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9화- [서울에 감도는 불안한 전운.]
호시미야라이린 2015-02-17 1
엄청난 폭발과 함께 폭삭 무너져 내린 서울 강남역. 많은 소방차들이 화재진압을 하고, 경찰들은 교통통제를 하며 정신이 없다. 소방헬기들이 날아다니며 부상자들을 후송하느라 여념이 없는 상황. 세하와 유리가 그곳으로 도착하니 나혜가 피를 흘리고 있는 상태로 쓰러져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부축하고서 소방관들에 넘긴다. 당연히 검은양 클로저 요원들은 놀라는데, 정작 같은 팀인 붉은별 클로저 요원들은 무감각한 반응이다. 자기네들 동료가 피해를 입고서 병원으로 실려 갔는데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거에 대해 상부에서도 아주 반발을 한다. 김유정을 통해 질타하는 것은 당연지사.
“이봐, 올비아 트리젠코. 너네 동료가 다쳤잖아. 왜 아무렇지도 않은 건데?!”
“......”
“대답 좀 해보라니까? 너희가 원래 이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것들이었어?!”
“......그걸 이제 아셨습니까.”
“뭐?”
“나혜는 분명히 깨어날 겁니다. 그걸 믿기에 가만히 있는 겁니다.”
“......”
“그나저나 강남역 전체가 무너질 정도로 큰 폭발이라니. 단순한 폭탄테러의 정도로는 보기가 어려운 거 같네요.”
“뭐? 폭탄테러?”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라는 거죠.”
사야와 마찬가지로 올비아도 ‘영혼이 빠져나간 육체가 말하듯’ 말하는 태도는 정말로 상대방으로 하여금 소름을 끼치도록 만들기에 손색이 없다. 만약 올비아 자신의 가족들이 자살을 한다고 해도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할 지도 모르겠다. 자기 동료가 폭발에 휘말려 병원에 입원했는데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듯이 말하는 것을 보면 이미 이들에게 뭐라고 말을 해봐야 듣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어쨌든 강남역은 완전히 통제되어버린 상황. 송은이 경정에게 찾아가 이런 저런의 얘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어쩌면 송은이 경정이 뭔가를 알아낸 것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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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이 경정에게 찾아가 이런 저런의 설명을 듣는 이세하와 검은양 클로저들. 딱히 파악된 것은 없다고 한다. 아무리 보더라도 단순한 정도의 폭발이 아니라는 것만 확실하다는 것이 송은이 경정의 의견. 그리고 생존자는 아무도 없으며 전원 사망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그럼 정나혜도 죽었다는 걸까? 세하와 유리가 재빨리 구급대원들에 데려가준 덕분에 가까스로 생명의 위협을 피했다고 한다. 방탄철모를 쓰고, 방탄조끼를 착용해도 강남역 옥상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크나큰 피해라는 것을 반증하는 거. 지금도 작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정나혜를 제외한 생존자는 0명으로 봐야할지 모르겠다.
조만간 송은이 경정은 공항 인근으로 발령이 날 건데 그걸 앞두고서 강남역 폭발사건이 일어났으니 참으로 속이 타들어갈 지경일 것이다. 나혜가 추락하고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와중에도 오른손으로 꽉 붙잡고 있었던 드라구노프 저격총. 작업을 하던 소방관들에 의해 탄피 3개가 발견되었는데, 나혜가 3발을 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총알이 박힌 곳은 어디에도 없다. 왜냐하면 강남역에 맞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붉은별 요원들은 뭔가를 알고 있을 것만 같은데 이들은 계속 말을 하지 않는다. 경찰수사에 비협조를 해도 너무 비협조를 한다고나 할까? 그냥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라고만 한다.
붉은별 클로저 요원들은 이미 뭔가를 다 알면서도 일부러 말을 안 해준다.
그 이유가 뭘까? 사야는 강남역 폭발사건은 자신들의 작전지역과 관계가 있는 거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자폭공격용 인간 차원종’ 의 경우에는 폭발을 해도 흔적이 남지 않기에 그야말로 ‘증거인멸(證據湮滅)’ 이라는 것을 쉽게 할 수가 있다. 차원종을 이용한 침공은 점점 지능화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로 봐도 좋다. 사이가는 아무래도 그 녀석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만 같다는 말을 조심스레 한다. 사야는 물론이고 김유미와 리리스도 그것을 간파한 모양인지 고개를 끄덕인다. 만약 자신들의 추정이 사실일 경우라고 가정해도, 그것을 유니온 측에게 다 말할 수는 없는 법.
몇 개월이 걸려서 강남역 피해복구가 끝이 나려고 하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경찰청에선 송은이 경정을 공항 부근으로 정말로 인사이동 시킨다. 공항 부근? 서울에 있는 공항이라면, ‘김포국제공항(Gimpo International Airport)’ 이라는 곳이 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김포국제공항. 그곳으로 인사이동이 이루어진 송은이 경정. 요즘은 그곳에도 다수의 ‘경찰장갑차(警察裝甲車)’ 들이 배치된 상태. 당연히 경찰특공대들도 있다. 차원전쟁이 끝나긴 했으나, 지금도 차원종들의 침공은 계속되고 있기에 중무장 상태의 특공대들을 배치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 현재 서울 강서구는 순찰차가 아닌 장갑차들이 순찰하고 있다.
마치 이라크의 바그다드와 같이 혼란스러운 치안상태란 것을 보여주는 강서구.
차원종들의 침공이 많이 느슨해지긴 했으나 절대로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강서구에선 최근엔 무장한 조폭들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어서 강서구를 관할하는 경찰들은 모두가 특공대와 같이 중무장을 하고 다녀야만 한다. 이런 와중에 여객기 하나가 김포국제공항으로 입항하게 된다. 당연히 외국에서 입항하는 민항여객기. 많은 관광객들이 타고 내리는 것은 국제공항에 있어서 당연한 일상. 이곳에 뭔가 수상쩍어 보이는 자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낸다. 공항의 검색대가 그냥 통과하는 것을 보면 수상한 물건은 없다는 것이 맞다. 김포국제공항의 지하주차장. 누군가가 잡혀온 것이 보인다.
“허... 허... 헉... 마... ‘마카로프(Makarov)’ 너......”
“난 다 알고 있다. 네가 무슨 짓을 꾸몄는지를 말이야. 크흐흐흐흐.”
“......!!”
“내 오랜 친구, 내 오랜 동맹, 내 오랜 연인, 그리고... 배신자.”
“......”
“잘 들어라. 오늘을 계기로 이 나라는 물론이고, 세계는 영원히 바뀔 것이다.”
“뭐야?!”
“아무도 오늘의 이 일을 막을 수는 없어. 그렇지? ‘엘레나(Elena)’ 라고 불러줘야지?”
“......그... 그 권총은... 데... 데저... 크아악!”
마카로프란 이름의 남자가 엘레나란 여자의 가슴에 권총으로 1발을 쏴서 쓰러트린다.
그가 그녀를 ‘배신자(背信者)’ 라고 불렀던데 아무래도 차원기사단. 디멘션 나이츠의 배신자가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그가 그녀에게 방아쇠를 당길 때에 사용했던 권총은 ‘데저트 이글(Desert Eagle)’ 이란 권총이다. 꽤나 커서 살상력이 뛰어난 권총이다. 마카로프는 오늘의 이 일을 막을 수가 없다고, 오늘을 계기로 차원종들이 세상을 영원히 지배하게 될 거라고 말한다. 차원전쟁에서 패배했다고 해도 제2차 차원전쟁을 일으켜서 클로저스 요원들을 완전히 쓰러트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마카로프님. 확인사살은 안 해도 됩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명색이 데저트 이글로 쐈는데, 살아서 움직이면 그게 더 얼빠진 녀석이지.”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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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국제공항의 지하주차장의 CCTV 에는 저게 잡혔을까? 아니다. 잡히지 않았다. 설령 잡혔다고 하더라도 경비들이 대응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경비실의 직원들이 총에 맞고 전멸했기 때문이다. 마카로프의 옆에 있는 이들은 모두 ‘차원종(次元種)’ 이라 불리는 몬스터들. 그러나 인간의 모습을 한 차원종이라 따로 구분을 할 수가 없다. 이들은 북한제 무기로 유명한 것들. ‘58식 보총(五八式 步銃)’, ‘68식 보총(六八式 步銃)’, ‘88식 보총(八八式 步銃)’, ‘78식 저격보총(七八式 狙擊步銃)’ 등등의 북한제 무기들을 무장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군 특수부대의 복장까지 정말 완벽하게 착용했다.
북한판 AK-47 소총의 58식, AKM 소총의 카피인 68식, AK-74 소총의 북한판인 88식과 98식, 그리고 드라구노프 총이나 유고슬라비아제 M76 총의 카피로 추정되는 78식 저격보총까지. 북한제 무기들을 무장하고서 북한군 특수부대 복장까지 착용한 차원종들. 수가 적어보여도 정예병으로 보이는데, 대강 5명으로 추정이 된다. 마카로프는 차원종들을 향해 누차 강조한다. 누가 보더라도 매우 험상궂게 생겼으며 약 40대 정도로 추정이 되는 전형적인 러시아 남자의 모습을 하고 있는 마카로프. 그는 이번 작전을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클로저스 요원들에 대한 복수의 기반을 가질 수가 있다고 말한다.
“......‘С нами Бог.(쓰 나미 보흐.)’ 신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명심하겠습네다.”
“오늘... 이곳 김포국제공항을 시작으로, 세계는 반드시 크게 바뀌게 될 겁네다.”
“동무들, 명심하라우. 남조선 말을 쓰지 말고, 오직 북조선 말만 사용하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