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6화- [별들은 캐릭터 생성이 될 수 없다?]
호시미야라이린 2015-02-14 1
“하나 물어봐도 될까? 키사라기 사야.”
“뭐지.”
“우리가 ‘검은양(Black Lamb)’ 이면, 너희들은 ‘붉은별(Krasnaya Zvezda)’ 이라던데 사실이야?!”
“역시 세하라니까. 금방 알아버렸어. 선생님들이 다 얘기라도 했나봐. 하지만 상관없어. 우리가 붉은별이란 건 사실이니까.”
“너희가 원하는 게 뭐야.”
“뭐냐고. 말했잖아. 우린 모스크바 분교의 클로저스 요원이라고.”
“......”
“너희들. 이제 막 ‘정식요원(正式要員)’ 이랬지. 우리들은 ‘최정예요원(最精銳要員)’ 계급이다.”
신강고등학교 특수작전부 소속의 검은양 요원들이 이제 막 정식요원이 되었다면, 모스크바 분교의 이 파견학생 5명은 최정예요원?! 계급부터가 차이가 나도 너무 차이가 난다. 뛰는 녀석들의 위에는 반드시 나는 녀석들이 있다고 하더니만 그게 딱 맞다. 검은양이 신강고등학교 2학년의 특수작전부 소속이라면, 모스크바 분교의 학생들은 국방부 특수전사령부 소속이라 생각하면 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단순히 차원전쟁과 관련한 일에서만 싸우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의 특수전사령부나 KGB 라는 부대의 소속으로 봐야 맞다. 러시아에서 KGB 라는 용어가 있는데, ‘러시아판 국가정보원’ 이라 보면 된다.
러시아의 KGB 라는 건, ‘Komitet Gosudarstvennoi Bezopasnosti’ 라는 용어의 약자라 하는데 이게 ‘국가보안위원회(國家保安委員會)’ 라고 생각해도 되지만, 구소련 시절에는 국가경찰정보기구라 봐도 된다. 어쨌든 검은양 요원들의 입장에선 붉은별 요원들이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질 일이다. 자신들은 이제 막 정식요원인데, 정작 자신들은 최정예요원 계급이기 때문이다. 최정예요원이란 증거가 있냐고 묻자 사야는 아무 망설임도 없이 ‘최정예요원증(最精銳要員證)’ 이란 것을 보여준다. 카드와 같은 형태의 자격증처럼 생겼다. 더군다나 최정예요원증에는 러시아 스페츠나츠의 마크까지도 새겨져 있다. 이들은 단순히 차원 프로젝트와 관련한 훈련만이 아니라 정규군 수준의 훈련도 받는다.
“저 녀석들~ 뭐가 저렇게 풀이 죽었대?”
“뭐긴. 자기들은 이제 막 정식요원인데, 정작 우리는 최정예요원이니까.”
“냐~ 하하하하하!! 우리가 좀 특별하긴 하지?”
“사이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비웃을 건 없다.”
“쳇! 사야는 뭐가 그렇게 냉혹해? ‘마치 영혼이 없는 육체가 말하듯이’ 말하잖아.”
“영혼이 없는 육체. 재밌는 말이군.”
“사야는 역시 무섭다니까? 우리 4명이 한꺼번에 덤벼도 못 이기겠어~?”
“올비아님에 비하면 난 그저 ‘그냥 한순간에 짓밟히는 꽃 한 송이’ 에 지나지 않는다.”
가끔은 검은양 요원들과 함께 차원종들을 소탕하고 경찰들에 도움도 주는 붉은별 요원들. 일반적으로 알려진 B급 미만의 차원종과 B급 차원종들 이외에 A급 차원종들, 그리고 S급, SS급, SSS급 차원종들까지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사야는 S급 차원종 이상들은 군대로 비유하면 고위급 간부나 특수부대 이상으로 봐야 맞다고 말한다. 검은양 요원들과 붉은별 요원들이 같은 반이고 함께 작전을 수행하면서도 서로 살벌한 분위기는 아직도 풀리지 않는다. 그나마 대화가 좀 되는 사이라면 역시 제이와 김유미. 두 사람의 말하는 방식이 서로 닮은 덕분이랄까? 대화도 같은 처지의 애들끼리는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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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별 요원들이 검은양 요원들을 보면 그래도 대체적으로 많이 부러워한다.
무슨 말이냐면, 이게 만약 게임이라면 어떨까? 라고 상상을 해본다면 그 답을 쉽게 파악할 수가 있다. 검은양 요원이라 불리는 이세하, 이슬비, 서유리, 제이, 미스틸테인의 경우는 캐릭터 생성이 될 수가 있으나 자신들은 그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저들은 검은양 요원이지만 자신들은 분교에서 왔고 사실상 다른 팀인 붉은별 요원들이라서 캐릭터 생성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굳이 꼭 그게 아니라도 올비아가 그녀들에게 언급한 ‘임무’ 라는 거. 뭔가가 더 있을 것이 분명하기에 여러 면에서 이들은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세하와 유리는 모처럼의 휴일을 즐기는 모습이다. 유리는 적극적으로 행동을 하지만 정작 세하는 무뚝뚝할 뿐. 아무래도 세하는 연애감정이 정말로 없다는 걸까? 아니면 이런 상황이 서툴러서 적응을 못하는 걸까? 유리는 애를 쓰는데 세하는 그냥 그럴 뿐. 저 멀리서 저격총의 스코프로 지켜보는 나혜는 유리와 세하를 지켜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다. 어떻게 저렇게 연애라는 게 진전이 없지? 라고 생각하는 나혜. 그런 나혜에게 뭐라고 무전이 온다. 그건 사야의 무전. 유리가 바라는 것을 위해 우리가 좀 해주자는 거. 뭘 해주자는 거냐고 묻자, 그 빌딩의 옥상에서 둘을 계속 감시하다가 위험요소가 감지되면 즉각 방아쇠를 당겨 처리하라는 거. 차원종이라도 뜨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란 거다.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높은 빌딩은 뭐가 있을까? 그 높은 빌딩의 옥상에 자리를 잡고서 드라구노프 저격총으로 둘을 철저히 감시하는 정나혜. ‘세하와 유리의 데이트 같지 않은 데이트’를 지속적으로 감시함과 동시에 둘의 데이트를 방해하는 요소가 발생했을 시에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는 것. 나혜는 사야의 그런 요청에 둘의 연애에 왜 자기가 희생양이 되라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그녀는 이건 권유가 아니라 명령이라는 말에 즉각 태도를 바꾼다. 파견학생단의 대표가 올비아라면, 이들의 부대표이자 전교 1등 출신은 사야다. 그렇기에 사야의 명령은 절대적이다.
“이거 맛있지? 세하야?”
“어. 근데 너 오늘따라 좀 이상하다 유리.”
“응? 응? 뭐가?”
“너 평소엔 이러지 않았잖아.”
“응?”
“유리야. 너 평소에 아이스크림을 그렇게 많이 먹었었니?”
“서... 설마! 아... 아하하하하하~”
“이 추운 한겨울에 아이스크림을 사먹는다라. 그건 붉은별 녀석들의 취향이지.”
“왜?”
“그 녀석들. ‘영하 45도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기로’ 유명하거든. 경기도 북부나 강원도에서 살다가 온 사람들도 한겨울에 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수가 있다고 해.”
“진짜?!”
추운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세하와 유리가 신기할 뿐.
이내 세하가 유리에게 지금 우리가 이렇게 얘기하는 거. 누가 감시하고나 있지 않겠냐며 뭔가 예리한 눈빛을 보인다. 혹시 나혜가 저격용 소총으로 주시하고 있다는 걸 간파한 걸까? 강남역 부근에서 제일 높은 빌딩의 옥상을 잠깐 보다가 설마! 하며 그냥 돌아선다. 차원종들이 출몰하지 않는 이때가 가장 행복한 때! 유리는 어떻게든 세하를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좀 더 확실하고도 체계적인 데이트 작전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돌아가고자 하는데 세하가 뭐라고 또 말을 건다.
“......그 녀석들. 무슨 목적인 걸까?”
“걔들? 우리가 어떻게 알아? 우린 이제 막 정식요원인데, 쟤들은 최정예요원? 기분 나빠.”
“그래? 정작 내가 보기엔, 오히려 걔들이 우릴 부러워하는 거 같던데.”
“정말? 정말?”
“그래. 우린 멤버 영입이 가능하지만 저들은 아니잖아?”
“무슨 말이야?”
“온라인 게임으로 비유하면 이렇다고. 우리 검은양은 캐릭터 생성을 할 수가 있지만, 저 붉은별은 그게 불가능하단 거지. 그래서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