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Necrorize-Chapter 8
바스케즈 2019-02-19 0
"이이제이(以夷制夷)인가요? 좀비들이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니..."
코드: 컨플릭트는 판옵티콘에 수감되어있던 실험체들이 탈출하여 대규모 소요 사태를 일으킬 경우를 대비해 만들어둔 또 하나의 방어 프로토콜이었다.
이 방어 프로토콜은 실험체들끼리 서로 싸우게 만들어서 자멸하게 만듦으로써 소요 사태를 진압하러 출동한 경비 대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안해둔 것인데, 유니온 총본부 측에서는 이 기밀 프로젝트를 위해 들인 비용과 시간을 생각해서라도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고 이 기밀 프로젝트는 극소수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알려지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비용과 시간이 덜 드는 경비 대원들에게 무지막지한 희생을 강요했다.
유니온 총본부의 정신 나간 생각으로 인해 탄탈로스의 소요 사태 조기 진압은 물 건너 가버렸다.
유니온 총본부의 쉬쉬하려는 태도 때문에 경비 대원과 과학자, 엔지니어, 일반 사무원들은 조기에 전멸해버렸고, 탄탈로스의 안전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이 좋은 게 있었는데... 정말이지 유니온 총본부는 사람의 목숨보다 부를 더 소중히하는 지하 하수구보다 더 구린 집단이라니낀요..."
하피의 서포트 덕분에 감시탑 중층부로 올라간 일행들은 마음 푹 놓고 알리사의 두뇌 파괴 공작에 전념할 수 있었다.
"은이 씨, C-4 설치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순조로워요. 박윤성, 김진웅, 이진성 그리고 저를 포함해서 C-4를 따로 챙겨놓기를 잘했죠."
"희준이의 원수...."
"이제 이 미치광이 여자는 영원히 땅 속에 파묻힐 겁니다. 아무도 찾지 않을 겁니다."
C-4 설치 작업이 마무리되자, 송은이 대위는 신호를 보냈다.
"모두! 이 방을 나가세요!"
C-4 설치가 완료되자, 송은이의 일행들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치직! 치직!
"어라, 무전이네? 통신보안. 대위 송은이입니다."
"송은이 대위님, 일은 어떻게 되었나요?"
"지금 C-4 설치 작업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고 있어요. 하피 씨 덕분에 일을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알겠어요, 송은이 대위님. 북쪽 비상 탈출용 열차 승강장에서 봐요."
"네, 충성!"
하피는 송은이 대위와 연락을 마치고 약속 장소인 북쪽 비상 탈출용 열차 승강장으로 향하기 위해 보안 통제실을 나가려한다.
하지만, 그 순간!
"경고! 코드: 엘리미네이트가 발동되었습니다. 침입자를 처단합니다."
보안 통제실 문이 잠긴 이유는 하피가 CCTV 쪽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사이에 알리사가 통제권을 다시 뺏어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알리사는 비열한 웃음이 섞인 통신을 보냈다.
"깔깔깔깔깔! 제가 말했죠? 누구도 제 허락없이 한 발자국도 이 시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이죠. 일단 제일 영악한 당신 먼저 처리하고, 나머지 일행들을 처리하겠습니다! 독가스 투입!"
알리사가 보안 통제실 내부에 가스를 투입시키자, 하피는 크게 괴로워했다.
"커헉! 우웁!"
"깔깔깔깔깔! 당신들은 이 곳에 들어올 때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들어왔었죠? 하지만 이를 어쩌나?! 이럴 줄 알고 대비책을 세워놨죠! 그것은 바로 생체 병기 조기 진압용 독가스의 방향을 당신과 당신 동료들이 있는 구역으로 돌려놓는 거죠! 생체 병기: 네크로라이즈들을 조기 진압하기 위해 합성된 독가스에는 산소 마스크 사용자를 괴롭게 만들 수 있는 가스 성분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그게 뭔지 아시나요? 바로... 구토 작용제입니다! 자, 얌전히 산소 마스크를 벗도록 하세요!"
"크으으으..... 안돼..."
현대전에 사용되는 독가스 중에서 제일 성가신 가스 중에 하나인 구토 작용제는 산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전에 투입하는 군경들을 괴롭히기 위해서 개발되었다. 이 가스는 일반적인 방독면의 정화통으로는 제대로 거를 수가 없어서 그대로 마스크 착용자의 호흡기로 침투, 구토를 유발한다. 답답함을 느낀 마스크 착용자는 그대로 마스크를 벗게되고, 그로 인해서 마스크를 벗은 자는 구토 작용제와 함께 섞여있는 다른 신경 가스나 혈액 작용제나 질식 작용제에 의해 사망하게 된다.
"점점.... 정신이 희미해져가.... 무서워... 살려줘... 살려주세요... 누구 없어요?"
하피는 벌처스의 홍시영 사장 밑에서 일을 하던 시절에 그녀에게 학대당한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질식해서 죽을 것만 같은 상황 속에서 하피는 예전의 그 악몽이 떠오르게 되고, 결국.... 그대로 쓰러진다.
"깔깔깔깔! 보기 좋군요! 아주 보기 좋아요! 감히 나를 물 먹이려 들다니! 나를 무시하려 들다니! 말했잖아요?! 당신을 비롯한 모든 침입자들은 절대로 여기를 빠져나갈 수가 없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