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17/세하유리] 먼저 손을 내밀어줄게
SummerDia 2019-05-18 6
※ 개인적인 캐릭터해석 주의 + n년 후
※ 과거 설정 살짝 날조
※ 세하유리 요소 가미
어렸을 적에 자주 놀러가던 놀이터에서 풍선을 나누어주었던 적이 있었다. 일종의 깜짝 행사였던 듯 하다. 왜 하필 그날에 맞추어서 풍선을 나누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모른다. 다만 풍선을 받아든 나를 포함한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은 모두 신나하며, 자신의 풍선에 대해 저마다 자랑을 내뿜었었다. 나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내가 받아든 풍선은 밝은 다홍색이었다. 그 풍선을 제법 잘 가지고 놀았던 거 같은데, 그 풍선을 그 후에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린아이의 일시적인 호기심으로 가지고 놀았다가 흥미가 떨어져서 그냥 길바닥에 두고 왔는지도 모르고, 집으로 잘 가지고 오기는 했으나 바람이 빠져서 버리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저 이거 하나만은 생생하게 기억난다. 오랫동안 줄을 기다리면서 내 차례가 오는 것을 손꼽아 기다렸던 것, 기어이 내 차례가 되어서 알록달록한 풍선을 건네주었을 때의 그 생동감 등등...이렇게 화사하고 밝은 기억은 또렷하다.
또렷하다고는 하나 그래도 잊고 지냈던 아주 오래된 일이었던 거 같은데, 불현 듯 그게 왜 떠올랐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 옆에서 열심히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에게 원인이 있는 걸지도...
* * *
“얼마만의 데이트지?”
“그러게.”
오랜만의 데이트에 들뜬 나에 비해 세하의 말투는 참 부루퉁하게도 느껴졌다.
대꾸도 참 멋없이 한다. 예전에는 그런 것에도 참 서운함을 느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는 안다.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없는 ‘척’을 하는 것. 이건 세하가 쑥스러움을 느낄 때마다 하는 행동이었다. 일부러 아닌 척 하는 것.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은 수줍음이 많고 조심성이 아주 없지 않아 있어서 그 속내를 알아내는 데에는 무던히 애를 먹는다.
그래도 어찌 하리. 좋아하는 걸. 너무 푹 빠져버리게 되어버렸는걸.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다시 주워 담을 수도 없고, 그리고 엎질러진 물이라는 표현을 하긴 했지만 난 내가 세하를 좋아하는 걸 가슴 깊이 후회한 적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세히 뜯어보면 이토록 감정이 풍부하나, 서툴기만 한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싶기도 하다. 보다 보면 가끔은 귀여워서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멀뚱히 서 있는 – 마치 이 장소는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무언의 항의를 하는 거 같았다 – 세하의 손을 먼저 잡고 이끄는 것도 나의 역할이었다.
“자, 가자! 지금 서두르지 않으면 롤러코스터 줄 길어진다고!”
“...정말 오늘 놀려고 온 사람이구나.”
“응! 내가 여기에 새로 생긴 롤러코스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그토록 기다렸는데 둘 다 한동안 임무가 바빠서 오지도 못했잖아...세하는 아메리카 쪽에서, 나는 중국 쪽에서.
세하는 대공원에 이번에 새로 생긴 롤러코스터를 꼭 자신과 타고 싶다는 나의 말에도 뚱한 반응이었다. 그토록 가고 싶으면 나 혼자라도 가면 되지 않냐는 반응이었다. 물론 그래도 되었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매 임무마다 늘 붙어 다녔던 거 같은데, 요즘만 해도 같이 임무를 하기는커녕, 휴일에도 얼굴을 못 보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약간의 트집을 잡아서라도 같이 있고 싶었는데 세하는 그게 아닌 모양이었다.
그래도 이해는 해준다. 그리고 그것에 잘 따라와준다. 그것만 해도 참 고맙다.
“그래그래, 누구보다도 잘 알지. 신기하단 말이야. 란 누나의 헥사부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거 같으면서.”
“그, 그건! 란이 언니의 헥사부사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스릴의 한계 지점을 훨씬 웃돌았다고!”
“그건 그렇지...란이 누나의 헥사부사를 타고 나면 롤러코스터 정도는 쉽지 않겠어?”
“오호, 이세하 씨...그런 것 치고 처음에 나랑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 내 손을 꽉 잡지 않았나요?”
“그건...”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는지 세하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빛이 스쳐지나간다. 사귀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나? 그때는 지금과 달리 임무에서도 잘 보던 시기였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던 시점, 나는 세하에게 대공원을 가자고 졸랐다. 그래서 가게 되었고, 거기서도 롤러코스터 – 지금 타려는 것과는 다른 –를 타게 되었는데 그 때의 일이었다.
그 때에 대한 세하의 변명은 대략 이런 것이었다.
“그냥 놀란 것뿐이야. 본능적인 거였다고! 그리고...사실 싫지 않았잖아?”
“응?!”
“넌 나랑 손잡는 거 싫어?”
“...!!”
살짝 골리려던 것에 오히려 내가 치명타를 얻게 되었다. 그것도...없지 않아 있었다. 세하가 먼저 잡은 손 – 물론 본인의 말로는 본능적이었다는 것이지만 – 이 따듯하고 좋아서...
“아, 아니!”
“그럼 된 거 아니야?”
“내가 너랑 손잡는 거 좋아하는 거 그렇게 잘 알면 먼저 잡아줄래?”
“...노력해볼게.”
세하에 대한 의외의 점 하나 더. 감정은 참으로 풍부한데, 그걸 표현하는 것에 매우 인색한 편이다. 특히 이런 식으로, 먼저 자신이 다가오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넘어 두려움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덕에 내가 항상 먼저 말하고, 표현하고, 제안하고, 행동한다. 불만이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한 번은 이런 일로 크게 싸울 뻔한 적이 있었는데, 세하의 무너져버린 얼굴을 보게 되자 이마저도 관두기로 했다. 그 때의 한 번밖에 본 적이 없는 그 세하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마음이 아파버려서.
...이거, 생각해보니 내가 이세하 씨를 생각보다 많이 좋아하는 모양인가 보네요. 하지만 계속 말하지 않았는가. 후회는 안 해.
그래도 서운함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 * *
롤러코스터를 타고서 – 이번에는 둘 다 진심으로 소리를 지르며 즐겼다 - 잠깐 걷기로 했다. 구조물의 반 이상이 송두리째 없어졌던 과거를 가지고 있는 대공원은 보수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것도 이것저것 추가했다고 했다. 이번에 내가 타자고 했던 롤러코스터도 그런 것 중 하나였다. 한 번은 왔다고 해도, 새로 단장한 대공원을 걸어보는 건 낯선 장소에 홀로 떨어진 기분을 들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아, 정정. 혼자는 아니지. 옆에 세하가 있으니까.
“날씨 좋다.”
“그러게. 요즘 들어 5월치고 날이 더워서 걱정했는데 오늘은 선선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거칠 가디건이나 가지고 올걸. 나 완전 더울 줄 알고 이렇게 입고 왔잖아!”
“추우면 말해. 겉옷 벗어줄 테니까.”
“아니야! 그러면 세하 네가 추울텐...”
“너, 내 위상력 성질 몰라? ‘열’ 이잖아. 체내의 열 조절도 가능하니까 걱정하지 마셔.”
이럴 때 보면 세하의 위상력이 참 쓸모(?)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혹한의 시베리아에서도 세하는 다른 위상능력자들에 비해 얇게 입고도 잘 다녔더랬다. 체내의 열 조절이 가능해서 여름에도 어느 정도 버틸 만은 하다고 한다. 참 실용성이 많은 위상력이었다.
잠깐 벤치에 앉아서 쉬기로 했다. 벤치 옆에서 남매로 보이는 아이 두 명이 꺄르르거리면서 뛰어놀고 있었다. 아이들이 손에는 저마다 노란색, 분홍색의 풍선이 각자 들려 있었다. 아마 대공원 어디에서 풍선을 무료로 나눠주는 모양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둥실 떠 있는 풍선을 보자니 무슨 기억이 날 듯 했다.
-...마워.
뭐지? 기억이 날 듯 한데, 정확한 건 기억이 안 난다. 난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풍선을 멍하니 보며 세하를 조용히 불렀다.
“있잖아...”
“응?”
곁눈질을 하니 어느 새 세하의 손에는 게임기가 들려 있었다.
“내가 어렸을 때, 자주 놀던 놀이터에 풍선을 나눠주던 사람이 있었다?”
“...응.”
“그래서 그 사람에게서 풍선을 받았는데, 그렇게 좋아했던 기억은 남아있는데, 그 풍선을 결국 어쨌는지 기억은 나지 않아. 웃기지?”
“...으응.”
“너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중요한 보스 공략이라도 하는 모양이다. 대답이 건성이다. 나는 기지개를 쭉 폈다. 이럴 때의 세하는 최소한 5분은 꼼짝도 하지 않으니 말이다.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김에 근처에 자판기가 있다는 걸 기억해서 음료수라도 뽑아올까 싶었다. 세하는 분명 늦게 잠들었을 게 분명하니 에너지 음료를, 나는 상큼한 레몬티라도...
“앗!”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어린 아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보자니 아이의 손에 있던 노란색 풍선이 주인의 손에서 떠나 하늘로 날아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이의 서운한 표정을 볼 사이도 없이 나는 본능적으로 점프해서 하마터면 하늘로 먼 여행을 떠날 뻔 했던 풍선을 내 손에 잡았다. 보통 사람이라면 바로 뜀박질을 해서 잡을 수 있는 높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해냈다. 풍선은 안전했다.
“우와...”
“멋지다...”
주변에 보는 사람은 두 남매를 제외하고 – 세하가 있었지만 게임기에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 별로 없었다. 아이들은 나의 놀라운 점프력 – 위상력도 약간 포함 – 에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나는 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에게 풍선을 건네주었다.
“자, 여기.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어.”
“고맙습니다, 누나.”
“날아가지 않게 꽉 잡고 있어?”
남자 아이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아이는 내 손에서 풍선을 가져갔다. 그 순간, 기억이 날 듯 말 듯 했던 목소리 하나가 또렷하게 들렸다.
-고마워...
그 목소리는 고마워하고 있었다. 지금 좀 커서 들어보자니 얼핏 울음이 섞여있는 것도 같았다. 게다가 목소리뿐만 아니라 그 말을 내뱉으면 우물거리던 입모양도 보였다. 만약 그 뺨에 눈물이라도 한 방울 찍혀있었다면 난 틀림없이 ‘그 아이’ 가 울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아이?’
“...”
너는 왜 그렇게 울 거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아니, 이미 울고 있니? 왜 그렇게 망설이고 있는 거야? 먼저 다가와도 괜찮...
“누나...?”
“아...”
남자 아이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제 보니 내가 풍선을 건네주고서 – 무릎은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구부린 상태였다 - 멍한 표정을 지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내가 이상했다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미소를 지으며 마저 말을 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난 갈게.”
“네! 고맙습니다, 누나!”
“그 말은 아까도 했잖아.”
마침 내가 가려던 방향 반대편에서 아이들을 부르는 - “유지야, 유진아! 어딨니?” - 소리가 들려서 아이들은 곧장 그쪽으로 뛰어갔다. 부모님을 보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풍선을 받았어, 라든지 어떤 누나가 엄청 높이 뛰어서 풍선 잡아줬어! 라든지...
“...”
본래는 자판기로 음료수를 뽑으러 갈 생각이었지만 세하의 옆에 다시 돌아가 앉았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을? 그건 이제 차차 말하겠지. 세하는 한바탕 작은 소란이 있었는데도 자세에 변함이 없었다. 황금색 눈에는 묘한 광채가 돌았다. 무언가를 집중하고 있을 때의 세하는 퍽이나...평소라는 달리 멋졌다. 세하의 집중하고 있을 때의 옆얼굴을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각도다.
머리카락 한 올이 그 표정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어서 귀 옆으로 쓸어주었다. 세하는 여전히 미동이 없었다.
“있잖아, 아까 내가 했던 풍선 이야기.”
“...”
이제는 대꾸도 안 하지만 말은 꼭 해야겠다. 이 북받치는 감정을 지금 흘러 보내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 기억났어. 그 풍선, 어쨌는지.”
저녁이 되자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하나둘씩 떠났다. 나는 풍선이 자못 뿌듯해서 놀이터에 제법 오래 있었던 거 같았다. 그러다 보니 평소 아이들의 무리에서 ** 못했던 아이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는 꽤나 오랫동안 여기 놀이터에 있었던 거 같았다. 아이의 손에는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있던 풍선이 없었다. 아마 받지 못 한 모양이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풍선을 나눠주던 그 아저씨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하지만 아저씨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이가 풍선을 포기했다고 보기엔 내 풍선을 보는 그 눈빛이 너무 서글퍼보여서 – 그 당시의 나이에는 그런 표현을 할 줄 몰랐으니 그냥 본능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 나는 불쑥 그 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풍선을 들고 있는 손을.
-...
-...
-자.
아이가 아무 행동 없이 굳어있는 것이 안쓰러워서 먼저 말도 걸었다. 아이는 그 말이 자신을 향한 것임을 깨닫자 더 굳어버렸다. 나는 그 아이가 왜 이리 멀어지려고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도 먼저 내민 이 손을 거두지는 않았다.
-너 가져.
-...진짜?
그게 내가 처음으로 들은 그 아이의 목소리였다. 너무도 작아서 언뜻 스쳐지나가는 바람소리인줄 알았다. 만약 바람이 불었다면 나는 그 아이가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는 줄 알았을 것이다.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응!
아예 아이의 손에 먼저 풍선을 쥐어주었다. 순수한 호의였다.
풍선을 받아든 아이의 표정은 뭐라고 형용할 수 없었다. 우는지, 웃는지 잘 모르겠다. 땅거미가 지고 어수룩해서 안 보이는 거였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나는 그렇게 복잡한 표정을 내 또래의 아이에게서 **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아마 둘 다 하고 있었을 것이다. 울고 있었고, 웃고 있었다.
-고마워...
그게 그 아이가 내게 마지막으로 해준 말이었다. 그 말을 하던 아이의 뒤에는 노을이 지고 있었다.
나는 그 때를 회상하면서 세하에게 말했다.
“그 때 내 풍선을 준 아이, 어떻게 생겼냐면...”
“...”
“엄청 짙은 흑갈색 머리에, 눈동자는 꼭 불타고 있는 노을 같은 황금색이었어. 정말 귀엽게 생긴 아이였는데.”
말을 마치면서 나는 세하를 보며 싱긋 웃었다. 세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어쩌면 못 들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 후로 그 놀이터에서 그 아이를 본 적은 없었다. 잘 숨어 다녀서 내가 못 찾는 건지, 아니면 정말 이사를 가서 안 보이는 거였는지는 모르겠다. 뭐, 이건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되는 일이겠지. 당사자가 이 일을 기억하는지 안 하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 직후, ‘Game over’ 라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게임을 클리어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걸 반증하듯이 세하의 입에서 곧장 이 말이 튀어나왔다.
“아, 꼬여버렸네.”
“...”
정말 게임에 열중하느라 듣지 못했을까? 무언가에 열중하는 세하는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본인 입으로 말한 적도 있었는데...뭐, 이 이야기는 나중에 또 해도 되었다. 이제는 잊어버리지 않을 거 같았으니까. 내가 말했다.
“이제 푹 쉬었지? 이제 다음 놀이기구는 뭘 타볼까?”
“...정말 작정하고 놀러온 거구나.”
“그 말만 벌써 두 번째야.”
내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세하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자, 가자.”
“...응.”
먼저 손을 내밀어준 건 나였다. 아마 이 역할을 꽤나 오랫동안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서운함도 있고, 불만도 있지만...
‘...알 게 뭐야.’
지금 이렇게 행복한데. 그 때에는 느낄 수 없었던 그 사람의 온기가, 내 손을 타고 이렇게 잘 전해지는데.
[작가의 말]
1. 제목의 [190517] 을 보시고 눈치채셨을지도 모르지만 서유리 생일 축전 소설입니다. 생일 축전 소설이 무슨 데이트하거나 생일축하파티 내용만 하라는 법은 없잖아요? 그 아이가 주인공이면 되는거죠!(<<??)
2. 글을 쓰다보면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들어가요. 이번 글 같은 경우는 레몬티라든가 레몬티라든가...
3. 이거 다음편 있습니다. 한 1 ~ 2편 정도? 아마도 다음편은 세하 생일쯤에 [190603] 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나타나겠죠.
4. 원래는 5월 17일에 딱 맞추어서 올리려고 했는데 14시간 지각이네요...뭐, 그래도 올린 것에 의의를 두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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