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x단간론파) 희망과 절망의 클로저 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8-05-31 1

(╋): 검열방지문자


검은코트의 사내가 사라지자 우리는 계속 이야기했다. 초커도 부술 수 없다. 그럼 계속 이대로 살아가야 된다는 얘기다. 목이 불편한데 이건 너무 심했다. 하긴 우리가 위상력을 쓴다면 여기를 탈출하는 건 문제될 일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우리는 한마디로 약해빠진 평범한 사람이라는 거다.


"유리에게 가보는 게 어때?"

"지금은 내버려둬. 공포에 질려서 안가는 게 좋을 거야."


사람이 그렇게 비참하게 죽어버린 것을 눈 앞에서 목격했으니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왜 아무렇지도 않지? 누군가가 죽는 모습을 봤는데도 말이다. 아, 그래. 어렸을 때 확실히 목격했으니 말이다. 그 경험이 나를 적응하게 만들었던 건지도 모른다.


나는 알고 있었다. 엄마가 차원종들을 쓰러뜨린 알파퀸이라고 말이다. 어른들이 하도 내게 알파퀸의 아들이니 클로저가 되어야 맞다고 말하니까 나는 그 클로저가 뭐하는 일인지 직접 영상으로 본 적이 있었다. 어렸을 때의 그 호기심으로 말이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엄마가 잔인하게 괴물들을 죽이는 모습을 말이다.


그리고 그 괴물들이 만약 사람이었다면 엄마는 대량 살인범으로 될 만한 수준이었다. 그 때 처음으로 비명을 지르면서 기절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그 후부터 나는 클로저가 되지 않기 위해서 어른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짓을 했었다. 게임이나 하면서 클로저가 되겠다는 의지를 버려버린지 오래였었다.


그런 어린시절을 보낸 게 내게 영향이 되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슬비는 어렸을 때 부모가 눈앞에서 죽은 경험을 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반면에 유리는 그러한 경험이 없었지. 미스틸 테인은 우리보다 어린데도 사람이 죽어도 침착해하는 모습이었다. 분명히 그 녀석도 끔찍한 경험을 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이 아저씨야 뭐, 그 전장터에서 살아오셨으니 당연한 거고, 다른 벌쳐스 처리부대도 아마 그러한 환경에서 살아와서 유리처럼 커다란 충격을 안 받은 듯 했다. 테인이가 위로해준 그 여자애도 유리만큼이나 충격을 먹은 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애쉬와 더스트는 당연하다치고, 시환아저씨도 여기에 와서 표정이 굳었던 거 같기도 하다.


"이세하. 내말 듣고 있어?"

"어? 으응. 잠시 생각에 잠기느라고."

"지금 현재 상의할 사람은 너밖에 없어. 유리는 방금 말했다시피 그 모양이고, 제이씨는 테인이를 위로하고 있어. 그래서 너에게만 말하는 거야."

"그래?"


하긴 뭐, 애쉬와 더스트는 지금도 못믿는 상황이고, 벌쳐스 처리부대도 우리 팀이라고 확신할 수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시환아저씨에게도 지금 말 걸기도 안맞다고 생각이 든 모양이다. 그 아저씨라면 믿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말이다. 그건 그렇고, 우리 클로저 팀 뿐만 아니라 시환아저씨도 애쉬와 더스트도 납치했다라... 유니온의 고위급 간부중에 애쉬와 더스트를 제압할 만한 사람이 있다는 건가?


"유니온 총본부와 연관이 되어있는 자라고 생각해."

"총본부?"

"그래. 그 남자는 우리에 대한 신상정보를 다 알고 있어. 애쉬와 더스트의 존재도 알고 있었지. 유니온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건 확실해. 하지만 그 남자가 위상력 능력자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

"잠깐만... 그 남자 사이보그라고 했잖아. 유니온에서 만들어진 사이보그라는 거야?"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단서가 너무 부족해. 오늘 할 얘기도 여기까지인 거 같네."


여기 학교생활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슬슬 배가 고파온다. 시간을 보니 저녁 6시, 저녁을 먹을 시간이었다. 슬비는 이만 가보겠다면서 밖으로 나갔다. 이제 나는 뭐하지? 그래. 유리에게 가보자. 그 녀석은 클로저이기 전에 내 소꿉친구나 다름없었으니까 말이다.


복도로 나가서 유리의 방을 찾아보았다. 분명히 문패에 사진이 붙여져 있었지 흐음. 어디보자, 내 왼쪽방에는 테인이의 방, 그리고 오른쪽 방에는 제이 아저씨의 방, 그리고 더 오른쪽으로 가보니 유리의 사진이 걸린 방이 보였다. 그 자식, 대체 우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 걸까? 나는 조심스럽게 초인종을 눌러보았다.


반응이 없네. 아직도 떨고 있는 건가?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유리야? 안에 있지? 식사시간인데 같이 가지 않을래?"


내가 이렇게 말하자 문이 열리면서 유리가 떠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직 안에서 나오고 있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내게 말했다.


"세하야..."

"아직도 많이 무서운 거야?"

"처음이야... 사람이 그렇게 죽는 거... 처음 봤으니까..."


유리는 다른사람처럼 비극의 과거를 보내지 않았으니 당연한 거다. 그리고 위상력도 지금 못쓰는 상황인 이상, 그만큼 두려울 지도 모르지. 나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밥 먹으러 가자. 일단 저녁밥을 먹고 우리 검은양 팀끼리 모여서 이야기를 하도록 하자. 사람이 죽은 걸 눈 앞에 목격한 나도 마찬가지야."

"으응."


유리는 내 손을 잡고 나왔다. 아까보다 떨림이 조금 가라앉혀진 모양이다. 그러자 등 뒤에서 살기가 느껴진다. 위상력이 사라졌어도 살기는 느껴지는 모양이다. 순간 뒤를 돌아보자 삐진 얼굴을 한 더스트가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세하, 지금 뭐하는 거야? 누가 내 허락없이 다른 여자에게 작업을 걸라고 했어!? 응!?"
"뭐? 작업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마... 맞아. 우린 그런 사이 아니야!"


유리는 왜 당황하는 거지? 그나저나 더스트는 어디서 그런 걸 배워야지고, 저런 소리를 하나 모르겠다. 그리고 언제부터 네 허락을 받기로 했냐면서 발끈하자 더스트는 현기증이 난 척하면서 쓰러지려고 하고 있었다.


"하앙, 전에 세하 네가 죽을 뻔한 걸 우리가 구해줬는데... 그리고 그 때 세하 네가 나에게 청혼까지 했잖아. '더스트, 나와 결혼해줘.' 라고 말이야."

"언제 그런 소리를 했어!? 말도 안 되는 소리 자꾸 할거야!!?"


참다못해 고함을 질렀다. 이 차원종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이런 상황에서 장난이 너무 지나치잖아. 그걸 보고 있는 애쉬는 그저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얘네들 차원종 간부 맞아? 간부라면 좀 체면을 지킬 줄 알아야지. 역시 게임과 현실은 다른 모양이다.


"유리야. 가자. 얘네들 무시하고."

"으응."


두 사람을 무시하고 간다. 애쉬와 더스트는 무서움을 못 느끼는 모양이다. 그들도 힘을 못쓰게 되긴 했지만 신체만큼은 아직 차원종이나 다름없으니 누군가가 쉽게 죽일 리가 없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럴 만도 하지. 위상력 없이 차원종 자체를 죽인다는 건 불가능하니까 말이다.


*  *  *


식당으로 왔다.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그리고 도시락형태로 식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흐음, 아무래도 식사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라는 모양이다. 확실히 입맛에 맞기도 하지. 누구나 맛볼 수 있는 거니까 말이다.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되는 일이었다. 


"이 상자 안에 들어있는 건가?"


거대한 상자 안에 도시락이 가득 들어있었다. 그리고 주방 안쪽에는 과일도 푸짐하게 있었다. 식사하는 데 있어서 크게 불만은 없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침묵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탁 위에서 14명이 다같이 식사를 한다. 그리고 경계하는 눈치도 보인다. 특히 많이 경계받는 건, 애쉬와 더스트다. 저들은 살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녀석들이니 살인을 저지를 범인으로 될 녀석들일 녀석들이었으니 말이다.


전에 구로역에서 B급 클로저들도 아무렇지도 않게 죽여버린 녀석들인데 당연하지 않겠나? 칼바크 턱스의 얼굴도 심하게 훼손시킨 것도 저들인데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우리가 정말 살 수 있을까요?"

테인이가 말하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래. 살아갈 수 있을 거야."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여전히 건방진 입을 놀리는 구나 너는."


나타가 밥을 먹다말고 나를 보며 인상쓰고 있었다. 녀석은 꼰대라는 사람을 눈 앞에서 잃어버렸지. 거기에 대해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건가? 그것도 모자라서 나에게 삿대질까지 했다.


"우리가 모두가 살아갈 수 있다고 어떻게 확신해? 잘 들어. 사람이 언제 죽을지 정해진 건 하나도 없어. 어떤 사람은 영문도 모른 채 비참하게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래. 그 남자가 말한대로 시작된거야. 살인게임이 말이지. 그런데 네놈은 살아갈 수 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는 거야? 결국에는 이렇게 정해져 있어. 최후에 살아남는 사람은 한명이라고 말이야."

"무슨 소리하는 거야!? 그럼 우리들 중 한명 빼고 다 죽는 다는 얘기야?"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큭큭큭. 뭐, 상관없어. 이 나타님도 위상력 따위 없어도 그 살인범에게 안당할 자신이 있으니까 말이야."


이 녀석, 완전히 돌아버린 거 아니야? 마치 이 상황을 즐기려는 거 같잖아. 순간 화가 치밀어오르고 있었다. 나와 나타가 대립하는 모습에 분위기는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타는 내게 이렇게도 말했다.


"난 너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그 아스타로트인가 뭔가하는 녀석 말이야. 저 차원종 두놈에게 이용당한 거라면서? 그런 주제에 뭐 살아갈 수 있다고? 본인들의 힘으로 이루지도 못했으면서 여기서 살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 어림도 없는 소리지."

"그 말은 그냥 넘어갈 수 없군."

내 말에 제이 아저씨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타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자 나타는 오히려 이 상황이 재미있다고 느꼈는지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크하하하하핫. 왜? 한판 붙자고? 그래. 여기서 못다한 승부를 내는 것도 괜찮겠지. 이세하. 이 자리에서 결판을 내는 게 어때?"

"나타... 너 정말."

"그만둬주세요."


점잖게 앉아서 식사하는 부잣집 아가씨가 우리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는 집사로 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고 말이다. 그녀도 자리에서 일어나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여기서 우리끼리 싸워봤자 좋을 게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그만하도록 하죠. 우리 늑대개 팀은 지금 검은양 팀과 대적하면 안 된다고 트레이너 님께서 말씀하셨으니까요."


그녀의 말에 나도 제이 아저씨도 자리에 앉았다. 나타도 '쳇!' 이러면서 앉아서 남은 밥이나 마저 먹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 녀석 말대로 우리는 애쉬와 더스트에게 이용만 당한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검은양 팀은 최선을 다해서 임무를 완수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데 유리와 슬비는 묵묵히 밥을 먹고 있었다. 나타가 하는 말에 반발을 못느낀 걸까?


"후우, 여러분들, 그만 사이좋게 지내시는 게 어떠신가요? 지금 늑대와 양끼리 싸울 때는 아니라고 보거든요."


김시환씨도 나서서 말했다. 늑대와 양이라... 둘은 원래 친할 수 없다고 알고 있는데 말이다.


To Be Continued......


남은 생존자 14명

2024-10-24 23:19:3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