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터지기 팀 Another Story - 설원의 기사 .3

에델슈타트 2019-07-11 2

다음날 아침, 모의전에 앞서 거대 홀에 모인 두 클로저팀은 중앙홀에 모인채 지금 막 하얀 사냥개팀의 마지막 한명을 데리러간 텐도를 기다리고 있었다. 묘한 어색함이 흐르자 엘렌은 쓴웃음을 지으며 볼프강들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습니까, 잠자리는 괜찮았습니까?"

"아, 그래..."

볼프강이 하품을 하며 답하자 파이는 볼프강의 옆구리를 한번 찌르더니 정중하게 고개를 내렸다.

"죄송합니다. 선배는 아침 일찍 일어나면 늘 이래서... 좀만 지나면 금방 눈이 뜰겁니다."

파이의 사과에 엘렌이 괜찮다고 대답하자, 탁자에 앉아있던 엘리자가 마시던 홍차를 내려놓고 흥미롭게 둘을 번갈아보았다.

"그러고보니 사냥터지기팀은 유니온 총장의 직할팀이라고 들었는데 꽤나 흥미로운 팀이군요 당신들도. 저쪽의 세 아이는 학생? 그리고 당신 둘은 선생 포지션이라고 했죠?"

"예 그렇습니다. 부족하지만 최대한 열심히 해내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랑 비슷하지않은가. 우리도 텐도랑 조슈아의 선생님같은 거니까 말이지."

자신의 총을 분해한채 솔을 들고 닦고있었던 바넷사가 여유롭게 웃으며 말하자 엘렌이 한숨을 내쉬었다.

"로웰드양은 똑부러져서 이쪽이 오히려 도움받을떄도 있습니다만, 조슈아는 아무래도..."

"뭐 어때 엘렌. 원래 아이들은 제멋대로에 어리광도 부릴줄 알아야 하는거다. 그래야 제대로 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그에 어느정도 기운을 회복해서 탁자에 놓여있던 물에 손을 뻗던 볼프강이 바넷사의 말에 동의한다는듯이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야. 조숙하다는건 결국 어른들 입맛이거든. 그런 녀석은 커서 염세적인, 속이 썩어버린 어른이 될 가능성이 크지."

"선배 얘기입니까?"

"시끄러."

파이의 의심스러운 듯한 질문을 일갈한 볼프강의 뒤에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던 소마가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럼 쌤! 앞으로 저희도 마음~껏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는 말씀이시죠!"

"너는 좀 더 자중해."

"맞아 소마, 너는 너무 제멋대로라구. 가끔은 얌전하게 있을 수 없어? 맨날 말리는 나나 선생님들의 입장도 되어봐."

"...너도 별로 다를거 없거든."

"네?! 제가요?! 제가 언제...."

볼프강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맞은 루나가 금새 눈을 치켜뜨고 항의하려는 순간 2층의 방이 쾅하고 열리더니 텐도가 은색 건틀릿을 낀 손으로 은발의 소년을 끌고 내려와서 의자에 앉혔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이녀석이 말을 안들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텐도가 끌고온 소년, 조슈아는 오드아이에 눈물을 가득담고 검은 망토를 질질끌며 의자에 쿵 앉혀졌다. 그에 볼프강은 딱봐도 귀찮아보이는 녀석이 늘었군, 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 이름은 조슈아 프렌베르크, 어둠을 먹는 추방된 자다. 잘 부탁하지."

텐도에게 맞은곳을 주무르며 갑자기 표정을 바꾼 조슈아가 의기양양하게 자기소개를 하자, 마음에 들지 않는듯 텐도는 주먹을 꽉 쥐고 조슈아를 있는힘껏 노려보았다.

"너, 제대로 자기소개 하랬지! 왜 말하는걸 안듣는거야!"

"우와아, 때리지 마! 망토가 더러워진단말이야!"

"우하하하핫! 어둠을 먹는 추방된 자래! 무지무지 웃기다!"

"잠깐 소마, 너무 웃으면 실례잖아!... 푸후훕,"

조슈아의 자기소개에 두 소녀가 흘러넘치는 웃음을 참지 못한채 터트리자, 세트는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옆에서 신기하다는듯 거대 홀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파이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파이, 어둠을 먹는 추방된 자가 뭐냐? 저녀석, 굉장히 강한거냐?"

"어... 말하자면 이명같은겁니다, 왜 저번에 읽은 만화같은거에도 있지 않았습니까? 얼음공주라거나, 어둠을 먹는 용이라거나."

세트의 순수한 물음에 파이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자, 세트는 신기한듯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와아아, 그럼 대단한 녀석이구나! 대단한 녀석도 눈동자의 색깔이 다른데 파이처럼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는거냐?!"

"잘 물어봤다, 용아의 수인! 그럼 보여주지. 이몸의 능력을!"

이마에 혈관마크를 그린채 쫓아오는 텐도를 피해 이곳저곳 도망치던 조슈아가 세트의 질문에 눈을 반짝이면서 망토를 흩날린 뒤 탁자 위로 뛰어올랐다.

"조슈아, 손님들 앞에서 탁자에 오르다니 예의가 없지않습니까?"

엘렌이 미간에 주름을 그리며 지적하자 앉아서 물을 마시던 볼프강은 오른손을 들어서 괜찮다는듯이 한번 휘저었다.

"괜찮아. 이참에 동료가 될 녀석의 능력을 봐보자고, 서류보다 실제로 보는게 이해가 빠르니까. "

"... 그렇게 말씀하신다면야. 그럼 물은 멀리 두시는게 좋으실겁니다."

"....뭐?"

볼프강의 반문은 갑자기 시작된 조슈아의 위상력 발현에 의해 가로막혔다. 탁자 위에 올라서서 어느새인가 꺼낸 은색 나이프를 허공에 휘저으며 조슈아는 한쪽눈을 감은채 입을 열었다.

"영원한 시간을 새기는 영각의 침수자여..."

"그런거 필요 없으니까 빨리 해!"

그러나 그런 조슈아를 바라보며 텐도가 주먹을 꽉 쥐자 조슈아는 공포에 숨을 한번 들이키고는 당황한듯한 몸짓으로 단검을 든 팔을 쭉 뻗었다.

"이,이얍!"

"푸후우우우웁!"

그와 동시에 볼프강이 미처 내려놓지 못했던 생수병에서 물이 격하게 흔들리더니 그대로 갑작스런 물공격에 반응을 하지 못한 볼프강의 안면을 강타하며 공중으로 솟구쳤다.

"우와아아, 무지무지 멋있다!"

"무, 물이... 떠올랐어?"

눈을 반짝이는 소마와 놀란듯이 눈을 동그랗게 뜬 루나를 보며 조슈아는 검은 망토를 흩날리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후하하하하, 봤느냐. 이것이 바로 이몸의 기술, 워터 룰러다!"

"우와, 대단하구나 대단한 녀석아! 다른 기술은 없느냐?"

세트도 입을 크게 벌리고 공중에서 그대로 동그랗게 뭉치는 물을 바라보며 뿅뿅 뛰며 묻자 조슈아는 더 의기양양하게 미소지었다.

"후후, 더 보고싶은거군? 그렇다면 보여주지. 이몸의 실력은 이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 핫!"

그와 동시에 다른쪽 팔을 들어 기합을 지르자. 물은 점점 형태를 바꾸더니 토끼모양을 띄기 시작했다.

"우와, 토끼야 토끼! 귀엽다~"

"...응? 근데 뭔가 주황색을 띄고있지않아?"

루나의 말대로 주황색을 띈 물토끼를 바라보던 텐도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옆을 돌아보자, 그곳에는 엘리자가 눈을 감은채 눈썹을 치켜뜨고 컵을 들은 손을 덜덜 떨고있었다.

"히이익! 에, 엘리자 언니..."

"후하하하하하.....응?"

기세좋게 웃고있던 조슈아가 파랗게 질린 텐도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엘리자를 바라보자 그곳에는 부드럽게 웨이브진 블론드색의 앞머리와 하얀 얼굴을 홍차로 뒤집어쓴 엘리자가 천천히 일어나고 있었다.

"저질렀구나. 조슈아."

바넷사가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홀을 빠져나가자 조슈아는 그제서야 사태파악이 된듯 웃는 그대로 표정이 굳어버렸다.

"나, 난 모르는 일이니까!"

"그,그럼 저희도 모의전투의 준비를 하러 나가있겠습니다."

그 뒤를 텐도와 엘렌이 식은땀을 흘리며 나가자. 뭔가 있음을 짐작한 소마가 볼프강의 소매를 끌어당겼다.

"쌔, 쌤! 우리도 모의전투 준비하러 가야죠!"

"응? 파이. 대단한 녀석은 왜저리 떨고있는거냐?"

"세트. 가끔은 모르는 편이 나을때도 있는겁니다."

"하아... 아침부터 셋팅한 앞머리가..."

"거기가 문제인가요. 선생님?!"

그리고 사냥터지기팀이 우르르 나가자 엘리자는 눈을 크게 치켜뜨고는 있는 힘껏 소리질렀다.

"거기에 앉으세요, 조슈아!!!!!!!!!"

"히이이익!!!!"

그리고 커다란 홀에는 화가난 엘리자의 설교와 눈물맺힌 조슈아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던 것이다.
2024-10-24 23:23:5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