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이야기 -92화- 그가 남긴 것
rold 2018-07-02 0
마창과 패러독스의 진실이 밝혀진 후.... 3일 정도 시간이 지났다. 김유정은 칼바크 턱스가 자신에게 맡긴 USB 메모리를 자신의 노트북에 삽입했다. USB 안에는 검은양, 늑대개 팀에게 반드시 조언을 해 줘야 할 말이 있었고, 칼바크 턱스가 남긴 내용을 검은양 팀 메인 요원, 늑대개 팀에게 보여주었다.
[너희가 이걸 보고 있으면 난 이미 죽기 일보직전 이거나 죽은 거겠지. 그대들에게 반드시 해 줘야 할 말이 있다. 우선 이세하. 너는 아픔을 경험하고, 그로 인해 아픔을 알게 된 자. 아픔을 알고 있기에 타인의 아픔을 알 수 있지. 하지만, 그것은 너의 약점이다. 타인의 아픔도 중요하지만, 너의 아픔도 중요하다.]
이 말을 끝으로 잠시동안 음성이 흐르지 않았다.
“... 노력해볼게.”
칼바크 턱스가 남긴 조언을 새겨듣고 고개를 끄덕인 이세하. 이세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음성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슬비. 너는 레비아의 존재를 용인했다. 부모의 원수인 차원종을... 네 동료로 인정했지. 그것은 정말 고결한 일이다. 하지만, 네 마음 깊숙한 곳에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녀가 울고 있다. 너는 이성으로 감정을 억누르는 아이다. 너무 억누르면 안좋은 일이 일어나니 주변 동료들에게 네 감정을 표출해라.]
“.....”
이슬비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10초 뒤 다시 음성이 흐르기 시작했다.
[서유리. 너는... 순수한 아이다. 하지만, 세상은 순수한 널 계속 더렵히러 할 거다. 그 누구도 영원히, 순수한 채로 있을 수 없다. 네 순수함을 더렵혀지는 걸 두려워하되, 그것을 증오하지 말아라. 아무것도 만지지 않은 자는 순수함을 잃지 않겠지만,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부디 명심해라.]
“... 네, 잊지 않을게요...”
조금 우울한 표정이 된 서유리. 10초가 지났는지 칼바크의 음성이 다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제이. 너도 알고 있겠지만 데이비드는 단순한 광기로 움직이는 남자가 아니다. 그에게는 나름대로의 신념이 있을 것이다. 네가 진정 그의 동료라면, 그의 신념을 받아들인 채 더 나은 답을 찾아내서 그를 뛰어넘어야 한다. 할 수 있겠나?]
“... 너무 무리한 요구를 권하는 거 아닌가? 답을 들려줄 수 없어서 안타깝군. 걱정 말라고. 그런 무리한 임무를 성공하는 게 울프팩 팀이니까. 그곳에서 지켜보고 있으라고.”
선글라스를 고쳐쓰면서 말하는 제이. 10초가 지났는지 칼바크의 음성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그대의 답을 들을 수 없지만, 그대라면 반드시 해낼 거라 믿는다. 그럼... 미스틸테인. 너는 네가 무슨 존재인지 자각하지 못했다. 아니, 내가 죽은 뒤 네가 어떤 존재인지 자각하게 되었을 거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었어도, 그것에 증오하지 말아라. 너에게는 동료가 있다. 너의 운명을... 동료들과 함께 바꿔라.]
“... 네, 명심할게요 아저씨. 저의 운명을 형들과 누나들이랑 함께 바꿔볼게요!”
미스틸은 3일 전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 그는 자신의 존재를 통해 심한 절망을 느꼈지만, 파라드의 말을 통해 기운을 차렸고, 칼바크 턱스의 유언을 듣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로 확고하게 결심을 새웠다. 10초가 지났는지 다시 칼바크의 음성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늑대개 팀이로군. 나타, 그대의 차례다. 너는 세상의 부조리를 온몸으로 겪은 아이다. 그리고 그 부조리와 평생 싸워 온 전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부조리의 타파에 대한 답이 ‘싸움’ 뿐만이 아니다. 때로는 싸움이 아닌, 다른 방법을 선택해야 할 때도 있다. 싸움이 모든 갈등의 해결이 아니라는 소리다. 하지만, 넌 이렇게 대답할 거다. ‘싸움만이 모든 것이고 싸우지 않으면 얕잡아 보인다고.’ 하지만 나타. 네 주위에 있는 검은양과 늑대개도 부조리를 타파하려고 하고 있다. 싸움 이라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말이지. 네가 언제까지 싸움만을 고집하여 부조리를 타파할 경우... 너는 그들을 잃고 괴물이 될 것이다. 나처럼 말이지. 부디, 오직 싸움만이 부조리를 타파하려 하지 말아라.]
“... 칫, 난 당신처럼 되지 않을거야. 걱정 말라고! 내가 당신 대신... 이 거지 같은 세상을 바꿔 줄 테니까!”
나타의 말이 끝나고 10초 뒤... 다시 칼바크의 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너의 답을 듣지 못해서 안타깝구나. 내가 인정한 아이여... 그럼, 레비아로 넘어가겠다. 레비아. 너는 차원종의 아이이면서, 인간과 함께 하기로 결심을 했다. 인간과 함께, 인간의 적을 물리치겠다고 말이야. 그 결심 자체는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추악함도 받아들이고 견뎌야 한다. 모든 인간이 고결하고, 존경할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모든 차원종이 짐승이고, 인류의 적은 아니지. 네 존재가 바로 그 증거다. 인간들은 단순한 것을 선호한다. 차원종은 인류의 모든 적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싶어하는... 이른바 흑백논리를 선호한다. 네 존재 자체는 흑백논리를 선호하는 자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다. 너는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존재다. 자신을 부디 매우 소중히 여기거라.]
“네... 저를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할게요.”
레비아의 말이 끝나고 10초 뒤... 다시 칼바크의 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피. 너는 한때 악업에 물든 적이 있다. 자신의 신념을 등지고, 오로지 지시에만 복종하는 그림자로 지냈었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시금 긍지를 되찾고, 늑대개의 일원으로 훌륭히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조금 더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라. 만일,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거짓으로 취한다면... 그만두거라. 그 이유는... 거울로 자신을 보는 것처럼 넌, 거울을 두려워하고 있어.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아라. 너는 한때 악업을 물들었기 때문에... 넌, 더욱 고귀한 존재로 거듭날 수 있었다. 너는 네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고귀한 존재다. 좀 더 긍지를... 가지기 바란다.]
“...”
노트북을 우울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하피.
“당신이 죽은 게 많이 안타까워요. 당신에게 시간이 좀 더 있었더라면, 청혼을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당신의 말을 잘 새겨들을게요.”
하피의 말이 끝나자 다시 칼바크 턱스의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티나, 내 옛친구의 딸이여. 넌 오랫동안 기계 인형으로 살아왔다가 자아에 각성하였다. 그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하지만, 넌 기계 인형 시절로써 살아왔던 방식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 그 방식이 너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이를 명심하고 고쳐나가길 바란다.]
“... 기억 메모리에 저장 완료. 너의 말을 기억하겠다, 칼바크 턱스.”
칼바크 턱스의 말을 기억 메모리에 저장하여 잊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인 티나. 10초 뒤... 다시 칼바크 턱스의 말이 흘러나왔다.
[바이올렛. 너는 한때 복수심에 눈이 먼 적이 있었다. 하지만, 너는 스스로의 힘으로 맹목에서 벗어났다. 나는 할 수 없었던 일을... 너는 해낸 것이다. 나는... 너희가 아니였더라면 결코 눈을 뜨지 못했겠지. 너에게는 사람을, 세상을 이끌 자질이 있다. 그런 자질이 있는 자에겐 언젠가 기회가 오는 법. 기회가 오면, 너는 그 기회를 잡을 것이냐? 그래서...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겠나? 만일 고민 중이라면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길 바란다. 선택의 순간은... 네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빨리 찾아온다.]
“... 더 치열하게 고민하겠어, 칼바크 턱스. 그리고, 당신 스스로 눈을 뜬 거야.”
[나의 말은 여기까지다. 부디... 세상을 구해라. 인류의 미래를... 너희들 손으로 구해라...!]
이 말을 끝으로 음성 메시지가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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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다른 장소.
송재천의 방.
타다닥. 다다닥. 다다다다다다닥.
송재천은 칼바크 턱스에게 받은 USB 메모리를 자신의 노트북에 꽂아서 그 내용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 이건...!”
화면에 보여지는 문서의 내용을 보고 경악하는 송재천. 진지한 표정으로 해당 문서의 내용을 천천히 훑어보는 송재천. 다만 어려운 용어가 너무 많아서 그냥 보는 것만이 전부였다.
“이 기술은, 캐롤리엘 누나가 잘 알지 않을까? 혹시라도 모르니까, 이 내용들은 내 메일에 저장해놔야겠다.”
자신의 메일에 저장한 후, 노트북에 꽂은 USB 메모리를 뺀 송재천.
[확실히 그 기술은 위험한 기술이야. 칼바크 너셕. 이런 걸 남기고 가다니...]
‘응? 파라드? 다 보고 있었어?’
[당연하지. 난 지금 네 내면 속에 있잖아. 네가 보고 있는 것과 느낀 것은 나에게도 전해진다고.]
파라드가 송재천에게서 태어난 존재라고 밝혀진 후... 그는 송재천의 몸 속으로 들어갔다. 게다가, 파라드가 원할 때 자유롭게 나갈 수 있다.
칼바크 턱스가 송재천에게 남긴 기술은 훗날, 수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바꾸는 기적의 기술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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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어딘가에서는....
“앞으로 일주일 후... 가증스러운 늙은이들이 있는 곳, 유니온 총 본부를 공격할 거다.”
단상 위에 올라와서 말하는 데이비드와 그의 옆에 서서 지키는 이리나. 그리고 그들의 부하들 베리타 여단의 단원들을 향해 연설을 하기 시작하였다.
“때가 되었다. 우리의 위대한 대의가, 완성되어 간다. 대의를 함께 하는 동포들이여. 아직 기뻐할 때가 아니다. 우리의 위대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이 우릴 끈질기게 방해할 거다. 마지막 순간까지, 방심하지 않길 바란다.”
데이비드의 말이 끝나자마자 여단의 단원들과 이리나, 데이비드는 자신의 오른손으로 자신의 왼쪽 가슴에 손을 얹고...
“모든 것은 대의를 위해!!!”
여단의 단원들과 이리나, 데이비드는 크게 구령을 왜쳤다. 그러나...
‘...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 걸 까요?’
여단의 정비병 '4800'은 기분이 좋지 않은지 속으로 매우 불쾨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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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이네요. 실력이 녹슬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