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로봇의 소소한 휴가
붉은눈의은사자 2019-07-01 5
이번 작전으로 부산으로 오게 되면서 잠깐의 휴가를 얻게 된 클로저들 지금은 타오르는 태양이 모래사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해운대에 있었다. 다만 해운대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적다. 클로저들의 휴식을 위한 유니온의 배려라고 한다. 휴가가 끝나면 바로 작전으로 들어가겠지만 그 전에는 충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겠다는 소식이 있었다. 덕분에 대부분의 클로저들은 해수욕을 만끽할 수 있었다.
"..."
"어머, 안들어가세요? 꽤 시원하다구요?"
파라솔 그늘 밑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던 티나에게 말이 날라왔다. 목소리의 주인의 젖은 몸은 원래도 매력적인 몸을 더욱 매혹적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방금까지 해수욕을 만끽하다 온 하피였다.
"무슨 일이지? 노는 건 그만둔 건가?"
"아뇨~ 잠시 휴식시간이에요. 겸사겸사 같이 바다에서 놀자고 말하려구요."
말하면서 하피는 티나 옆에 앉아 아이스박스에서 탄산음료를 하나 꺼내었다.
"...헤엄을 칠 수 없기 때문에 바다는 맞지 않는다."
"수영을 못하는 건가요? 가르쳐 드릴테니 같이 들어갈까요?"
'칙!' 하고 탄산이 새어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피는 금방 배울 수 있을 거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음료를 한 모금 마시면서 말하였다.
"운동신경도 있으시니 조금이면 금방 즐기실 수 있을걸요?"
"아니... 그 전에 문제가 있다."
"네 무슨..."
"이 동체는 너무 무겁기 때문에 물에 뜨지 않는다. 지금 물에 들어가 봤자 물밑을 걸어다닐 뿐인 것이다."
"...그건 그것대로 대단하네요."
살짝 침울해보이는 티나를 달래려 하는 때 갑자기 목소리가 날라왔다.
"이봐! 깡통! 주정뱅이! 그만쉬고 이리로 와서 좀 도와!"
보아하니 다들 해수욕은 관두고 어느샌가 검은양 팀vs늑대개 팀 구도로 비치발리볼을 하기로 한 것 같다.
"티나가 쓸쓸해보인다고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니 정말 대견해요."
"시, 시끄러워!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난 그저 저쪽팀보다 이쪽이 위라는 걸 알려주려 한거라고!"
"그, 그만들 싸우세요..."
"자자~ 지금 가요!"
나타를 놀리는 듯이 말하는 바이올렛과 부끄러운지 화내면서 반박하는 나타, 그리고 둘이 혹여나 싸울까봐 가운데서 말리고 있는 레비아,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하는 하피, 그런 동료들을 보며 살짝 웃음이 떠오르게 되는 티나였다.
......
"나타, 더 빨리 움직여라."
"그건 니가 받았어야지 망할 깡통!"
"지금 서로 싸울 여유가 있구나."
"이세하! 너도 좀 빨리 움직여 너무 느긋하다고!"
"봐주라고 리더... 클로저들 끼리 진심으로 하는 배구라니..."
약간의 시간이 지나고 밀리고 있는 늑대개 팀 그런 상대편을 보면서 여유부리는 세하를 잔소리하는 슬비. 그 뒤에는 웃으면서 땀을 흘리고 있는 유리와 무리하는 중인지 안색이 좋지 않은 제이가 있었다.
"트레이너 씨, 아까 분명 진 팀의 관리자가 밥을 사기로 약속했었죠?"
"아직 차가 그렇게 크지 않으니 충분히 뒤집을 수 있소."
아무래도 저쪽에서는 이 경기의 결과로 저녁값내기를 했던 것 같다...여유가 차오르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김유정과 그와 대비되듯 무서운 표정을 짓게되는 트레이너.
"나타, 지면 각오하는게 좋을 거다."
"왜 또 나냐고!"
이런 대화로 주변에 웃음이 퍼지면서 이 짧은 휴가의 시간이 흘러갔다.
Fin.
참고로 늑대개 팀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