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다(16)
건삼군 2018-11-21 0
“암튼, 빨리 이 야채 갔다놔라?!”
“야채는 필요하다고 몇번이나 말하냐...”
“난 필요없다고! 니가 꼰대의 샐러드를 맛** 않아서 그럴 수 있는거다!”
“...트레이너씨가 대체 너에세 뭘 먹였길레 그러는 거야?”
“뭘 먹였냐고? 왠 이상한 향이나는 야채에다가 참기름 잔뜩, 게다가 당분하고 염분이 중요하다며 두가지 다 무슨 라면스프처럼 넣은걸 나한테 먹였다!”
“그거 그렇게 못 먹을 것 처럼 들리지는 않는데...”
“뭐?! 그거 니네 아줌마가 예전에 먹어보라고 했던 음식하고 똑같은 카테고리였걸랑?!”
“...너 어떻게 살아있는거냐...?”
우리 엄마가 만든 음식하고 똑같은 카테고리라고? 게다가 그런거를 거의 매일마다 먹었었다고? 혹시 재가 의사한테서 5년 선고를 받은게 그거 떄문에 아니냐?
새삼스럽게 나타가 지금껏 살아있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을 느끼며 엉뚱한 생각을 하기 시작하자 이내 슬비가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들며 묻기 시작하였다.
“잠깐, 나타! 너 이 사람이랑 아는사이야?”
“엉? 어 뭐... 아는사이긴 한데... 그건 왜 묻는거냐?”
“...아니 놀라서... 너한테 동성의 친구가 있었다니...”
“어이, 썰리고 싶냐? 이 녀석이 왜 내 친구야? 여우여자도 그렇고 왜 다들 이녀석을 내 친구로 보는거냐?”
왠지 엉뚱한 것에 태클을 거는 나타지만 그 모습을 본 나는 이내 지금 상황이 나타를 놀리기 딱 좋은 때라는 것을 깨닿고는 대화에 끼어들었다.
“야, 나타. 우리사이가 친구가 아니면 뭐야?”
“뭐? 그런거야 당연히 그냥 지인A지.”
한치의 고민도 없이 바로 즉답하는 나타. 그거... 꽤나 상처받는다?
“그래도 너랑 나는 같은 집에 살고있는 사이잖냐?”
“야 이 자식아, ‘같은’ 이라는 단어를 강조하지 마라. 역겹다.”
역시나도 가차없이 대답하는 나타. 하지만 이것으로 오해를 불러오기엔 충분... 잠만, 이거 나까지 오해받는거 아니야?
“...큽, 푸하하!!”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슬비는 오히려 밝게 웃으며 나와 나타를 바라보았다. 따스함이 느껴지고 햇살과도 같이 밝지만,어딘가 어둠이 서려있는 미소로. 그녀가 괴로워하다가 즐거운 일이 있었을 때 종종 짓고는 했던 미소.
그떄였다. 또 다시 가슴에 존재하지 않을 통증을 느낀것은.
나에게 있어서 너는 행복일까, 아니면 슬픔일까.
혹은 둘 다일까.
그날은 유독 그녀의 미소가 더욱 내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그녀의 밝은 미소에서 어느 한가지의 진한 감정이 느껴졌기에.
불안이라는 감정이.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