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다(24)

건삼군 2018-11-28 0

흐릿한 날씨, 매케한 연기, 그리고 차갑게 내리는 .

 

나는 아직도  날을 선명히 기억한다.

 

어느떄와 다름 없을거라고 생각하며 그녀를 혼자 떠나보냈던  날을. 갑자기 찾아올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날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평소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들을 구하겠다며 뛰쳐나간 그녀를 괜찮을 거라는 무지한 생각으로 떠나보냈던  순간을 얼마나 후회하는지 모른다. 지금도 혹시나 그떄 그녀를 멈춰 세웠다면 그런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며 나는 아직 그떄  순간에 머물러 있다.

 

피투성이가  그녀를 보고 어딘가 망가진 사고를 움직이며 그녀의 몸을 차가운 빗속에서 끌어안았던  때의 기억은 아직도 종종  앞에 나타나  괴롭힌다.

 

슬비야! 정신차려!”

 

지금도 마찬가지다. 분명 슬비의 몸에는  어떤 상처도 없을텐데 자꾸만 계속해서 피투성이의 그녀가 겹쳐저 보인다.

 

꿈일거야. 꿈이야. 꿈이 아니고서야... 그래, 꿈에서 깨면 되는거야... 그러면...

 

정신 차리게나 젊은이.”

 

“...!!”

 

갑작스럽게 들려온 낮익은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허름한 옷차림의 영감님이 여태껏 그랬듯이 술병을 들고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녀는 딱히 목숨을 잃거나 그런게 아니라네. 그냥 무리하게 떠올릴  없는 것을 떠올리려고  바람에 잠깐 기절하게 된거지.”

 

떠올릴  없는거...?”

 

떠올릴  없는거라면 자네 말고 누가  있나?  소녀는 자네를 기억하려다 무리했다,  말일세.”

 

“..., 떄문인가요...?”

 

바보같은 생각 말게나. 그냥  소녀의 의지가 대단한  뿐이지, 자네의 탓은 절대로 아니라네.”

 

 탓이 아니라고 하는 영감님의 말을 듣자 왠지 모르게 기분이 한결 편해진 나는  팔에 안겨있는 슬비의 모습을 보고는 이내 그녀가 추워보인다는 생각에 내가 입고있던 재킷을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그나저나 역시 인간이란  신기한 존재로구만. 분명 기억도, 추억도, 전부 잊어버렸을 텐데 잊어버린 자의 하나뿐인 가족조차 기억하지 못한것을 어렴풋이 떠올리다니, 정말 놀라울 뿐이구만.”

 

“...그러게요.”

 

그렇게 영감님의 말에 조용히 동의하며 슬비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이렇게 밖에서 있는  보다는 슬비를 집에 데려다 주는것이  좋다고 생각해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러자 잠시 조용히 입을 다물고 계시던 영감님이 말을 걸어왔다.

 

그러고 보니 물어보는  잊어버렸군. 자네, 내가 말했던 질문의 답은 찾았나?”

 

아니요. 여전히 질문의 의미조차 모르겠어요. 하지만...”

 

예전에 영감님이 건냈던 질문의 뜻을, 나는 아직도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일단은 이대로 있어 보려고요. 그러면 뭔가 떠오를  같으니까.”

 

그렇게 말한 나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슬비를 안은  앞으로 나아가었다. 그러자 영감님은 조용히 떠나가는 내게 말하였다.

 

“...조심하는게 좋을것일세 젊은이. 기적에는 대가가 따르는 셈이니.

 

“...대가는 이미 치뤘다고 보는데요.”

 

그렇다. 이미 모든 사람들에게서 잊혀지는 것으로 대가를 치뤘다고 보는데, 뭐가 문제라도 있는 것일까.

 

하지만 그녀가 자네를 다시 기억하게 된다면 대가가 치뤄졌다고   없지. 자네가 그녀의 곁에 있을 수록 그녀는 위험하다는 거지.”

 

“!!”

 

만약 그녀가 자네를 기억해낸다면 일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네. 그녀가 빛처럼 사라지게 될지, 혹은 죽음이 그녀의 앞에 **올지, 아니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조용히 흘러갈지. 하지만, 어떻게 되든 그녀가 사라진다는 것은 똑같다네.”

 

“...그럼... 제가 슬비의 곁을 떠난다면 슬비는 무사하다는 건가요?”

 

그러겠지. 다만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몫이 아닌 자네의 몫이지.”

 

“...충고 감사했습니다. 일단은... 조금  생각할 시간을 주세요.”

 

, 딱히 자네의 시간을 내가 뭐라고  수는 없다만.”

 

“...그렇겠네요. 그럼  이만.”

 

그렇게 영감님의 말을 들은 나는 짧게 인사를 건네고는 이내 다시 발걸음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대로 슬비의 집을 향해 걸어가며  눈을 감은   품에 안겨있는 슬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동시에, 그녀 내가 지금 이렇게 그녀의 곁에 있다는게 다시금 확실하게 느껴졌었다.

 

결국, 나는 선택해**다.

 

스스로도   없는 감정을 알기 위해 그녀의 곁에 있을지,

 

아니면 그녀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그녀의 곁을 떠나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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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두통과 함께 나는 힘겹게 눈을 뜨고는 몸를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내가  방의 침대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와 동시에 어째서 내가 침대에서 자고있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조금 곰곰히 생각해 보자 나는 내가 이세하씨와 영화를  이후, 헤어지기 직전에 쓰러졌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아니, 잠깐만. 그러면 대체 어떻게 내가 여기에서 편하게 자고있는거지?

 

순간 의문을 품은 나는 이내 설마 하며 급하게 문을 열고 거실로 나가 부엌으로 향했다.

 

원래 부엌에는 아무도 없을것이다. 라고 생각했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부엌에서는 무언가를 냄비에 끓이는 듯한 소리가 나고있었다. 그리고 설마 하며 생각했던 데로 그가 있었다.

 

이세하씨, 이게 어떻게 된거죠?”

 

“.!!! 벌써 일어났어?!”

 

깜짝이야... 갑자기  그렇게 놀라고 그래요?”

 

, 아니 그냥   자고있을거라고 생각해서...”

 

그래요? 그나저나 비밀번호는 어떻게 알고 들어온거에요?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떄도 궁금했는데 대체 어떻게 비밀번호를 알고있는거에요?”

 

, 그게... ... 어쩌다 보니...”

 

어쩌다 보니 뭐요?”

 

꼬치꼬치 캐묻자 당황하는 이세하씨를 보니  의문은 더욱 커져갔다. 그래도 일단  이상 몰아붙히면 오히려 입을 다물  같아 나는 이세하씨의 대답을 기다렸다.

 

... ! , 이만 집에 가야되서,  해놨으니까 먹으세요! 그럼  이만!”

 

하지만 이세하씨는 대답하는 대신, 그렇게 말을 얼버무리고는 그대로 현관문을 향해 달려가 도망쳤다.

 

“.... 가버렸다.”

 

그렇게 허둥지둥 재빠르게 도망친 이세하씨를 보고는  그대로 뒤따라 갈려고 했지만 이내 바닥에 떨어진 지갑을 보고는 따라가는 것을 멈춘  지갑을 주웠다. 아마 이세하씨가 떨어뜨리고  거겠지.

 

“...조금  있다가 가지...”

 

떨어진 지갑을 주우며 이세하씨가 나간 방향을 바라보고는 그렇게 중얼거린 나는 호기심에 이세하씨의 지갑을 열어보았다. 그러자 금방 눈에 들어온 것은 카드 몇개와 5천원짜리 지폐 2, 그리고... 클로저 요원증이였다.

 

전직 클로저라더니, 진짜였네?”

 

요원증을 살펴보자 눈에 쉽게 들어온 것은 클로저 등록번호인 P3721 24 이라고 적혀있는 나이, 그리고 생년원일과 특수요원이라는 계급이였다.

 

뭐야, 특수요원이나 됬었던 거야?”

 

훈련생부터 시작해서 특수요원까지 올라가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보통은 수습요원 까지만 올라가고 거기서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정식요원은 거의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데, 특수요원이라니... 대체  그만 둔거지? 보통 거기까지 올라가면 그만 두는 경우는 거의 없을텐데...

 

여러모로 생각해 보았지만 어차피 사정이 있었겠지, 라고 결론을 내린 나는 클로저 요원증을 다시 지갑속에 넣어놓고 그대로 지갑을 뒤집어 털어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동전 몇개가 떨어집과 동시에 하나의 작은 직사각형의 종이가 떨어졌다.

 

뭐지? 이거는?”

 

뭘까 싶어서 떨어진 종이를 손으로 집어 올리고는 살펴본 나는 바로  종이가 사진이라는 것을  수가 있었다. 대체 무슨 사진일까 생각하며 자세히 바라보자  사진 속에는  남자, 이세하씨가 어물쩡한 표정으로 서있었다.

 

순간 이세하씨의 어물쩡한 표정을 보자 자그만한 웃음을 지은 나는 사진속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이세하씨와 같이 어깨동무를 하고있는 사진 속의 여성을 보았다. 이세하씨가 말하던   여자친구인가 싶어서 약간의 질투감과 함께 여성을 바라보자 여성의 분홍색 머리색과  작은 , 그리고 푸른색 눈동자가 익숙하게 보였다. 그래. 마치  자신을 보는듯한...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경악과 함께 사진을 손에서 놓쳤다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 

2024-10-24 23:21:2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