지 조금은 어색한 말투로, 슬비에게 말했다.
"..역시 바보야"
슬비가 살짝 미소를 띄었다. 그러고는 내 손을 잡으며, 슬비는 말했다.
"...놓치면 안돼."
"..응"
어째서인지 모를 두근거림이, 내 몸을타고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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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인파속을 뚫고, 드디어 광장에 도착한 우리는 적절히 종이 보일법한 자리를 잡아섰다.
"...휴우 깔려 죽는 줄 알았네."
수많은 인파를 겨우뚫고 나와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던 중,
다시한번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제 곧 카운트다운이 시작 될 예정입니다. 시민들여러분들께서는 모두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제 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었던 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을 때 쯤, 슬비가 말을 걸어왔다.
"있지. 이세하"
"응??"
"예전에 들었는데, 종이 울리기전에..자기의 소원을 담아 기도를하면, 그 어떤 것이라도 이루어준데."
그런 바보같은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이들어왔다. 여태까지 였다면 그런건 미신이라며 믿지않았을 나였겠지만,
어째서인지 이번에는 믿어봐도 좋을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그럼 넌 어떤 소원을 빌건데?"
"비밀."
역시 말해줄 리 없겠지. 소원이란건 누구에게나 비밀스러운 법이니까. 나도 적절히 소원을 빌어볼까. 생각하며 종이 울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5-'
'4-'
'3-'
생각해보면 그저 적절히였을지도 모른다. 친구하나 없던내가, 어느날 이렇게 즐거운 나날을 보낼줄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2-'
보고싶은 사람이있고. 만나고싶은 사람이있다. 그것은 여태 느껴본 적 없는 느낌이였으며, 무엇인가 색다른 경험이였다.
'1-'
나는 눈을감고, 인생에서 처음,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해 소원을 빌었다.
"지금 제 옆에 있는 슬비가, 아프지않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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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뎅-뎅-】
1월1일, 새해가 시작되었다. 소원비는것을 마치고 옆을보니, 아직 슬비는 눈을 감고 소원을 빌고있었다.
그런 슬비의 볼을 찌르며 나는 말했다.
"이미 끝났다고..바보야"
"..소원 비느라 몰랐어."
살짝 풀 죽은듯해 보이는 슬비에게, 나는 말했다.
"이제.. 다 끝난 것 같기도 하고..시간도 늦었으니 돌아가볼까..내가 데려다 줄게."
"..뭐 꼭 그럴필요는 없지만...잘 부탁해."
그렇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로 몸을 옮겼다. 돌아가는 길 슬비는 피곤했던 탓인지, 나에게 기대어 곤히 잠들었다.
뭐 이것도 괜찮네,라고 생각하며, 나도 잠시 피곤한 두 눈을 붙였다.
X X X
늦은 시각, 꽤나 한적해진 지하철을 빠져나와 슬비를 집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조심히 들어가."
"응. 세하도."
그렇게 살짝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서서 집으로 가려는데, 슬비가 나를 불렀다.
"이세하."
"응?"
혹시 이건 그런 타이밍인가? 라고 생각한것도잠시, 슬비가 말을 이어갔다.
"혹시..아까 무슨 소원 빌었어?"
역시. 그럴리는 없겠지,라며 잠시나마 기대했던 나를 원망했다.
"..나도 비밀이야."
"역시 그렇겠지?후훗."
"..뭐야.그럼 가볼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속에서 자꾸 흘러넘치려고 하는 이 감정을,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잘 몰랐다.
"...사실"
"응?"
지금 말하고싶은 이 감정이 목 바로 아래까지 차올랐다, 겨우겨우 용기를 내, 나는 말을 꺼냈다.
"나 사실 널─"
어째선지 말하려는 내 입을 슬비가 막아섰다.
"....아직은"
".....아하..하..나..나 가볼게..!"
그렇게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떠난 나는, 붉어진 얼굴을 감싸안고 뛰어갔다.
"조금 우쭐해져서는 그런 말을..."
얼굴이 달아올랐다. 정말 누가봐도 바보같은 내 자신을 잊으려, 달리고 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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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옷도 벗지않고 침대에 누워,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내 자신을 비난했다.
"...아 쪽팔려"
슬비는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바보같다고 생각한게 틀림없다며 휴대폰을 본 순간, 문자 한 통이 와있는걸 보았다.
부끄러움도 잠시, 나는 서둘러 문자를 읽어 내려갔다.
-이슬비-
'세하야 오늘 고마웠어. 사실, 나 처음 널 만났을 때, 널 무뚝뚝한 아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오늘 보니까, 너도 정말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일 뿐이구나...하고 느꼈어.
너도 친절을 베풀줄 알고, 남을 챙겨주는 마음을 가진, 착한아이라는걸 난 알아. 그러니까
너무 자신을 비난하지말고. 넌 충분히 멋진 사람이니까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해.
그러면 네 친구들도 널 좀 더 좋아하게 될 수 있을거야. 그정도는 할수있지? 바보야.'
웃음이 나왔다. 하나하나 읽을때마다 그저, 웃음이 나왔다. 나에 대한건 아무것도 모른단 말은 취소.
어쩌면,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사람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아직 남아있는 문자내용을 읽어내려갔다.
'아 그리고. 사실, 나도야. 그럼 잘자'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못했다. 아니, 사실은 이해하지 못한 척 했다. 이런것도 나쁘지않다고,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살짝은 풀린 마음으로 휴대폰을 끄고, 이불에 누워생각했다.
12월, 비록 3일채 되지않은 기간이였지만, 어느 때 보다 행복했고, 나에게 있어 기적같은 한달이였다.
하얀 눈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그런 아이를, 난 지금 좋아하고있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변할리 없는 사실이였고, 또 변하지않을 사실이였다.
너를 만났던 12월. 그 계절이 빨리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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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X X
-번외편-
"...진짜 덥다.."
'그 날' 이후로 시간이 꽤 흘러, 시간은 벌써 7월 달 막바지를 향해 달려 가고 있었다.
12월과는 정반대인 무더운 날씨에, 나는 축 늘어진 몸을 이끌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이 정도 날씨면 학교정도는 쉬게 해줘야 하는거 아니냐고.."
그렇게 어린아이처럼 투덜거리며, 나는 식탁위에 있는 식빵비닐을 열어 그 중 하나를 집어들고, 입에 물었다.
입에 빵을 넣은채로 오물거리며 휴대폰을 확인했을때 쯤, 문자 한 통이 와있는것 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하야 오늘도 늦지말고 꼭 학교 와야해. 알겠지? 아 참, 오늘은 수영연습 있는 날이니까 꼭 수영복 챙겨오고. ฅʕ•ﻌ•ʔฅ
역시나 그렇듯, 슬비에게 문자가 와있었다. 아니 그것보단 하는 짓이 꼭 누구 같은데.
어렴풋이, 과거에 엄마가 나에게 귀찮은 잔소리를 하던 것이 생각났다.
"...네~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충 휴대폰을 가방 속에 집어넣고 준비를 마친 나는, 항상 하던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집 문을 열고 몇 걸음을 내 딛은 순간,
"와!!!!─"
"끄악!!!!!!!!!!!!!!!"
나는 순간 놀라 뒤로 나자빠져버렸다.
이 상황, 분명 저번에도 있었던 것 같다. 아니 있었다.
확실한 것은, 내가 이 바보같은 장난에 또 당했다는것 이였다.
"하아..하아.."
"...푸흐흡"
슬비는 내 모습을 보고 뭐가 그렇게 웃겼던 것 인지, 웃음을 참고 있었다.
"....웃지마"
"풉...그래 또 당할줄은 몰랐는데 말이야."
"...놀란 거 아니라고"
나는 옷을 털어내고 넘어진 몸을 일으켜 세웠다.
잠시 서로 농담을 건네던 도중, 시간이 어느정도 지남을 확인한 슬비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제 갈까? 이대로 있다가는 늦을거 같구."
"...응"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등교길, 내 옆에 있는 그 아이의 손을 잡고 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END-
-잡다한 말들-
-제 첫소설인 12월의기적(세하,슬비)입니다!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세하 슬비 스토리 보다가 꽁냥대는게 너무 귀여워서 쓰게 됐구요!
-항상 세하슬비 보면서 마음이 편해지는걸 느낍니다.. 모두 세슬하세요!
-원래는 12월편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으신 분들이 뒷 이야기를 원하셔서 이렇게 번외편으로 세하슬비를 이어줬습니다..ㅎㅎ 세슬 파이팅..
마지막으로! 긴 글 읽어주신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실수로 글 수정한다는게 삭제를 해버려서 다시 올리네요..ㅠㅠㅠ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