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 - 환영의 검 - 上

Probe 2018-11-23 5


*스토리 시작 시기는 검은양팀 기준으로 유니온 임시본부 ep.47 진정한 클로저들 이후 시점이오니 스포를 원하지 않으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원작의 스토리 고증이 제대로 안 된 부분이 있습니다. 지적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지고의 원반 사건으로부터 1주일 뒤, 검은양 팀의 아침 미팅 시간.


 이세하는 나에게 편지 봉투를 내밀며 말했다.


 "유정이 누나, 받아주세요."


 "세하야. 이건...... "


 "동생, 그건 아직 너에게 일러......"


 "우웅?"


 "슬비의 망상 게이지가 폭주하기 시작했어!"


 전에 없던 뜻밖의 상황에 검은양 팀은 혼란스러워 했다. 그도 그럴것이 유니온의 부국장과 미성년자 클로저 간의 사랑이라니...... 하지만 세하의 다음 말로 인해 분위기는 한순간 싸늘해졌다.


 "저 이제 유니온 그만둘게요."


 조금 전까지 망상에 빠져있던 이슬비는 냉정한 기운을 되찾고 평소에 세하를 다그치던 기세로 손을 잡으며 말했다.


 "이세하. 잠깐 나 좀 따라와."


 평소 같으면 어머니에게 혼이 나던 아이처럼 마무 말도 못하고 따라가던 세하였지만 지금은 슬비의 손을 강하게 뿌리쳤다. 어두워진 눈동자를 내리깔며 입을 열었다.


 "전...... 지쳤어요."


 그 말을 듣고 서야 그동안 검은양팀의 관리에 대하여 소홀했음을 깨달았다. 강남에서 시작하여 G타워 옥상에서는 헤카톤케일과 아스타로트를 힘겹게 맞서야 했으며 이후 제대로 된 지원도 없이 카밀라, 이리나, 데이비드를 상대하면서 상당히 부담이 컸을 것이다. 작전을 돌아오고 나서도 제대로 쉴 새도 없이 출동, 출동, 또 출동. 고등학생이 견디기에는 무거운 시련이었다.



 "세하야. 일단 일주일만 쉬었다가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보겠니? 그때도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 그만두는 거다?"


 "유정 언니!"


 옆에서 슬비가 강하게 제지했다. 슬비도 검은 양의 리더로서 팀원들을 돌** 못했음에 책임을 느끼고 있는 것이겠지.


 나는 슬비의 어깨를 잡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슬비는 침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세하는 모두의 눈길을 외면한 채 터벅터벅 걸어갔다.


 "슬비는 잠시 나랑 이야기 좀 할까?"


 "네... 유정 언니."


 "검은양팀은 별도의 지시가 내려질 때까지 대기해주세요."


 유리, 테인이는 송은이 경정님이 계신 방향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제이씨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유정 씨. 너무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려고 하지 말라고."


 "고마워요. 제이씨."


 제이씨는 트레이너 씨가 있는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렇다고 늑대개 팀에게 따로 말을 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징- 징-


 휴대폰에 진동이 울렸다. 스크린에는 매우 뜻밖의 인물이 명시되어 있었다.


 '사냥터지기 팀에서 무슨 일이지?'


 유니온 상부의 직속 명령을 받는 특수한 팀이라 거의 왕래가 없었다. 그런데도 굳이 부국장인 나에게 연락을 했다면 긴급상황일 가능성이 높았다. 수신하자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부국장님. 사냥터지기 팀의 관리요원 김재리라고 하는데요. 긴급 상황으로 인해 전파해 드립니다. 사냥터지기 팀의 파이 윈체스터 요원이 실종되었습니다. 이미지를 첨부해드렸습니다. 파이 씨를 발견하면 연락부탁드려요."


 이 시점에서 클로저가 실종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세하의 일로 혼란스럽기 때문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그래도 일단 검은양 요원들에게 전달하기로 한다.


" 네. 알겠습니다. 요원들에게 전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요원의 실종으로 인해 정신이 없었는지 전화는 20초 후에 끊어졌다. 아마 다른 곳에도 연락을 받는 것이겠지. 첨부된 사진을 검은양 팀의 단체 채팅방에 올리고 내용을 간소히 적었다.


 "미안해. 슬비야. 급한 연락이 와서......"


 "괜찮아요. 언니. 일이신데요."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게. 세하에게 특이한 정황이 없었니? 어떤 일로 힘들어하지는 않았니?"


 "알파... 세하 어머니의 클론 사건으로 특히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때는 유정 언니도 계셔서요."


 "임시 본부에 있었을 때 말이구나. 클로저를 그만둔다고 말했어도 어떻게든 수습한 줄 알았는데 역시 아직은 힘들겠지..."


 "제가 리더로서 더 신경을 써줬어야 했는데 면목이 없네요..."


 "아니야. 슬비야. 그때는 모두가 정신이 없을 때라서 관리 요원인 내가 챙겼어야 했어."


 서로가 자신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이 되자 나와 슬비는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 검은양 팀의 임무는 휴식이야. 짧은 기간 동안 너무 많은 것을 짊어졌어. 다른 팀들과도 협동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율을 해봐야겠어."


 "언니..."


 "걱정하지마. 세하 일은 잘 풀릴 거야. 단, 그때까지 세하를 엄격하게 대하는 것은 금지."


 "네. 알겠어요..."


 "슬비도 리더로서 힘들었을 텐데 쉬어."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슬비가 멀리서 고개를 숙여 인사하자, 나는 손을 흔들어주었다.



 

-----------------------------------------------------------------------






오후9시, 나는 지금 구로역에 있는 큰 백화점으로 가고 있다.


늦은 시각에 그곳에 가는 목적은 하나.


'그'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편지로 엄마의 전우라고 소개했을 때는 석연치 않게 생각하였으나 클론 사건에 대해 상세히 적은 것으로 보아 유니온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었다.


 그는 유니온에 모종의 이유로 쫓기는 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의심적은 부분이 있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드디어 백화점이 보인다. 먼 곳에서 당장이라도 꺼질 듯한 가로등이 정문을 비춰주고 있었다.



 ......


 ......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1층 유리창 앞에 어디서 본 듯한 실루엣의 사람이 뒤로 돈 채로 서 있었다.


 '어디서 봤지?'


 일단 신장과 체형을 보고 어림잡아 짐작해 볼 때, 유리와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큰 정도일까. 여성이라고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작전에서 이런 사람과 같이 수행한 적은 없는 것 같다. 학교에서도 비슷한 사람을 본 기억은 없다.


 그런데도 본 기억은 있었다.


 '아! 혹시......'


 스마트폰을 켜고 단체 채팅방에 들어갔다.


 ......


찾았다.


사진 속에는 특수요원 복장과 검은 머리를 하는 것과 달리 하얀색 머리를 하고 있고 이와 대비되는 검은색 날개가 있는 복장이었다. 하지만 클로저가 입는 복장이라고 하기에는 미묘했다. 저런 의상을 입는 클로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시.'


차원종일 확률이 높다. 건블레이드를 꺼내 전투태세를 갖추려 했다.


하지만 그때, 가로등의 불이 나가서 시야가 차단되었다.


'어쩌지......'


 보통 어두운 작전 구역에서는 위상력을 방출하여 시야를 밝히곤 했으나 지금은 상대가 나를 인지했는지 못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극할 수 있다. 조심스레 스마트폰의 라이트로 시야를 밝혔다. 그러자.



 그녀는 불과 한 뼘 차이의 거리에서 광기 어린 눈동자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놀랄만한 시간도 주지 않고 입을 열었다.




 "저를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다음편 클로저스 -환영의 검 - 中 :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articlesn=13962 

2024-10-24 23:21:1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