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C.U.B.E (1)

건삼군 2018-10-28 0

CUBE. 수학적으로 정육면체를 뜻하며 동명의 정육면체의 형태를 지닌 퍼즐의 이름이기도 하며 한때 악명을 퍼뜨렸던 유니온의 승급심사 프로그램을 뜻하는 단어이다. 나 이세하를 포함한 검은양팀의 승급심사 때 폭주한 뒤, 그 위험성이 알려진 큐브는 결국 폐기처분 되었고 그 후로 가상형실 형태의 새로운 승급심사 프로그램이 개발되었지만 그 또한 정신지배형 차원종의 힘에 의해 침식 당할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 중지되었다.

 

이미 한번 경험해본 탓에 나는 더 이상 큐브나 가상현실 따위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지옥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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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C.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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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요? 프로그램속에 점검요원이 갇혔다고요?”

 

어느 한가한 금요일 오후의 정적을 한 분홍머리를 한 소녀의 목소리가 깨며 울려퍼졌다. 그러자 차분한 여성의 목소리가 잠깐의 정적이 지나간 후에 대답했다.

 

“그래. 그렇게 되서 구출요원을 파견했는데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어. 그래서 일단 비슷한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체험한 경험이 있는 너희가 파견되기로 했어.”

 

갑자기 왜 늦은 오후에 이런 대화가 오가고 있냐고 간단히 설명하자면 간단하다. 어느때 처럼 요즘 차원종들이 잠잠한 탓에 한가하게 대기실에서 시간을 때우고있던 우리에게 유정누나가 헐레벌떡 달려와 갑작스럽게 임무 브리핑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정누나의 말로는 유니온에서 테스트중이던 가상현실 프로그램에 엔지니어가 점검을 하러 들어갔다가 연락이 끊긴체 돌아오고 있지 않아 현장요원들을 파견했지만 똑같이 연결이 끊긴체 프로그램속에서 실종되었다는 것이였다. 그래서 가상현실 프로그램 체험경험이 다른 요원들보다 많은 우리에게 수색임무가 내려졌다는 것이였다.

 

“유정씨, 그런데 왜 꼭 누군가가 들어가서 구해야 하는거지? 그냥 연결을 끊어버리면 되잖아?”

 

간단한 브리핑이 끝나자 제이 아저씨가 나서서 질문을 던졌다. 아마 뭔가 시원치 않은신가 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 봤어요. 하지만 현장에 있던 관계자 말대로는 아직 개발중인 시스템이라 강제로 연결을 끊으면 위험할수도 있다고 해서...”

 

역시나 유니온. 맨날 괜한 삽질만 하다 사고를 내지. 그런 안전성들은 시험하기 전에 미리 준비해둬야 하는거 아닌가? 오버 테크놀리지 스러운것들은 잘만 만들어내면서 항상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는 것밖에 없다니까...

 

“그럼 후딱 수색하고 그 사람들을 구출하면 되는거죠?”

 

갑자기 끼어들며 특유의 활발한 목소리로 말하는 서유리. 재는 사람 몇명이 실종됬다는 소리를 들어도 걱정이 없나보다. 아니면 그냥 한쪽귀로 듣고 다른쪽 귀로 흘려보낸건가?

 

“그렇긴 한데... 괜찮겠니? 약간 위험할수도 있는데...”

 

“위험하긴 뭘요. 이것보다 더한것도 경험해봤는데.”

 

걱정스런 말투로 물어보는 유정누나의 말에 시큰둥하게 대답한 나. 약간 우쭐해 보이는 말이긴 하지만 사실인걸 어쩌리랴. 나를 포함한 검은양팀은 이미 도플갱어, 군단장, 데이비드같은 괴물들을 상대했는데 그깟 가상 프로그램이 대수라고...

 

“이세하 말이 맞아요 유정언니. 우리들끼리 금방 다녀올게요.”

 

그렇게 해서 구출임무를 가볍게 승낙한 우리는 유정누나와 함께 차량을 타고 실험지역까지 이동했다.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약간 지루하기는 했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고 얼마안가 우리는 도착했다.

 

도착하자 우리는 돔형태의 건물 안으로 들어섰고 이내 현장 책임자에게 안내를 받으며 지하로 내렸다.

 

“그런데 가상현실 프로그램이라니, 이미 개발된지 한참이나 된 프로그램을 왜 연구하고 있는거이요?”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던 중 나는 갑작스럽게 떠오른 호기심에 책임자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책임자는 사람이 좋아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약간 자랑하듯이 대답했다.

 

“우리가 연구하는건 가상 프로그램 그 자체가 아니야. 우리가 연구하는건 인간의 감정들이 가상현실에 미치는 영향이지.”

 

“예를 들면요?”

 

“음... 예를 들어 프로그램에 접속한 사람이 행복감이나 만족감을 느낄때 프로그램이 그 감정을 분석하고 그 느낌을 가상현실에 출력하는 대충 그런 느낌이야.”

 

오호... 한마디로 사람의 감정을 가상속에 실현하는 프로그램이란 건가?

 

약간의 흥미로움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이던 중 제이 아저씨가 끼어들며 관계자에게 질문했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뭡니까?”

 

“이름이요? 아직 프로토타입 이라 정식명칭은 없지만... 우리는 Central Up** to Brain Erosion, 줄여서 CUBE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만...”

 

큐브. 그 단어가 울려퍼지자 나를 포함한 검은양 팀 전원이 얼굴을 찡그렸다. 아마 나처럼 승급심사에 쓰였던 그게 떠오른 모양이다. 하긴, 지금도 생각하면 기분이 꺼림칙하다. 우리랑 똑같은 모습을 하고있는 입체영상들을 처리하던 그 경험은 여러모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난이였다. 모두 다시 하라고 하면 기겁을 하겠지.

 

“...왜 이름을 그렇게 지은겁니까... 불안해지게시리...”

 

“아하하! 그러고 보니 요원님들은 큐브 경험자라 하셨죠? 이거 의도치 않게 미안하게 됐습니다 하하!”

 

큰소리로 웃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 관계자였지만 그 말에 우리들중 아무도 웃지 않았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말할수 있는것도 직접 경험해 ** 않아서겠지. 겅험해 보면 절대로 그런 소리 못할거다.

 

“그런데 Central Up** to Brain Erosion 이라고 하셨죠? 만약 제가 아는게 맞다면 erosion은 침식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왜 이름에 들어간거죠?”

 

다들 정색을하며 얼굴을 굳히고 있던 와중, 이슬비가 질문을 건냈다. 그나저나 재는 잘도 ero... 어쩌고 저쩌고 하는 단어의 의미를 알고있네? 나는 저 4단어중에 뇌를 뜻하는 브레인밖에 못알아 들었는데 말이지.

 

“그게말이다, 이 연구의 최종목적은 사람의 무의식이나 손실된 기억을 들여다 보는거 거든. 그래서 뇌가 침식된 부분의 중앙에 접속한다는 의미에서 지은거야.”

 

뇌가 침식된다고? 잘도 그런 정신나간 이름을 붙혔네... 다른 이름도 많을거 아니야? 무의식의 영단어나 기억의 영단어나...

 

매니악한 이름에 멤버들은 또 다시 얼굴을 굳혔다. 그나마 아직 순수한 테인이 만이 약간의 억지웃음을 지으며 웃고있지만... 아무래도 외국인이다 보니 우리보다 영단어가 더 명확하게 이해된거겠지.

 

“자 그럼 요원님들은 저기 침대처럼 보이는 시트에 누우시면 됩니다.”

 

가상현실로 들어가는 장치는 꽤나 생각보다 깔금했다. 그냥 보자면 열려있는 CT찍는기계 처럼 보였다. 다행히도 머리에 무슨 이상한 기계를 씌우거나 뒤통수에 바늘을 꽂는 일은 없었다. 덕분에 꺼리낌 없이 기계에 누운 나와 팀원들은 준비가 완료되자 유정누나의 통신을 받았다.

 

“일단 들어가면 작은 마을으로 이동 될거야. 그러면 우선 안에서 요원들과 엔지니어를 찾아야해. 만약 찾는다면 이쪽에서 분리절차를 시작할게. 너희들이 들어가면 아마 다시 시스템의 부분적인 모니터링이 가능할거야. 할수 있는 최대한으로 도와줄게.”

 

“걱정마세요 언니. 금방 구출하고 돌아올게요.”

 

“그래... 그럼 갔다오렴.”

 

그렇게 브리핑이 끝나자 몇명의 기술자들이 누워있는 우리에게 다가와 이것저것을 체크하더니 이내 이상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기계를 가동했다. 그러자 비행기가 이륙하기전에 내는 소리를 냐며 기계가 작동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유정누나가 카운트다운을 세기 시작했고 동시에 나는 눈을 감았다.

 

“CUBE 시스템 준비. 3, 2, 1... 접속.”

 

카운트다운이 끝남과 함께 주변의 소리가 사라지며 롤러코스터를 타는듯한 감각이 들자 나는 황급히 눈을 떴다. 그러자 나는 눈을 뜸과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끄으아아아아아아아!!”

 

비명을 지른 이유는 간단하다. 바닥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바닥이 없으니 나는 자유낙하를 하고 있었고 주변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이였다.

 

잠깜만, 이건 아니잖냐. 시작부터 낙하라니, 뭐 어쩌라는건데? 이대로 죽으라는거야?

 

끝없는 공간으로 자유낙하를 하며 시스템 개발자에게 항의를 해보는 나였지만 당연하게도 낙하가 멈추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갑자기 보이기 시작한 바닥은 점점 나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콤마 1초후에 나는 지면에 충돌... 하지 않았다.

 

“CUBE시스템에 성공적으로 접속 완료. 환영합니다.”

 

낙하감이 사라지는 동시에 들려온 기계적인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내 주변에는 검은양팀 전원이 모두 바닥에 쓰러진체 눈을 질끔 감고있었고 심지어 제이 아저씨는 ‘미안해 유정씨. 나 먼저 갈게’ 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모두들 나와 똑같은 경험을 한 모양이다.

 

“아저씨 일어나요. 우리 아직 안죽었어요.”

 

계속 중얼거리며 우정누나에게 유언을 남기는 제이 아저씨를 흔들며 꺠우자 아저씨는 잠깐 놀라며 내 얼굴을 바라보더니 이내 민망한지 얼굴을 숙이며 한숨을 내쉈다. 그리고 제이 아저씨가 정신을 차린지 얼마 안되서 모두 한숨을 내쉬며 가출했던 멘탈을 회복했고 모두가 무시히...는 아니지만 도착했다는 걸 확인하고는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모두 어리둥절하며 서로를 쳐다보았다.

 

“...대장, 유정씨 말대로는 작은 마을으로 이동될거라고 하지 않았나?”

 

“네... 저도 분명히 그렇게 들었는데요...”

 

“그럼 이 복도는 대체 뭐야?”

 

유정누나는 우리가 시스템으로 진입하면 마을로 이동될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있는곳은 끝이 보이지 않는 복도였다. 마치 무한히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내는 복도는 왠지모를 공포감을 띄고있었다.

 

[쾅!]

 

그렇게 다들 혼란해 하며 주변을 둘러보고있던 와중, 굉음이 들리며 무언가가 복도의 벽을 뚫고 출현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무언가를 본 우리는 황급히 무기를 겨누며 태세를 같췄지만 이내 그 무언가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얼음과도 같은 공포감과 함께 움직일수 없었다.

 

“저게... 뭐야?”

 

우리들의 앞에 출현한 ‘무언가’는 거대한 모습과 함께 누군가 실로 차원종의 시체를 꿰멘듯한 모습을 지닌체 피로 물들여진 전기톱을 들고 있었다. 누덕누덕 꿰메져 이루어진 ‘무언가’의 몸은 여기저기 뜯어지고 찢어진듯이 피를 흘리며 내장을 들어내고 있었고 그동안 많은 참혹한 광경을 봐왔던 나와 팀원들 조차 비명을 지를듯한 모습을 하고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소름이 끼쳤던 것은 바로 그 ‘무언가’는 소리없이 조용히 우리를 보며 웃고있었다는 것이다.

 

그 모두가 공포에 질려있던 찰나에, 제이 아저씨가 먼저 그 ‘무언가’에게 선공을 날렸다. 위상력을 정밀하게 컨트롤한 주먹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를 내며 ‘무언가’를 타격했고 동시에 제이 아저씨가 외쳤다.

 

“모두 뛰어!”

 

제이 아저씨의 목소리가 싸이렌처럼 온 몸에 울려 퍼지자 우리들은 악몽에서 꺤듯이 움직일수 있었고 서둘러 뒤로뛰기 시작했다.

 

“**! 저 **건 대체 뭐야?!”

 

“이세하! 빨리 뛰기나 해!”

 

전속력으로 달리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사고를 풀로 가동하며 가벼운 욕설을 내뱉자 이슬비가 내 욕설에 반응해 나를 꾸짖었다. 재는 이런 공포스런 상황에서 잘도 잔소리를 한단 말이야...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달리던중, 제이 아저씨가 내게 다급히 외치며 지시를 내렸다.

 

“동생! 바닥에 충격파! 지금 당장!”

 

“네?”

 

“어서!”

 

갑작스런 지시에 당황한 나였지만 매우 다급한 표정으로 긴장한 아저씨의 얼굴을 보고 정신을 차린 나는 뒤들 돌아 바닥에 건 블레이드를 내리쳤다. 그러자 충격파가 복도에 퍼지며 푸른화염이 쏫아오르것과 동시에 주변에 있는 모든것을 흡입하기 시작했고 그에의해 우리를 쫓아오던 ‘무언가’는 충격파에 발이 묶여 괴성을 지르며 멈추었다.

 

그렇게 그 ‘무언가’가 멈춘사이에 이슬비는 황급히 복도 사이에 있던 방화벽을 전자기력으로 내렸고 [쾅!] 소리와 함께 묵직한 철문이 우리와 ‘무언가’를 가로막았다. 물론 방화벽이 과연 ‘무언가’를 막을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았기에 우리는 계속해서 복도를 달렸다.

 

그리고 끝없는 복도를 달리며 나는 꺠달았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

2024-10-24 23:20:5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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