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랑(龍狼) -2

플루ton 2019-08-27 2

한편.

돔을 넘어 안쪽 공간으로 넘어간 나타의 눈앞엔 조금 전과 전혀 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중력을 무시하고 허공에 떠다니는 대지가 있는가 하면 곳곳에 솟아난 수수께끼의 광물이 발광하며 돔 안을 밝히고 있었다

나타는 이 광경을 알고 있다. 과거 신서울 상공에 나타났었고 이후 벌처스의 비리를 막기 위해 침투했던 적이 있는 이차원의 영지, 용의 영토와 아주 유사한 환경이었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렇게 바뀌기 이전에 있었던 건물의 잔해가 이곳저곳 널려있다는 점일까?

".... 느낌으로 볼때 아직 차원압력까진 변하지 않은 건가."

나타는 주변의 상황을 확인하곤 단말기를 꺼내 주변의 정보를 확인하였다. 단말기에 나온 정보에 따르면 기압이나 중력 공기 중 산소 농도 등이 조금씩의 차이가 있었지만, 다행히 그가 가장 걱정하던 차원압은 바깥의 공간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었다

차원압의 차이가 심했다면 얼마 못 가 육체가 그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망가지기 시작할 테니 이를 걱정하던 나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일단 최소한의 조건은 갖춰졌군. 이제 다음 문제는 그 녀석을 어디서 찾느냐는 건데. 그건 걱정할 필요가 없겠군."

시야의 너머. 돔의 중앙으로 추정되는 그곳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렬한 기운을 포착한 나타. 그리고 나타가 이를 눈치챈 것과 동시에…….

■■■■■■■■--!!!!!!!!!!!!!!!!!!!!

시끄러운 괴성이 돔 안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곧이어 자신에게 향해 달려오는 수많은 기척을 느끼며 나타는 허리 장비해둔 검에 손을 뻗었다.

"그래……. 그렇게 쉽게 갈 수 있을 리 없지."

중얼거리는 그의 시야에 수많은 차원종이 달려들었다. 생김새는 각양각색이었지만 모든 차원종들이 파충류를 연상시키는 비늘에 덮여있었다.

"크리자리드, 드라군, 아지다하카, 우로보로스……. 많이도 왔군. 그 녀석에게 갈 때까진 힘을 최대한 남겨둬야 하니……. ! 버러지 녀석 말을 빌리면 자체 하드코어 모드인가? 좋아……. 해주겠어……."

숨을 내쉬며 마음을 진정시키는 나타. 손에 든 검에 청자색 빛이 모여들며 칼날을 이루었고 이를 확인한 나타는 천천히 앞으로 발을 옮겼다. 그리고 자신을 향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차원종들을 차분히 바라보며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검을 휘둘렀다. 날카로운 풍절음을 울리며 휘둘려진 칼은 깔끔한 궤적을 그리며 선두에 선 차원종의 목을 별다른 저항 없이 베고 지나갔고,

...........……!

차원종의 머리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그것이 신호가 되었다.

"흐읍……!"

숨을 들이쉰 나타는 쉴 새 없이 검을 휘둘렀다. 청자색 참격이 공간에 수놓아지고 그때마다 달려들던 차원종의 머리가 하나하나 떨어져 나갔다. 동료의 죽음에 차워종들도 분개하며 촉수나 뿔을 휘두르며 공격했다. 이에 나타는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공격을 스치듯이 피했고 공격을 가한 차원종부터 차례차례 목을 떨어뜨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스스스스……!!!

그렇게 한 걸음씩 꾸준히 나아가던 도중 나타의 귀에 땅을 빠르게 기며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고 이에 망설임 없이 들고 있던 검을 소리가 들린 방향을 향해 던졌다. 빠르게 회전하며 날아간 검은 피를 튀기며 허공에 박혔다.

■■■■-----!!!!!!!

이어서 괴로워하는 비명이 울리며 허공이 일렁이더니 뱀처럼 기다란 몸체를 가진 차원종이 나타났다.

"역시 우로보로스 타입인가. 네놈들의 카모플라쥬는 역시 성가셔!"

혀를 차며 나타는 검 자루에 연결되어있던 줄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그것만으로 차원종에게 박혀있던 검은 자석이라도 달린 그것처럼 다시 그의 손으로 돌아왔고 이를 다시 휘둘러 괴로워하는 차원종의 목을 벴다. 그러는 사이 배후에서 갑자기 모습을 나타내는 또 다른 우로보로스 타입 차원종

그 날카로운 발톱이 나타의 목에 박히려는 순간 나타는 허리를 뒤로 젖히며 공격을 피하곤 그대로 뒤로 재주를 넘으며 우로보로스 타입의 얼굴에 발을 꽂아 넣었다. 그리곤 양손으로 땅을 짚고 사방을 향해 발을 휘둘러 차원종들의 접근을 저지하곤 회전을 유지하며 요령 좋게 상하를 반전시켜 원래대로 일어섰다.

"하아아아아아압-!!!"

그리곤 회전속도 이용해 빠르게 정면의 차원종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가장 앞에 있던 차원종을 걷어차 날려버린 나타는 그 여파로 넘어진 차원종을 발판삼아 짓밟고는 높이 뛰어올랐다. 공중으로 날아오르며 아래의 상황을 빠르게 살피는 나타

자신의 밑으로 모여드는 차원종들을 확인하며 나타는 칼자루가 아닌 이를 연결한 끈을 잡곤 빠르게 사방으로 휘둘렀다. 신축성이 좋을 소재로 만들어진 그 끈은 순식간에 몇 배로 늘어났고 나타는 이를 고속으로 회전시키며 아래에 모여든 차원종 무리에게 낙하했다.

"무간옥......!"

콰과과과과과과곽---!!!

말 그대로 공간을 찢어**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수십 수백의 참격이 공간을 채웠다. 폭풍과도 같은 공격을 퍼부으며 차원종들을 몰아붙이는 나타. 검에 닿은 차원종들은 마치 믹서기에 갈리듯이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져갔다. 간혹 부상을 각오하고 참격을 뚫고 덤벼드는 차원종들도 있었지만, 그들 대부분은 위상력을 집중시킨 다리 공격에 머리가 터져 절명했다. 차원종들의 피로 신발과 바짓단이 붉게 물들어갔지만, 나타는 이를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 한 걸음씩 전진해나갔다.

"저리……. **---!!!"

한참을 그렇게 나아가던 나타는 마지막으로 땅을 향해 팔을 크게 휘둘렀고 이에 따라 한껏 가속된 칼날이 땅을 강타하였다. 그러자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며 모였던 차원종들을 날려버렸고 그러면서 생긴 빈틈을 나타는 빠르게 주파했다. 그런 그의 뒤를 차원종들이 쫓아갔지만, 다리에 위상력을 집중시킨 나타는 지금까지 이상의 속도로 거리를 벌리며 목적지를 향해 달려나갔다.

"?!저건……."

그렇게 차원종들을 따돌리고 순조롭게 앞으로 나아가던 나타의 시야에 자신에게로 날아오는 거대한 두 개의 그림자가 포착되었다. 이를 확인한 나타는 휘두르던 칼을 회수하며 후방으로 도약했고 직후 방금까지 나타가 있던 땅을 두 개의 거대한 둔기가 붕괴시켰다

착지한 나타는 눈을 가늘게 뜨곤 자신을 덮친 두 존재를 확인했다. 다른 차원종과 비교해 몇 배는 거대한 덩치와 근육질의 체격. 전신을 뒤덮은 비늘은 각각 흑백의 갑옷을 연상시켰고 그 손에는 비늘과 같은 흑색과 백색의 둔기가 들려져 있었다.

"....안드라스 타입. 수문장이 나온 걸 보면 방향을 제대로 찾아온 것 같군. 네놈들의 대장. 레비아는 그 뒤에 있나?"

"인간 주제에. 감히 용의 존함을 함부로 입에 담는 것이냐?!"

대답을 기대하지 않고 던진 질문에 안드라스들이 대답하자 나타는 사뭇 놀랐지만, 그 감정을 숨기며 태연한 척 말을 걸었다.

"뭐야? 벌써 이쪽의 언어를 쓸 수 있는 개체까지 탄생한 건가? 생각보다 빠른데?"

"닥치라 하찮은 존재여. 우리 용의 혈족은 새로운 용을 받들어 지금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머지않아 수십만의 뱀들이 깨어나고 너희 차원을 섬멸할 것이다. 그러니 그만 포기하고 얌전히 종말의 때를 기다려라!"

동시에 공명하며 대답하는 안드라스들을 바라보며 나타는 헛웃음을 흘렸다. 대체 저게 무슨 소린지. 저 말이 사실이라면 병력이 더 늘어나기 전에 제압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데 안드라스들의 말은 그 선택지를 포기하고 그냥 적의 군대가 불어나는 것을 손 놓고 구경하다 항복하라는 말과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너희는 진화가 아직 덜된 것 같군. 그딴 멍청한 소리를 해대는 걸 보니."

"감히---!!!하찮은 존재 주제에 우리 수문장을 능멸하다니! 그 죄 더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즉결 심판한다!!!"

나타의 도발에 넘어간 안드라스들을 들고 있던 둔기를 동시에 치켜들곤 나타를 향해 찔렀다. 번갯불을 휘감은 채 휘둘러진 둔기는 강력한 충격파를 일으키며 날아들었고 이를 보며 나타는 차분히 검을 들어 올렸다.

'...침착해라. 체력이라면 모를까 위상력은 낭비해선 안 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 내야만 한다. 바로 지금!!!"

공격이 바로 코앞까지 왔을 때 나타는 빠르게 둔기 위로 몸을 굴렸다. 둔기가 종이 한 장 차이로 옷깃을 스치고 지나갔지만, 나타는 이를 신경 쓰지 않고 그 위를 구르듯이 빠르게 미끄러져 올라갔다. 이에 놀란 안드라스들이 급하게 무기를 뒤로 뺐지만, 그보다 빠르게 나타가 그들의 눈앞으로 쇄도했다

자신의 공격 범위까지 거리를 좁힌 나타는 망설임 없이 검을 휘둘렀다. 둔기 위를 구르며 가속된 칼날은 청자색 초승달을 그리며 두꺼운 비늘로 덮인 안드라스 하나의 목을 어려움 없이 절단했다.

"?! 이놈이---!!!"

동료의 죽음에 분개하며 주먹을 휘두르는 다른 안드라스. 그 주먹엔 보라색 번갯불이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이 번쩍거렸지만, 나타는 이에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쓰러지던 개체의 몸을 발판삼아 옆으로 도약했다. 다음 순간 방금까지 나타가 있던 공간을 안드라스의 공격이 후려치며 지나갔고 그러는 사이 나타는 무사히 땅에 착지했다.

"! 쥐**같은 녀석-!!"

분개한 안드라스가 번갯불을 휘감은 둔기를 사방을 향해 휘둘렀다. 한 번이라도 맞으면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공격이 휘몰아쳤지만, 나타는 아무렇지 않게 그사이를 파고들어 순식간에 안드라스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흐읍-!!!"

기합일섬. 전신을 회전시켜 휘두를 참격이 안드라스의 왼쪽 어깨부터 오른쪽 허벅지까지를 베어냈다. 하지만 단단한 비늘로 덮여있던 그 몸을 한 번에 가르친 못하고 깊은 상처를 입히는 데에 그쳤다.

"크아아아악-!!!!!"

상처 입은 것에 분개한 안드라스가 전신에서 번갯불을 일으켰고 나타는 한 박자 빠르게 거리를 벌려 그 공격을 피했다.

"생쥐 같은 놈! 어디 이것도 한번 피해 봐라!!!"

-! 쿠웅--!!!쿠우우웅----!!!!!!!!

안드라스가 있는 힘껏 발을 구르기 시작했고 그때마다 강력한 인력이 발생하며 주변의 사물들이 그를 향해 빨려 들어갔다. 나타는 재빨리 땅에 검을 박아넣고 다리에 힘을 주는 것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피했지만 그런 그를 향해 안드라스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래! 그렇게 땅에 엎드려있는 게 너희 인간에게 올바른 자세다! 감히 분수도 모르고 우리의 용에게 도전하려던 불경! 그 목숨으로 사죄해라---!!!"

자신의 힘에 꼼짝도 못 하고 그저 버티기만 할 뿐인 나타를 비웃으며 안드라스는 그 둔기를 치켜들고 나타를 향해 휘둘렀다. 이를 가만히 응시하며 나타는

"-! 멍청하긴……!"

작게 비웃음을 던지며 자연스럽게 자리를 박차고 뛰어올랐다. 종이 한 장 차이로 공격을 피한 나타는 안드라스가 일으키고 있는 인력에 저항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아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안드라스를 향해 쇄도했다. 뒤늦게 안드라스가 그를 향해 다시 주먹을 휘두르려 했지만, 그 공격이 닿기보다 먼저 나타의 칼날이 발목을 깊게 베었다.

"크윽--!!!"

발목이 베인 탓에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며 무릎 꿇은 안드라스. 이를 놓치지 않고 나타는 그의 거구를 발판 삼아 높이 뛰어올랐다. 당황한 안드라스가 재빨리 몸을 일으켰지만 이미 최고점에 도달한 나타는 몸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안드라스를 향해 빠르게 낙하했다.

"-!!이 미천한 존재가---!!!"

안드라스가 분노하며 번갯불을 휘감은 주먹을 나타를 향해 휘둘렀지만 이를 스치듯이 피한 나타는 오히려 그 팔 위를 타고 내려가 그 목을 향해 회전력을 가득 실은 칼날을 휘둘렀다.

"……. ……!"

처음 단칼에 쓰러진 개체와 달리 그 목을 완전히 절단하진 못했고 그 탓에 안드라스는 아슬아슬하게 목숨을 건진 채 뒷걸음치며 나타에게서 멀어졌다. 하지만 목의 7할 이상이 잘려나간 탓에 출혈이 심했고 결국 얼마 가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 어떻. ……. 위험……. 위상력……. . 껴지……!"

"당연히 안 느껴지지 멍청한 놈들. 여기까지 오면서 위상력이라곤 처음 검날에 집중시킨 걸 제외하면 거의 쓰지 않았으니 말이야. 나머진 순도 100% 체술만으로 때운 거라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중얼거리는 안드라스의 의문에 답하며 나타는 그 머리를 검으로 내리쳐 마무리를 지었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체를 무시하고 나타는 다시 목적지를 향해 발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나 나아갔을까? 3자리 수는 가볍게 넘는 차원종을 처리하며 나아가던 나타는 마침내 돔의 중앙에 도달하였다. 쓰러지고 무너진 건물의 잔해들, 원래는 이곳에 있었던 도시를 가로지르는 한강, 그리고 그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는 높게 솟아오른 검은색의 유기물로 이루어진 듯한 거대한 탑. 그 꼭대기에 앉아 자신을 내려다보는 존재를 나타는 마주 보며 중얼거렸다.

".....레비아."

그 소리를 들은 것인지 아니면 그저 자신의 영토에 침입한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인지 레비아는 탑에서 내려와 천천히 활강하며 내려왔다. 이전의 그녀에게선 느끼기 힘들었던 강렬한 적의를 온몸으로 받으며 나타는 주머니에서 챙겨왔던 체력회복제를 단숨에 들이켰다.

". , 이제부터가 진짜로군."

입가에 묻은 약을 닦으며 나타는 차분히 자신을 향해 내려오는 존재에게 한 걸음씩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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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감하셨나요? 생각보다 이번화는 빠르게 끝나서 1주일이 지나기 전에 올렸네요. 다음화도 기대해주세요^^7

2024-10-24 23:24:1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