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C스토리]-4.세리도 NPC맞죠?

닉네임있는척 2018-05-06 0

0.


알겠지? 엄청 강하고, 또 엄청 멋지고, 게다가 무지무지 자상한 사람이 네 아빠란다!”


우리 엄마가 입에 달고 사는 말. 언제나 이렇게 아빠를 칭찬 하는 말로 가득한 이 말.

너무 자주 듣다 보니 그러려니 생각했었지만, 이젠 아니다. 만약 엄마 말이 진짜라면...

진짜 엄청 강하고, 또 멋지고, 무지무지 자상한 사람이라면! ...! 왜 지금 내 곁에 없는 거야?

이렇게 까지 찾아왔는데 왜... 어디 있는 거야? 아빠...

 

 

1.


옛날에는 아빠... 어땠을려나?”


, 입 밖으로 말해버렸다. 원래는 속으로만 했을 말을 무심코 입 밖으로 내 버렸다.

그래도 뭐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니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평범한 일이니 별 생각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옆에서 내말을 들은 그녀는 순식간에 눈빛을 반짝거리며 선생님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돌아왔을 때 선생님과 함께 나에게 하는 말이 시간여행이라니... 얼마나 적극적인 거야 쟤는...


아니, 저는 괜찮...! 아 진짜 괜읍읍!”


나는 거절의사를 분명히 하려했지만 보기 좋게 실패. 저 말을 끝으로 나는 그녀들에게 과거로 납치당했다.

 

 

 

2.

과거. 시간은 2020. 아빠가 내 나이와 같았을 시간.


좋아. 과거로 온 것까지는 백 번 양보해서 그럴 수 있다고 치는데,

? 왜 여기에 너하고 나밖에 없는 거야? 선생님은?”


우리는 과거로 왔다. 우리 둘은 과거로 왔다. 그럼 선생님은?

나는 옆에 그녀에게 물어 봤지만 역시 전혀 아는 게 없는 눈치다.

그러면서 모처럼 여기까지 왔으니 아빠를 찾으러 가자는데

이 상황에서 도대체 나는 뭐라고 해야 합니까?

일단 이번에도 나는 거절하려 했지만 내 상황은

그녀에게 팔을 붙잡힌 채 끌려가고 있다.

 

 

 

3-1.

아빠는 찾으려고만 한다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지금(미래라고 해야하나?)은 해체됐지만

과거에 전설이라고 불렸던 팀에 멤버로 활동했다는 경력이 아빠에게

있으니 그 팀이 있는 곳으로만 찾아가면 된다.

우리 둘은 얼마 안 가 그 곳에 도착했고 앞에 있는

문 너머에는 아빠가 있을 것이다. 심호흡 한 번.

마시고... 내쉬고... 이제 노크...


!


노크! 노크라고! 내가 하고 싶었던 건 그저 심호흡 한 번 하고 노크하는 거였는데!

옆에 있는 그녀는 심호흡할 시간도 허락할 수 없었나 보다.

무심한 듯 내뻗은 그녀의 발 너머로 문은 살짝 기울어진 채

간신히 연결부에 버티고 있는 상태로 활짝 열려 있고 안에 있던

사람들은 말은 하지 않지만 엄청 당황한 표정으로 우릴 보고 있다. 난 일단


...저기 안녕하세요? 저희들은...”


하고 말을 꺼내고 있었다. 이 말을 하는 나는 이곳에 온 이유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망설였다.

아무래도 망설였던 건 나뿐 이었던 것 같다.

옆에 있던 그녀는 내 말이 끝나는 걸 허락하지 않고

한 순간에 주위 사람들을 더 얼려버렸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떠 밀면서

여기에 얘 아빠가 보러 왔어요.’ 라고 말해 버린 것이다.

... 다 필요없어. 이젠 그냥 돌아가고 싶어.

 

 

 

3-2.

어떻게 설명해서 납득시켰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내 앞에는 나와 동갑인 아

빠가 앉아있었고 우리들은 어색하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래도 어떻게든 이어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대화는 점점 묘하게 엇갈리는 부분이 조금씩 나왔고

결국 채 10분을 함께하지 못한 채 나는 그녀를 데리고 급히

인사를 하고 바깥으로 나왔다. 옆에서 그녀가 물었다.

왜 이렇게 빨리 가냐고, 모처럼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됐는데 좀 더 말했으면 좋았을 거라고.


됐어. 별로 기대하지도 않았고. 그리고 나이가 달라서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뭔가 다른 사람 같은 느낌? 뭐 그래서 딱히 아쉬운 것도 없어.”


이 말을 들은 그녀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기다렸다는 듯이

지금까지 어울려 줬으니 나보고도 지금부터 자기랑 같이 어딘가로 가자고 한다.

마침 자기도 보고 싶었던 사람이 있다면서, 꼭 할 말이 있다면서 나를 설득하는데

이번에도 나는 거절하려 했다. 물론 결과는 실패고 이렇게 그녀를 따라 거리를 활보 중이다.


누구를 보겠다는 거야? 끌려가는 입장인데 그 정도는 알아도 되지 않아?”


일단은 궁금해서 물어 봤지만 그녀는 그저 그런 사람이 있다고만 하고 더 이상 알려주지 않았다.

묘하게 진지한 분위기의 그녀가 조금 낯 설긴 하지만 그래도 장난치는 건 아닌 것 같아 그냥 따라가기로 했다.

 

 

3-3.

물에 젖은 강아지. 상자 속에 버려진 고양이. 어느 쪽도 지금 옆에 있는 그녀와 다르진 않겠지.

 

내가 같이 끌려간 곳은 집이었다. 이미 비어진 지 꽤나 지난 것 같았지만

살았던 사람의 흔적은 아직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 집이었다 

집에 주인은 아마 그녀의 아빠였을 것이다. 선생님을 통해, 그녀의 입을 통해서

두어 번 들어 본 적 있는 그녀의 아빠의 집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도착한 후

벌써 없어졌을 리 없다며, 아직 어딘가에 있다면서 주변을 찾아다녔지만

아무데도 그의 흔적은 없었다. 나는 그녀를 끌고 우리가 처음 온 곳으로 돌아왔다.

 

 

3-4.

무슨 말을 했더라. 어쩌다가 이렇게 됐더라. 하하 몰라... 될 대로 되라지.

처음 온 곳으로 돌아온 우리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제 와서는 잘 기억도

나질 않지만 결국은 이 세계는 뭔가 이상하다고 결론을 내렸던 말이었다.

그리고 우리들이 한 짓은 다시 시간을 돌리는 것이었다. 처음은 망설였다.

하지만 다음은 망설임 같은 건 없었다.

우리는 시간을 돌렸다. 각자가 알고 있는 과거가 나오길 바라면서 계속...

 

 

4.


넌 그래도 계속 만났잖아! 근데 나는 아직...아직 한 번도...”


방금 전 그녀가 나에게 했던 말.


실종! 잠적! 살해! 사고!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한 번을 못 볼 수가 있냐고!”


그녀와 내가 함께 있을 때 들은 말.


나는 왜 못 만나? 내가 너하고 내가 뭐가 그렇게 다르다고 너만 계속...!”


내가 지금 여기 혼자 있기 전에 들은 말.


엄청 강하고, 또 멋지고, 무지무지 자상한 사람이라면서! ...! 왜 지금 내 곁에 없는 거야? 이렇게 까지 찾아왔는데 왜... 어디 있는 거야? 아빠...”


그녀와 마지막으로 함께 시간을 돌렸을 때 들은 말.

 

나는 여기에 오기 전에 계속했던 것처럼 그녀와 시간을 돌렸다.

하지만 전과는 달리 내 옆에는 그녀가 없었고 장소도 바뀌었다.

그리고 내 앞에서는 지금 바니걸 복장에 흰 가운을 걸친 여자가

통돌이에서 사람이 나왔다!’라며 한창 소리를 지르고 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말(변명)*

아 정말 시작은 4월에 했는데 그런데 막 시험도 있고 막 '그 사건'도 터지고 그래서 점점 늦어지다 만우절 이벤던전도 끝나니까 절망도 하고 그러다가 결국 이렇게 늦은... 제 역량부족입니다ㅠㅠ 만우절 캐릭터를 왜 이제서야 쓰냐고 하는 분들 이해합니다. 모두 그냥 저를 욕하세요엉엉(ㄸㄹㄹ

2024-10-24 23:19:2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