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20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6-26 0

믿을 수 없었지만 나는 처음부터 범인이 그라고 확신했다. 왜냐하면 살인 현장과 남자화장실에서 난 파손흔적, 그건 살인사건과 관련되어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야!! 어째서 내가 범인이라는 거야!?"


나타가 반발하고 있었다. 내가 가리킨 사람은 바로 나타, 현장에 남아있는 흔적으로 보아 나타라는 걸 확신했다. 슬비의 말대로 찌를 수 있는 무기가 식칼밖에 없다고 한다면, 당연히 클로저들이 지니고 있는 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유력한 용의자는 나타, 미스틸 테인, 그리고 티나, 슬비, 바이올렛 아가씨 등이겠지.


하지만 남자화장실에는 여자가 들어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남자들 중에서 나타가 가장 유력했던 것이다. 나에게 지목을 당한 나타가 적잖게 당황했지만 곧 불같은 성질을 내면서 내게 큰 소리로 말한다.


"야, 설명해보라고! 내가 왜 그 차원종 여자를 죽여야되는 건데?"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건 나타 너밖에 없어."
"그러니까 왜 내가 범인이냐고!?"

나타가 범인일 수밖에 없는 건 하나였다. 바로 바닥에 긁혔던 자국이었다. 나는 그것을 지적하자 나타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게 무슨 상관이 있냐고 물었다. 다른 사람들도 설명을 요구하자 나는 그 자리에서 곧바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에 테인이가 범인이라면, 바닥에 긁힌 자국이 남아있을 수 없어. 창으로 찌른 뒤에 곧바로 빼면 되니까 바닥에 긁히는 일이 없지. 하지만 나타 너의 쿠크리라면 달라. 전에 대공원에서 싸웠을 때 알고 있어. 그것을 던져서 사람을 맞출 수 있다는 걸 말이야."

"뭐야!?"

"레비아가 방 안으로 들어간 뒤에 나타 너는 레비아의 뒤통수를 조준해서 쿠크리를 던졌어. 그리고 그녀를 즉사시킨 뒤에 쿠크리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바닥에 긁힌 거지. 만약 네가 위상력 능력자였다면 바닥에 흠집이 나지 않게 신속하게 회수했을 거야. 하지만 나타, 너는 예전처럼 힘을 발휘할 수 없지."


그렇다. 우리는 지금 초커를 차고 있어서 위상력을 쓰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타에게 있어서 처음 경험해보는 감각일 것이었다. 약해진 신체로 인해 그는 인간의 몸으로 쿠크리를 던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물론 쿠크리를 아예 못 던질 수준은 아니지만 기량이 떨어질 수도 있는 법이었다.


테인이는 인공생명체이기 때문에 위상력이 없어도 창을 들고 다니는 것 정도는 문제없는 편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테인이가 범인일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보다 테인이는 레비아를 친구처럼 아끼는 데 죽일 이유가 없지 않는가?


"웃기지 마!! 그건 이세하 너도 할 수 있잖아. 네놈의 그 잘난 건 블레이드로 레비아를 찌를 수도 있을 거 아니야!!"

"미안하지만 그건 불가능해. 내 건 블레이드는, 찌르는 도구가 아니거든."

끝이 사각형 모양으로 되어있는데 레비아의 머리에 생긴 상처만큼 나올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는 범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타는 다른 사람들 더러 뭐라고 좀 해보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나타를 보고 있었다. 내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모양이었다.


"뭐야... 다들 뭐야!? 내가 범인이라고 확신하는 거야!? 이 빌어먹을 녀석들아!!"

"나타, 네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하나 더 있어."


나는 양호실에서 가져온 것을 꺼냈다. 바로 루미놀 시약이었다.


"호오, 과연, 그거라면 발뺌하기 어렵겠군요."

시환아저씨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양호실에 루미놀 시약이 있다는 것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루미놀 시약이 뭐냐고 물어보는 테인이에게 슬비가 대신 설명해주었다.


"루미놀 시약은, 한마디로 레비아의 혈흔을 찾아내는 약이라고 할 수 있지. 나타, 네가 가진 쿠크리에 루미놀 반응이 있다면, 발뺌할 수 없을 거야. 아무리 씻어도 검출되는 거니까 말이야."

"뭐야? 그런 게 있었다고?"


나타는 루미놀 시약을 생각도 못한 모양이었다. 그러자 이를 뿌득 갈면서 중얼거리면서 양 손에 든 쿠크리를 들어보였다. 그리고 살기를 내보이면서 세하에게 덤벼든다.


"나타!"
"이 버러지 같은 게!! 죽어라!!"


나타의 돌발 행동에 깜짝 놀라서 건 블레이드를 꺼내 막아낸다. 하지만 위상력이 없어서인지 평소보다 힘이 더 많이 든 상황이었다. 그러자 테인이거 나타의 목에 창을 겨누었고, 바이올렛 아가씨도 검으로 들어서 나타를 제지하고 있었다.


"세하 형에게 떨어지세요. 나타 형."

"나타씨, 이이상의 소란은 제가 용납하지 않아요."

나타는 두 사람이 끼어들자 이를 뿌득 갈면서 짐승의 울음소리를 내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곧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그 웃음소리에 모두가 놀라서 움츠러들 정도였다.


"크흐흐하하하하하! 어디 그래 한번 덤벼봐. 이 자리에서 너희 모두 한꺼번에 없애버릴 거야!"

"거기 그만."


팝콘을 먹고 있던 검은코트의 사내가 표정이 차가워지더니 리모컨을 꺼내 조작했다. 그러자 천장에서 조그마한 뭔가가 떨어지더니 나타의 몸에 적중했다.


"크악... 뭐야 이게?"

"재판중에 소란스럽게 굴면 쓰나? 반박할 게 있으면 말로 하도록."


나타의 몸이 움직여지고 있지 않았다. 양 손에 든 쿠크리를 떨어뜨리고 그 자리 그대로 서 있었다. 아무래도 천장 위에서 마비탄이 발사된 모양이었다. 그리고 검은코트의 사내가 선글라스를 위로 끌어올리면서 말한다.


"이거, 재미가 없군 그래. 너무 쉽게 범인이 밝혀지다니 말이야. 아무래도 양호실 정리를 좀 해야될 거 같군요."


사내는 갑자기 내가 든 루미놀 시약을 한 손으로 빼앗았다. 무슨 짓이냐고 내가 항변했지만 그는 아무 말도 없이 그것을 바닥에 던져서 깨뜨렸다. 루미놀 시약이 있으니 범인을 쉽게 찾은 게 그렇게 시시한 일인가?


"설마 그 정도만으로 범인이 잡힐 줄이야. 상상도 못했는데... 50% 확률로 찍어서 맞추는 재미로 놀려고 했건만, 이거 참 재미가 없게 되었군요."

"뭐야? 그럼 너, 처음부터 테인이와 나타, 둘 중 누가 그랬는지 도박하는 우리 모습을 보고 싶었던 거야?"

"그렇습니다! 50%확률 도박, 얼마나 스릴 있고 좋습니까?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 이 느낌!"


저 자식, 양 손으로 왼쪽 가슴을 만지면서 심장이 튀어나오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고통을 즐기고 있는 마조히스트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저걸 보니까 꼭 더스트가 생각나서 그녀를 잠시 쳐다보았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하지만 루미놀 시약이 없어도, 그 바닥의 흔적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되는 법이야. 우리는 위상능력자가 아니야. 그리고 테인이는 인공생명체지. 위상력이 없어도 창을 들 수 있는 녀석이라고. 하지만 나타는 아니지. 벌쳐스에서 아무리 훈련받았다고 해도, 위상력이 아닌 민간인 몸으로는 한계가 생기기 마련이야."


제이 아저씨가 설명해주었다. 나타는 지금까지 위상력으로 강화된 채로 훈련을 받아왔다고 시환아저씨에게서 들은 바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타가 쿠크리를 던지고 난 뒤에 바닥에 난 상처는 설명이 되는 일이었다. 범인은 남자, 그리고 남자들 중에 날카로운 흉기를 지닌 사람은 나타와 테인이 뿐, 그리고 바닥의 흠집까지 생각하면 가능성이 있는 건 나타밖에 없다. 테인이가 일부러 낸 상처라고 하기에는 너무 부자연스러우니 말이다.


만약 테인이가 나타를 범인으로 몰고 가기 위해서 위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루미놀 시약이라면 확실히 가려낼 정도였다. 하지만 검은코트의 사내가 루미놀 시약을 이제 못쓰게 할 작정인 모양이었다. 양호실에 수사에 도움이 될만한 약품은 이제 안 남기겠다고 했다.


"나타, 너밖에 없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하지. 나타 너는 레비아를 단련실로 불러냈어. 그리고 같이 단련이나 하자면서 레비아가 탈의실로 들어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쿠크리로 레비아를 즉사시켰어. 레비아는 늑대개 팀 나타, 너를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죽일 거라는 생각은 못했을 거야. 쿠크리를 던져서 죽인 다음, 레비아의 뒤통수에 박힌 쿠크리를 회수했어. 하지만 회수하는 과정에 흠집이 생겨버린거야. 그리고 나타, 너는 식당에서 가져온 식칼을 레비아의 핏자국 위에 던졌고, 손수건도 같이 던졌지. 마치 범인이 안에서 살해하고 손수건으로 칼의 한 쪽면을 지운 것처럼 꾸미려고 말이야. 그리고 나서 너는 남자화장실로 가서 흉기를 씻었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세면대가 흠집이 났다는 거지. 그렇지? 나타? 너 말고는 이러한 흔적을 남기는 범인에 대해서 설명이 되지 않아."


모든 단서가 그를 범인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나타는 또 날뛰고 싶어했지만 몸이 마비되어서 날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타는 어떻게 해서든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마비된 상황에서 도저히 움직이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나타는 지친 나머지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그래... 내가 죽였어... 내가 차원종 여자를 죽였다 왜!!?"


나타는 씩씩거리면서 당당하게 말하고 있었다. 왜 죽였냐고 묻자 그는 눈을 부릅뜨고 나를 쏘아보면서 오히려 큰 소리로 내게 말했다.


"시끄러워! 그 차원종 여자, 멍청하게 사람을 믿어서는... 내가 그렇게 경고했는데 말이야. 주변 사람들을 믿지 말라고 말이지. 하지만 그 차원종 계집이 나라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짜증나게 하잖아! 그래서 죽였어. 이제 되었냐? 어!?"

"단지 그런 이유로 레비아씨를 죽였다는 건가요?"

"나타, 너에 대해서는 실망했다. 적어도 동료를 배신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바이올렛과 티나가 나타를 질책하고 있었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오히려 호탕하게 웃으면서 검은코트의 사내를 보며 말했다.


"야! 뭐해? 어서 끝내지 않고!?"

"아무래도 결과가 나온 모양이군요. 좋습니다. 그럼 투표를 시작하도록 하죠."


투표의 시간이 되었다. 사내의 말에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버튼을 누른다. 대상자는 나타, 그가 이번사건의 범인이니까 말이다. 나타는 동료를 배신할 사람이 아니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나타가 단지 레비아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DVD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야! 버러지!"

"응?"

"너는 말이야. 누군가를 지켜보겠다는 생각해본적 있어?"


나타가 이런말을 하니 조금 놀랐다. 그 사이에 투표결과가 나왔다. 당연히 나타가 당첨되었고, 검은코트의 사내도 나타가 범인이라고 발표했다. 녀석은 이제 다 끝났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면서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보면서 마지막으로 한마디한다.


"네놈같은 버러지에게 죽은 게 한이다. 이세하... 널 저주할 거다."


나타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녀석은 어딘가로 끌려갔다. 그리고 우리는 나타가 처형되는 모습을 보았다.


*  *  *


나타가 끌려온 곳은 대련장으로 쓰이는 도장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검도복을 입고 있는 검은코트의 사내들이 모습을 검을 한자루씩 꺼내고 있었다. 때마침 마비가 풀린 나타는 씨익 웃으면서 재미있다는 듯이 쿠크리 두개를 꺼낸다.


"그래... 어디 한번 덤벼봐! 얼마든지 와라! 다 썰어주겠어!! 이야아아아!!"


검도복을 입은 검은코트의 수많은 사내들이 검을 한자루 들고 나타에게 달려든다. 나타는 위상력이 없었지만 두 개의 쿠크리를 가지고 사내의 검을 막고 베는 것을 반복한다. 위상력이 없어도 신체능력은 아직 남아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내들이 나타의 양 팔을 잡고 늘어지고 있자,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내들이 검을 한손으로 들고 사방에서 찌르기 공격을 동시에 시도했다.


푸푸푸푹!


나타의 몸은 검으로 찔리지 않는 곳이 없었다. 고슴도치를 연상할 정도로 무수히 많은 칼날이 그의 몸에 박았고, 가래끓는 소리를 내던 나타는 다시한번 양 손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떨어지는 피를 보면서 그대로 고개를 떨구고, 쿠크리를 떨어뜨렸다.


To Be Continued......


남은 생존자 10명.


다음에는 누구를 죽여볼까?

2024-10-24 23:19:4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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