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35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7-25 1

불편한 걸음으로 이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방까지 데려갔다. 그들이 방으로 되돌아가면 안심이 될 테니까 말이다. 정말이지 그렇게 서로를 못 믿는 걸까? 하긴 뭐, 살인 사건이 그만큼 일어났는데 다음 살인자가 누가 될지 의문이 들 만도 하겠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양쪽 팔이 아플 정도였다. 특히 티나는 무슨 힘이 그렇게 센지 팔이 떨어져나갈 수준이었다. 방에서 조금 쉰 다음에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가서 시환 아저씨가 뭔가를 알아냈나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알아낸 것은 인류 종말계획, 그리고 검은코트의 사내, 메리 도미레인에 관한 이야기였지.


도서실로 가보니 역시나 시환아저씨가 컴퓨터로 뭔가를 알아내고 있었다. 이번에는 시환 아저씨가 집중을 하고 있는 게 보였다. 천천히 다가가서 시환 아저씨에게 말을 걸어보니 아저씨가 살짝 놀라면서 나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아, 요원님 오셨군요. 마침 잘 오셨어요. 믿어질 수 없는 이야기가 적혀있더라고요."
"네?"

"여기 내용에는 생환자라고 되어있어요. 말 그대로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는 거죠."


죽은 자를 살려냈다고? 그건 또 무슨 소리지? 그리고 잠겨진 파일은 전부 풀렸다고 했다. 검은코트의 사내가 가진 힘에 대한 정보였다. 살아있는 생명체를 죽이지 못하는 힘이라고 했다. 대신에 위상력을 뛰어넘을 수준이라고 되어있다.


"이거 굉장한데요?"


과연, 우리같은 위상력 능력자들을 납치할만한 수준이었다. 위상력의 천적이라고 불리는 힘이라, 이름이 카오스 에너지라고 되어있었다.


"그런데 누구를 살려낸 거죠?"

"누구를 살려냈는지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요. 이거 참 골치아프게 되었는 걸요?"


내용은 이게 끝이라고 했다. 더는 잠금 파일도 없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 내용은 전부, CKT부대의 인류종말계획을 벌이는 검은날개와 메리 도미레인에 관한 내용들로 되어있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는 건 이해를 못하겠다. 세상에 죽은 사람이 살아날 수 있는 걸까? 과학의 힘이라면 어쩌면 가능할 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시환 아저씨, 아저씨는 누구 믿는 사람 없죠?"

"현재로서는 아무도 못믿는 게 정상이라는 얘기죠. 하지만, 이세하 요원님이라면 믿을 수 있겠어요."

"네? 왜 저만 믿는 거죠?"

"전에 당신이 이슬비 요원님을 보호하신 일로 모두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살인한 사람을 경멸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고요."


나만 그렇게 생각한 건가? 지금까지 살인을 한 녀석들에게는 반드시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그 원인 제공을 한 게 바로 그 검은날개 녀석이었던 것이다. 녀석은 우리가 살인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살인을 저지른 그들도 나쁘지만 그들을 뒤에서 조종한 그 녀석은 더 나쁜 놈이다.


우리는 지금도 검은날개 녀석의 꼭두각시로 이용당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또 어떻게 우리를 조종할 지 모른다.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겠지. 시환 아저씨도 말이다. 이제는 서로 못 믿는 모습이니까 말이다.


"믿음이 깨진 거군요. 녀석이 원하는 게 바로 이거 아니었을까요?"

"그런 건지도 모르죠. 하지만 이세하 요원님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건 확실히 알았으니까요."


사람 목숨 하나 살리는것과, 살인자를 경멸하게만 **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건가? 나도 사실은 살인자들을 볼 때 처음에는 증오했다. 하지만 그들의 사정을 들어보면 그 증오가 어느 순간 사라지기도 했다. 그게 바로 나였다. 이러한 성격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건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친절하게 대한다는 거 말이다.


엄마도 아버지의 그런 친절함에 반해서 결혼하신 거겠지. 아무튼 지금은 서로 못믿는 처지란 말이지? 이런 상황에서 그들을 모아서 설득하는 건 내게는 어려울 거 같았다.


"조만간 또 동기부여를 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언제까지 이런 살인 학교가 이루어질 건지 모르겠지만, 녀석이 노리는 건 아마도, 늑대개 팀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늑대개 팀이라고요?"

"네. 지금까지 살인을 저지른 범인들이 애쉬 이외에는 전부 늑대개 팀이었잖아요. 그 흑막녀석은 우리에 대한 신상정보를 다 알고 있을 거에요. 그리고 동기부여를 할 때를 다시 정리하도록 하죠."

시환아저씨가 지금까지 그 녀석이 동기부여를 해준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다. 우선 첫번째로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은 DVD였다. 그걸로 인해 애쉬가 서유리를 죽이는 사건이 벌어졌지. 그리고 애쉬는 본인이 죽지 않을 거라고 자만하다가 죽음을 당했고 말이다. 그리고 두번째 사건은 나타가 레비아를 죽인 사건, 그 때 주어졌던 동기부여는 바로 초 위상능력자로 각성하는 약이었다.


"나타 요원을 구로역에서 만난 적이 있었어요. 나타 요원은 더 강해져서 초커를 끊어버리겠다고 했어요. 꼭 그래야할만한 이유가 있다면서 말이에요.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 예상이 빗나가버렸더군요."


그렇다. 나타는 소영누나를 구하기 위해서 좀 더 빨리 나가고 싶은 나머지 각성제를 얻기 위해서 살인을 저지른 것이었다. 그게 나타의 살인동기였지. 그리고 너무 순한 성격을 가진 레비아가 그에게는 적합한 표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다음은 지금의 세번째 사건이다. 리모컨이라고 했지만 그게 늑대개 팀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3번째 사건은 늑대개 팀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 거 같은데 말이다. 이해가 안 된다는 나를 보며 시환 아저씨는 이렇게 말했다.


"흑막과 하피는 서로의 얼굴을 알고 있어요. 왜 흑막이 하피와 굳이 만났을까?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공범으로 삼기 위해서겠죠."
"공범으로 삼을만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 아니면, 이용했다가 버릴 카드로 쓰려고 했던 거겠죠. 녀석은 우리를 꼭두각시처럼 잘 이용하니까요."


어디까지나 시환 아저씨의 생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맨 처음에 트레이너 씨가 살해되었지? 그것도 검은코트의 사내 손에 말이다. 무수한 창이 떨어지는 것도 그렇고, 사내가 노린 건 대부분 늑대개 팀이었다는 얘기다. 그럼 애쉬는 뭐지? 우연히 걸려들었다고 이야기하는 건가?


"확실히 애쉬가 걸려든 것은 이해가 안 되네요. 리모컨 부분도 충분히 단정짓기도 어려우니 말이에요. 하피의 DVD를 보(┼)지 못하는 이상은, 함부로 억측하는 건 무리겠어요."


시환 아저씨가 한쪽 손으로 이마를 잡으면서 말했다. 이거 참 알 수가 없게 되었다. 하지만, 점점 흑막에 대해서도 알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흑막은 검은코트의 사내나 메리 도미레인이 아니다. 그런 누구란 말이지? 우리가 아는 사람인가? Union의 관계자인 건 틀림없다. 우리에 대해서 아는 건 Union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  *  *


방으로 돌아가면서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말하자면 남은 인원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기에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하는 일은 없었다. 이제는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서로를 경계하는 편이니까 말이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아, 이대로 정마롤 나갈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었다.


"이세하!!"

"우앗!"

갑자기 내 위에서 더스트가 나를 덮쳤다. 생각에 잠기면서 복도를 걷고 있는데 천장에 매달려있다가 내려온 모양이었다. 깜짝 놀란 나머지 나는 그녀에게 깔리는 신세가 되었다.


"더스트.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이세하, 치사해. 그 사이보그와 푸른머리 인간소녀와 양손의 꽃을 즐겼다면서?"
"뭔 소리야? 오히려 팔 아퍼서 죽을 거 같았는데, 어서 비켜!"


나는 더스트를 밀쳐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거야 원, 안 그래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장난을 칠 여유가 있는 걸까? 먼지를 탁탁 털면서 가려고 하는데 더스트가 울상을 짓고 있었다. 저건 거짓 눈물이라 안 속는다. 그냥 지나가는 게 상책이었다.


"이세하! 너무한 거 아니야? 히잉!"

"분위기 좀 읽어. 더스트. 지금 다들 믿음을 잃고 있어서 분위기도 안 좋은데 그러고 싶어?"

"응? 나는 잃지 않았는데? 나는 세하만 있으면 돼! 너는 믿을 수 있거든."


애교부리면서 나를 봐도 소용없다. 그런 뻔한 아첨에 넘어가지 않으니까 말이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19:5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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