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 부모님 - 01 그 남자(이세하) 싸우는 이유

키느님 2015-02-16 4

프롤로그 주소: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Title&strsearch=%eb%b6%80%eb%aa%a8%eb%8b%98&n4articlesn=1371




1편입니다.

즐감하세요 ㅎㅎ









-난 항상 곁에서 널 부르는데 넌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구나.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만 애쉬와 더스트가 이제는 본격적으로 나올 것 같다.
지금의 너로는 과거로부터 예정된 멸망을 피하기에는 늦을 것 같구나.
날 만날 준비가 되었다면 이것을 제작해

by 아빠가

p.s 옆에 있는 분홍색 머리의 염동력자는 여자친구니? 다음 꿈에서 가르쳐주려무나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사실대로의 감상을 말하자면
"뭐야 이건..?"
"p.s 말하는 거야?"
슬비는 그 부분에서 얼굴을 붉히며 조금 기대하는 눈빛으로 말을 건다.
미안하지만 원하는 대답을 해줄 생각은 없으며 지금은 그럴 겨를이 없다.
혼란스러움이 정상적인 사고를 방해하고 있다.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진 탓인지 슬비 쪽에서 먼저
"농담이야 그건 그렇고 불길한 내용이네"
"그래 말도 안 되는 게 내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어 아버지가 애쉬와 더스트들과 검은 양 팀의 대치 상황에 대해 알 리 없어
우리가 그 녀석들을 만난 건 최근이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이건 대체 누가 쓴 걸까? 누가 써서 네 방에 가져다 놓은 거지? 아무리 자고 있었다지만 사람 기척을 못 느낄 리 없어"
"아니 넌 몰랐을걸 엄청 취했거든"

"...."
슬비의 표정은 흥칫뿡이었다.
만화에서 보던 것 같은 그 리액션이다.
귀여워

"아무튼 애쉬와 더스트를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걸려 쪽지에서는 이대로 있으면 안된다니까 이걸 만들러 나가자"
"그래 쪽지에서 말한 것처럼 준비됐어? 아마도 또 싸워야 할 거야"
"지금 내 손에 쥐어진 이게 재밌는 게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 감명 깊게 플레이한 게임의 오랜만에 나온 후속작 같아"
정말로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신을 차리니 나 자신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웃고 있다.
슬비도 내 의욕이 의외인지 이내같이 가고 싶다고 말한다.
날 지긋이 바라보더니
"조금 신경 쓰여 세하야"
"뭐가?"

"네가 목숨을 건 싸움에 중독돼가는 건 아닌지.. 그제와 어제 넌 게임을 하면서도 딱히 즐거워 보이지 않았어 오히려 초조했는지
게임이 조금 안 풀릴 때마다 자꾸 혀를 차더라고"
"아냐 그런 건 즐겁지 않아. 그저 클로저로서 싸우지 않고 지켜야 할 민간인들과 똑같이 지내는 게 조금 불편해진 것뿐이야"
물론 싸움이 즐거운 사람 같은 건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한기남 아저씨도 시환이 형도 정미도 차원 중의 위협으로부터 구해졌을 때 구원을 받은 사람들의 감사와 안도를
바라볼 때는 기뻤다.
그 기쁘다는 감정이 게임기를 계속 붙잡고 반항하던 나를 바뀌게 했다.
한기남 아저씨, 시환이 형, 정미는 나를 엄마와 겹치게 ** 않았으니까, 그들이 감사를 표한 건 바로 나에게 한 것이니까.
제대로 나를 봐주는 사람이 생기기를 바랬고, 그 방법을 드디어 깨달았다.
그게 바로 차원종과의 싸움이다.

내 바램을 이루는 방법이 싸움이기 때문에 기꺼이 차원종들과 싸우겠다고 결심했다.
어떤 상황이라도 차원종에게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큐브를 나올 때 다짐했다.
클로저로서, 나의 기쁨을 위해서
"나는 싸워야 해"
감정이입이 됐는지 갑자기 생각하고 있던 게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내 말을 들은 슬비의 표정이 일변한다.
그 표정이 무슨 감정인지는 잘 모르지만
방금 우리의 대화가 만들어낸 정적을 깨야겠다 싶어 해야 할 일을 재촉했다.
"자 그럼 누굴까나? 자칭 내 아버지는"
"이렇게 의욕 넘치는 모습도 있구나? 이제는 게임에서 완전히 벗어났나 보네?"
"다 변하긴 하더라고 그런데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지 게임은 계속할 거니까"
"그래 잊지 마"

마치 내 게임을 나의 과거로 말하고 싶은 듯 슬비는 나에게 잊지 말라고 했다.
아까와는 달리 그 안도감이 살짝이나마 보이는 표정은 초조해하지 말라고 위로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리는 내 자취방을 빠져나간다.
이대로 강남으로 갈 것이다.






대규모 차원문 생성 사건 이후의 강남은 말 그대로 폐허처럼 되어있다.
하지만 그렇게 살풍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용들의 차원종의 영향으로 녹색화되었던 대기와 부서진 건물의 파편들은 멸망한 채로 오랫동안 방치된 문명 같은 이미지를 풍겼는데
거기에는 다시 강남을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이라 사람의 열기가 느껴졌다.
마치 잊혀진 유적을 탐사대가 조사를 하는듯한 기대감과 모험심은 차원문 사건으로 잃은 것의 상실감을 조금이나마 달래주었다.
복원작업은 특경대 대원들과 다른 도시의 건축업자 및 차원종관련 군수물자를 담당하는 정부 요원들이 함께 했다.
말렉과 싸웠을 때 우리가 사용하던 전초기지는 그나마 피해가 덜한 편이라 복원작업에 참여한 인부들의 휴식공간 및 사무실이 되었다.
물론 우리 검은양팀의 관리요원인 유정이 누나도 여기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쉬고 있다고 들었다.
마침 유정이 누나가 있다.
"누나 괜찮아요?"
"언니 저희 왔어요"
"아.... 세하랑 슬비구나 보는 바와 같이 좋아진 척하고 있단다.
아직도 하늘이 돌긴 하지만 아흐.. 어제 왜 그렇게 많이 마신 건가 싶어, 그런데 너희들은 어쩐 일이니? 기분 좋아 보이는데 데이트니?"
데이트라니 테이트라면 오히려 이쪽이 고마울 지경이다.
"아니에요 그냥 신경 쓰이는 게 있는데 유정이 누나한테도 알려드릴게요"
유정이 누나한테 쪽지를 내 아버지와 관련해 나의 현재 생각을 설명했다.

"확실히 찝찝하긴 하구나 어쩌면 용이 사라진 지금 애쉬와 더스트쪽이 본격적으로 침공을 개시하기 위한 수일 수도 있지, 세하야
그 부품들 나한테 주지 않을래? 잠시 우리 쪽에서 제작한 후에 조사를 하고 싶은데."
"음..."
고마운 이야기지만 이 일은 내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 상관없을지도.."
그렇게 중얼거리고는 승낙했다.
유정이 누나는 미소로 대답했다.
"그건 그렇고 둘 다 점심은 먹었니? 아직이면 같이 갈래?"
"오 그거 좋아요  여우네 x파일에서 분식 거리라도 하실까요?"
"나도 좋아"
슬비까지 OK했으니 우리는 컨테이너를 나섰다.
생각해보니 항상 작전 상황에 시달린 우리들이 이렇게 한가하게 식사를 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어제 회식판은 잊고 싶다.
가는 길에 정도연 박사님을 만나 레귤레이터의 제작을 부탁했다.
속이 아직 좋지 않은 유정이 누나는 라면(면은 거의 드시지 않았다.)을
슬비와 나는 튀김 몇 개 떡볶이 이렇게 해결했다.
"하.. 배가 꽉 찬거 같아"
"마지막에 라면이 결정타였어"
"미안해 세하야 아직 몸이 밀가루를 거부해"
"아니에요 많이 드시지도 못했는데 계산까지 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슬비도 같이 고마워요라고 했다.


완성된 레귤레이터를 받았다.(이 과정에서 또 신체 개조의 권유를 받았다.)
정도연 박사님 말로는 이 레귤레이터는 영상장치가 내장되어있다고 했다.
그런데 보안코드가 걸려있어 지금 당장은 영상장치를 볼 수 없고 모듈에 장착도 불가능할 것이라 했다.
"이 레귤레이터 모델명이 뭐죠?"
"유니온 데이터베이스에도 이름만 등록돼있더구나 [이지훈]이야."
"이지훈? 사람 이름인가?"
"너희 아버지 이름 아니야?"
"아니야. 아무튼 이건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해결을 부탁해야겠네"

컨테이너 사무실로 돌아오니 내선전화가 울렸다.
"네 김유정입니다."

"아 잘 먹었다."
받아온 레귤레이터를 유정이 누나 책상 위에 올려놓은 직후,
"네? B급 차원종이요?
"?!"
슬비와 내가 반응한 것은 완벽히 동시였다.
동시에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고 바로 해야 할 일을 이해했다.
내선전화를 끊은 유정이 누나가 임무 브리핑을 시작했다.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차원종이 출몰했어"
"장소는 어디죠?"
당황했는지 장소를 말해주지 않고 할 말을 생각 중인 유정이 누나에게 슬비가 리더로서 질문했다.
"지금 강남 일대는 용의 잔당차원력에 의해 용들 이외의 타입인 차원종의 출입이 불가능해 그런데 용은 그 군주를 잃었으니 지금 강남
은 임시적으로 통제가 해제됐어, 차원종이 출몰한 지역은 복구작업이 한창인 신논현역이야"

'신논현역'
말렉과의 싸움 수습요원 승급심사의 격전지
내가 처음으로 클로저로서의 자각을 가진 곳이다.
내 의지를 재확인한 지금 그곳에 차원종이 다시 출몰했다는 사실은 전투를 앞둔 나에게 환희를 가져다주었다.

살아있는 이유를 재확인할 때마다 의지가 욕구가 강해진다.
그 욕구는 점점 의무가 되어간다.
이제 나한테는 의무가 있고 능력이 있고 열정이 있다.
자신감도 있다.
이 멋진 기분을 느끼게 해준 차원종에게 살짝 감사한다.

"이세하 뭐 하는 거야?! 위상력 그만 뿜어!"
슬비의 고함소리에 뒤로 한 발짝 물러나며 마음을 추슬렀다.
방금 슬비의 질책은 이때까지 들은 적 없을 정도로 날카로웠다.
그 점을 자각했는지 슬비는 다시 나긋한 어조로 물었다.
"왜 그렇게 흥분한 거야? 방금 네 위상력은 일반인의 눈에도 보일 정도였어. 심지어 바람도 안 부는데 머리카락이 날렸다고"
"미안.. 잠시.. 아니야 미안해"

"아냐 내가 소리 질러서 미안해. 일단은 출동하자"

"지원할 헬기가 없어서 거기까지 직접 가야 할 것 같아, 괜찮겠니?"
"네 스테미너는 자신 있어요. 헤카톤케일 유인전에서 늘렸거든요"


우리는 특경대의 통제구역을 뛰어넘어 신논현역으로 향했다.
'가슴속의 떨림이 멈추지 않아'
추스러지지 않는 감정을 그저 발산한다.
감정이 실린 농후한 위상력은 빌딩을 타고 이동하는 나와 슬비를 가로막는 물리 저항을 찢는듯했다.







-sight out
세하와 슬비가 출발한지 몇 분 후
이내 곧 위성에서 보내주는 영상으로 임무를 모니터링할 준비를 했다.
정찰 중인 그들이 차원종을 만날 때까지 잠시 숨 좀 돌릴까 하는 찰나 김유정은 이변을 눈치챈다.
"어? 레귤레이터 어디 갔지?" 



-세하, 슬비 sight

마침 우리들은 말렉과 조우한 바로 그곳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갑자기 밤이 된 것처럼 어두워졌다.

"뭐야? 아직 2시인데? 왜 이러지?"

그리고는 자연스레 하늘을 올려다보았더니




그 유성이다.

꿈속의 남자가 있었던 그 유성들이 돌고 있었다.


그리고 유정이 누나에게 맡겼던 레귤레이터가 눈앞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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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4 22:23:2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