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llel World> - 6화
초코파이가나파이애플파이 2018-11-26 0
차원종의 한계를 초월한 모습으로 각성한 그 이세하는 그저 가만히 위상력을 발산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비교적 힘이 크게 뒤떨어지는 자들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심하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있었다. 그만큼 그 이세하의 힘은 상식을 초월한 상태였다. 방금 전까지 대등하게 싸우면서 조금씩 우위를 점했던 이세하의 힘조차도 귀엽게 보일 정도로 말이다.
그 정도로 터무니없는 힘 때문에 저항군과 클로저들의 머릿속에는 온통 '이길 수 없다', '꼼짝없이 죽게 될 것이다' 같은 생각들만이 가득 채워지며 하나 둘씩 전의를 완전히 상실하고 있었다.
"다, 다들 왜 그래?! 일어서! 이대로 포기하면 안 돼!"
유일하게 저항군의 리더인 그 이슬비만이 모두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어떠한 말도 모든 동료들의 귓가에는 닿지 않는 상태였다.
"무리야... 저런 걸 어떻게 쓰러트릴 수 있단 거야...?"
"지금까지 우리들은 헛수고만 해왔던 거야... 저런 말도 안 되는 괴물일 줄 누가 알았겠냐고...!"
그러나 모든 동료들이 전의를 상실해가는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있던 것은 그 이슬비 뿐만이 아니었다.
"확실히 엄청난 힘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가만히 앉아 당할 수는 없다고!"
이세하는 전의를 상실하기는커녕 젖 먹던 힘까지 모든 위상력을 쥐어짜내며 더욱 전의를 불태웠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세하와 이세하간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하아아아앗!!!"
이세하는 빠른 속도로 다가와 양쪽 주먹에 위상력을 싣고 거기에 더해서 화염까지 두른 다음 눈에 보이지 않을 속도로 연타를 퍼부었다. 주먹이 한 방씩 그 이세하의 복부에 꽂힐 때마다 강렬한 폭발이 이어졌다. 연타에 의한 폭발에 그 이세하의 모습이 완전히 가려지고 난 뒤 이세하는 마무리 일격으로 양손의 위상력과 화염을 하나로 합쳐 피할 수 있는 틈조차 없는 영거리에서 정통으로 화염포를 내뿜었다.
화염포는 그 이세하가 있던 자리는 물론이고 그 뒤에까지 광범위하게 뻗어나가 삽시간에 공기까지도 전부 연소 시켜 버리며 변해버렸던 지형을 다시 한 번 다른 형태로 바꿔버렸다. 그 일격은 누구든지 결코 버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허나...
"크억?!"
놀랍게도 그 안에서 상처 하나 없이 깔끔한 모습의 그 이세하가 빠져나와 자신의 커다란 한 손으로 단숨에 이세하의 목을 낚아채는 것이었다. 그 상태로 이세하의 목을 단단히 조여갔고, 이세하가 조금씩 힘이 부치기 시작할 때 이세하를 땅으로 내던져 버렸다.
얼마나 세게 내던진 것인지 이세하는 마치 유성과도 같은 속도로 순식간에 땅에 충돌하고 왠만한 도시 하나의 면적과도 견줄 수 있는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들었다.
"으윽... 헛!"
(콰아아앙-!!!)
이세하가 힘겹게 몸을 가누기도 전에 그 이세하가 한 손에서 커다란 에너지탄을 만들어 그 자리를 향해 날렸다.
"끄아아아아악!!!"
이세하는 피할 틈도 없이 그 에너지탄에 정통으로 직격당해 공기를 찢는 비명을 지르며 땅 속으로 파묻혔다.
"......"
그 이세하는 천천히 밑으로 내려와서 이세하가 땅 속에 파묻힌 그 자리를 잠시 내려보다가 한 손을 땅 속에 집어넣더니 그 속에서 이세하를 머리채로 붙잡아 꺼내올렸다. 그러고는 나머지 한 손으로 주먹을 꽉 쥔 다음 이세하의 복부에 주먹을 꽂았다.
"커윽...!"
타격음은 멀리 떨어진 자리까지 선명하게 들릴 정도로 강렬히 울려퍼졌다. 이세하는 복부에 주먹을 맞을 때마다 피를 토해내며 점차 의식이 옅어져갔다. 의식이 끊기기 직전에 되서야 그 이세하의 공격이 멈췄다. 동시에 이세하의 모습이 다시 평소의 검은 머리로 되돌아왔고 전신에서 발산되던 열기 또한 사그라들었다. 체력을 심하게 소진해버린 탓에 각성이 풀리고 만 것이다.
이세하의 각성이 풀린 것을 보자 그 이세하는 마치 흥미가 사라졌다는 듯이 이세하의 머리를 붙잡고 있는 손을 풀고 이세하를 땅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축구공을 차듯이 쓰러져 있는 이세하를 발로 걷어차 날려버렸다.
그런 다음 마무리를 지으려는 듯이 다시 한 번 에너지탄을 만들어 날리려고 하였다.
'저대로 두면...!'
"다들 이렇게 손 놓고만 있을 거야?! 저길 봐! 우리랑은 아무런 상관없음에도 일부러 우리들을 도와주려고 온 사람이 저렇게까지 상처 입어가면서 싸우고 있어! 그런데 정작 도움을 받게 된 우리들이 이렇게 팔짱 끼고 구경만 하고 있어도 되는 거야!? 우릴 도와주러 온 사람들은 뭐가 되냐고! 또, 여태까지 싸워왔던 일들은 대체 뭐였고, 그 과정에서 죽어간 동료들은 뭐가 되는 거냔 말이야!"
"!..."
"이렇게 포기한 채로 가만히 구경만 하다가 끝나는 것보다는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고 끝나는 편이 차라리 나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러니 나는 싸울거야!"
저항군의 동료들에게 이러한 말을 외치고 그 이슬비는 앞뒤 가리지 않고 곧장 이세하를 돕기 위해 날아갔다.
"슬비의 말이 맞아...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앞서 죽어간 동료들을 볼 면목이 없어...!"
"대장을 따라 싸우자!"
"오오오오!!"
그 이슬비의 말이 발화제가 되어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던 저항군들은 다시 전의를 되찾고 자신들의 리더인 이슬비의 뒤를 따랐다.
한편, 그 이세하가 이제 막 에너지탄을 날리려 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옆에서 무언가가 빠르게 날아와서 그 이세하의 머리를 세게 후려쳤다. 날아왔던 것은 바로 나타가 사용하는 쿠크리였고 그것을 던진 것은 맨 처음 그 이세하의 주먹을 막았다가 멀리 날려졌던 나타였다.
"괴물 자식... 작은 상처도 안 생기는 거냐...!"
"크으으...!"
쿠크리의 칼날이 제대로 머리를 후려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세하는 당연하다는 듯이 상처 하나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후려친 쿠크리 쪽이 과자처럼 부서져 버렸다. 그런데 충격은 주지 못 했어도 도중에 방해를 받았다는 사실에 열을 받게 하는 것에는 성공을 했던 모양인지 그 이세하는 시선을 나타에게로 옮겼다.
"쳇...!"
'끼어들 타이밍이 정말 최악이었군...'
나타는 그 이세하가 지금 손으로 받치고 있는 에너지탄을 자신에게 날리면 피하지도, 막아내지도 못 하고 필시 끝장이 날 것이라고 직감하였다. 그래서 쓴웃음을 지으며 그 이세하가 에너지탄을 쏘기만을 기다리고만 있었다.
"죽어버려, 이 괴물!"
허나 그때 그 이슬비를 포함한 저항군들이 와서 일제히 집중 공격을 가하였다. 쉴틈 없이 저항군들의 집중 공격을 고스란히 받은 그 이세하는 당연하게도 아무런 충격도 받지 않았다. 대신 이번에는 나타에게서 저항군들에게로 시선이 옮겨졌다.
"저 멍청이들, 다 약해빠진 주제에... 하지만 좋은 때에 와줬다!"
나타는 양팔을 뻗어 그 이세하가 있는 방향으로 위상력을 폭주시켜 지나간 경로에 있는 모든 것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연옥의 기둥을 방출하였다. 동시에 저항군들 또한 다시 한 번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 허나 그 이세하는 피하는 것은 물론이며 막는 것조차 불필요하다는 듯이 제자리에서 양쪽의 공격을 무방비 상태로 모조리 받아내었다. 당연하게도 약간이나마 충격을 받은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빌어먹을...!"
양쪽의 공격을 전부 받아내고나서 그 이세하는 원래라면 자신이 쓰러트린 이세하에게 마무리를 짓기 위해 날리려고 했던 에너지탄을 도중에 끼어든 나타와 저항군들을 처리하는 용도로 쓰려 하였다. 위상력이 집약된 에너지탄을 조금씩 조작하여 그 이세하는 에너지탄을 수십 개의 작은 에너지탄으로 나눈 다음 일제히 사방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난사하였다.
"크아아아악!!!"
에너지탄이 전부 떨어져나갈 때에는 다시 새로운 수십, 아니 수백 개의 에너지탄을 새로 만들어 범위를 점차 넓혀가며 계속 난사를 해댔다. 에너지탄의 무차별 난사가 계속됨에 따라 '전' 신서울의 땅을 시작점으로 한반도가 조금씩 지도에서 사라져가고 있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저항군과 클로저들이 크게 상처 입거나 목숨을 잃어가고 있었다.
********
그러한 참혹한 광경을 생체전함 내부에서 허망하게 지켜보고 있던 서지수는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자신의 옆에 있는 차원종들의 우두머리에게 건블레이드의 칼날을 겨누며 협박하듯이 소리쳤다.
"당장 저 세하를 멈춰! 안 그러면 아무리 당신이라고 해도...!"
"처치하겠다? 이제 와서 그렇게 나오는 건가? 이미 상황이 저 지경이 되도록 구경만 하고 있다가?"
"그, 그건...!"
"그걸 부끄럽게 여길 필요는 없어. 누구든지 저 힘을 처음 접하게 되면 대부분 두 가지의 반응을 보이니까. 상상을 초월하는 압도적인 힘을 보고 사고가 정지되어 그저 눈앞의 광경을 지켜보게 될 뿐이거나, 혹은 공포에 완전히 사로잡혀 앞뒤 가리지 않고 도망치는 데에 급급하거나... 오히려 지금이라도 제정신을 차렸다는 점에서 서지수, 당신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지."
그의 말대로 서지수는 그 이세하가 각성한 모습을 보자마자 지금껏 느껴본 적이 없던 터무니없는 힘에 자기도 모르게 모든 생각이 멈추고 그저 그 이세하가 미쳐 날뛰는 모습만을 지켜보고만 있었던 것이었다.
"쓸데없는 칭찬은 사양이야. 어쨌든 어서 저 세하를 멈춰! 정말로 당신을 처치해버리기 전에!"
"후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내가 지금 농담하는 걸로 보여?!"
"아니, 결코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야. 다만, 지금 나를 이 자리에서 처치한다고 해도 이세하를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이세하는 오직 나의 말에만 따르게 되어 있어. 그리고 나는 '지금 이곳에 있는 인간들을 전부 없애버려라'고 말해둔 상태지.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나?"
거기까지만 말을 해도 서지수는 그 말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그가 그 이세하에게 '인간들을 전부 없애라'는 행위를 '멈춰라'고 말하기 전까지 그 이세하는 눈에 보이는 인간들을 전부 없애기 전까지 그 폭주를 멈추지 않을 것이며, 만약 서지수가 그를 처치한다면 더 이상 그 이세하를 멈출 수단이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저 세하를 멈출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아니, 꼭 그런 것도 아니야. 당신이 간곡히 부탁한다면 나는 그 부탁을 흔쾌히 들어줄 생각이니까. 다른 누구도 아닌 서지수 당신이니."
"... 그게 정말이야?"
놀랍게도 그는 서지수가 그 이세하의 폭주를 멈춰달라고 부탁하면 아무런 조건도 없이 흔쾌히 들어주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게 정말인지 아닌지는 확실하게 판별할 방도는 없었지만, 지금으로써는 그것밖에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럼... 부탁할께, 저 세하를..."
그런데 그때, 그 이세하가 에너지탄의 무차별 난사를 멈추고 엉망진창으로 당한 채 쓰러져 있는 이세하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자신의 막대한 위상력을 오른손 주먹에 집속시켜 쓰러져 있는 이세하에게 내리꽂으려 하고 있었다.
"세하야!"
(콰아앙-!)
이 상황을 목격한 서지수는 건블레이드를 휘둘러 생체전함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 틈으로 빠져나가 곧장 두 명의 이세하가 있는 그 자리를 향해 전속력으로 날아갔다.
"뭣..!"
'만약 저 상황에 끼어든다면 서지수는 틀림없이 무사하지 못 한다!'
"이런 **!"
방금 전과는 달리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그 또한 서지수를 뒤따라 생체전함 밖으로 뛰쳐나갔다.
*********
"으으... 윽..."
이세하는 눈앞에 있는 그 이세하의 주먹에 맞는다면 이번에는 분명 죽을 것이라고 확신하였다. 허나 지금 자신의 몸은 심각한 부상 때문에 손가락 하나 꼼짝하지 못 하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 이세하가 뭘 하든 간에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이기는 해도 설마 자기 자신한테 죽게 된다니... 진짜 어이없는 죽음이네...'
"세하야!!!"
"!?"
'엄마...!?
이세하가 그런 생각을 하며 체념하고 나서 곧바로 그 이세하가 주먹을 내리꽂으려는 순간, 서지수가 빠른 속도로 그 자리로 날아와 중간에 끼어들고 다급히 이세하를 붙잡아 옆으로 던져 피신시켰다. 그러나 본인은 피할 틈도 없이 그 자리에 대신 서게 된 탓에 그 이세하의 주먹이 서지수의 가슴 정중앙에 거의 맞닿으려 하고 있었다.
"어, 엄마!!!"
"하아아아-!"
- 사랑해, 우리 아들... -
"...!"
(퍼어어어어억-!!!)
누구도 말릴 틈 없이 그 이세하의 주먹은 서지수의 가슴 정중앙을 강타하였다. 서지수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 하고 땅을 나뒹굴다가 힘없이 쓰러졌다. 그 위력의 공격을 정통으로 맞았으니 이세하는 서지수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울분을 토하며 전신을 찌르는 통증을 잊고 쓰러져 있는 서지수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 어?"
그런데 놀랍게도 서지수는 경상에 그치는 정도의 부상만 입고 단순히 정신을 잃었을 뿐이었다. 분명히 그 공격을 제대로 맞았음에도 죽기는커녕 생명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의 경상으로 끝났으니 믿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유야 어쨌든 서지수가 무사하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이세하였다.
"크으... 으아아...!"
"응?"
그러는 와중에 그 이세하는 어느샌가 각성이 풀리고 맨 처음의 모습으로 돌아온 채 양손으로 머리를 움켜쥐면서 두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이세하는 그제서야 서지수가 어째서 무사할 수 있었던 건지 알 수 있었다. 서지수에게 주먹이 닿기 직전에 그 이세하의 각성이 풀리며 맨 처음의 모습으로 되돌아온 영향으로 주먹에 실렸던 힘이 분산된 탓에 현저히 뒤떨어진 위력으로 반감되었던 것이었다. 왜 갑자기 그랬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이 녀석, 갑자기 왜 이러는지는 모르지만 이 틈에 엄마를...'
"거기까지다."
거의 모든 힘을 다 소진한 상태였지만 이세하는 어떻게든 서지수를 대피시키려고 서지수를 품에 끌어안은 채 그 자리를 뜨려 하였다. 하지만 그때, 서지수를 뒤따라 생체전함에서 나왔던 그 차원종의 우두머리인 남자가 이세하의 앞을 가로막아섰다.
"뭐, 뭐야 너는...!"
"이 반응을 보아하니 확실히 알겠군. 그쪽 세계에서 나와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나**? 뭐, 됐다. 아들아, 너는 돌아가 있어라."
"... 네, 아버지."
'아버지라고?!'
그 이세하는 점차 통증이 사라지다가 그가 먼저 돌아가 있어라는 말을 하더니 싸우고 있을 때 이성이 없는 것처럼 날뛰던 모습과는 달리 완전히 진정하고 순해진 태도로 그에게 아버지라고 말하고는 순순히 생체전함들이 포진해있는 위치로 되돌아갔다. 이세하는 그 이세하가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이며 그의 말에 순순히 따르던 것보다 그 이세하가 눈앞에 있는 그를 아버지라고 불렀던 것에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사람이 내 아버지라고...? 하지만 차원종이잖아...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자, 그럼... 그녀를 넘겨라."
"뭐라고...!?"
"설마 저항하려는 거냐? 확실히 너의 힘은 놀랍다고 할 수 있었다. 잠깐이지만 내 아들녀석을 상대로 우위를 점해갔을 정도였으니. 허나 지금은 체력을 거의 다 써버린 탓에 이런 나라도 너를 제압하는 것쯤은 쉬운 일이지."
그가 말한 대로 지금의 이세하에게는 약간의 저항조차 제대로 할 만한 힘이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허나 그렇다고 해도 이세하는 서지수를 절대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그를 가로막아섰다.
"어리석은..."
(파악-!)
"윽!"
그는 자신의 꼬리를 채찍처럼 휘둘러서 이세하를 후려쳐 넘어뜨렸다. 그러고는 조심스레 서지수를 양손으로 떠받들듯이 껴안았다.
"비록 다른 세계의 주민이라고는 해도 너 또한 서지수와 나의 아들인 이세하... 그러니 목숨을 빼앗지는 않으마. 뿐만 아니라 서지수를 봐서 특별히 인간들에게 약간의 연명할 시간을 주도록 하지. 그럼 다른 인간들에게 이렇게 전해라. 그때까지 남은 여생을 즐겨보라고. 하하하!"
"기다려...! 내가 당신의 아들이라니... 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그리고 엄마를... 엄마를 돌려줘...!"
이세하는 남은 힘을 쥐어짜며 그를 향해 소리쳤지만 그는 이세하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는 서지수를 껴안은 채 본인의 진영으로 되돌아갔다. 곧 그가 생체전함 내부로 들어가는 모습과 함께 지금 그 장소에 쳐들어왔던 모든 차원종들과 함께 철수하였다.
"크윽... 으아아아아!!!"
이세하는 눈앞에서 어머니인 서지수를 빼앗겼다는 분한 사실에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서 울분을 터트리다가 결국 힘이 다해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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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리가 너무 늦은 모양이야."
"<검>의 울림이 멈춘 걸 보니 그런 것 같네..."
"하지만 아직 여러 기운이 느껴져, 생존자 분들이 있는 게 틀림없는 모양이야. 어서 가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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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분량이 조금 적은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