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터지기 팀 Another Story - 설원의 기사 .4

에델슈타트 2019-07-18 1

"그럼 모두 모이셨습니까?"

한바탕 소동이 지나간후, 성 뒷편에 마련된 상당한 크기의 연습장에 모인 두 팀이 각자 움직이기 편한 복장으로 스트레칭을 하던 도중 엘렌이 커다란 박스를 들고 연습장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자 엘렌은 상자를 내려놓고 멋쩍게 목을 긁었다.

"그건 뭐야? 엘렌."

텐도가 상자안을 살짝 들여다보며 묻자 엘렌은 상자 안의 팔찌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모의전을 위한 가벼운 위상력 억제와 관측장치입니다. 예전에 로버트씨가 창고에 있다고 한게 기억나서 이참에 써먹을까 하고 가져왔습니다."

"위상력 억제라, 어떤 기능이 있는거지?"

어느새 다가온 볼프강이 고급스러운 은색의 팔찌를 들어 이곳저곳 살펴보며 묻자 옆에있던 엘리자가 부채를 입가에 대더니 팔찌의 자그마한 디스플레이같은곳을 가느다란 검지로 툭툭 건들며 입을 열었다.

"모의전을 대비해서 혹시나 모르는 위상력 조절에 실패했을때 바로잡아주는 도구랍니다. 착용자가 발하는 위상력을 일정 출력으로 조절시켜주는 동시에 외부의 위상력에 닿으면 경고메세지가 울리게 되어있어요."

"과연, 그 경고메세지가 울리면 게임 종료라는거군."

볼프강이 납득했다는듯이 눈을 감으며 은색 팔찌를 차자 등뒤에서 설명을 듣던 다른 팀원들도 하나둘 상자에서 팔찌를 꺼내 착용하기 시작했다.

"후후, 이몸의 강대한 마력을 고작 이깟 팔찌로 제어할수 있다니, 현대 문명도 얕볼수는 없....켁!"

"네 포지션은 저쪽 중앙이잖아? 당장 가서 준비하라구!"

팔찌에 다른쪽 손가락을 대며 웃음을 흘리던 조슈아를 텐도가 귀찮은듯이 뒷덜미를 잡고 치워버리자 바넷사는 즐겁다는듯이 웃음을 지으며 커다란 저격총을 든채 연습장 내부의 능선에 자리를 잡았다.

"자 소마, 전학생, 우리도 자리를 잡는거야."

그 모습을 보던 루나가 아이기스를 들고 옆쪽에서 팔찌를 들여다보고있던 두 사람에게 말을 걸자 소마가 양손을 흔들면서 루나에게 다가와 싱글벙글 웃으며 어깨를 잡았다.

"네네~ 우리 루나랑 함께라면 아무도 무섭지 않지롱~ 아하핫 루나 긴장했어?"

"그, 그런거 아니야!"

루나가 강한척 하면서 살짝 고개를 돌리자 뒤에서 세트가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포메이션의 앞쪽에 당당하게 섰다.

"걱정하지 마라! 땅딸이랑 분홍이는 내가 지켜줄테니까!"

"와~ 무지무지 믿음직스럽다~ 잘 부탁해!"

"모두를 지키는건 내 역할이거든?!"

"그치만 땅딸이는 맨날 지킨다 해놓고 혼자 멀리 달려가버리지 않냐?"

투닥대며 사냥터지기팀의 2분대팀이 자리를 잡자 금색의 팔찌를 찬 파이는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눈앞의 두 사람을 한번씩 날카롭게 바라보고는 옆에서 책을 펼치고있는 볼프강을 향해 눈동자를 살짝 움직였다.

"선배, 이 두사람, 상당한 실력자로 보입니다. 조심하세요."

파이가 긴장한 표정으로 사검을 꽉 쥐며 말하자 볼프강은 여유롭게 웃으며 긴장을 풀어주듯 파이의 어깨를 탁탁 쳤다.

"뭐 너무 긴장하진 말라고 파트너. 어차피 모의전이잖아?"

"무슨 소립니까. 선배. 모의전이라곤 해도 실전처럼 하지 않으면 하는 의미가 없는겁니다. 상대의 실력을 가늠해보기 위한 자리이니까요."

"...싸우기 전에 잔소리는 그만 두라고, 동료의 의욕을 깎을셈이야?"

파이의 진지한 설교를 들은 볼프강이 질린다는듯이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파이는 욱하는 표정을 잠시간 지었지만 금새 풀고는 검집에서 검을 꺼내들었다.

"자 그럼 모의전을 시작하겠습니다. 상대의 공격에 맞아 경고가 울린 클로저는 그 자리에서 이탈해서 벤치에 앉아 기다려주십시오."

어느새 오른손에 장갑을 낀채 팔을 올린 엘렌이 주의사항을 말하며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아홉명의 클로저를 한번씩 천천히 둘러보고는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팔을 천천히 내렸다.

"그럼...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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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앙-
 
"읏!"

의기양양하게 아이기스를 든채 앞으로 뛰어나간 루나가 직면한것은 맞은편의 능선에서 한치의 오차없이 총탄을 퍼붓는 바넷사의 저격이었다. 아이기스를 들어 겨우 방어하고 있지만 이래서는 상대에게 닿는것조차 할수 없으리라 직감한 루나는 옆의 세트에게 눈짓을 보냈다.

"땅딸아. 눈 아프냐?"

"그게 아니야! 바넷사씨를 견제할수는 없겠어? 이대로라면 주도권을 빼앗어오는것조차 못할거야."

"나한테 맡겨, 루나!"

뒤에서 조용히 총탄의 리듬을 듣고있던 소마가 열번째의 총탄음을 듣자마자 옆쪽으로 빠지며 빠른 달리기로 순식간에 바넷사와의 거리를 줄였다. 그리고 그대로 오른팔의 톤파로 재장전중인 바넷사를 향해 위상력으로 구현된 불꽃을 쏘았다.

"... 물러!"

하지만 그 불꽃은 갑자기 나타난 은색의 건틀릿에 의해 허무하게 막히고 말았다. 어느샌가 소마의 앞에 쇄도한 텐도는 불꽃을 가볍게 갈라서 막아낸뒤 놀란 소마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우와아앗!"

가까스로 팔을 X자로 겹쳐서 막아낸 소마가 뒤로 밀리자 그 자리를 금새 재장전한 바넷사의 총탄이 날아들었다. 소마는 허겁지겁 뒤로 뛰어올라서 피했지만 공중에 뜬 소마는 그 다음 날아오는 바넷사의 총탄을 막을수 없었다.

"크와앙!"

그리고 소마가 총탄에 맞기 직전, 가까스로 달려온 세트가 구현화된 커다란 가시로 총탄을 튕겨냈다. 그대로 자세를 재정비한 소마와 함께 양옆으로 갈라져서 바넷사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니까, 무르다고 했잖아!"

하지만 그와 동시에 텐도가 땅을 건틀릿으로 쾅 찍자, 땅에서 튀어나온 커다란 바위가 두 사람을 막아섰다. 갑자기 나타난 바위에 당황한 소마와 세트를 향해 달려간 텐도는 그대로 세트의 뒷덜미를 잡더니 소마를 향해 던졌다.

"조슈아!"

"맡겨둬. 이얏!"

그와 동시에 연습장의 중앙에서 포지션을 잡고있던 조슈아가 부딪혀서 쓰러진 두 사람을 향해 커다란 물줄기를 쏘았다. 위상력을 담은 그 물은 필사적으로 내달려온 루나의 방패에 의해 가까스로 막혔다.

"괜찮아, 둘다?!"

"텐도 언니, 무지무지 강하다~"

"주먹녀석, 굉장히 무서웠다!"

루나의 걱정섞인 물음에 겨우 일어서서 기가 한풀 꺾인 목소리로 두사람이 대답했다. 확실히 텐도의 파괴력은 2분대가 지금까지 봐온 어떠한 상대보다 강한것임은 틀림없었다.

"어떻게 상대해야..."

투쾅!

침착하게 작전을 짜려는 루나의 말을 끊듯이 텐도가 그대로 달려와서 루나의 방패를 돌려차기로 차버렸다. 어떻게든 방패를 든채로 쓰러지지 않고 밀려난 루나에게 쉴틈을 주지 않겠다는듯이 그대로 조슈아의 물의 화살이 쏟아졌다.

"으읏..!"

"루나!"

파앙!

루나에게 달려온 세트와 소마가 힘겹게 물의 화살을 분쇄해서 막아내긴 했지만 루나는 기진맥진 방패를 세우고 주저앉을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쉴틈을 주지 않겠다는듯 바넷사의 저격이 곧바로 방패에 꽂혔다.

"헤에, 꽤나 단단하네. 루나. 솔직히 놀랐어."

살짝 거리를 벌린 텐도가 도발하듯이 칭찬하자 루나는 총탄을 막아내면서 분함에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분명히 상대의 실력과 팀워크는 자신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원거리에서 쏘아대는 강력한 탄환과 그를 지키는 텐도의 철벽방어, 그리고 멀리서 보좌하는 조슈아까지 모두 번거롭기 짝이 없는 상대였다.

'이럴때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할까...'

살짝 마음이 약해진 루나가 복잡한 표정을 짓자 소마는 웃으면서 루나의 어깨를 살짝 껴안았다.

"소, 소마?"

"확실히 상대는 강하지만... 걱정마 루나! 분명 우리라면 해낼수 있을거야!"

"맞다, 땅딸아! 분홍이도 나도 아직 기운이 잔뜩 남아있다!"

그리고 몸을 부르르 떨고 일어난 세트가 자신만만하게 웃으면서 옆에서 클로를 다시 세웠다. 그 모습을 본 루나는 조그맣게 미소짓더니 결심한듯이 주먹을 꽉 쥐었다.

"소마, 전학생, 나도 좀 더 힘내볼게! 선생님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힘내자!"

기운을 차려서 작전을 생각하는 루나를 바라보며 소마와 세트는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2024-10-24 23:24:0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