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이야기 (이슬비 편#4)
T에리아T 2019-02-08 1
“여긴....”
전투기가 목표한 좌표에 도달하면서 가속을 멈추는 동시에 착륙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안착을 하였다.
그리고 전투기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공허한 느낌의 무중력 공간 같은 곳이었다.
그로 인해 싸우기도 힘든 장소였는데. 지금 도착한 곳은 이전에 플레인 게이트에서 보았던 꽃밭과 비슷하게 여기저기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있었다.
그 이전에 대지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이 곳이 전에 왔던 그 곳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철컥.
파악!
이곳은 적진. 신경이 예민해져 있었기에, 금속 재질의 무언가의 소리가 들리자마자 주변에 떨어진 돌에 위상력을 응축하여 비트를 날렸다.
파앙!
강한 충돌음과 함께 파공음이 주변에 울려 퍼졌다.
“언노운....”
검은 갑옷에 검은 색 바탕에 뿔이 달린 투구.
지난번에 보았던 첫 번째 언노운은 사자 얼굴에 인간형 몸을 지닌 거대한 차원종 이었던 거에 비해.
이번에 새로 등장한 언노운은 애쉬아 더스트 같은 인간형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파삭.
언노운은 방금 날린 돌덩이를 손으로 가볍게 잡아내더니. 그것을 완력만으로 부셔 버렸다.
[너는. 본 적이. 있는. 얼굴. 이군.]
갈라지고 메마른 목소리. 어딘지 모르게 어투가 어눌한 느낌이었다.
“무슨 소리야? 나는 너를 처음 보는데.”
언노운. 아니 유니온에서 지어진 명칭. ‘마왕’
그와의 대면은 처음이다.
그런데 안면식이 있다는 듯 한 반응에 의아함을 느꼈다.
[우리는. 수호자. 심연의 기사. 우리는 하나....]
어눌한 말투에다가 어딘지 모르게 이어지지 않는 대화.
침착하게 저 단어들의 의미를 생각하였다.
“그 말은. 우리가 토벌한 언노운이라는 뜻이야?”
[그렇다. 그대가. 내 심장. 칼. 찌른 거. 기억 한다.]
죽은 언노운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은. 곧 언노운은 형체가 없는 정신체 형식의 차원종.
오세린 언니 같은 정신 감응 능력이 있어야지만 완전한 소멸을 할 수 있는 부류였다.
[나. 묻는다. 여기. 왜. 왔는가.]
처음에 언노운과 마주 했을 때. 똑같이 물었다.
“너를 토벌 할 거야. 그리고. 심연의 원반을 파괴 할 거야.”
[그대. 적. 나. 수호자. 심연의 기사. 나. 지킨다.]
마왕이 손을 뻗었다.
화르르륵!
그가 손을 뻗자 검은색의 위상력이 불꽃처럼 뿜어져 나와서는 검의 형태로 변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검은 불꽃이 사라지면서 기분 나쁜 기운이 물신 풍기는 검이 드러났다.
“이번에는 쉽게 안당할 거야.”
촤르르르륵!
티나씨가 사용했던 허수공간 기술.
그 안에는 이번 싸움을 위해 많은 무기들이 내장되어 있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수백 개의 나이프들 중 수십 개를 꺼내어 허공에 소환했다.
‘전탄 발사!’
파바바박!
일제히 날아가는 나이프들.
그에 대응 하듯. 마왕은 위상력을 끌어 모으더니 나와 비슷한 기술로, 허공에 작은 불꽃 덩어리들을 만들어 내어서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나이프를 요격하였다.
쾅! 쾅! 쾅! 쾅! 쾅!
허공에서 터지는 폭발들. 검는 위상력과 내 특유의 분홍색 위상력이 서로 뒤섞여 불꽃놀이 같이 터지면서 주변을 삼켰다.
“하압!”
자욱한 폭발 연기 속에서. 미리 봐두었던 마왕의 위치를 향해 허수공간에서 나이프 하나를 꺼내어 위상력을 담아 빠른 속도로 날렸다.
음속을 돌파한 나이프는 그대로 마왕을 향해 정확히 날아갔고. 마왕은 뒤늦게 그것을 보고는 인간으로서는 불가능한 움직임
으로 검을 휘둘러 나이프를 쳐냈다.
“소용없어.”
콰아아아아아앙!
다른 나이프와는 달리 특제 나이프.
안에는 위상 응축탄이 손잡이 안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착탄시 강한 폭발력을 자랑했다.
파악!
그러나 별 타격이 없었는지, 폭발 연기 속에서 마왕이 뛰쳐나와서는 달려들었다.
“전개.”
파아아앙!
주변 대기를 조정하여 중력을 장악했다.
위에서 부터의 공격을 대비 하지 못 한 마왕은 갑작스러운 중력의 프레셔에 무방비하게 당하여 내게 검이 닿기도 전에 바닥에 짓눌려 버렸다.
지고의 원반을 흡수하면서 강해진 위상력.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언노운에게 대부분 공격이 통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이런 작은 기술도 통하고 있었다.
“폭격.”
중력장을 유지하면서 허수 공간에서 미사일 한대를 꺼내었다.
마왕의 위에 소환된 미사일.
위상력 가득 실은 미사일은 분홍색 불꽃에 휩싸여 있었으며, 위상력 가득 먹은 미사일은 그대로 마왕을 향해 떨어졌다.
사악!
그 때. 마왕은 자신을 짓누르는 중압감을 이겨내며 검 가득 검은 위상력을 뿜어내더니 힘껏 미사일을 향해 휘둘렀다.
콰아아아앙!
응축된 검은 위상력이 미사일을 베어 버린다.
“바보.”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
미사일 안에는 아까 전 나이프와 같이 응축탄이 백여발 넘게 장착이 되어 있었다.
벨 수 있는 힘이 있었다면, 차라리 거리를 벌리고 방어를 하는 편이 가장 합리적이었다.
스윽.
공간을 일그러트려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는 전방을 향해 위상력으로 방어막을 펼쳤으며, 이내 미사일 안에 들어 있던 응축탄들이 마왕에게 떨어지면서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아까 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의 폭발.
착탄 지점에서 거리를 조금 벌렸지만. 거리가 가까웠기에 그 위력이 조금 전해져왔다.
폭발이 가라앉기 시작하면서,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름다웠던 정원. 그 정원은 이미 온데간데없었으며, 자신과 마왕의 공격에 이미 황폐화 된 상황이었다.
‘어디지?’
착탄지점에는 커다란 크레이터가 생겼다.
그러나 그 자리에 마왕은 없었다.
방금 공격에 형체조차 없이 소멸 한 걸까?
화르르륵.
무언가 불꽃이 일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발밑에서 전해져 오는 열기와 시야에 들어온 검은 불꽃.
발밑을 중심으로 반경 약 10미터 정도. 검은 불꽃이 갈라진 대지 사이로 서서히 뿜어져 나오고 있었으며, 이내 그 불꽃이 대지를 뚫고 솟아 올랐다.
화르르르르르르륵!
“크윽!”
위상력을 끌어 올려 전신을 방어 했다.
짧은 순간의 타격. 그 타격만으로도 꽤나 강력하였다.
간신히 검은 불꽃을 버텨 내고는 주저앉아 버렸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스윽.
그 순간. 마왕이 언제 다가왔는지. 기척도 없이 앞에 나타나서는 검을 내리쳤다.
까앙!
뒤로 손을 뻗어서는 서둘러 양손에 나이프를 꺼내어서는 서둘러 그 검을 막아냈다.
“윽!”
내려친 힘이 온 몸에 전해져 왔다.
[지고의. 힘. 인가?]
검을 내려친 체 투구 속에 보이는 붉은 안광이 나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그게. 그대의. 의지인가?]
내게 말을 거는 것일까? 아니면 내 몸속에 있는 지고의 원반의 사념과 대화를 하는 것일까?
“아아아아아악!”
챙!
어금니를 힘껏 깨물며 위상력을 근력에 집중시켜 검을 뿌리쳐 거리를 벌렸다.
슈웅!
거리를 벌리는 동시에 나이프를 던졌다.
그 나이프를 가볍게 고개를 틀어 피하는 마왕.
파앙!
공간을 일그러트려 마왕의 바로 앞으로 이동했다.
바로 지근거리. 검을 휘두르기에는 불가능한 궤도.
날의 길이가 짧은 나이프를 휘두르기에는 적당한 거리인 지금 상황을 놓치지 않고, 남은 나이프 하나의 칼날에 위상력을 씌워 블레이드를 만들어 내고는 그대로 안면을 향해 휘둘렀다.
마왕은 그 공격을 피하기 위하여 뒤로 발을 빼었다.
그러나 나이프의 사정거리에 들어온 상태.
파캉!
아슬아슬하게 나이프의 칼날의 끝자락이 투구를 두 동강 내버린다.
타앙!
두 동강난 투구가 바닥에 굴러 떨어진다.
이 공격이 실패 했을 때를 대비하여 다음 동작을 준비했다.
공격은 실패. 다음은 공간을 일그러트려 녀석의 뒤로 이동하자.
실패와 동시에 공간을 일그러트리고. 좌표를 고정. 이동만 하면 되었는데.
나는 그것을 실행하지 못 했다.
흩날리는 검은 머리카락.
마주치는 붉은 눈동자.
생기 없는 창백한 피부.
투구 속에 가려진 언노운. 마왕의 얼굴이 들어 났다.
“이....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