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속에서(1)

건삼군 2018-10-23 2

차원전쟁. 21세기 초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미지의 균열과 함께 나타난 이차원의 생명체들이 지구를 침공한 사건을 의미한다. 인류는 미지의 상명체들을 ‘차원종’ 이라고 명명했고 인류는 전세계의 군대를 긁어모아 차원종과 맞서 싸웠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대무기는 그들에게 통하지 않았고 결국 인류는 멸망 직전까지 가게된다. 그러나, 차원종들이 차원문과 함께 나타난 동시에 인류중 극소수는 미지의 힘을 얻게되었고 국제연합은 미지의 힘을 가진 자들을 ‘클로저’ 라고 불렀다. 보통 전쟁에서는 성인 남성들이 징집되는게 맞겠지만 클로저들의 숫자는 차원종에 비해서 너무나도 열세였기에 어린아이, 여자, 노인들 또한 징집 대상이였다. 즉, 위상력만 지니고 있었다면 누구나 전쟁에 투입되었다는 것이다.

 

나도 그중 한명이였다.

 

그 당시 나는 매우 평범한 대학생에 불과했다. 그저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공부에 집중하고 취직을 걱정하는 그런 평범한 20대 여자였다. 하지만 차원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나는 위상력에 각성해버렸고 결국 전장에 투입되었다.

 

워낙 갑작스럽게 전쟁이 발발하였기에 클로저들에게 주어지는 장비와 무기는 아주 빈약하였다. 도검 한자루에 권총 한정, 그리고 몸의 급소만을 대충 보호해주는 방어구 뿐이였다. 처음에는 왠 21세기 전쟁에서 총 대신 칼을 지급 해주는지 의문을 품어 징집관에게 물어보았지만 대답은 짧막하였다.

 

“너희들의 신체능력을 활용하기에 딱 적당한게 도검이다.”

 

처음에는 뭔 개소리를 하는건지 의아해 했지만 첫 기초훈련 당시에 깨달았다. 내가 악력만으로도 콘크리트를 깨부술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 힘은 다른 그 누구들보다 더 강했다는것을.

 

훈련이 끝나고 난 후 나는 강한 클로저만 모아놓은 팀에 소속되었다.

 

일명 ‘울프팩’ 팀에.

 

울프팩팀은 그 어떠한 임무도 성공시켰고 매번 임무에서 큰 공적을 세우는 나를 본 사람들은 모두 강력한 내 힘을보며 날 치켜 세웠고 결국에는 내 코드명 ‘알파원’을 ‘알파퀸’ 아리고 부르기 시작했다. 내가 나선 모든 임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됬었고 적인 차원종들의 군단장조차 날 대량살상의 마녀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이명들이 너무나도 싫었다.

 

아무리 사람들이 내 힘이 강력하다고 내세워도, 나를 영웅이라 불러도 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삶을 살던 여자였다. 차원종이라는 괴물들이 무서웠고 동료들의 죽음이 두려웠고 사람들의 시선조차 숨이 막혔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한 모습을 보일수는 없었다. 사람들이 내 약한 모습을 본다면 많은 이들이 전의를 상실한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내 약함을 감추기위해 항상 웃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임무를 수행해 왔다.

 

그 날도 그렇게 자신의 두려움을 감추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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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달빛 아래, 끔찍한 아수라장이 펼쳐져 있었다. 건물들은 무너지기 직전의 상태였고 사방에는 차원종과 인간들의 시체가 널려있었다. 아이를 감싼체 죽은 여자, 손을 잡고 쓰러져있는 남녀, 어린아이, 누구하나 가릴것 없이 모두 참혹하게 죽어있었다.

 

그리고 난 그 참상을 마음속 한구석에서 올라오는 공포감을 누른체 주시하고 있었다.

 

“지수야, 너 괜찮아? 몸이 안좋아 보이는데...”

 

그렇게 그 참상을 지켜보고 있던 내게 누군가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을 걸어왔다. 말을 걸어온건 베로니카, 울프팩팀의 멤버중 한명이자 천리안이라는 능력을 지닌 클로저이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고개를 돌려 거짓웃음을 지으며 억지로 끌어올린 활기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찮다니까... 베로니카 넌 걱정이 너무 많아서 탈이야~”

 

거짓말이다. 전혀 괜찮지 않다.

 

“난 괜찮으니까 걱정마. 베로니카 너야말로 피곤해 보이는데 먼저 들어가서 쉬어. 내일 또 임무에 나가야 하잖아~”

 

“...못쉬겠어. 잠을 자려고 하면 계속 오늘 죽었던 동료들이 떠올라서...”

 

“그럼 내가 같이 자줄테니까 들어가서 자자~”

 

그렇게 해서 임시 막사 안으로 들어간 나와 베로니카는 침대에 들어가 나란히 누웠다. 그러자 베로니카는 침대에 누운체 내게 물었다.

 

“난 지수 네가 너무 부러워.”

 

“왜?”

 

갑작스런 베로니카의 말에 당황한 나는 베로니카에게 되물었다.

 

“그야 지수 넌 예쁘고, 강하고, 두려워 하지 않잖아. 겁쟁이인 나같은 것보다 훨씬 강해...”

 

“그렇지 않아~.....”

 

틀리다. 나는 베로니카가 생각하는 것 처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나는 겁쟁이에 겉모습을 숨기는 기만으로 가득한 인간이다. 강하지도 않고 예쁜것과도 거리가 멀다. 내 손은 항상 차원종의 피로 더럽혀져 있고 겉모습 또한 그러하다.

 

“저기 베로니카...”

 

“왜?”

 

“만약에 이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었다면 우리는 모두 무슨 삶을 살고 있었을까?”

 

“...아마 그냥 평범하게 살지 않았을까? 직장을 가지고 가족을 꾸리며 늙어가는...”

 

“그럼 이 전쟁이 끝나면 우리도 다시 그런 평범함을 누릴수 있을까?”

 

“글쎄... 모르겠어.”

 

“그래... 그럼 됐어. 잘자.”

 

“그래. 너도 잘자.”

 

베로니카와의 대화를 끝마친 나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은체 생각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평범한 세상에서 살고있는 나를. 그리고 가족이 생긴 나를. 하지만 그 어느것도 뚜렷하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무리인가.”

 

그렇게 혼자서 한마디를 내뱉은 나는 그대로 생각을 멈추고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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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피곤해...”

아침부터 머리를 붙잡고 일어난 나는 가물가물한 정신을 집중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아마 머리가 아픈 이유는 어제밤에 언제나 그렇듯이 잠을 ** 못해서 겠지.

 

나는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 한번도 편하게 잠을 자본적이 없다.

 

잠을 자려고 할떄마다 항상 끔찍한 광경이 내 머리를 스쳐지나가기에 난 도저히 잠을 이룰수가 없다. 물론 사람이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결국 죽기떄문에 가끔은 그냥 필름이 끊기듯이 잠들기는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그렇지도 않았기에 너무나도 피곤하다.

 

피곤함을 조금이라도 떨쳐내기 위해 나는 깨질듯한 머리를 붙잡고 임시막사를 나와 보급소로 향했다.

 

보급소에 도착한 나는 대기하고 있는 보급병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보급병은 날 보고선 자세를 뻣뻣하게 세우며 내게 경례를 했다.

 

“충성! 알파퀸님, 뭐 필요하신것 있습니까?”

 

“어... 커피 한잔 주세요. 진하게.”

 

“넵! 알겠습니다! 즉시 내오겠습니다!”

 

보급병은 말이 끝나자 즉시 물을 대우기 시작했고 나는 속으로 보급병을 이렇게 써먹어도 되는가 싶으며 자리에 않자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기다리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즘, 언제 일어났는지 모를 베로니카가 졸린 눈을 한체 내 옆에 앉았다.

 

“좋은아침 지수야...”

 

“좋은 아침~”

 

억지로 목소리에 활기를 넣어 가볍게 아침인사를 주고받은 나와 베로니카. 인사를 주고받자 잠시 정적이 흘렀고 그런 정적을 베로니카의 목소리가 밀어냈다.

 

“지수야, 너 얼굴이 너무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그래?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베로니카는 사람의 건강상태를 너무나도 잘 눈치챈다. 그녀의 능력인 천리안 떄문인지 아니면 그냥 감이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기에 나는 항상 베로니카에게 거짓말을 한다.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기에.

 

“안내방송 드립니다. 모든 울프팩 팀 멤버들은 즉시 지휘소로 모이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립니다, 모든 울프팩 팀 멤버들은 즉시 지휘소로 모이기 바랍니다.”

 

갑작스럼게 들려온 안내방송에 놀란 나와 베로니카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지휘소로 향했다. 아침부터 무슨 일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침부터 작전을 하달받는건 이미 익숙해 졌기에 나는 불만을 가지지 않고 지휘소로 향했다. 뭐, 커피는 마시고 싶었는데 말이지...

 

그렇게 해서 지휘소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자 험상굳은 얼굴을 지닌 남자가 이미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잘 듣도록. 이번 임무는 시가지내에 고립된 민간인을 구출하는 작전이다. 위험성을 매우 낮을거로 생각되지만 그래도 긴장을 풀지 말도록. 그리고 서지수, 베로니카. 지각이다.”

 

“엣... 어쩔수 없잖아~ 아침부터 불려왔는데...”

 

“맞아맞아~ 나랑 지수는 이제야 막 일어난 참이라고~”

 

애초에 잠을 잔적은 없지만 말이야. 으... 머리가 꺠질것 같아...

 

“기상시간은 아침 6시일텐데.”

 

“시계가 없는데 어떻게 알아~”

 

“하아... 다음부터는 늦지 말도록. 어쨋든, 아까도 말했듯이 이번 임무는 민간인 구출작전이다. 현재 대전광역시 쪽 A구역, B구역, C구역에 민간인이 고립된것을 확인했다. 그러므로 팀을 셋으로 나눠서 작전을 실행할거다.”

 

“셋으로? 우리는 총 합쳐서 4명이잖아?”

 

“그렇지. 일단 추가로 1명이 지원을 올것이지만 그래도 부족하니 한명은 혼자서 단독으로 행동해야 한다.”

 

작전에서 단독으로 행동한다. 이것은 전쟁터에서는 자살이나 다름 없는짓이다. 고립당하기도 쉽고 교전중에 사각지대가 대폭으로 늘어난다. 즉, 위기의 상황에는 대처가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혼자서 C구역을 맡을게. 어차피 별 문제도 없을거고.”

 

“지수, 아무리 너라도 단독행동은 위험할수도 있다.”

 

“어차피 구출작전이라며? 군단장 급을 상대할 일은 없을거 아니야~”

 

“지수야! 하지만 너 요즘 너무 무리하고 있잖아!”

 

“난 괜찮다니까!”

 

순간 나답지 않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 때문인지 지휘실 안은 급격히 조용스러워 졌고 이내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미안, 나 먼저 작전구역에 가있을게.”

 

그렇게 짧게 말한 나는 바로 건 블레이드를 챙기고는 도망치듯이 밖으로 나와 작전지역으로 향했다. 서지수, 이 멍청이가... 왜 동료들에게 신경질을 내고 난리야...

 

스스로를 속으로 까내리며 빠르게 작전지역으로 이동하던 나는 다시한번 엄습해오는 두통에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위상능력자 이기 떄문에 상처는 하나도 나지 않았지만 마음속 한구석이 너덜너덜한 기분이 든것은 기분탓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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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작전구역을 향해 달린지 30분정도 되었을까, 아무런 생각없이 달리다 보니 나는 어느새 작전구역에 도착해 있었다.

 

“본부, 여기는 알파원. 작전구역에 도착했다. 민간인은 어디있어?”

 

“.치지직 만간인은 지금 그쪽 위치로부터 서쪽으로 310m 떨어져 있다. 열감지 스캔으로 확인한 결과 아직 다수의 차원종이 도심에 남아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알았어.”

 

본부와의 교신을 끊은 나는 정보대로 서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걸어가기 시작한지 몇분정도 지났을까, 어느새 여러마리의 말렉이 내 주변을 포위하고 있었다.

 

“...오늘은 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혼자서 나직히 중얼거리는 나. 그리고 내 혼잣말이 끝나기 무섭게 말렉들이 일제히 내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내 건 블레이드가 움직였다.

 

거의 보이지 않은 속도로 휘둘러진 건 블레이드는 푸른 화염과 함꼐 말렉을 일도양단 했고 동시에 바로 뒤에 위치해 있던 건물을 양단했다.

 

“아... 건물은 부수면 안되는데...”

 

“키에엑!”

 

“어딜.”

 

순간적으로 한눈을 판 사이에 기습을 한 말렉의 공격을 쉽게 피한 나는 다시한번 건 블레이드를 휘둘러 말렉을 일도양단했다.

 

그렇게 베기 시작하자 말렉들은 도망치듯 후퇴했고 나는 그렇게 도망치는 말렉들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누가 괴물인건지...”

 

가뜩이나 몸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위상력을 써서 그런지 아까보다도 두통이 더욱 더 심해졌다. 으... 아파... 정신이 어지러워... 이대로 있으면 않되는데...

 

“읏....”

 

머리가 꺠질것 같아 하지만 여기서 쓰러지면 안되는데... 아, 눈이 감긴다... 어떻게든 참아야 하는데... 어라? 그런데 왜 이렇게 편안한거지...? 너무 편해서... 그냥 이대로 있고싶어...

 

이질적인 편안함에 빠진 나는 결국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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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편안하다... 이렇게 편안함을 느낀건 얼마나 오랫만이지? 전쟁이 일어난 후로 처음인것 같은데... 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폐허로 변한 도시 한가운데에 서있었다. 거리에서는 군인들과 차원종들이 교전을 치르고 있었고 나는 그 교전지의 한가운데에 서있었다. 이내 상황을 알아차리고 군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내 몸은 석고상이 된듯 움직이지 않았다.

 

-끄아아악!

 

-부상자 발생! 의무병!

 

-여기는 브라보, 지원이 필요하다!

 

-탄약이 떨어졌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외침 사이에서 나는 그저 그 지옥과도 같은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압도적인 물량으로 밀어오는 차원종에 의해 군인들은 하나 하나 쓰러지기 시작했고 사방에는 핏자국과 참혹하게 죽어있는 시체가 가득했다. 그것을 본 나는 공포감이 마음속 한구석에서 밀려오는것을 느꼈다.

 

아... 도와야 하는데...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라도 움직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바둥거려 봤지만 여전히 내 몸은 움직이지 않았다. 왜 몸이 얼어붙은것 처럼 움직이지 않는지 생각했지만 답은 금방 떠올랐다.

 

나는 공포에 질려있는것이다.

 

“...수야... 지수야!”

 

“!”

 

날카롭게 들려온 목소리에 눈을 뜨자 눈 앞에는 베로니카가 날 껴안은체 울고있었다. 어라? 난 분명 전쟁터 한가운데에...

 

“에... 왜 울고있어?”

 

“왜라니! 너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고! 작전지역 한복판에서 쓰려져 가지고는..!”

 

아... 맞다, 나 정신을 잃었었지...

 

주변을 바라보니 지옥과도 같은 광경은 어디에도 없었다. 즉, 꿈이였던 것이다. 하지만 꿈이 너무나도 생생했던 탓인지 내 손은 아직 부들거리며 떨리고 있었다. 다른 팀원들에게 보이지 않게 조용히 떨린손을 진정시키던 와중 험상굳은 얼굴을 한 교관이 입을 열었다.

 

“서지수, 넌 앞으로 단독행동 금지다. 울프팩 팀의 교관으로써 팀원이 위험에 빠지는건 원치 않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너도 참 어떠한 의미로도 대단하군. 민간인을 구출하러 갔다가 민간인에게 구출되다니.”

 

하하... 듣고보니 참 한심하네... 구출하러 갔다 구출... 잠깐, 뭐?

 

“에? 민간인 이라니?”

 

“말한 그대로다. 저기 서있는 민간인이 널 업고 여기까지 왔지. 운이 좋은줄 알도록.”

 

문 옆을 가리키며 말하는 교관. 교관이 가리킨 곳에는 검은색 머리를 한 남자가 서있었다. 키는 나보다 조금 크고 나이는... 20대쯤 될려나..?

 

“저기... 감사합니다.”

 

일단 문앞에 서있던 남자에게 가볍게 머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아직 머리속이 조금 혼잡하긴 하지만 일단 구해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해야겠지.

 

“뭘요. 그냥 인간으로써 해야 할 일을 한거 뿐인데. 그것보다도 당신을 대려오는데 꽤나 힘들었 거든? 갸벼울줄 알고 업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무거워서. 다이어트 하시는게 어떠십니까?”

 

헤? 뭐지? 나 방금 처음만난 사람한테 구해진것도 모자라서 반말로 불려지고 거기에다가 다이어트를 하라고 권유받은거야...? 아니, 그 이전에 저 남잔는 왜 사람 부끄러워지게 그런 이야기를 팀원들 앞에서 하고 난리야..?

 

“푸... 푸흡...! 무, 무겁데..! 푸하하하하!”

 

웃음을 참다가 이내 폭소를 터뜨리는 베로니카.

 

“야! 베로니카! 너무 웃지마!”

 

“크, 크흡... !”

 

“꼬맹이 너도 웃지마!”

 

괜시리 부끄러워져서 얼굴이 뜨겁잖아... 대체 뭐야 저 남자. 초면인데 저런 실례되는 소리를...

 

이것은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남자는 차원전쟁이 발발했을떄 부터 그 C구역에 고립되어서 가게를 뒤지거나 버려진 집안에 들어가서 이것저것을 챙겨서 생존해온 모양이다. 참 대단한 사람이네... 2년동안 그렇게 살아오다니...

 

그렇게 모두가 웃고있던 와중 의사가 문을 열며 방에 들어왔다. 그리고는 내 몸에 이상이 없는지 진찰을 했고 진찰이 끝나자 한숨을 내쉬며 내게 말했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신경쇠약증 입니다. 잘도 이런 지경이 될데까지 주무시지 않으셨군요. 수면제라도 드릴테니 적어도 일주일간은 푹 수면을 취하세요.”

 

“일, 일주일? 그럼 그동안 임무는요..?”

 

“물론 안됩니다. 이번처럼 작전도중에 쓰러지시면 어쩌실려고...”

 

일주일간 전선에서 벗어나게 된다. 즉, 팀의 최강전력인 내가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팀에 임무수행이 더욱 어려워질텐데...

 

“그냥 푹 쉬도록. 어차피 당분간은 작젼 예정이 없다. 현재 주변의 도시도 대부분 탈환한 생태이고 말이다.”

 

그렇게되서 결국 반강제로 1주일동안의 휴일을 얻게된 나는 베로니카의 감시를 받으며 침대에 누웠다. 어차피 누워도 잠이 안오는데 뭐하러 이러고 있어야 하는건지... 그나저나 날 구해준 그 남자, 내가 누군지는 알고 구해준거야...?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

2024-10-24 23:20:5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