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세하슬비]클로저 117번의 회상

세하117 2019-08-10 5

오늘도 나는 헬멧에 박혀있는 비어있는 AI칩을 만지작거린다. 오늘이...그녀가 떠난지 5년째 되는 날이다. 처음 만났을 때 심심해서 게임을 하고있던 내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세하-117 요원! 게임 그만하고 무기 손질 하시지요!"
"아까 손봤어. 그리고 내건 구조가 단순한 GEN 2 기어거든? 그리고 그 117은 빼라?"
"...!"
"어, 어? 이거 왜이래? 야! 이슬비!"

그녀의 이름은 이슬비, AI다. 능력 보조는 염동력과 전기 계열. 정말이지...최악의 콤비였다. 내 능력은 단순히 가열과 발화 뿐 인데...상부의 착오로 원래 오기로 한 AI가 오지 않고 이 까칠하기 첫째라하기 서러운 수준의 0순위의 까칠함을 가진 놈이 오게 되었다. 당연히 사이는 개판이었다.

나는 어릴 때 차원종이 습격해 길을 잃었다 유니온에 납치되었다(적어도 엄마가 있었다는건 기억난다). 그러나 각종 개조시술과 격한 훈련때문에 얼굴도 목소리도 기억이 안난다. 내 성이 뭐였는지도 기억이 안나는데 뭐 어때? 했던걸 그녀가 다시 깨워줬다.

"117 요원,"
"'세하'라 부르라고, 이제 500번 째야."
"하아...세하 요원, 당신의 어머니는 어떤 분이신가요?"
"몰라, 기억안나. 계다가 알게 뭐야? 거의 세네살 때 이별했는데."
"당신은 그녀가 그립지 않나요?"
"안그리워."
"그럼, 매번 '어머니'라는 말을 들을 때 마다 뇌에 나타나는 반응은 뭐죠?"
"야, 너 그런거 언제 스캔한거야?"

이런 쓸데없는 싸움이 그리워진건 애쉬와 더스트, 그것들이 나타난 이후였다.
그당시 난 놈들과 싸우다 죽을 뻔 했고, 팀원들은 중상으로 뻗어버렸고, 나는 죽기 직전이었다. 그때 이슬비가 내게 전투복 내에 있는 스팀팩을 투여해서 나를 겨우 살려내었다. 덕분에 그 둘을 쫒아내었으나 그게 엄청 질길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와 슬비의 사이는 급격하게 좋아졌고 만약 슬비가 인간었다면 난 그녀에게 청혼을 했을 것 이다.

그리고...

한번 해볼걸 그랬다. 분명 정신 나갔냐는 소리 들었겠지만...

사고가 생겨 한 4년간 나와 슬비는 실종됬었다. 그리고 슬비의 수명이 다해서 붕괴되기 시작했다.

"정도연."

"세하야."

아, 애쉬와 더스트 전 이후로 서로 말도 놓게 되었다.

"정도연 박사님이 널 만들었잖아. 고쳐줄거야."
"세하야, AI의 수명 초과로 인한 붕괴는 누구도 고치지 못해. 설령 정도연 박사님이라 할 지라도 말이야."
"안해보고 그런 말 하지마!"

나는 슬비를 위로하며 정도연 박사님을 찾아갈려고 했다.

그러나...나는 그녀를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더스트!"
"후훗, 이세하. 너는 정말 내 펫으로 삼고 싶을 정도야. 하지만, 이슬비. 넌 방해야! 없어져!"
"세하야!"
더스트는...그녀를 없애버렸다.
"슬비야!"

-나는----신-----지----고 더스트를-----워.

그게...내가 현실에서 들은 그녀의 마지막 목소리였다.

"더스트! 너 절대 용서 안해!"
"우후후...세하는 화난것도 귀엽네. 그래도...반항하지 말아줄래!"

나는 혼심의 힘을 다해 그녀석을 죽였고, 그녀석도 나를 길동무 삼으려고 했다.

다음은 현실이 아닌 듯 했다.

"슬비야?"
"세하야. 작별인사를 하러 왔어."
"뭐?"
"내가 사라지기 전, 동력으로 쓰던 위상력을 전부 너에게 역류시켰어."
"그건 알 바 아냐! 그보다! 작별인사라니! 뭔 헛소리야?!"
"세하야...날 살리겠다는 그 약속...사실 불가능해. 말 했잖아."
"아니...아니야, 안돼! 난 널 살려야 돼!"
"늦었어...시간도 이미 다됬고. 이제 안녕, 세하야."
"슬비야!"
"세하-117 요원? 정신이 들어요? 아직 안정을 취하셔야되요!"
"..."
"117 요원?"
"***...그놈의 117은 빼라고..."

그날, 펑펑 울었다. 울지 않고는 못버티겠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적어도...약속을 지키는 건 확실한 놈으로 남고 싶었는데...

"세하 요원."
"박사님..."
"이번 임무는 어쩌면 당신만이 가장 적합자일지 모르겠군요."
"네?"
"플레인 게이트에서 이상한 신호가 잡히고 있어요. 놀랍게도...이슬비의 신호에요."
"...당장 향하도록 하겠습니다."



작가 후기
안녕하세요. 뉴비인 세하 117 입니다.
사이버네틱 코스튬을 보고 한번 마스터 치프와 이세하를 합쳐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런 글을 쓰네요. 클로저스로 쓰는건 처음이니 이상해도 그려려니 해주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10-24 23:24:0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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