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knights 2부 4화 어긋난 톱니바퀴
firsteve 2018-12-31 5
더럽혀진 벚꽃.
그것이 칼바크의 병대에서 그녀를 부르는 별명이었다.
그것보다 그녀를 잘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할 정도로 7년 전 그녀의 상태는 차마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사람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리는 것이 가능하냐는 듯이 그녀의 모습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진절머리가 날 정도였다.
7년 전 처음 하나의 앞에 모습을 들어냈을 때, 하나는 무심결에 구역질을 할 뻔 했다.
전신에 맴도는 시큼한 냄새와 초점 없는 눈동자, 그리고 넝마가 되어버린 옷까지....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기 조차 무서울 지경
이었다.
그런 그녀를 욕실로 밀어 넣고 밖에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릴 때, 하나는 그녀의 혼잣말을 들었다.
더러워, 더러워, 아직도 더러워, 더 씻어야 해….더 깨끗해져야 해…..냄새가 나….아직도 냄새가 나….아직도 묻어있어….아직
도 나오고 있어…..다 씻어내야 해….다 씻어내야 해….
하나가 그녀의 심각한 상태를 눈치 채는 게 늦었다면 아마 그녀는 온 몸의 피부가 벗겨졌을 지도 몰랐다.
하얗던 피부가 피에 물들어 빨갛게 물들 때까지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씻어냈다.
그 때부터 하나의 머릿속에는 그녀와의 과거 따위는 어찌 되어도 좋았다.
초점 없는 눈으로 울면서 더럽다고 중얼거리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가여웠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병대의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나는 그녀를 병대의 일원으로 받아드리기로 했다.
범죄자가 부리는 위선이라고 불리어도 상관없었다.
그녀는 그저….끝까지 당당하던, 자신이 가장 싫어하던 친구의 모습이 꺾여버린 것을 도저히 놔둘 수 없었다.
슬슬 작전 시간이야.
그녀를 현실로 되돌리는 말에 그녀가 고개를 돌리니, 특유의 벚꽃색 머리를 뒤로 묶은 슬비가 문에 기대어 있었다.
“…..괜찮겠어? 이번엔 작은 지부의 요원들과 싸우는 게 아니라 신서울지부 본부야. 지는 건 문제가 아니야. 잡히면…..다시 그
지옥으로 끌려들어갈 거야. 그리고…..그 후로는 다시는 못 나올 거야.”
하나의 말에 슬비가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7년씩이나 같이 지내다 보니 그녀의 눈만 봐도 어느 정도 알 것 같았다.
그 눈동자는 7년 전과 같이 아름다웠다.
그것은 더럽혀진 벚꽃이라는 이명과 달리 너무나도 고결하고 언젠가 보았던 그녀의 의지를 담은 보석 같은 눈이었다.
도망치지 않겠다는 거지…..나참….너 때문에 유니온 지부를 통째로 박살내서 찾을 우정은 없으니까 잡히면 알아서 해.
거짓말이었다.
그녀가 잡히면 아마도 그녀의 흔적을 찾아내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 그녀를 구하고 그녀를 더럽힌 것들을 모두 세상에서 삭제
시키고도 남을 것이다.
티격태격하며 지내왔지만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버린 자신의 동료니까.
그녀를 따라 걸어나간 곳에는 그녀와 함께 유니온을 부수겠다고 맹세한 동료들이 줄을 서 있었다.
“언니, 오셨어요? 준비는 끝났어요. 이제 곧 그 쪽으로 이너포탈을 생성할게요.”
“계획에 차질은 없지, 카밀라? 이번엔 큰 건이니까 더욱 조심해야 해. 민간인들은 모두 대피한 거지?”
“제가 누군데요~이미 다 빠져나갔어요. 지금 그곳은 유령도시에요. 게다가 지금 지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저희 전력보다 약해요~오늘 밤은 파티에요.”
싱글싱글 웃으며 이너포탈의 조정을 마무리 하는 카밀라의 모습에, 슬비가 무심결에 자신의 머리를 묶고 있는 리본을 만지작거
렸다.
그녀의 생일 날, 세하가 준 리본이었다.
그가 사랑하는 별처럼 파란 리본은 7년 동안 그녀를 버티게 해준 버팀목 중 하나였다.
과거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온 그와의 인연을 증명해주는 감촉에 슬비가 작게 웃음을 지었다.
과거에 집착하는 그녀가 아니었지만, 리본을 만지고 나면 괜히 의지가 굳건해졌다.
자신들 때문에 오물을 뒤집어 쓴 채 사라진 그를 따라갈 순 없었지만, 적어도 같은 걸 할 수 있으니까.
과거에 짓눌려져 과거로 도망가려는 것이 아닌 적어도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하는 그녀의 모습은 과거보다 더욱 빛나고 있었다.
“이너포탈 조정 완료. 하나 언니. 지시를.”
“좋았어. 여러분. 오랫동안 기다리셨어요. 오늘은 아주 기념비적인 날이 될 거에요. 우리는 신서울지부를 넘어뜨리고 그들에게 우리의 의지를 보여주는 거에요. 자기 멋대로 세상의 정의라고 외치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거에요!”
“유니온에게 철퇴를! 압제에 반역을!”
“가죠, 여러분. 우리의 전장으로!”
하나의 말에 카밀라가 이너포탈을 열자, 그 안으로 칼바크의 병대가 돌격했다.
그 뒤를 따라 이너포탈을 넘어온 3명이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간단하게는 안 당해준다, 이거네…..
눈 앞에 펼쳐진 요원들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앞에 있는 일반 요원들은 겨우 아카데미를 졸업한 뒷배가 든든하신 재능만 있는 요원들이었으니까.
경험 따윈 일찌감치 치워버리고 이론적인 것에 밝은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봐도 우스울 따름이었다.
문제는 그들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서유리가 이끄는 반란 진압팀과 미스틸테인이 이끄는 감찰부 요원들은 전면전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쉽게 뚫리지 않을 만큼 강한 사람들이었다.
“…..오랜만이네요, 슬비 누나. 그런 더러운 곳에 몸을 맡기시다니….역시 누나도…..그 자식처럼 떨어진 거네요. 클로저로서의 존엄을 버리고 고작 그런 하등한 것들의 소굴로 가시다니….”
“미안하지만 네가 말하는 클로저로서의 존엄은 내가 추구하는 게 아니거든. 적어도….나는 마구잡이로 통제에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반역자로 규정하고 무자비하게 살해하진 않거든.”
“…..말 조심해요, 누나. 지금 누나는 유니온이 겨우 이뤄놓은 정의롭고 바른 세상에 반역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렇게 함부러
이야기하면 저도 가만히….”
미스틸테인이 눈가를 꿈틀거리며 슬비에게 경고를 하려고 하자, 그의 옆으로 한 줄기에 강력한 섬광이 지나갔다.
“……말 조심해야 하는 건 너야, 미스틸테인. 정의롭고 바른 세상? 아니. 너희에게 정의롭고 바른 세상이겠지. 사람들을 함부러 죽이면서 죽어도 마땅하다는 생각을 하는 너희들이 입에 담을 수 있는 말이 아니야.”
“…..후우…..역시…..그 녀석들에게 세뇌라도 당하셨나보네요…..우리 착한 슬비 누나가 왜 이렇게 변할걸까요…..”
슬프네요…..누나를 죽여야 한다니.
슬프다는 그의 말과 달리 눈과 입은 차갑기 그지 없었다.
“……슬비야…..지금이라도 안 늦었어. 우리 쪽으로 와. 그 사람들은 범죄자들이야. 너처럼 깨끗하고 정의로운 애가 있을 곳이 아니야.”
“…..무섭네…..너마저 그런 소리를 하다니…..”
슬비가 주변에 있는 사물들로 결계를 만들 듯이 두르면서 두 사람을 바라봤다.
“그리고 한 가지 착각하는 게 있어. 깨끗하고 정의로워? 아니. 난 언제나 이랬어. 정의로운 척하면서 늑대개의 선택을 속을 응원했고, 좋아하는 사람을 빼앗고 싶다고 며칠을 밤새서 그 아이를 저주한 적도 있었고, 나를 그런 꼴로 만든 녀석들을 죽였어. 이래도 내가 그런 아이야?”
“……역시 말이 안 통하는 것 같네…..미안해, 슬비야. 조금….아플거야….조금만 자고 있어줘.”
유리의 몸이 슬비를 향해 날아오는 그 순간, 그녀의 앞으로 한 줄기의 섬광이 지나갔다.
“…..듣고 있으니까 짜증이 솟구치네요. 말이 안 통하는 건 그쪽이라고요, 서유리 씨.”
“……부외자는 빠….읏….!”
유리가 카밀라를 째려보다가 하늘에 내려치는 번개에 그 자리를 이탈했다.
“.....안되겠어. 항복하면 곱게 감옥으로 보내주려고 했는데 안되겠어. 슬비만 빼고 모조리 이 자리에서 사형시켜줄게.”
유리의 눈에 광기가 흐르기 시작하자, 카밀라가 씩 웃으며 창을 내밀었다.
“바라던 바에요! 전원, 돌격!!!!”
양 진영을 흔드는 함성소리에 양측 전력이 격돌했다.
칼바크의 병대가 예상한 상황보단 조금 숫자가 많았지만 그 정도는 3명이 예상한 오차범위였다.
하지만 문제는 그 뒤였다.
쓰러져야 하는 요원들이 마치 시체처럼 되살아나 병대의 대원들에게 달라붙어 공격을 방해했다.
그런 방해로 인해 시야나 공격이 막힌 틈을 노려 유리와 미스틸이 부대원들을 이끌고 약해진 곳들을 쓸어 내렸다.
예상과 다른 진행에 3명은 계획을 변경해 방해하는 벽을 제거하는 걸 우선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벽을 구성하는 요원들은 마치 죽음에 대한 공포라는 개념이 없다는 듯이 3명의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냈다.
“흐음….이거 미리 고기방패들을 준비하지 않았으면 불리한 건 우리였겠는데요.”
여유로운 목소리로 병대원들을 헤치며 다가오는 그의 모습에 슬비가 쓴웃음을 지었다.
“새삼스럽지만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별 거 아니에요. 그들은 선택 받은 사람들. 발할라의 전사들이에요. 아, 강제로 한 거 아니에요. 그들이 원했어요. 강한 힘을
원한다고. 그래서, 발할라의 힘으로 그들을 지원한 거에요. 죽지 않는 강력한 전사. 딱 그 말에 어울린다고 생각되지 않나요?”
“사람들을 이 꼴로 만들고는 잘도 그런 말을…..”
슬비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그게 어때서요? 그들은 평화를 위해 몸을 바친 순교자들이에요. 더럽게 피투성이의 손으로 정의를 논하는 자리로 기어오르는 벌레들과는 다르다고요!!!”
미스틸의 뒤에서 수많은 창들이 전방으로 날아가더니, 이내 수많은 병대원들의 목숨을 꺼버렸다.
“아아….그래도 이 벌레들은 다르겠네요. 우리를 위해 숭고한 희생을 하기로 마음 먹은 듯 하니까.”
창에 찔려 죽은 병대원들이 꿈틀거리며 다시 일어서더니 방금 전까지 등을 맞대고 싸우던 병대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역시 테러리스트들은 지조가 없네요. 곧바로 자기 동료를 공격하다니….”
“너 이 자식…..!”
카밀라가 분을 삭히지 못한 채 전격을 두른 채 돌격하자, 그 앞으로 검은 섬광이 그 창을 튕겨내며 막아섰다.
“…..네 상대는 나야, 카밀라.”
튕겨낸 뒤, 그녀를 밀어내며 그들과 거리를 벌린 유리가 다시금 자세를 잡았다.
“……당신은 정말로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에요. 그 누구보다 유니온을 증오해야 할 사람들인 당신들이 어째서 유니온의 편을
드는 거죠?”
“…..테러나 저지르고 다니는 악당한테 들을 소리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주제에 숭고한 이상이니 뭐니 하면서 테러 하는 너희
들이 나한테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더러운 테러리스트가.”
숨막힐 듯한 검의 그림자에 카밀라가 위상력으로 자신의 신체능력을 조작하며 그녀의 공격을 받아쳤다.
“숭고한 이상? 너희 같은 테러리스트가 뭘 할 수 있는데? 너희가 저지르는 건 평화를 해치는 행동이야. 너희는 그저 사회의 악이라고!”
자신들을 부정하는 유리의 말에 카밀라가 몸통박치기를 하며 검의 간격 밖으로 튕겨냈다.
“알아요. 우리가 사회의 악이라는 거. 우리가 평화를 해치는 존재라는 건,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요! 하지만 우리는 적어도 우
리가 한 짓에 대해 책임을 지기로 했어요. 우리 때문에 희생되는 사람들에 대해서 책임을 지기로 했고, 되도록이면 우리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없게 만들기로 했어요. 당신들처럼 정의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다면서 살인을 정당화 하진 않아요!”
“입….조심해…..테러리스트….입 안 다물면….그 입….찢어버릴 거야….우린 너희와 달라. 우린 정의를 세우는 사람들이야! 내가….내가 유니온을 바꿔서 다시 모두의 죄가 사라지면….그 때가 되면….우리는 다시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어. 상처 받지 않았던 그 시절의 우리로 돌아갈 수 있다고! 그걸 위해서라면 소수의 희생은 얼마든지 있어도 상관없어! 근데 왜 방해해? 너희가 뭔데, 너희가 뭔데!사람을 죽이는 테러리스트 주제에!”
광기 어린 유리의 말에 카밀라가 입을 열었다.
이세하 씨도 그렇게 생각할까요?
“뭐라….고?”
“지금 당신의 말을 들으면 이세하 씨는 뭐라고 할까요? 목적을 위해서라면 소수의 희생은 얼마든지 있어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당신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는 이세하 씨가 돌아올까요? 돌아온다고 해도 그게 과거처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나요? 정말로 당신은 그게 가능하다고 믿는 건가요?”
“**……”
“당신은 그저 살인마에요. 정의를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손에 묻힌 피를 두려워하며 나아가는 사람이에요. 당신처럼 피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럴 자격이 없다고요!”
“**!!!!!!!!!!!!!!!!!!!!!!!!!!!!!!!!!!!!!!!!!!!!!!!!!!!!!!!!!!!!!!!!!!!!!!!!!!!!!!!!!!!!!!!!!!!!!!!!!!!”
유리의 몸에서 엄청난 양의 위상력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물리적인 충격마저 일으킬 정도의 위상력을 뿜어낸 유리가 탁해진 눈으로 카밀라를 보며 중얼거렸다.
“너 따위가 뭘 알아….너 따위가 뭘 알아….너 따위가 뭔데….너 따위가 뭔데, 세하랑 같은 말을 하는 거야….왜 세하가 한 말이 생각 나게 하는 거야……돌아오게 만들 거야…돌아 올 거야…..모든 게 정상화 되면 세하가 돌아온단 말이야…..안 돌아오는 건 세상이 정상이 아니라서 그런 거야. 그러면 세상이 정상이 될 때까지 죽이면 되는 거야…..세하가 돌아오지 않는 이유가 되는 건 모조리 다 없애버리고 이 세상에 평화가 오면 그러면….그러면 세하가 돌아올 거야….우리는….우리는…다시…..다시….친구….친구가 되서…..그 때처럼…..되돌아갈 거야…..”
그러니까 우릴 위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유리의 검이 인식을 넘어선 속도로 카밀라의 몸에 파고 들었다.
“너희만 없으면 돼. 너희가 있으니까 세하가 안 돌아오는 거야. 너희 같은 더러운 것들이 많으니까 안 돌아오는 거야. 그러니까 사라져. 다시 우리가 그 때로 돌아갈 수 있게 사라져 버려. 먼지 하나 안 남기고 사라져 버리란 말이야!!!!”
연이은 공격에 카밀라의 정신은 아득해져만 갔다.
그런 그녀의 머릿속에 문득 하나의 모습이 스쳐갔다.
납치당했으면서도 자신을 설득하고, 자신과 함께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내온 친언니 같은 존재인 하나의 모습이 생각나자,
희미해져 가던 카밀라의 정신이 또렷해졌다.
음속을 넘어선 검을 위상력으로 강화한 손으로 잡아낸 카밀라가 유리를 노려봤다.
잘 들어요, 현실을 부정하는 아줌마. 당신은 절대 행복해질 수 없을 거야. 우리가…..내가….막을 거니까.
유리가 무슨 소리를 하냐며 검에 힘을 주려다가 자신의 옆구리를 파고드는 창의 감각에 그녀를 밀쳐내며 물러났다.
“미안하지만….이걸로….조건은 갖추어졌네요…..당신이 먼저 죽나….내가 먼저 죽나…..해보자고요…..죽는 건 하나도 안 무서워……내가 무서운 건……당신처럼 미쳐버리는 거니까.”
“입….입….입 **, 테러리스트!!!!!!!!!!!!!”
광기 어린 검이 다시 한 번 진홍색의 창과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한편 그들과 조금 멀리 떨어진 장소의 도로를 뛰어다니며 싸우고 있던 슬비가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미스틸테인을 노려봤다.
이상하리만큼 강력한 그의 창에 번번히 막힌 것도 모자라, 이제는 벽으로 밀어 붙여지기까지 했다.
“후우….역시 누나네요. 여기까지 몰아 붙여진 건 오랜만이에요.”
주변에서 달려드는 병대원들을 압도적인 힘을 처치하면서 다가오는 그 모습은 마치 사신 같았다.
“슬슬 포기하지 그래요? 이런 승산 없는 짓을 왜 하는 거에요? 너무 명확한 사실인데.”
“미안하지만….나는 이런 것만 줄곧 하면서 살아왔거든. 재능 없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노력으로 그 차이를 메우고, 그 사람들을 이겨가면서 살아왔어. 위상력이 각성한 이후로는 늘 그런 인생이었거든.”
“…..그러면 이제 포기하지 그래요? 누나도 목숨은 아깝잖아요? 그 자식처럼 진짜 세계의 적이라도 될 생각이에요?”
미스틸테인의 물음에 슬비가 몸을 세웠다.
“오래 전부터….쭉 생각했어….세하는 우리를 위해서 사람을 죽이고 피를 뒤집어 쓰면서까지 싸워 왔어. 누구보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민감하던 그 녀석이 먼저 스스로 손을 더럽혔어. 그리고 지금도 너희한테 세상에 적이라고 불리는 지금도, 세하는 싸우고 있어. 7년 전 우리가 약속한 진실을 밝히자는 그 약속 하나 때문에 지금도 그 녀석은 피를 뒤집어 쓰고 있다고. 그렇다면, 나도….이렇게 멍하게 있을 순 없잖아?”
“살인자라도 되겠다는 건가요? 고작 그 자식 하나 때문에? 그 자식이 뭔데요! 그 자식이 뭔데, 누나까지 손을 더럽히겠다는 건데요? 평화를 지키고 있는 건 나에요. 유니온이 차원종들과, 반역자들과,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시민들을 지키고 있다고요. 그런데도 누나는…..그 차원종 나부랭이가 되어 버린 그 자식을 옹호한다는 거에요? 그 자식이 옳다는 거에요? 웃기지 마요. 그 자식은….그 자식은 우리를 버린 놈이에요! 그런데 이제 와서 우리를 구하려고 한다는 게 웃음도 안 나온다고요! 짜증나…짜증나….짜증나…. 누나도 그 자식도, 그 자식처럼 말하는 모두 다 미쳤어요. 내 창으로 모두….모두 없애주겠어요. 정의로운 세상을 모두 죽여주겠어요!!!!”
미스틸테인이 창을 잡고 돌진자세를 취했지만, 슬비는 그저 그를 노려본 채 무언가를 중얼거리기만 했다.
뭘 하는 건지 모르겠지. 늦었어요. 누나!
미스틸테인이 창을 들이밀려는 순간, 그의 몸이 무언가에 걸린 듯 그대로 정지했다.
휴우…..역시 공간 고정은 힘드네…..
슬비가 숨을 고르며 그를 바라보았다.
“공간 고정…이라고요? 그런 반칙성 기술이….실현 가능하다고요?”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 난 언제나 이론 위주였으니까 몇 번이고 상상을 했거든. 물론 그럴 때마다 위상력의 소모량 때문에
포기했었지만.”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 그걸 하고 있는 건데요?! 누나의 위상력은 많은 편이 아닐텐데!”
그 순간, 미스틸테인은 깨달았다.
슬비의 머리 색깔이 평소보다 너무나도 옅은 분홍색이라는 점과 그녀의 파란 눈동자 중 하나가 보라색이라는 것을.
“유니온의 폐기된 프로젝트 암흑의 광휘 프로젝트….그 실패작 중에서 살아남은 게 나거든. 덕분에, 잠깐동안 내 위상력을 증폭시키는 건 가능하다는 이야기지!”
그녀가 그 힘을 끌어낸 이유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암흑의 광휘는 인간이 낼 수 없는 힘을 내어주는 힘.
양날의 검인데다가 불완전한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 생각하던 그녀는 한 가지 가능성을 생각했다.
그것은 인간이 낼 수 없는 힘을 내어주는 것을 역이용한 다중연산과 다중실행이었다.
“공간 고정으로 널 묶고, 내가 가진 최고 화력으로 널 때린다. 그게 내 목적이야. 여기서 널 막겠어. 미스틸테인.”
그녀의 한 쪽 눈이 빛나기 시작하더니 그를 묶은 힘이 더욱 거세지더니 주변에 커다란 공간의 구멍이 생겼다.
그 안에서 나오는 것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미스틸테인이었기에, 탈출하려고 몸의 위상력을 끌어올렸으나, 그 속도보다 그녀의 능력이 빨랐다.
“이게 나의 전력이다!!!!!!!”
사방에서 날아드는 버스 지하철들이 터지고 폭발하고를 반복하며 그녀가 고정시킨 공간을 열로 채웠다.
수십 개의 폭발에 그녀가 주먹을 꽉 쥐며 외쳤다.
폭발 속으로 사라져라!!!!!!!!!!!!!
순간, 굉음과 함께 고정되어 있던 공간이 폭발하자, 그 여파로 슬비마저 등지고 있던 건물로 튕겨나갔다.
“성공....했…윽….!!”
슬비가 웃음을 지으려다가 몸을 타고 흐르는 격통에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강한 힘인 만큼 돌아오는 고통은 상당했다.
힘든 것을 잘 참는 그녀로서도 발동 후 돌아오는 고통에 익숙해지기는 어려웠다.
그래도…..이 정도면 가장 위험한 상대를 전투불능으로….
슬비가 밀려오는 고통을 참으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곳을 바라봤다.
그 때….
후우…..위험했네요….역시 슬비 누나네요. 이게 없었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
연기를 헤치고 나오는 그림자에 슬비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파랗게 변한 머리와 뻗어 나온 날개가 그녀의 눈에 먼저 들어왔다.
“그 모습….대체 뭐야?”
“아….이거요? 뭐….누나와 같은 불완전한 힘이 아닌 진정한 힘이랄까요? 지고의 원반이 가진 힘으로 만든 지고의 날개 프로젝트….그 프로젝트의 프로토타입이 저라서요.”
아쉽게 됐네요. 누나. 최후의 한 수 마저 그다지 큰 타격은 없었네요.
뚜벅뚜벅 걸어오는 미스틸테인을 향해 다시금 공격을 하기 위해 손을 뻗은 그녀였지만, 그것보다 빠르게 사출된 창들에 의해 바닥에 고정되어버렸다.
“이제 알겠어요? 결국 누나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요. 그저 이상만을 쫓는 그 자식처럼 누나는 세상에 없는 걸 쫓아온 거에요.”
그러니까 항복해요, 누나. 마지막 기회에요. 전 누나를 해치고 싶진 않아요.
그런 그의 모습에 그녀가 비웃음 섞인 미소를 지었다.
“하던 대로 해. 넌 그렇게 밖에 결론을 못 내잖아. 인간의 마음 같은 건 제대로 모르는 무기잖아.”
그녀의 말에 그가 창을 들어 그녀의 배에 찔러 넣었다.
“….제 창은 신마저 죽이는 창. 그리고 최근에 이런 걸 배웠거든요. 부패하라. 상처.”
그의 말에 그녀를 찌르고 있는 상처가 빠르게 부패하기 시작했다.
“아프죠? 아플 거에요. 이거 다른 범죄자들한테 실험해봤는데, 길어봤자 3분이면 정신을 놓고, 5분이 되면 전신이 썩어버리거든요.”
밀려오는 고통에 슬비가 입술을 꽉 깨문 채 버티자, 그가 더욱 더 창을 깊게 찔러 넣으며 말했다.
“말해요. 이세하 그 자식을 따른 걸 후회한다고. 반성하고 있다고. 저와 함께 바른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하란 말이에요!”
“….흐…읏….그…렇게….말하면…..살려….주는 거야?”
들려오는 슬비의 말에 그가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네. 누나.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말만 하면 이 창도 부패하는 것도 전부 멈춰드릴게요. 그러니까 누나. 말해요. 이세하 그 xx를 저주하고 원망한다고 말하라고요!!”
그 순간, 그녀가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지금….뭐하는 거에요? 진짜 죽고 싶어요?”
“….난….너 같이…..거짓된 삶 같은 거….살고 싶지 않아….난…..클로저야…..너처럼 거짓된 거에 따르기나 하는 무기나 개가 아니라 나는….사람들을 지키는 클로저 이슬비야. 너의 말…..내가 죽더라도….부정할거야….!”
그녀의 눈에서 보여지는 의지에 미스틸테인이 그녀의 목을 잡아 조르기 시작했다.
“멍청한 것….살려준다니까….그 xx만 버리면 살려준다니까 명을 재촉해? 죽어……그 자식을 따르는 것들도, 내 마음대로 안 움직이는 세상도, 날 버린 너도, 그 xx도 모두 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그녀를 조르는 힘이 강해지자 그녀는 서서히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팔이 창에 꿰 뚫린 상태라 그의 손을 뿌리칠 수 조차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웃음을 지었다.
부서지고 부서지면서 여기까지 왔다.
몇 번이고 무너지려고 했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시선과 주홍글씨처럼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범죄자라는 낙인의 무게에 견딜 수 없어 유니온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그녀를 붙잡아준 것은 그녀의 머리를 장식해주는 그가 남긴 별이었다.
그래도….조금은 아쉽다…..세하 얼굴….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의 얼굴을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기억나는 건 그와의 추억과 이제는 색이 바래버린 단체 회식 날 우연히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 한 장뿐이었으니까.
안녕……내 첫사랑……널 만나서….행복했어…..
그녀의 의식이 어둠 속으로 빠지려는 그 때, 그녀의 귓가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뭐하냐, 지금?
그 목소리는 그녀의 의식을 다시금 현실로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자신을 누르고 있던 손이 풀리자, 그녀가 격하게 기침을 하며 숨을 쉬었다.
“슬비야! 괜찮아?”
“세….하….야?”
너무 오랫동안 목이 눌러진 탓인지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시선만은 어느 정도 돌아와 자신을 보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그늘 사이로 어렴풋이 인식할 수 있었다.
좀 아플 거야. 혀 깨물지 마.
그와 동시에 그녀를 구속하고 있던 창들을 뽑아낸 그가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오랜만이야, 이슬비. 잘 지냈어?
마치 여행을 다녀온 듯한 가벼운 말투에, 그녀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뭐라고 말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의 가슴을 두드리며 우는 것이었다.
늦은 주제에 건방져, 이세하…..너무 늦었어….맨날 늦어…..약속시간 맨날 안 지키는 나쁜 놈….
가슴에 담아 두었던 말이 쏟아져 나오자, 세하가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조용히 건물에 기대게 한 채 치료하기 시작했다.
“어떻게…..온 거야? 내가 여기 있는 건….어떻게 알았고?”
“이야기 하자면 길어. 나중에 우리 쪽 가서 이야기 해줄게. 너는 일단 다른 사람들과 함께 아지트로 가 있어. 이거 절대 잃어버리지 말고.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았다면 뒤돌아 볼 생각 하지 말고 곧장 아지트로 돌아가서 기다리고 있어. 진정되는 대로 그 쪽으로 갈게.”
세하가 그녀의 손에 벚꽃색의 결정을 쥐여주고는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향해 고개를 까딱였다.
“…..또 오래 걸리는 거…아니지? 이번에도 늦으면….나 진짜 유니온 편 들어버릴 거야?”
“안 늦어. 빨리 가.”
세하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곧바로 건블레이드에 위상력을 집어넣으며 그와 마주했다.
“이….세하….!”
돌풍처럼 밀고 들어오는 그의 공격을 가볍게 막아낸 세하가 미스틸테인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저번보다 공격이 가벼운데? 무슨 일 있었어? 왜 이렇게 가볍냐?”
“**!!!!대체 여길 왜 온 거야! 얼마나 나한테서 사람들을 빼앗아 가야 성이 차는데!!!”
양 손으로 세하를 깔아뭉갤 듯이 누르는 미스틸테인의 모습에 세하가 어이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땡강 부리는 걸 보니까 아직 정신 못 차렸네. 몇 대만 맞자. 미스틸테인.”
창을 튕겨냄과 동시에 완벽한 궤적으로 갈비뼈를 강타한 세하의 돌려차기에 미스틸테인이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예전에 제이 형이 알려준 걸 벌써 까먹었어? 무기가 접촉된 채 힘 겨루기 중일 때는 무기 외의 모든 것을 경계하라고.”
“**…**…**!!!!!!!!!!그 입으로 아저씨의 이름을 부르지 마!”
이성을 잃은 듯 마구잡이로 창을 휘두르는 그의 모습에, 세하가 한 쪽 입고리를 올리며 중얼거렸다.
“왜 화를 내는 거야? 네가 좋아하는 제이 형을 내가 부른 것만으로도 더럽혀지는 기분이 들어서 싫냐?”
“그 입 닥치라고 했잖아!!!!!너 따위가 뭔데! 네가 뭔데! 다 내팽개치고 도망간 주제에 이제 와서 아저씨를 친한 척 부르지 말란 말이다!!!!”
무지막지한 크기로 거대화시킨 창을 내려 꽂는 그의 모습에, 세하가 비웃음 섞인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열 받으면 머리에 피 안 도는 건 여전하구나. 이렇게 느리고 둔한 공격 맞을 리가 있겠냐!”
가볍게 창 위로 뛰어 오른 세하가, 창을 타고 달려가 미스틸테인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묵직한 한 방에 미스틸테인이 뒤로 날아가 빌딩에 박히자, 세하가 손을 털며 그에게 다가왔다.
“비둘기 날개 같은 거 달았다고 우쭐한 것 같은데 잊지 마, 미스틸테인. 그 힘, 딱 7년 전 내 수준이니까. 아니지….그것도 제대로 못 쓰는 것 같네. 역시 인간도 아닌 무기가 다루기에는 버거운 힘인가?”
“날….무기라고 부르지 마….난….너보다 더….훌륭한 인간이야…..너 같이 모든 걸 버리는 녀석과는 달라!!!난….난 진정한 영
웅이야. 세상의 평화라는 사명을 이루는 건 나야! 너 같은 범죄자가 아니라 나여야만 한다고! 너 같은 건 악당으로 내 앞에서 지면 되는 거란 말이다!!!!”
억지로 몸을 움직여 날아오는 그의 모습에 세하가 검을 집어들었다.
날개까지 펼치고 오는 것으로 보아서는 지금 그가 가진 모든 힘을 담은 일격일 것이다.
하지만 그 힘이 그에게 닿을 일은 없다.
그는 조용히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한 번 검이 휘둘러 질 때마다 공간이 일그러졌다.
창은 닿지 않은 채 그의 공격에 바람에 날리는 연처럼 흩날렸다.
그런 그의 모습에, 세하가 공격을 거둔 채 그를 내려다 봤다.
“......미스틸테인이었다면…..내가 기억하는 테인이가 네가 가진 힘을 가졌다면….아마도 난 졌겠지. 테인이는 천재니까.”
“개….소리….집어치워…..난….미스틸테인이야……7년전에도 지금도….난….미스틸테인이라고!”
미스틸테인이 창을 집어들며 외쳤다.
Speer des Hass(증오의 창)
그를 상처입혔던 그가 가진 최강의 한 수가 지근거리에서 날아들었다.
그러나 세하는 그 공격을 한 손으로 막은 채 그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증오의 창이라…..너한테 딱 맞는 말이네. 더럽고 추악한 정의나 내세우면서 자기합리화에 푹 빠져있는 네 창에 걸맞은 이름이야.”
“어…째서….어째서…..이 공격은 어떤 사람도 막지 못한 건데….어떻게….너 따위가….너 따위가 어떻게!!!”
“……죽일 수 없는 신을 죽이는 창으로 만드는 저주의 일격…..확실히 딴 녀석들이 맞으면 한 번에 저 세상으로 갈 만큼 흉악하지만….잊은 거 아니지? 넌 고작 만들어진 모조품 창이잖아.”
“나는 가짜가…아니야!!!나는 미스틸테인이야! 사명을 이루는 창이라고!”
“그래. 넌 창이야. 누군가 사용하지 않으면 누군가를 죽일 수도 없는 창. 그게 너라고. 스스로 결정조차 못한 채 이리저리 휘둘리는 창한테 당할 만큼, 난 헛되게 시간을 보내진 않아서 말이야.”
날아든 빛을 하늘로 튕겨낸 세하가 그의 배를 가볍게 차 무릎을 꿇렸다.
“…..날 증오하든 말든 이제 상관 안 할 거야. 넌 그저 무기야. 네가 기억하는 테인이가 아니라, 그저 주입된 사명만을 이행할 뿐인 가짜 창일 뿐이니까. 하지만…..네가 내 사람들에게 손을 댄다면….”
그 때는 유니온이고 나발이고 이 세상에서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소멸시켜줄 테니까 각오해.
세하가 검을 집어넣은 채 사라지자, 미스틸테인이 바닥을 치며 중얼거렸다.
“이세하….이세하.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이세하!!!!!!!!!!!!!!!!!!!!!”
-------------------------------------------------------------------------------------------
용과 겨우살이의 전투가 시작될 무렵, 카밀라 쪽은 만신창이에 가까웠다.
흡혈창으로 겨우 빨아들이고 있었지만, 회복되는 속도보다 빠르게 마비되는 감각에 카밀라가 결국 배에 큰 공격을 허용한 채 바닥으로 쓰러졌다.
“카…카밀라!!!!”
살아남은 무리를 이끌고 하나가 뛰어오자, 카밀라가 그녀를 보며 다급하게 외쳤다.
“오면 안돼요, 언니! 도망쳐요!!!!!”
하지만, 그녀의 말이 그들에게 들릴 때쯤 그들의 곁에는 한 줄기의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동시에 병대원들의 목에서 피가 솟구치더니 이내 하나의 목에 검이 겨누어졌다.
“…..제 발로 죽으러 왔네. 하나야? 오랜만이야…..잘 지냈어?”
“여전히 음침하고 재수 없는 건 여전하네, 서유리….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인사가 목에 칼을 겨눈 채 하는 거라니….재수 없는 행동은 여전히 잘 하는 구나?”
“너도 혓바닥은 여전히 잘 놀리나 보네. 그걸로 우리 슬비도 구워 삶았겠지. 나중에 널 죽이고 나면 네 혓바닥은 좀 분석해보고 싶네. 왜 그렇게 잘 놀려지는 지 말이야.”
신랄한 말을 주고 받으면서도 하나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그녀를 데리고 도망갈 수 있는 지 계산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진 치료의 힘으로 카밀라를 치료하기에는 그녀의 상처가 컸다.
게다가 방금 전의 공격으로 겨우 손에 넣은 이너포탈 생성장치마저 파괴되었기에 빠르게 이탈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무슨 생각 하는지 다 보여, 하나야. 여기서 저 애를 데리고 어떻게 도망 가나….하고 있지? 미안해서 어쩌지…..나는 너희를 돌려보낼 생각 없어. 슬비라면 모를까…..너희는 죽어도 마땅하잖아?”
소름 돋는 말과 동시에 검이 목 쪽으로 다가왔다.
뒤에서 붙잡힌 상태라 섣부르게 움직이면 그대로 죽을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하나가 애써 비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참 인정 많네. 근데 그거 알아? 네가 이런 짓을 한다고 해서 이세하나 이슬비처럼 너를 좋아해주던 사람이 돌아 올 거라고 생각해? 죽여봐. 그리고 이걸 이슬비나 이세하가 본다면 뭐라고 할까? 아….너는 상관없지? 너는 어차피 테러리스트는 죽이니까.”
그녀의 말에 유리가 그녀를 옆으로 내동댕이치고는 그녀의 배를 찔렀다.
“입 다물어…입 다물어, 입 다물어, 입 다물어, 입 다물어, 입 다물어! 너희만 없으면 된다고. 슬비도 세하도 아저씨도 다른 사람들도 돌아올 거야. 내 곁으로 돌아올 거야. 근데 네가 뭘 안다고 떠들어! 테러리스트 주제에! 쓰레기 주제에! 열등감 밖에 없는 주제에!!!!”
깊게 파고 드는 그녀의 검에 하나가 비명을 지르다가, 다시금 눈에 의지를 채운 채 그녀를 보았다.
“그런다고 해서…..네가 행복해질까? 결국 똑같아. 과거로 돌아가도 넌 행복 해질 수 없어. 이미 넌 너무 멀리 갔어. 그 때로 돌아가기에는, 이미 18살의 서유리와 멀어졌으니까. 너도, 창잡이 녀석도, 이세하도, 이슬비도, 우리도, 그 때의 모든 사람들도…..그 날 이후로는 돌아갈 수 없게 되어버린 거라고.”
“아니야…아니야…아니야…아니야!!!돌아갈 수 있어! 돌아갈 수 있어! 너희만 없으면 돼…..세하가 원하는 건 유니온이 깨끗해지고 우리의 누명이 풀리는 거야. 그러면 내가 올라가서 바꾸면 되는 거야. 그러기 위해서 생기는 희생은 다 사소한 거라고!!!!”
깊게 들어가는 그녀의 검에 하나가 비명을 질렀다.
“죽어.죽어.죽어.죽어.우리를 위해 죽으란 말이야!!!!!”
광기 섞인 그녀의 검이 하나의 심장을 향해 날아드는 그 순간....어디선가 날아온 공격에 유리가 검을 세워 공격을 막으며 뒤로 물러났다.
휴우….위상력 억제기가 있는 곳에 직접 나타나는 건 역시 힘드네요…..방심하면 되돌아갈 것 같아요.
타워쉴드를 든 채 걸어오는 한 여성의 모습에, 유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를 노려봤다.
“….누구시죠? 지금은 공무집행 중이니까 처벌 받기 싫으시면 빨리 사라지시죠?”
“미안하지만 저는 유니온한테 버림받은 지 오래라서요. 이제 와서 유니온의 말을 들을 필요는 없거든요. 우리 세하 오라버니라면 모를까.”
“….지금 뭐라고 했죠? 세하 오라버니?”
날카롭게 변한 유리의 분위기에 하연이 미소를 지었다.
“아. 자기 소개가 늦었네요. 세하 오라버니가 이끄는 검은 기사단의 일원인 서하연이라고 해요. 부족하지만 기사단 참모장을 맡고 있어요.”
생글생글 웃는 하연과 달리 표정이 굳어가던 유리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당신이…..세하랑 같이 있는 사람들 중 하나다…..이거죠?”
“네. 그 쪽은 서유리 님이시죠? 만나서 반가워요.”
웃는 그녀의 얼굴 옆으로 살의를 담은 바람이 불어오자, 하연이 재빠르게 방패를 들어 막으면서 중얼거렸다.
“…..오라버니한테 들은 것보다 더 호전적이신 분이네요. 세하 오라버니한테 들을 때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세하 옆에 붙어서 우리 쪽으로 돌아오지 않게 만드는 녀석 주제에 세하를 오라버니라고 부르지 말란 말이야!!!!”
광기가 담긴 공격에 하연이 방패로 튕겨내 유리와의 거리를 벌리더니 한숨을 쉬었다.
“오라버니의 지인이고….날 버리긴 했었어도 내 직장 후배이기도 하고…..이번 목표는 슬비님을 비롯한 세 분의 보호니까….적
당히 상대해드릴게요. 방패를 드는 상태 자체가 적당히 한다는 거지만…”
하연이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 유리를 향해 겨누었다.
“자, 서유리 님. 슬비님이 두 분을 데리고 돌아가실 때까지 저랑 놀아주시겠어요?”
“짜증나게 하지 말고 **!!!”
광기 어린 모습의 유리가 달려들자, 하연이 가볍게 방패로 그녀를 튕겨내며 그녀를 향해 검격을 날렸다.
빨라….방패를 든 주제에 이렇게 빠르다고?내가 속도로 진 건 아주머니 정도 밖에 없는데…!
“생각이 많아 보이네요. 그러면 당한다고요?”
인식의 끝에 겨우 걸린 검을 본능적으로 피한 그녀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난 채 그녀에게 검을 겨누었다.
“….왜 추격하지 않는 거죠?”
“제가 오라버니한테서 받은 명령은 세 분이 아지트로 돌아갈 때까지 유리 님의 발을 묶어라 는 명령이었거든요. 하아….그런데 이런 무장을 주시고 막으라니…..가뜩이나 차원압력 때문에 몸도 제대로 못 움직이는데 말이죠….”
한숨을 쉬는 그녀의 모습에, 유리가 침을 꿀꺽 삼켰다.
본능적으로 이해했다.
그녀는 강하다. 그것도 전력을 다해서 싸워야 할 정도로 강했다.
아닌 척 한 채 웃고 있는 저 모습에 감추어진 실력은 진짜였다.
“하나야, 카밀라! 두 사람 괜찮아?!”
거리를 가로질러 온 슬비가 두 사람에게 다가오자, 하연이 빙그레 웃으며 입을 열었다.
“슬비 님.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해드릴 테니 일단 아지트로 가주세요. 두 분이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저희도 그쪽으로 향하죠.”
“네. 그럼….유리를 잘 부탁드릴게요.”
슬비가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두 사람을 띄운 채 곧장 아지트 방면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잘 부탁드릴게요….라……후훗…..역시….그 분의 후계자….랄까요…..강하네요….”
하연이 어딘가 자랑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유리를 쓱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 눈은 조금 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입은 웃지만 눈은 웃지 않고 있었다.
“……자….이제 제 뒤틀린 성격을 볼 사람도 없으니…..이런 무장이라도 조금은 진심을 내보도록 할까요?”
무언가 그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걸 느낀 유리가 본능적으로 먼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녀의 공격에 맞춰 하연의 검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뭐 하시는 거죠? 절 죽이겠다고 하셨잖아요? 겨우 이 정도이신가요?”
“우….웃기지 마!!!!!우아아아!!!”
유리가 더욱 더 빨리 공격을 시도했지만, 유연하게 이어지는 방패와 검의 흐름에 결국 그녀는 검을 놓치고 말았다.
“후우…..역시 진심을 다해서 공격해오는 건 이 무장으로는 좀 힘드네요. 그래도….나름대로 즐거웠어요. 유리 님.”
“즐거…웠다고? 너한테는 이게 즐거웠단 말이야?! 나는 그저 너한테는 놀이에 불과했다는 거야?! 웃기지 마. 웃기지 마. 웃기지 마! 네가 뭔데 그렇게 하는 거야? 세하가 부탁해서 봐 준 거야? 덤벼….진심으로 덤벼. 널 죽이고 세하를 돌려 받을 거야. 너부터 없애고 그 다음에 기사단인가 뭔가를 없애고 그렇게 기사단이라는 걸 다 없애버리면 세하가 내 곁으로 돌아 올 거야. 돌아 올 거야. 그러니까…..덤벼…..진심으로 덤벼!!!!세하 옆에 있을 수 있는 건 우리 뿐이야! 너희 같은 차원종들이 아니란 말이야!!!!!!”
검을 집어 들고 다시금 달려드는 그녀의 모습에 하연이 숨을 내쉬고는 그녀의 검이 채 내밀어지기도 전에 그녀의 품으로 파고 들어 검을 튕겨 낸 뒤, 그대로 그녀의 목 앞에 검을 들이밀었다.
“…..불쌍한 사람…..오라버니가 얼마나 당신의 소식을 들었을 때 기뻐했는데….이게 뭐에요…..고작 이렇게 되는 모습을 보려고 오라버니가 당신을 찾은 게 아닌데…..”
“세하가…..기뻐했어? 하하…하하하하하….봐….세하도 우리에게 돌아오는 걸 원하는 거잖아. 너희 같은 녀석들이 싫은 거야. 사실은 돌아오고 싶어하는 거라고! 하하하…..그래….세하가 돌아오고 싶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우리가 알고 지낸 게 얼만데….우리가….우리가 얼마나 깊은 이해관계를 나눈 사이인데….”
망가진 것처럼 횡설수설 말을 늘어놓는 그녀의 모습에, 하연이 한숨을 쉬며 일어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당신은 오라버니한테 죽었다고 말한 편이 나았다고 생각이 드네요….망가진 백합이라니…..참….안쓰럽네요….”
슬픈 목소리의 하연이 뒤돌아 걸어가자, 그 옆으로 세하가 불꽃과 함께 나타났다.
“…..끝난 거야?”
“네…..하지만….생각보다 많이….망가졌네요.”
무거운 그녀의 말에 세하가 입을 다물었다.
슬비네 아지트로 가자.
세하가 유리를 한 번 보고는 눈을 감고 하연과 함께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홀로 남겨진 유리가 비틀거리면서 일어나더니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히히…히히히…히히….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내가 옳았잖아!!!!내가 옳았어!!!!세하는…세하는 우리 곁으로 오고 싶어해!!!!하하하하하하하!!!!두고 봐…..내가…..내가 반드시 구해줄게, 세하야…..그 차원종들의 소굴에서 널 구해줄게….그래서….다시 우리는 함께 하는 거야!!!”
-----------------------------------------------------------------------------------------------------
세하와 하연이 아지트로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아지트 내부의 상태는 심각했다.
세하와 하연이 아지트로 들어왔을 때에는 이미 아지트 내부의 상태는 심각했다.
인원 수가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남아있는 사람들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그건 치료담당인 하나의 상태가 나쁜 것도 한 몫 했다.
“…..일단은 여기서 탈출하자. 우리 구역으로 이동할 건데 이 아지트 전체를 옮기면 되는 거지?”
“응. 물자나 그런 건 다 이 아지트 안에 있어. 이대로 움직일 수만 있다면 이대로 옮겨줘.”
“좋았어. 그 정도야 간단하지.”
세하가 자신의 건블레이드를 땅에 박고는 조용히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하늘을 날고 땅을 달려 우리는 여행을 떠나리라.”
그 순간, 그의 푸른 위상력이 퍼지더니 일순간 어지러움이 느껴졌다.
그 어지러움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는 그녀가 놀란 듯 그를 바라보자, 세하가 건블레이드를 뽑으며 말했다.
“어서 와, 슬비야. 우리 기사단의 영역에 온 걸 환영해.”
세하가 문을 열며 말을 하자, 남아 있던 병대원들은 물론 3명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너무나도 평화로워 보이는 평원과 따뜻한 태양까지 외부차원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곳이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내일 하도록 하고 오늘은 우리 성에서 쉬도록 해. 아지트는 이대로 둘 테니까 내일부터 어떻게 할 지 결정하
자.”
세하가 웃음을 지으며 가벼운 옷차림으로 옷을 변화시키더니, 누군가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용이시여.”
“내 지인들이야. 숙소로 안내하고 다친 사람들은 엘리한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줘.”
“용의 지인분들께 최상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한복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병대원들과 두 사람을 성으로 인도하자, 슬비가 가볍게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한복을 입은 궁녀라…..취향 한 번 안 변하네, 너도.”
“펭귄만 보면 환장하는 사람보단 훨씬 괜찮다고 보는데?”
“말 솜씨는 늘었고.”
“이래 보여도 한 조직의 장이거든. 말 솜씨 안 늘 수가 없지.”
너털웃음을 짓던 세하가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도 가서 좀 쉬어. 오늘 고생 많이 했잖아.”
“아직 너한테 어떻게 된 건지 못 들었는데.”
“그건 내일 이야기 해줄게. 걱정 말고 오늘은 푹 쉬어, 슬비야.”
7년 전처럼 웃음을 짓는 세하의 모습에 슬비가 못 말리겠다는 듯이 고개를 젓고는 앞서 간 궁녀들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하자,
세하가 웃음기를 거두고 하연을 바라봤다.
“…..하연아.”
“네. 오라버니.”
“…..어쩌면 일정을 서둘러야 할 지도 모르겠다…..그 녀석들…..둘 다 망가진 게 심해. 되돌릴 수 없게 되기 전에…..멈추자.”
“……기사단 전원에게 일러두겠습니다. 작전명 낙천(落天)의 준비를 최대한 서두르라고.”
그래 부탁할게.
그 때 그의 머릿속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세하님!!!들리시나요?!도와주세요!트….트레이너님이….트레이너님이…!!”
그것은 늑대개 팀의 레비아의 목소리였다.
파란의 시작은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
안녕하세요 firsteve입니다.
안녕하세요 firsteve입니다.
2018년의 마지막이 다크판타지라니 아쉽군요.
그래도 행복하게 썼으니 그걸로 만족합니다 히히…
여러분 2018년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가오는 2019년 모두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길! 그리고 모든 일에 행운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8년 12월 31일 firsteve 최재준 올림
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