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36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7-27 1

다음 날, 아침 식사를 할 때도 식당 분위기는 평소와는 다르게 너무 조용해지고 있었다. 이거 참, 서로 거리를 벌린 채 따로따로 앉아서 아침식사를 할 줄이야. 이거 너무 심각한 상황인데? 어떻게 해야 모두를 규합할 수 있을까? 우리의 적은 검은날개 하나뿐인데 말이다. 또 살인동기에 넘어갈까봐 서로 못믿는 거 같았다.


"이세하. 오늘은 같이 먹도록."

"세하야. 도시락에 애정이 담긴 도시락을 먹자."


티나와 더스트가 내 양 옆에 달라붙었다. 그만 떨어져줬으면 하는 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어제 시환 아저씨의 말이 자꾸만 걸렸다. 시환 아저씨의 말대로 늑대개팀을 노리고 살인자를 선정한 거라면 분명히 다음 살인자는 티나가 아니면 바이올렛 아가씨가 될 수 있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다.


아니, CCTV를 통해 그 녀석이 우리 둘의 대화를 들었을 텐데 말이다. 분명히 우리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타겟을 다른 팀으로 바꿔버릴지도 모르겠다. 녀석은 우리가 뭘 할건지 잘 알고 있을 테니 말이지.


"이세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나?"

"어머,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별거 아니야. 그 검은코트의 사내 말인데, 그 녀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나는 두 사람에게 의견을 물었다. 현재로서는 그 녀석을 상대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하지만 가면 갈수록 그 녀석에 대한 정체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마 그것도 녀석이 의도한 거겠지. 녀석의 정체를 알아낸다해도 우리는 여전히 그 녀석의 손바닥 위에 있을 뿐이니까 말이다.


이 초커만 부숴버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늑대개 팀의 심정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티나와 더스트는 그 사내의 이름을 듣자마자 초커를 보며 말하고 있었다.


"이 초커가 있는 한 나는 힘을 쓸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야. 연약한 숙녀인걸."

"무슨 나약한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티나는 그렇다고 쳐도 더스트까지 그런 소리를 하고 있다. 명색이 차원종 간부면서 그런 나약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 나는 한심하다고 싶어서 큰 소리로 말해주었다.


"너희들, 힘을 쓸 수 없다고 해서 이렇게 포기하는 거야? 이대로 녀석의 손바닥 위에서 노는 게 좋은 거냐고? 조금은 녀석에게 대항할 방법은 찾아야될 거 아니야!?, 더스트 너는 명색이 차원종 간부면서 그런 나약한 소리가 나와? 애쉬의 죽음이 아무렇지도 않는 거냐고!?"

"어머, 이세하.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줄 몰랐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어. 우리 이름없는 군단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잖아. 녀석이 정말로 검은날개가 아니더라도 내 약점을 알고 있는 건 사실이야."

"마찬가지다. 그 검은날개는 우리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다. 대항할 방법은 없다."


으윽, 두 사람이 이렇게 합심해서 말하니 나도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녀석에게 대항하고 싶긴 하지만 이 두 사람은 사실상 포기했다고 봐**다. 두 사람은 그만 포기하고 여기서 평생 같이 살자고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도 포기하고 싶은 건가? 이 두 사람은 글러먹었다고 판단이 들었다.


"어머, 그렇게 양손의 꽃이 된 채로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그것을 본 바이올렛 아가씨는 심술궂은 미소를 지으면서 곤란해하는 나를 보았다. 내가 지금 즐기는 줄 아나? 성가셔 죽겠는데 말이다. 시환아저씨는 웃으면서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었고, 슬비는 혼자 뾰로통한 얼굴로 조용히 먹고 있는 게 보였다. **, 분위기가 이래서야 뭘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


검은코트의 사내 녀석이 또 무슨 동기부여를 줄지 몰라서 다들 긴장하고 있겠지. 하지만 나만은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 모양이다. 나도 DVD를 받았지만 동기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희생한 후에 얻는 미래는 필요가 없으니까 말이다. 그 누구라도 살인할 생각은 없다.


<사람은 누구나 어둠이라는 걸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아버지의 말씀이 떠오른다. 어둠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누군가를 죽이거나 증오하려는 습관을 가지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생각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나도 어둠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니까.


*  *  *


식사를 한 뒤에 양치질을 했다. 오늘은 뭐할 건지 몰라서 그냥 밖으로 나왔다. 검은코트의 사내에 저항하려는 의지를 대부분 잃어버린 거 같았다. 역시 믿을 건 슬비와 시환 아저씨 뿐인가? 슬비는 아직 머리 아픈 게 다 안나았을 테니까 쉬게 놔두고, 시환아저씨를 만나러 갔다.


초인종을 누르면서 아저씨를 불렀지만 안에 없는 듯 했다. 또 도서실에 가신 건가? 그렇게 알고 발걸음을 옮기려는 데 또 귀찮게 구는 여자애가 왔다.


"티나?"

"같이 어울려줬으면 한다."


이거 참, 그렇게도 불안한 건가? 대낮에 살인을 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말이다. 어쩔 수 없이 그녀와 같이 가기로 했다. 사이보그인데도 평범한 소녀처럼 나약한 척 하니 말이다. 일단 나는 시환아저씨를 찾으러 가고 있었다. 분명히 도서실에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곳으로 가보았다.


"시환 아저씨?"


도서실에 없었다. 아저씨에게 상담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그럼 어디로 가신 거지? 2층, 3층, 4층까지 올라가서 ****만 보이지 않고 있었다. 이거 참,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드네. 남은 건 1층이라 한번 찾아보았는데 없었다.


"이세하, 김시환이라면 1층에 없다. 적어도 2층이상은 올라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뭐? 정말이야? 그럼 어디로 가버리신 거야?"


시환 아저씨에게 상담 좀 받으려고 했는데 이거 아쉽게 되었다. 정말이지 쥐죽은 듯이 사라져버렸네. 도대체 뭐지? 나는 혹시나 몰라서 카메라를 보고 말했다.


"어이! 검은날개, 거기있지? 어서 나와봐!!"


불러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보통은 부르면 나온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다. 혹시 뭔가 이유가 있는 건가? 잘 모르겠다. 후우, 일단 티나를 바래다 주고 방으로 다시 돌아왔다.


*  *  *


나는 저녁이 되어서도 시환 아저씨의 방에 초인종을 눌렀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아직도 안 오신 건가? 아니면 무슨 일에 휘말리신 건 아닐까? 살인은 아니겠지. 내가 1층부터 싹 뒤졌는데도 없었는데 말이다. 말 그대로 행방불명이 되어버렸다고 볼 수밖에 없을 거 같았다.


"후우, 이거 참 이상한 일이네."

"뭔가 고민이라도 있어?"

"깜짝이야. 놀랐잖아."

내 뒤에 슬비가 서 있었다. 나는 시환 아저씨가 안보인다고 말했다. 그러자 슬비는 진지하게 고민을 하더니 불길한 소리를 했다.


"아마, 당했을 지도 몰라. 흑막에게 말이야."

"흑막에게? 대체 무슨 소리야?"

"흑막이 직접 손을 대는 경우는 하나야. 흑막에게 불리할 만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거지. 그 녀석은 자기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을 숨기고 있었어. 아마 시환 아저씨도 흑막의 정체를 알아버려서 그런 건지도 몰라."

"흑막의 정체라고?"

"내 생각은 그렇다는 얘기야. 시환아저씨가 어디에도 안보인다는 이유는 그거 밖에 없어."


슬비도 아저씨를 찾아다닌 모양이다. 이제 머리는 괜찮냐고 물어보자 슬비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리더도 검은날개에게 저항하려고 한 모양이다. 혹시 슬비의 기억도 없앤 것도 흑막의 짓일까? 분명히 그 때 미술실에서 슬비를 습격한 건 하피였다. 그것은 하피가 완전범죄를 위해서 저지른 거였지만 흑막도 역시 슬비가 죽는 걸 바랬을 것이다.


그런데 왜 굳이 정체를 숨기려고 한 거지? 어차피 정체가 드러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말이다.


"그렇다는 건 흑막이 초조해지고 있다는 건가?"

"그래. 맞아. 시환아저씨 덕분에 흑막에 대해서 알아낼 수 있을 거 같아. 분명히 그 사람은 유니온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사람이라는 건 틀림없어. 그리고 벌쳐스의 처리부대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봐야겠지. 티나와 바이올렛 아가씨에게 물어봐주었으면 해."

"뭐? 내가?"

"내가 물어보면 그들이 대답을 안해줄 거 같아서야. 카사노바 끼가 있는 너에게 부탁을 좀 할게."
"에?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제이 아저씨라면 몰라도 내가 왜 그런 게 있는 건데?"


이 애는 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혹시 식당에서 본 그것 때문인가? 내가 원해서 한 것도 아닌데 무슨 말도 안 되는 트집인지 모르겠다. 아니라고 내가 따졌지만 슬비는 차갑게 말하면서 복도를 걸어간다.


"흥, 자각을 못하는 무신경한 놈."


To Be Continued......

2024-10-24 23:19:5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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