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아들 51화
검은코트의사내 2019-07-16 2
이번에는 제대로 일격이 들어갔다. 건 블레이드의 화력의 강도를 최대로 높여서 했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쉽게는 죽지 않는다 이건가? 역시 티어매트는 강하다. 그래도 이제 더는 회복할 수단도 없을 것이다. 갇혀 있는 클로저들을 구하지 못해서 마음이 아프다. 가능하면 그 사람들도 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크르르르... 인간... 죽인다."
또 일어났다. 정말 끈질기게 안 죽네. 그래도 몸이 부식되어 있으니 움직이는 건 어려울 것이다. 구하지 못한 다른 클로저들의 원한을 담은 푸른색 불꽃으로 무장한 건 블레이드를 들어올린다.
"크아아아아!!"
카앙! 카앙! -
날카로운 야수의 이빨을 드러내면서 내게 달려들었다. 나는 그 공격에 맞서기 위해서 건 블레이드를 휘둘러서 4번 정도 합을 이루면서 푸른색 불꽃을 녀석의 몸에 노출시킨다. 손톱이 부식되고 있지만 오히려 폭주하고 있는 티어매트, 역시나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상대인 거 같다. 게임에서 말하면 분노 모드라고 봐야 되려나?
"먹어랏!"
틈을 봐서 건 블레이드의 화력을 담아서 녀석의 머리를 겨냥해서 발포해서 머리를 태워버린다. 이 정도 화력으로 머리가 나가떨어졌으니 이제 곧 녀석의 몸이 넘어갈 거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태어매트의 양손이 내 어깨를 붙잡아서 꼼짝못하게 했다.
"아니!?"
"잡. 았. 다. 인간!!"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머리를 제대로 명중시켰는데."
잠시 후에 푸른색 불꽃이 사라지는 게 보였다. 이런, 머리가 제대로 타버리지 않았다. 혹시 또 한 번 진화를 해서 푸른색 불꽃에 내성이라도 생긴 건가? 머리의 절반이 녹아내린 건 확실하지만 나머지 절반이 아직도 남아있었다.
"아아악!!"
어깨를 잡은 녀석이 손톱이 길게 늘어지면서 파고들어간다. 엄청나게 아파서 고통을 참지 못했다. 또 위기였다. 티어매트를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야말로 녀석에게 죽게 생겼다. 날카로운 야수의 이빨을 드러내며 당장에 나를 물어뜯으려고 한다.
"인간, 너의 살을 먹어주마!"
* * *
"이세하! 으윽."
방금 전부터 머리가 어지러워서 정신을 겨우 유지하는 게 전부였다. 슬비는 어떻게 해서든 그를 도와주고 싶지만 머리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나서봤자 방해만 될 뿐이었다. 싸우고 싶어도 머리가 어지러우면 제대로 된 전투를 할 수가 없었으니까. 방금 전에도 운 좋게 성공시킨 것이지만 그것이 한계였다.
"어쩔 수 없군."
호흡을 가다듬고, 등 뒤에 수 많은 비트들을 형성시켰다. 조그마한 단검들이 세하를 붙잡고 있는 티어매트에게 날아간다. 마침 입을 벌리면서 그의 머리를 물어뜯으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세하가 눈을 질끈 감고 있을 때 비트들이 날아와서 티어매트의 얼굴 앞을 중심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츄라라락- 서겅-
티어매트의 양쪽 팔에 무수히 많은 하얀색 섬광 줄기가 다방향으로 그어졌다. 그러자 그녀의 팔이 사과를 쪼개듯이 조그마한 조각으로 무수히 쪼개짐과 동시에 붉은색 피가 다량으로 터져나왔다.
"끄아아아아아!!"
세하의 몸이 떨어짐과 동시에 티어매트는 양 팔을 잃은 채로 뒷걸음질을 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성난 얼굴로 슬비가 있는 방향을 본다.
"이, 계집 인간이!!"
"하아... 하아......"
슬비의 이마에서 피가 한 줄기 흐르고 있었다. 머리가 정상이 아닐 때 위상력을 쓴 대가였다. 잘못하다가는 뇌가 터져버릴 위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설마, 내가 도박을 할 줄은 몰랐네."
세하는 기절했는지 쓰러진 채로 움직이지 않았다. 비트들이 티어매트의 양쪽 다리와 몸통도 쪼개기 시작했지만 다리만 쪼개질 뿐, 몸통은 단단한 부분이 있었는지 쪼개지지 않았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나머지 부분은 다른 기술로 처리하면 그만이었으니까.
"크갸아아악! 마... 말 도 안... 돼... 내가 이런, 인간 애송이... 들한테... 당하다니!!"
"염력 투입!"
슬비의 이마에 상처가 벌어지면서까지 염력을 사용한다. 양 손을 앞으로 뻗은 채로 자세를 잡으면서 티어매트의 몸통을 위로 끌어올린다. 그런 다음에 풍선처럼 점점 부풀어오르게 하다가 마침내 터져버렸다. 티어매트는 강한 차원종이라 이 정도 공격은 통하지 않지만 지금처럼 팔과 다리가 없어서 노출된 구멍 안으로 투입시켜서 팽창하면 되는 일이었다. 수많은 고깃조각으로 쪼개진 채로 박살이 난 티어매트의 잔해, 슬비는 피가 흐르고 있는 이마에 손을 짚다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삐익-
두 사람이 쓰러진 뒤에 기계음이 나면서 발걸음 소리가 빠르게 들려오고 있었지만 슬비는 더 움직일 힘도 없었기에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티어매트를 없애버리는 것만으로도 만족했으니까.
* * *
직장에서 대부분 직원들이 퇴근한 시간대인 늦은 밤, 그곳에서 정장을 입고 있는 한 중년 사내가 집무실 책상에 앉은 채로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책상 앞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재벌 그룹들에 관한 정보가 기록된 서류와 차원종에 관한 서류가 놓여 있었다.
따르르릉-
전화벨 소리가 들리자 곧바로 수화기를 들어서 받는다.
"나다. 그래. 어떻게 일은 잘 되어가는 건가?"
차원종의 서류를 나머지 손으로 들어올리면서 나지막한 소리로 말한다. 지금까지 클로저들이 쓰러뜨린 차원종에 관한 내용이 들어있는 정보였다.
[티어매트 일로 잔해 수집이 상당히 진행 되었습니다. 하지만 녀석들이 냄새를 맡는 것은 시간 문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알고 있네. 그 정도는 나도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쉽게 진행될 거라고는 처음부터 생각하지도 않았으니까. 아마 곧 유니온 녀석들이 이곳으로 올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혹시나 모르니까 자네가 만들어놓은 병기를 이쪽으로 좀 보내주지 않겠나?"
[물론입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뭘. 앞으로 내가 얻을 것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그럼 수고해주게."
회장이라고 불린 사내는 씨익 한 번 웃으면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누군가의 사진을 꺼냈다. 하얀 머리의 미소년이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이었다. 하도 오래 되어서인지 지금은 많이 구겨지고 더러워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는지 품에 넣고 있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