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전쟁 세하의 과거 3
판도러 2014-12-11 1
챙챙챙챙챙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싸우고 있는지 소리가 알려줬다. 얼마나 싸우는 모습을 지켜봤을까? 아빠와 싸우고 있는 상대는 나를 보고 나를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아빠역시 나를 향해 달려왔다.
“세하야 도망가~~~~!”
아빠의 도망가라는 소리에도 나는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사람의 형상에 등에 달린 칼날 같은 촉수와 양팔에 있는 칼날모양 손 어릴 적 연극에서 보았던 초승달같은 두 눈과 입은 웃고 있었고 입에서는 피가 번들거렸다. 결국 나는 무서움에 도망치지 못하고 겁에 질린채로 괴물이 다가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하야~~~~! 안돼~~~~~~~!”
그 괴물은 나에게 다가 오더니 괴물의 등에서 칼날같은 촉수가 나에게 빠르게 쏘아졌다.
푹
얼굴에 피가 튀었다. 하지만 고통은 느껴지지 않았다. 감겨진 눈을 떠보니 내 앞에는 내 대신 공격을 받은 아빠가 서 있었다. 한쪽 팔이 없는 너덜너덜한 몸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촉수가 빠진 가슴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공격을 받은 몸을 돌려서 나를 보았다.
“우리세하. 왜 나왔어. 본부에 있어야지.”
“아..... 아빠........”
“우리세하. 아빠는 이제 저기 먼 데로 갈거 같아. 아빠가 없어도 우리세하 엄마 말 잘들어야 한다.”
“아.......빠”
나의 입에서는 아빠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아빠대신 엄마 잘 지켜주고. 멋진 어른이 되라. 세하랑 같이 최고로 좋은 놀이 공원가고 싶었는데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그래도 바늘 천개는 봐주라.”
“아빠. 아빠 죽지마. 가지마. 나 놀이 공원 안가도 되니까. 같이 집에 가자. 응?”
“그러고 싶은데 힘들거 같다. 대신 엄마랑 잘 놀아야 된다.”
“아빠. 죽으면 안돼. 죽으면 바늘 천개야. 그러니 죽지마.”
“그래. 살아야지. 세하야 한번만 안아보자.”
나는 그대로 아빠품에 안겼다. 너덜해진 몸에 휑하니 텅비어버린 가슴 비록 하나밖에 없는 팔로 밖에 안지 못하지만 너무 따뜻하였다.
“아빠는 저기 먼데에 가서도 세하가 건강한지 지켜보고 있을께. 그리고 양치도 잘해야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하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말해야 할건 너무 많은데 시간이 없네. 우리 보물 세하. 세하야 너는 우리의 걸작이란다. 이런 세하를 이제 한번밖에 못본다니 아쉽네. 세하야 이 건 블레이드는 너가 가지렴. 좀 있으면 세하 생일인데 아빠가 선물을 못 사줄거 같아.”
“나중에 아빠가 내 생일 때 선물 줘. 지금 주지 말고.”
“우리 세하 건강히 잘 있어야 된다.”
그것이 내가 마지막으로 본 아빠의 미소였다. 나는 그 아름다고 부셔져 버릴 것 같은 미소에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그 미소와 함께 그 말을 끝으로 아빠는 건 블레이드를 든 나를 본부 쪽으로 던져버렸다.
“여보 우리 자식은 잘 자랐어. 내가 당신의 능력에 못 따라가 못 도와줘서 아쉽네. 그래도 예쁘고 요리 잘하는 당신에 보물 같은 세하랑 같이 있을수 있어서 다행이야. 인생 헛 산게 아니네. 죽어도 미련이 없을 것 같아. 미련이라면 마지막으로 당신얼굴을 못 본다는 것 정도. 못난 남편은 먼저 갈게. 당신과 세하는 오래오래 살다가 와. 저 위에서 언제까지나 기다릴게........”
이세현 6월 7일 4시 30분 차원 전쟁중 사망
아빠에게 날려지고 나서 얼마를 걸었을까. 아빠의 죽음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은 나는 머릿속이 텅 빈채로 본부로 달려가는 것만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달려 숨이 차고 다리에 피가 난 나는 그제서야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본부 주변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여기저기에 널려진 피, 시체, 까마귀들 그리고 왜곡되어 버린 붉은 하늘 살아있는 것이라고는 나를 제외하고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멍하니 하늘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왜곡되어버리고 뒤틀린 피를 연상하듯 새빨간 붉은 하늘에 이제는 3명이서 같이 볼수 없는 새파란 하늘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