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찰나의 부산-2-

후리룹 2019-07-07 0

-하지만 슈에... 마을 어르신들이 화내시지 않을까? 게다가 어떻게 가려구?
  나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질문을 했고, 슈에는 똑같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응? 당연히 몰래 가야지 언니! 이미 다 계획 했으니까 언니는 몸만 오면 돼!
  슈에는 우쭐해 하며 말했다. 그런 슈에를 보던 나는 부정적인 마음이 솟아오른다. 
  이러면 안돼.. 스스로 생각하고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질투의 싹을 잘라내고 말했다.
-그래. 그럼 언제 출발해?
  슈에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처음이기에 슈에의 뜻대로 어울리기로 했다. 뭐...나도 바다가 궁금하기도 했고...
-지금! 
  응? 지금 얘가 뭐라고 한거지?
-지금 출발할거야 언니! 빨리 와!
  라고 말하며 내손을 잡아 끌었다. 나는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웃으며 따라갔다.
-여기까지 데려다 주셔서 감사합니다!
  슈에는 트럭 아저씨에게 꾸벅 숙이며 말했다. 저 아저씨는 예전에 우리가 숲에서 수련하고 있을때, 길을 잃은 것인지
  숲에 들어와 맹수들에게 쫒기고 있었던걸 우리가 구해줬다. 그런데 그때의 인연을. 이런 식으로 쓸줄은 몰랐다.
-뭘, 너희들이 내 목숨을 구해준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렴.
-네! 감사합니다 아저씨! 그러면 2시간 뒤에 올테니 기다려 주세요!
  슈에는 그리 말하며 눈부실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가자 언니! 바다를 즐기려면 부족한 시간이라구!
  ...슈에의 웃음은 정말 너무나도 환해서, 쳐다 볼 수도 없을만큼 환해서, 마음속에서 자라나던
  부정적인 싹들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정말... 눈부신 미소였다.
2024-10-24 23:23:4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