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42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8-13 0

사건 단서를 종합해본다. 하이드 씨는 11시 50분 부터 12시 사이에 칼에 맞아 숨졌다. 그리고 현장은 실내온도가 높게 설정되어있고, 하이드 씨의 옷은 흐트러져 있지만 손의 주름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몸싸움을 했다면 주름이 반드시 잡혀야 정상인데 그런 게 없다는 점이다.


"세하야. 혹시 말이야. 하이드 씨가 자기 방으로 돌아간 것을 봤어?"

"아니, 그건 못본 거 같은데... 저기, 슬비야. 왜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응?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슬비가 갑자기 하이드 씨의 시신을 뒤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정장 안주머니에서 무언가를 찾아냈다. 피가 묻은 수건이었다. 슬비는 수건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리고 수건 안쪽에 있는 피묻은 장갑도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슬비야. 왜 그러는 거야?"

"세하야. 이거 보고 생각나는 거 있어?"

"아니... 없는데... 하이드 씨가 정장 안에 장갑과 수건을 가지고 다닌 게 이상할 일이야?"

"아니야. 됐어."


집사니까 당연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슬비는 조용히 혼자서 어디론가 가버리자 나는 그녀를 쫓아가서 혹시 알아낸 거냐고 물었지만 그녀는 대답해주지 않았다.


지금 가장 의심이 되는 사람은 시환 아저씨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환 아저씨는 아직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이상하게 느껴졌다. 혹시 어딘가에 숨어서 우리를 노리는 게 아닌가? 갈만한 곳을 다 찾아봤는데도 안 보이니 뭔가 불안했다. 혹시 흑막이 무슨 짓을 한 건가?


"이건 틀림없이 김시환 씨에요. 그 사람이 하이드를 죽인 거라고요!"


바이올렛 아가씨가 눈물이 고인 얼굴을 보이면서 말했다. 확실히 의심이 되긴 하지만 정말로 시환 아저씨가 그랬을까? 동기는 충분하다고 해도 시환 아저씨는 살인을 할 사람이 아닌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다. 하지만 온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을까? 으으,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다.


"확실히 김시환, 그 사람만이 알리바이가 없다."

"뭐야, 그럼 범인 확정이네."


티나와 더스트가 마음이 서로 맞게 말했다. 시환 아저씨가 정말로 범인일까? 범인인거 같기도 하지만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슬비는 벌써 알아버렸는지 다른 곳으로 가버리는 거 같았고 말이다. 나보다 걔가 더 머리가 좋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


-자, 학생여러분, 학급 재판 시간이 되었습니다. 학급 재판소로 오세요.


방송소리가 들렸다. 이제 가야 되는 건가? 그 재판소로 말이다. 과연 하이드를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시환 아저씨? 아니면 우리 중에 있는 범인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  *  *


사람 수가 많이 줄어들어서 분위기가 썰렁할 정도였다. 빈 자리들이 많으니 당연한 거겠지. 검은 날개 녀석은 여전히 의자에 앉아서 구경하고 있었다.


"자, 지금부터 학급재판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열심히 의논을 해서 검정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참석자는 5명이었다. 시환 아저씨는 불참이었다. 흐음, 검정을 투표하는 것은 회의 불참자도 포함된다. 그 사람이 범인이라면 이 건물 어딘가에 숨어있는 그 사람을 저 녀석이 찾아내서 처형시킨다고 했다. 과연 이번 사건의 범인은 정말로 시환 아저씨인가? 아니면 흑막인가? 그것도 아니면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있는 걸까?


"범인은 김시환 씨인 거 같지만 혹시 모르니 사건을 순서대로 논의했으면 한다."


티나가 냉정하게 판단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김시환이 범인이라고 보더니 혹시 전에 학급재판처럼 범인이 다른 사람일 수 있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사건은 원래 순서대로 풀어가야하는 법이니 말이다. 이번에는 더스트가 먼저 제안한다.


"우선 먼저 사망시간과 알리바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게 어때? 분명히 밤 11시 50분에서 12시 사이라고 했지? 세하야?"

"어, 응."

"그렇다면 세하와 슬비, 그리고 바이올렛은 일단 알리바이 제외라는 거네."


정황상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의 수가 많이 없어졌다보니 이제 용의자를 줄이는 것도 쉬워진 거 같았다. 그렇다면 남은 용의자는 더스트와 티나, 그리고 시환 아저씨 뿐인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시환 아저씨라고 생각이 들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 정말로 저 녀석이 범인이 아니라면 세명 중에 한명이잖아. 안 그래?"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어. 알리바이가 없는 사람은 시환 아저씨 한명 뿐이야."


슬비가 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전날 밤에 나는 밤새도록 숙소 앞을 지키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누가 나와서 나를 거쳐서 가는 건 불가능하다. 사실상 알리바이가 없는 사람은 시환 아저씨가 맞다.


"저기 말인데, 혹시 자살을 하게 되면 그 사람도 검정이 되는 거야?"

"네. 그 사람도 검정이 됩니다."


검은날개 녀석이 답했다. 하이드 씨가 자살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슬비는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이드가 굳이 자살을 할 이유가 있었을까? 바이올렛 아가씨를 보좌해야 되는 입장에서 그럴 이유는 절대 없다고 생각이 드는데 말이다. 정말로 시환 아저씨 밖에 없는 걸까?


"이세하, 네 생각은 어떤가? 김시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티나가 나를 보고 물었다. 나는 아직은 단정짓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아무리 알리바이에 없다고 해도 시환 아저씨가 며칠 전부터 계속 안 보인게 너무 이상했다. 시환 아저씨가 범인이었다면 왜 굳이 우리에게 모습을 숨길 필요가 있었을까? 자신을 변호하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할 텐데 말이다.


"결과적으로 알리바이가 없는 사람은 시환 아저씨입니다. 하지만 하이드 씨도 정확히 방안에 들어간 건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알리바이가 없는 사람은 김시환 씨와 저 검은날개 녀석이겠군요."


바이올렛 아가씨가 검은날개녀석을 노려보고 있었다. 녀석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그게 거짓말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확실히 검은날개 녀석도 알리바이가 없으니 그런 거라고 말하겠지만 말이다.


"알리바이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죠. 이제 다음은 식물원이 어째서 뜨거운 온도로 유지했는가에 대해서 의논해보도록 하죠."

슬비의 말에 다들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면 왜 식물원의 온도를 올릴 필요가 있었을까? 살인을 하는 것 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온도를 올린다는 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도 아무런 답이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슬비는 뭔가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왜 말을 해주지 않는 거지? 나는 슬비에게 물었다.


"혹시 너 뭔가 알고 있는 거 아니야?"

"아직 확실하지 않아서 지금 말할 수 없어. 그 다음은 하이드 씨의 손의 주름과 소지품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그러고 보니 하이드 씨는 피묻은 수건과 장갑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왜 그런 거 까지 가지고 있었을까? 혹시 다잉메세지를 뜻하는 거였을까? 수건과 장갑, 연상되는 인물은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


"하이드 씨는 식물원에서 칼에 맞고 죽었다는 거에요. 그 하이드 씨를 죽인 건 시환 씨 밖에 없어요. 분명히 몸싸움 끝에 칼에 찔려서 죽었을 거에요."


바이올렛 아가씨의 말에 뭔가 의문점이 들었다. 확실히 가능성은 있지만 증거가 말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건 아닙니다. 아가씨. 하이드 씨는 누군가와 몸싸움을 벌이지 않았습니다. 하이드 씨의 양 손에는 주름이 전혀 잡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갑을 끼고 갔을 수 있잖아요."

"장갑에는 안쪽까지 피가 묻어있습니다. 하지만 손에는 피가 묻어있지도 않았어요. 그 말은 즉 장갑을 끼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이드 씨가 장갑과 수건을 피묻은 채로 품 안에 넣는다는 건 너무 이상했다. 마치 뭔가를 숨기려고 한 것처럼 말이다. 이번사건은 너무나 의문점이 많았다.


To Be Continued......


범인은 누구일까요? 

2024-10-24 23:20:0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