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7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6-05 1

깨어나보니 누군가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테인이와 레비아였다. 깨어나보니 여기는 강당이었다. 내가 지금 꿈이라도 꾼 건가? 그렇게 생각을 했지만 내 옷에 아직 피가 묻어있었다.


"허억... 헉..."

"세하형. 괜찮아요?"

"동생,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네 방으로 가보니까 유리가 죽어있고, 너는 기절해있는 상태였더라고."


심각한 얼굴표정으로 말하는 제이 아저씨였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니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될 지 모르겠다. 깨어나보니 유리가 피투성이인 채로 내 몸 위에서 죽어있었다는 것 말고는 말이다. 그리고 나는 피투성이인 옷차림 그대로였다. 갈아입힐 옷이 없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무섭게 느껴진다. 마치 내가 용의자라고 몰린 것처럼 말이다. 으음, 확실히 그럴지도 모르겠다. 지금 상황에서는 내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라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 내가 할 말이 없었다.


"자, 여러분, 살인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드디어 시작이군요. 아주 흥미진진한 게임이 시작된 겁니다!"

"뭐라고!? 너 이자식! 사람의 목숨을 뭘로 아는 거야!?"


유리가 죽었는데 저 녀석은 큰 소리를 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오른다. 하지만 녀석은 웃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녀석이 죽인 게 아닌가? 아무래도 그런 생각이 든다. 유리를 죽일 수 있는 건 그 녀석 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이것 봐. 내가 살인자라고 말하고 싶은 눈빛인데? 난 아무도 죽이지 않았어. 살인범은 너희 중 누군가가 저지른 거야."

"웃기지마! 네녀석이 저지른 거잖아!"

"내가 직접 나서면 시시하잖아. 안 그래? 내 명예를 걸고 말할 수 있어. 난 절대 안 죽였어."


저 녀석이 아니라 우리 중 누군가라고? 아... 어제 본 그 DVD영상으로 인해 동기가 생겼으니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범인으로 보고 있었다. 난 아니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믿어줄 사람은 우리 검은양 팀 밖에 없었다.


"난 절대 아니야!"

"그래. 동생이 저지를 리가 없어. 동생이 유리와 얼마나 친했는데 죽인다는 건 말이 안 돼."
"그 점을 이용해서 그런 거니까 말이야."


나와 제이 아저씨의 말에 반박하고 나서는 나타가 있었다. 녀석은 썩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가리키며 말한다. 내가 범인이라고 확신하는 것처럼 말이다.


"원래 친하게 지낼수록 경계심이 낮아지는 법이지. 그것을 이용해서 살해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지. 그 고깃덩어리 녀석은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면서? 그런 녀석이 간단하게 당하게 할 방법은 하나야. 바로 친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살해하는 거지."

"무슨 소리하는 거야? 난 죽이지 않았어!!"

"시끄러워!! 버러지. 너 같은 녀석은 순진한 척 연기하는 거 다 알고 있어. 네놈은 강한 힘을 숨기고 있잖아. 안 그래?"


나타의 말에 뭐라고 반박해야될 지 모른다. 강한 힘을 숨기고 있다고 해도 지금은 초커 때문에 위상력을 제대로 못쓰는 처지인데 말이다. 나타의 말에 대부분 반박하지 못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가능성이 있는 거니까 말이다. 하지만 난 정말로 유리를 죽이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잘 생각해보면 유리가 왜 내 방에 있는 거지? 분명히 문은 잠궜는데 어떻게 들어온 거야?


"세하형이 그럴 리가 없어요! 세하형은 자상하신 분이거든요. 절대 살인을 할 리가 없어요."


테인이가 나타에게 항변하자 나는 순간적으로 감동을 받았다. 나타는 테인이가 하는 말에 살짝 인상을 쓰면서 불쾌해하고 있었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이야기한 거지만 나타 녀석은 내가 유력한 용의자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확실히 내 몸에 묻은 피를 봐서는 유력한 용의자라는 게 맞다. 용의자에서 벗어날 단서라도 있으면 좋을 거 같았지만 말이다.


"자, 여러분, 여러분이 가진 PDA로 시신조사파일을 전달했습니다. 사인과 시간이 잘 나와있으니까 알아서 잘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PDA에 전송된 사건파일이었다. 어디 읽어보자.


[피해자 : 서유리]

[사인 : 이마를 관통한 총상으로 즉사]

[사망추정시간 : 01시~01시 30분]


이게 전부였다. 이런 파일이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지? 그건 그렇고, 내가 새벽부터 일어나지 않았다는 건가? 만약 새벽에 깨어있었다면 유리를 살릴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 자신에게 왠지 죄책감이 든다.


"자, 그럼, 학급재판 시간까지 열심히 사건 조사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피해자를 죽인 검정을 찾아내주세요. 학급재판시간은 오전 11시에 실시하겠습니다."


사내는 이렇게 말하고 사라졌다. 그래. 이 중에 살인자가 있다면 틀림없이 그 사람을 찾아내야된다. 찾아내지 못하면 그 사람만 살아서 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처형당한다고 그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목숨을 건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내가 아무리 게임 폐인이라고 하지만 이런식으로 목숨을 건 게임은 하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다.


*  *  *


내 방으로 온다. 사람들이 모두 내 방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검은양 팀은 나를 믿어주고 있긴 하지만 늑대개 팀은 아니다. 애쉬와 더스트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듯이 다른데로 가버린다. 자기들이 어찌되든지 별로 관심없다는 건가? 아무튼 나는 내 방문 앞으로 들어가본다. 으응? 이게 뭐지? 문 손잡이가 망가져있었다. 왜 현관문손잡이가 망가져있나 했더니 나사가 풀린 채였다. 가만, 여기 출입하는 문에는 전부 나사가 달린 문이라는 건가?


혹시나 몰라서 다른 방으로 가보니 역시나 마찬가지였다. 나사가 달려있는 문 손잡이, 그 말은 즉, 드라이버만 있으면 문 손잡이를 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 방에 검은양 팀은 물론 늑대개 팀이 들어와서 현장을 보고 있었다. 유리가 쓰러진 시신은 그대로였다. 슬비는 아무렇지도 않는 듯이 현장을 둘러보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그냥 서서 유리의 시신을 보기만 했다. 사인을 보면 유리가 이마에 총상을 입었다고 했었다.


"유리야..."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유리가 죽어버리다니 말이다. 우리 검은양 팀의 분위기 메이커였는데 앞으로 그녀가 없으면 검은양 팀 분위기를 누가 살리냐? 그런데도 슬비는 아무런 감정이 안 느껴지는 걸까? 현장을 샅샅이 조사하고 다니고 있었다. 더 조사할 게 뭐가 있을까?


검은코트의 사내 녀석은 분명히 카메라로 다 봤겠지. 이 자식, 살인 게임을 즐기고 있어. 지금 이순간에도 와인이나 마시면서 구경하고 있을 것이었다.


확실히 유리의 이마에 총탄이 박혔다. 그리고 근처에 유리의 권총이 떨어져있었다. 그것을 주워들어본다. 그러자 슬비가 그것을 보며 말했다.


"흉기는 유리가 가진 권총이야."

"그걸 어떻게 알아?"
"유리가 사용하는 총알, 항상 봤으니까. 여기... 유리의 머리에서 나온 거야."


그녀가 가진 단검에 피가 묻은 거 보니 그걸로 빼낸 모양이다. 그리고 총알을 살펴보고 유리의 권총에서 나온 총알이라고 알았구나. 총으로 무장한 사람은 유리 말고도 티나라는 사이보그 여자애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총알의 모양을 볼 때 티나의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건 그렇고, 이상하네. 넌 새벽에 아무 소리를 못들은 거야? 총소리가 나면 보통은 자다가 깰 수도 있을 텐데... 왜 안 깬거야?"

"뭐? 그건...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그래? 잠시 다녀올게."


슬비는 어딘가로 갔다. 뭐지? 아, 그러고 보니 슬비가 말한 게 신경이 쓰였다. 유리의 권총에 소음기도 안 달려 있는데 말이다. 권총으로 살해했다면 소리가 들려야 정상이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못 들었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뭔가 이상했다. 내가 왜 그 때 깨어나지 못했던 걸까?


"이건 뭐 보나마나 뻔하잖아. 이세하. 네놈이 범인인 게 뻔해. 이딴 시시한 짓따위 사양하겠어."

나타는 불만을 터뜨리면서 나갔다. 저 녀석은 나를 얼마나 미워하는 거야? 내가 범인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잘못하다가 자기도 죽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러는 지 모르겠다.


"어머, 그럼 저도 가도록 하죠. 실은 저도 이세하 요원을 의심하는 편이라서요."

하피라는 여자도 그렇게 말하고 나갔다. 그 외에 다른 늑대개 팀 요원들도 나가자 현장에는 나와 테인이 제이아저씨만 남아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없었다가 김시환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여러분, 사건 조사는 잘 되어가고 있나요?"

"시환아저씨."

"저는 이세하 요원님이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해요. 이세하 요원님은 사람을 죽일만한 베짱이라는 게 없잖아요."

"그... 그건 그렇죠."

"전직 요원의 감이에요. 하지만 이것만으로 용의선상에서 벗어나는 건 어렵겠죠. 아, 맞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는데 말이죠."

"이상한 점이요?"

"제가 서유리 요원과 슬비 요원이 하는 얘기를 어제 엿들은 적이 있었는데요. 약에 대해서 묻더라고요."

"약?"


갑자기 무슨 약? 어디 아픈가? 유리가 슬비에게 약을 물어보다니 뭔가 이상했다. 그리고 두 사람이 양호실로 향했다고 했다. 따라가봤냐고 물어봤더니 시환아저씨는 거기까지 따라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건 기억해둬야겠다. 무슨 약을 찾는 걸 물어봤다고 말이다. 나중에 슬비가 오면 자세히 물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단 옷 부터 갈아입어야되는데 말이다.


"동생, 나는 개인적으로 너를 믿고 싶지만 지금은 뾰족한 단서가 없어. 이제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동생을 믿어."

"저도요. 형."


그렇게 두 사람이 위로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일단 다시 정리해보자. 내 현관문손잡이는 망가져 있었다. 그리고 유리는 자신이 가진 권총으로 살해당했다. 허리춤에 권총을 꽂아둔 탓에 범인에게 빼앗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핏자국은 내 침대 위와 바로 아래부분에서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계속해서 피가 흐르고 있었고 말이다.


"이세하. 잠깐 나좀 봐."


밖으로 나갔다 온 슬비가 내게 말했다.


To Be Continued......


남은 생존자 13명.

2024-10-24 23:19: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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