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느 클로저 팀의 특별한 1박2일

잃어버린개념을찾아서 2019-07-10 0

이것은 부산 해운대로 1박2일 여름 휴가를 즐기러 가는 어느 클로저 팀의 이야기다.

- 부산행 KTX, 플랫폼

 “여기가 맞죠? 저희 좌석이.”
슬비가 승차권을 확인하며 물었다.
“어디 볼까? 응, 맞구나. 그럼 짐은 위에다 놓고 앉도록 하자.”
유정이 슬비의 손에 있는 승차권을 확인하곤 웃으며 대답했다.
“있지있지, 나 기차 처음 타 봐!”
“하핫, 저도 처음 타 봐요!”
유리가 들뜬 목소리로 말하자 미스틸이 대답했다.
두 사람 다 처음이라 많이 상기된 표정이다.

 잠시 후, 기차가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왔고 이내 검은양 팀 전원은 벨트를 매고 착석했다.
“그러고 보니, 은이 누나는 왜 저희랑 같이 있는 건가요?”
“응? 그야 너희랑 있으면 재밌으니까. 나도 휴가인데 혼자 가면 심심하잖아.”
“그럼 휴가 중이신데 총기는 왜 챙기신 거에요?”
“무슨 소리야, 전에도 얘기했지만, 제니퍼 잭슨 4세는 나한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세하 너한테 게임기가 그런 것처럼 말이야.”
“다 같이 휴가 나온 건데 이런 때만큼은 게임기 좀 넣지그래, 이세하?”
슬비가 옆에서 은이의 말에 거들었다.
“어차피 부산에 도착할 때까진 시간이 걸리니 그 시간 동안 내가 게임을 하든 뭘 하든 상관없잖아?”
세하가 지지 않고 맞섰다.
“자자, 모처럼의 휴가인데 싸우지 말자고. 즐거운 휴간데 망쳐서야 쓰나.”
“우웅, 형이랑 누나 또 싸우시는 건가요? 전 사이좋게 지내는 게 좋은데.”
제이랑 미스틸이 투닥거리는 두 사람을 중재하는 동안, 열차는 어느새 대전을 통과하고 있었다.
“저것 봐, 얘들아. 벌써 대전이야!”
“와, 정말이네. 출발한 게 좀 전이었던 것 같은데.”
유리와 은이는 화제를 돌려보려고 애썼다.
두 사람도 모처럼의 휴가를 망치고 싶지 않아 그만하기로 했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흘러 열차는 목적지인 부산역에 도착했다.
“저기 앞에서 급행버스를 타고 가면 바로 갈 수 있다고 해요.”
슬비가 휴대폰을 보면서 정류장을 가리켰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와서 멤버들 모두 탑승해 해운대로 이동했다.
해운대에 도착하자마자 기차와 버스 안에서 계속 졸던 유정이 잠을 깨 입을 열었다.
“근처 호텔에 방을 예약해뒀으니 거기서 체크인부터 하고 가도록 하자꾸나.”
“”””네!””””
 호텔 로비에서 지배인과 잠시 얘기를 나눈 후, 유정이 키를 2개 받더니 하나는 제이에게 건냈다.
“자요, 제이 씨. 남자들이 쓸 방 열쇠에요. 잃어버리면 곤란하니 잘 챙기셔야 해요.”
“그런 건 걱정 말라고. 이런 건 건강만큼이나 잘 챙기지.”
“믿고 맡길게요. 그럼 짐 정리한 후에 다시 모이도록 하죠.”
“30분 정도 후면 괜찮지?”
“네. 좋아요.”

 그렇게 모두가 방에 들어가서 짐을 풀고 난 30분 후에 호텔 로비 앞에서 모였다.
“그럼, 신나게 놀다 오렴.”
유정이 웃으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와, 나 먼저 간다~!”
“어엇? 같이 가요, 유리 누나!”
유리가 먼저 뛰어가고 미스틸이 그 뒤를 따랐다.
“유리가 많이 신났네, 후후.”
“너는 안 가?”
“ㄴ‥나는 괜찮아.”
저 멀리서 유리랑 미스틸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세하야, 슬비야! 빨리 와~!”
“하핫, 유정이 누나랑 은이 누나도 빨리 오세요! 제이 아저씨도요!”
“‥모처럼 다 같이 놀러 왔으니 즐기자고, 아까 네가 말했던 것처럼.”
세하가 슬비를 흘끗 보고는 바다 쪽으로 뛰어갔다.
“‥세하야‥”
슬비가 뛰어가는 세하의 뒤를 보며 말했다.

 그 순간
갑자기 배구공이 날아와 세하의 머리를 가격했다.
“세하야!” / ”동생!”
유정과 제이가 동시에 외쳤다.
“으윽‥ 머리야‥ 누가 던진거야?!”
“ㅈ‥죄송해요! 죄송해요!”
레비아가 사과하면서 다가왔다.
“괜찮ㅇ‥레비아?”
“세하 님‥?”
“야! 레비아! 빨리 공 가져와!”
뒤에서 나타가 소리치며 재촉했다.
“ㄴ‥네!”
“근데 너희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공을 들고 서둘러 돌아가려는 레비아한테 세하가 벙찐 표정으로 물어보자 레비아가 대답했다.
“저희도 이번에 휴가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램스키퍼를 타고 왔다. 늑대에게도 휴식은 필요한 법이지.”
트레이너가 레비아의 말을 이었다.
그런 데에다 공중전함을 써도 되냐고 세하는 묻고 싶었지만, 말을 삼켰다.
“그런 데에다 램스키퍼를 사용한단 말야? 정말 편할 대로 쓰는군.”
파라솔에서 지켜보고 있다 뛰어온 제이가 세하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말했다.
세하는 그걸 그대로 입 밖으로 내냐며 당황해했지만, 트레이너는 전혀 개의치 않은 모양이다.

 “응? 여기 다 있었네. 게다가 트레이너 씨까지 있잖아? 무슨 일이래요?”
은이가 양손에 비닐봉지를 잔뜩 든 채 조금 떨어져 있는 제이와 트레이너를 보고는 유정의 곁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 은이 씨. 어디 가셨던 거에요?”
“간식거리를 좀 사 왔어요.”
“혹시, 맥주도 있나요?”
“바닷가에서 술 마시는 거 아니에요!”
“피‥ 휴가인데 너무 깐깐하시네‥”
유정은 한숨을 푹 쉬고는 드러누웠다.
그러자 유리와 미스틸이 다가와 유정을 일으켜 세웠다.
“유정이 누나도 저희랑 같이 놀아요!”
“이렇게 누워만 있으면 너무 아깝잖아요. 어서요~.”
“알았으니까 나 스스로 걸을게, 얘들아!”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든 유정이 유리와 미스틸과 함께 바다로 들어갔다.

 이후, 세하와 제이도 바다로 들어갔으며, 슬비 역시 바다에 들어가 검은양 팀 전원이 바다에서 놀고 있을 때, 늑대개 팀인 나타와 레비아는 계속 비치발리볼을 하고 있었고, 티나는 냉장고에, 바이올렛은 근처 파라솔 밑에서 하이드가 오일을 발라주고 있었으며, 하피는 남자 헌팅에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날이 어두워지고 밤이 되자 모두 한 방에 모여 도둑잡기를 하게 되었다.
“좋았어, 내가 1등!”
유리가 미스틸한테서 뽑은 카드를 손에 들고 있던 마지막 한 장과 함께 내려놓으면서 만세를 외쳤다.
곧이어, 은이가 끝나고 미스틸, 슬비, 세하 순으로 게임을 끝내고 제이와 유정만 남았다.
제이가 유정의 남은 두 카드 중 하나를 뽑으려 하자 유정의 얼굴이 밝아졌으나 다른 카드를 뽑으려 하자 급격히 시무룩해졌다.
참 알기 쉬운 사람이라고 속으로 생각한 제이는 그 카드를 뽑았다.
“하하, 유정 씨! 승부의 세계는 냉혹한 거라고!”
하지만 그 카드는 조커였으며, 시무룩해 했던 건 유정의 연기였다.
“이런 간단한 트릭에 빠지시다니, 제이 씨도 참 무른 면이 있으시네요.”
“ㅋ‥쿨럭! 유정 씨한테 이렇게 당할 줄은 몰랐는걸‥”
결국, 도둑잡기는 제이의 패배로 끝나고 아이들(+1)은 모두 사이좋게 잠들어버렸다.
“자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이들이네요.”
“이런 아이들이 세계를 몇 번이나 구했다는 게 지금으로써도 실감이 잘 안 가.”
“그러네요‥”
제이와 유정이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그렇게 부산에서의 짧으면서도 긴 하루가 마무리되어가고 있었다.

 “빨리 서둘러야 해요! 이러다 기차 시간 늦겠어요!”
슬비가 시간을 보며 은이와 유정을 재촉했다.
모두가 늦잠을 자 버린 탓에 기차 시간이 촉박해져 서둘러 준비하고 호텔을 나섰다.
겨우겨우 기차 시간에 맞춰 서울행 KTX에 타자마자 열차가 출발했다.
“아하핫! 아슬아슬하게 타는 거 재밌네요!”
미스틸이 순수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다음번에도 형, 누나들이랑 다 같이 놀러가고 싶어요!”
“그래, 그러자꾸나.”
유정이 미스틸의 말에 웃으며 대답했다.
“어? 슬비야 저기 봐봐, 저거 램스키퍼같지 않아?”
유리의 물음에 모두가 창밖을 보자 램스키퍼가 발진하고 있었다.
사실을 알고 있는 세하와 제이, 유정은 당황했지만, 말은 못 하고 있었다.
그러자 슬비가
“아마, 우리처럼 그 사람들도 휴가를 나온 게 아닐까?”
유리를 바라보고 웃으며 얘기했다.
“우웅, 다 같이 놀았으면 재밌었을 텐데 아쉽네요.”
하고 미스틸이 볼을 부풀리며 많이 아쉬운 듯이 얘기했다.
“그래, 언젠가 다 같이 모여서 웃으면서 즐겁게 놀 수 있었으면 좋겠네.”
“그렇다면 어렵게 얻은 평화를 끝까지 지켜내도록 노력해야지.”
슬비와 세하가 그런 미스틸을 다독이며 얘기했다.

 그렇게 열차는 서울로 달렸으며, 부산 해운대에서 1박 2일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의 휴가를 즐겼던 어느 클로저 팀의 이야기도 마무리된다.

2024-10-24 23:23:5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