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녀가 그리는 세계 -1-
클론세트 2019-01-01 0
콜록 콜록
차갑고도 텅빈 듯한 방안 새하얀 옷을 입은 소녀가 콜록 거리며 이부자리에 누워 있었다 며칠을 못 먹어서 싶은지 팔은 이미 뼈만 남은 몰골이었고 새까만 눈동자는 방문 쪽을 주시 하고 있었다
"자아 안나 맛있는 식사 시간이 왔어요~!"
익살스러운 광대 비슷한 얼굴의 연구가운을 입은 과학자 한명이 들어온다 그의 손에는 먹을 것으로 보이는 음식쟁반이 들려 있었고 소녀는 표정 없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너는 죽어버려요 그러니 어서 먹자고요"
"......"
"다른 사람들은 너를 실험체 A라고 부르지만 나는 특별히 [안나]라고 불려주는 거야"
한참을 바라보던 그녀는 천천히 빵 하나를 집어들고는 입에 가져다 문다 얼마나 배가 고픈 모양이었을까 금새 빵 하나를
먹어치운 후 다른 음식으로 눈길이 가다가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응? 이거 말이야? 이건 탕수육 이라고 하는 거야 한번 먹어봐 맛있다구~"
"...탕..수육..?"
그녀가 입을 열었다 처음보는 모양인지 그 음식만을 보고만 있었다
"이것은 소스를 찍어서 먹으면 맛이 좋아진다고 하지 자!"
평소에 차가운 음식들만 먹던 그녀에게는 따뜻한 음식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물거리는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흘려나온다
"그렇게 맛있던 거야?"
그의 말에 대답없이 고개만 끄덕거린다 만족스런 듯이 미소짓는 건 덤이었다
"오늘은 건강상태를 진단하러 왔지 걱정마 너에게 해코지 할 녀석들은 없어"
평소에 아이들의 상태를 진단하던 그였으나 오늘만은 표정이 달라보였다 싱글벙글하던 웃음은 없고 진지한 표정으로
"저기 안나는 행복스런 삶을 살아가고 싶었지? 조만간 그렇게 해줄 거야 "
바로 그때 방문이 열리며 연구원으로 보이는 남자들이 그를 붙잡았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왜 그가 잡혔는지
"미안해 안나...나는 아무래도 법을 어긴 것 같아 너를 여기서 나가게 해주고 싶었는데 말이야 하하하"
끌려가면서도 웃음을 잃지는 않았다 그게 그녀와 이름 모를 과학자의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