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프팩, 잊혀진 어금니 (27)
벨리에나 2018-04-04 3
"네, 현재 이곳 구로역에는 늑대개 팀이 먼저 와있습니다. 늑대개 팀의 대장 트레이너 씨와 간단한 연락을 취해봤는데, 램스키퍼가 습격 당하는 건 넘기고 우선 난민 대피부터 도와달라고 하셨습니다. 현재 구로역 잔해를 치우고 있는 건 레비아 요원과 바이올렛 요원입니다."
각종 모니터로 가득한 좁은 공간. 앨리스는 이 공간에서 수많은 모니터를 통해 사냥터지기 팀의 상태를 파악하거나, 정보를 조사하는 등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오퍼레이터가 일하는 공간은 지부에서 떨어진 곳이기 때문에 독일 지부가 습격 당했더라도 앨리스는 부상 당할 일이 없었다. 앨리스는 벌쳐스 사원 김도윤과 사냥터지기 팀의 약품 관리를 담당하는 에릭 요원에게 리버스휠을 부탁하고 사냥터지기 팀과 함께 리버스휠을 나왔다. 앨리스는 미니휠의 카메라를 메인 모니터에 띄우며 정보를 전달 받았다.
"늑대개 팀의 바이올렛 요원님. 예전에 속초에서 만났던 걸로 기억합니다. 전 사냥터지기 팀의 오퍼레이터 앨리스입니다. 이 두 사람은 사냥터지기 팀의 요원입니다. 상황이 위급하다 들어 지원 왔습니다."
앨리스는 이런 식으로 사냥터지기 팀을 지원하고 있었다.
"어라? 왜 이러지?"
메인 모니터의 연결이 끊어지기 시작했다. 앨리스는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해킹 여부를 조사해봤는데, 해킹의 흔적은 없었다. 앨리스는 재빠르게 마이크를 쥐고 말했다.
"미니휠의 연결이 약해집니다. 루나 요원님? 소마 요원님? 들리세요? 여보세요?"
메인 모니터가 나가면서 주위의 모니터가 단체로 꺼졌다. 앨리스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오퍼레이터 실에서 빠져나왔다.
"음?"
둔탁한 무언가가 머리를 가격하는 소리가 짧게 들렸다. 털썩거리는 소리와 함께 앨리스의 몸이 복도에 쓰러졌다. 희미하게 정신이 남아있던 앨리스는 쓰러진 상태에서 복도의 불이 **있는 것을 파악했다.
"무, 무슨...... ."
"고생했어요, 후배. 여기서부터는 내가 할게. 잠깐 쉬고 있어."
앨리스는 코와 입이 손수건으로 막히면서 정신을 잃었다.
구로역.
티나는 자신의 눈으로 본 일에 잠시 행동하지 못했다. 그녀에겐 정리가 필요했다. 냉각 장치가 그녀의 회로를 식히면서 그녀에게 이성적인 사고를 되찾아주었다. 티나는 눈으로 보았던 일들을 다시 떠올렸다.
소마의 강력한 기술이 레비아와 바이올렛을 덮치려고 하였다. 바이올렛은 자신의 기술로 빠르게 피할 수 있었으나, 당황한 레비아는 그 자리에 얼어있었다. 바이올렛은 레비아를 지키는 것보다 사전에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자신의 최강 기술을 준비하며 소마를 쳐낼 준비를 하였다.
거기서 루나가 끼어들었다. 루나는 방패에 몸을 숨기며 달려들었다. 그녀는 반 쯤 도박처럼 뛰어든 것이다. 바이올렛을 믿었다. 그녀는 이성이 있으니, 공격을 끊을 수 있다고 믿었다. 루나는 소마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소마 쪽으로 방패를 들었다. 바이올렛도 루나가 끼어든 것을 보고 초광권을 끊으면서 뒤로 빠졌다.
루나의 반격은 성공적이었다. 소마의 기술은 방패에 튕겨나갔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소마와 루나 모두 상처 입진 않았지만 소마는 무력화되지 않았다. 소마는 루나를 옆으로 밀쳐내면서 뒤로 빠져있던 바이올렛을 향해 오른팔을 당겼다.
파천아수라
살기 가득한 공격이 바이올렛에게 작렬하면서 그녀는 뒤로 날아갔다. 소마는 톤파를 당기며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여기서부터 티나는 정상적으로 행동했다. 빠른 속도로 레비아와 바이올렛에게 합류하며 루나, 소마 두 사람에게 총구를 들이밀었다. 레비아는 하이드와 함께 쓰러진 바이올렛을 보살폈다.
"아가씨, 아가씨! 제발 정신 좀 차리십시오!"
아무리 초월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있었다고 한들, 웬만한 결전기보다 강력한 기술이 정통으로 꽂힌 이상 정상적으로 서있을 수 없었다. 레비아는 자신 때문에 바이올렛이 다쳤다고 여기며 눈물을 흘렸다.
"저, 정신 좀 차려보세요....... ."
루나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미니휠에서 들리던 앨리스의 목소리가 다른 사람으로 바뀌면서 소마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생기 발랄하던 눈동자가 죽었다. 입가의 미소가 사라졌다. 소마를 신경 쓰기 전, 티나의 총구가 먼저 나왔다.
"사냥터지기 팀이라고 했나? 이게 무슨 짓이지? 이건 도저히 실수라고 보이지 않는 공격이다. 저 요원은 우리 팀의 요원을 공격했다."
"그, 그게...... 저, 저도 뭐가 뭔지...... ."
"네가 모르겠다면 우리가 판단해주지."
티나는 소마에게 총구를 들이밀었다.
"거기, 이쪽을 봐라. 네가 저지른 행동에 대해 말할 것이 있나? 대답에 따라, 혹은 약간의 행동이라고 있다면 난 방아쇠를 당길 것이다."
소마는 아무런 대답도,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때, 리버스휠에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김도윤과 에릭이 뛰어오고 있었다. 미니휠은 재빠르게 소마에게 다가가 다음 명령을 말했다.
'저 요원을 제압하고 리버스휠로 돌아가요.'
"예."
소마는 톤파를 당기면서 전격을 모았다. 티나는 뒤쪽으로 빠지면서 총을 쏘았는데, 소마의 준비 자세는 티나의 공격마저 무시했다. 당황한 티나는 자신의 몸을 냉장고 안에 숨겼다.
소마는 공격을 캔슬하고 루나를 데리고 리버스휠로 돌아갔다. 냉장고에서 나온 티나는 뒤늦게 소마를 향해 총을 겨냥했지만 김도윤과 에릭이 소마의 곁에 붙으면서 더 이상 겨냥할 수 없었다. 티나는 리버스휠을 쏘는 것보단, 부상 당한 바이올렛을 챙기는 걸 우선으로 여겼다. 이미 모든 정보는 티나의 머릿속에 저장되었다.
잠시 후, 검은양 팀이 놀라운 속도로 잔해를 부수면서 늑대개 팀이 있는 곳까지 단숨에 달려왔다. 램스키퍼가 엉망진창인 모습으로 착륙해 있었고, 바깥에선 레비아와 바이올렛을 제외한 늑대개 팀이 김시환과 함께 난민들을 대피시키고 있었다. 잔해가 부서지는 소리가 구로역에 울려퍼지고 있었기 때문에 늑대개 팀과 김시환은 미리 대피 장소로 난민들을 이동시켰다. 김시환은 선우란과 함께 난민들을 이동시키는데 집중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낄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미리 빠져준 것이다. 검은양 팀은 좋지 않은 표정을 띄는 늑대개 팀을 보면서 의아한 감정을 가졌다. 그러나 그 감정은 곧 놀라움과 경악으로 바뀌었다.
바이올렛이 예전 베로니카가 누워있던 침상에 누워있었다. 소마의 기술을 왼쪽 가슴에 맞는 바람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뿐만 아니라 상처가 크게 벌어져 피까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티나는 검은양 팀까지 오는 걸 기다렸고, 그들도 들을 수 있도록 벽에 영상을 띄우며 설명했다. 아까까지 바이올렛과 루나, 소마가 싸우던 장면과 자신이 소마와 대치하던 장면이었다.
"내가 도착하였을 때는 이미 저 소마라는 요원이 레비아와 바이올렛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바이올렛은 그 공격을 쳐내기 위해 초월까지 발동한 상태였지. 그러나 거기서 커다란 방패를 들고 있는, 루나라는 요원이 끼어들었다"
이세하는 자신이 아는 이름이 나오자 눈을 커다랗게 떴다. 루나. 분명 사냥터지기 팀의 멤버라고 했다. 예전에 맥스를 만나기 위해 자신의 어머니 서지수와 함께 독일 지부에 갔던 것을 떠올렸다. 그때 저 소마라는 요원은 없었지만, 루나라는 아이가 순수하고 착한 아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티나의 설명은 계속되었다.
"루나는 바이올렛을 도와주려고 한 것 같다. 자기 말로는 그렇다고 하지만, 결국 바이올렛을 방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역할이었다. 소마의 첫 번째 공격을 막아냈지만 그녀를 무력화하지 못했고, 밀려나면서 바이올렛에게 공격을 향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은 나까지 공격하려고 했다. 놀라운 능력이었다. 아무리 총을 쏴도 그녀의 몸에는 총알이 향하지 않거나, 스쳐도 순식간에 치유했다. 아, 마지막으로 김도윤이 소마와 함께 돌아갔다."
"커, 커헉."
김도윤의 모습을 본 김가면은 헛기침을 했다. 뭐 씹은 표정이던 트레이너는 김가면에게 말했다.
"...... 혹시...... ."
"기, 기다리십시오! 지금 도윤이, 아니 김도윤 요원에게 연락을 하겠습니다!"
김가면은 빠르게 김도윤에게 연락을 취했다. 침묵 속에 들리는 연결 대기음. 김가면은 속이 타들어만 갔다. 맥스를 감시하라고 사냥터지기 팀에 붙여놨더만, 이상한 사건에 휘말려버렸다. 제발, 제발 연락 좀 받아, 도윤이. 김가면의 간절함이 닿았는지 연결이 되었다.
"사, 사, 사, 사, 사장님. 이게 무슨 일이죠? 이게,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 왜 티나 요원님이 사냥터지기 팀을 쏜 거죠?"
"도윤이, 그게 무슨 소리야? 소마 요원이 먼저...... ."
툭.
연결이 끊겼다. 다시 연결해보았지만 전원이 꺼졌다는 말만 들려온다. 김가면은 절망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 일이 꼬였습니다."
김유정은 램스키퍼 중앙에 양 팀과 각종 클로저, 그리고 벌쳐스의 요원까지 모았다. 난민들을 대피 중인 김시환과 선우랑 요원까지 포함하면 과거 데이비드 사태 때 모였던 사람들, 추가로 몇 명이 늘었다. 김유정은 먼저 벌쳐스 회사에서 밝힌 화이트팽의 블랙 박스에 관련된 내용을 알려주었다. 유니온이 클로저를 완전히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창립된 것과 특정 인류만 살아남길 바라는 것 등등. 오세린 요원마저 이렇게 말했다.
"...... 일말이라도, 유니온을 믿지 않는 게 맞겠죠."
베로니카는 침울한 오세린 요원을 달래주었다. 김유정은 베로니카에게 감사를 표한 뒤 사냥터지기 팀과 유니온에 집중했다.
"사냥터지기 팀은 상부의 명령을 직속으로 받는 팀이에요. 쉽게 말하자면 우리 검은양 팀과 늑대개 팀과는 다르게 체계적으로, 상부가 원하는 일만을 수행하는 팀이죠. 바이올렛 요원을 습격한 것은...... 유니온의 명령일 수도 있어요."
이세하가 반박했다.
"저기, 제가 예전에 어머니와 함께 독일 지부에 다녀온 적이 있어요. 그때 루나라는 아이와 볼프강이라는 사람을 만나봤고요. 그리고 예전에 우리와 만났던 흑지수라는 사람도 먼저 만났어요. 모두 좋은 사람이에요. 소마라는 아이는 본 적이 없지만 세 사람을 보고 사냥터지기 팀은...... ."
"너, 지금 너희 팀이 아니라고 저쪽 감싸주는 거야, 어?"
흥분한 나타가 이세하의 반박에 화를 냈다. 바이올렛의 침상을 지키고 있던 하이드도 모습을 드러내며 화가 섞인 말투를 꺼냈다.
"이세하 요원. 그런 추측성 말은 자제해주십시오. 이미 벌어진 일이 눈 앞에 있는데, 그걸 무시하는 겁니까? 책임을 묻게 해야합니다."
"...... 죄송해요."
홀로 일어서서 상황을 지켜보던 트레이너. 자기가 관리하는 팀원이 다치는 일을 또 다시 겪게 되었다. 이번은 차원종이 아닌, 사람 때문에. 그때는 나약하여 지킬 수 없었지만 이제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김유정 국장. 한 가지 제안을 할 생각이오. 거부한다면, 우리 늑대개 팀만이라도 따로 움직일 테니 허락해주시오."
"...... 무슨 얘기인지 알겠어요. 사냥터지기 팀을 쫓아가자는 거죠?"
"그렇소. 우린 어떠한 이유도 모른 채 습격 당했소. 저들은 이용 당하는 것도 모자라 다른 클로저마저 습격한 것이오. 지켜**만은 않겠소."
트레이너는 검은양 팀에게도 따로 말했다.
"검은양 팀. 우리를 따라와주길 바란다. 한때, 우리도 대립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하나가 되었지. 사냥터지기 팀과도 대립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저들과 생긴 대립은 해결하고 넘어가**다."
"그럼 이곳의 차원종은 어쩌죠? 더스트와 아자젤. 두 집단이 싸우는 걸 방치할 순 없어요."
김유정의 걱정이 나옴과 동시에 램스키퍼 바깥이 시끄러워졌다. 램스키퍼 안에서 바깥을 보자 수많은 사람들이 구로역에 도착하거나, 더 많은 수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중에서 특정 몇몇은 램스키퍼에 다가온 상태였다. 익숙한 얼굴도 있었고, 처음 보는 얼굴도 있었다. 먼저 아는 얼굴은 유하나와 카밀라였다. 그들이 이끄는 병대가 구로역에 온 것이다. 그리고 새롭게 보는 얼굴은 김유정만이 알고 있었다.
"장미숙 요원님?"
지고의 원반이 뒤틀어버린 공간.
총장이 설치한 함정은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맥스를 되찾아 실험할 동안 그에게서 뽑아둔 위상력으로 만든 것이다. 클로저의 모든 위상력을 느낄 수 있는 맥스는 이 위상력 또한 느끼고 있었으나, 이런 식의 함정일 줄은 몰랐었다. 맥스의 힘을 이용한 올가미인데, 그가 힘을 사용할수록 올가미에 힘이 주입되어 몸이 묶이는 것이다.
서지수는 총장이 원반에게서 받는 힘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었다. 쓰러진 맥스는 여전히 회복을 하지 못한 상태였고, 이 상태로 원반이나 총장을 건드렸다간 맥스의 몸이 그대로 소실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커, 커헉!"
숨이 돌아온 맥스가 고통스럽게 기침을 했다. 서지수는 다가가지 못했다. 총장은 맥스가 깨어난 것을 이미 정신으로부터 느끼고 있었다. 맥스와 서지수의 근처에 불기둥을 일으키며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 맥스는 서지수를 발견하고 그녀에게 말했다.
"서지수, 쿨럭. 내 말을, 내 말을 들어라."
맥스의 몸이 공중에 떴다. 몸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아 팔과 다리가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위상력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서지수가 불기둥으로 다가오자 맥스는 그녀에게 부탁했다.
"아직 방법은 있다. 네가 행동한다면 아이들은 구할 수 있다."
서지수는 맥스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다. 총장은 그런 맥스를 비웃는 기분 나쁜 웃음으로 그를 말렸다.
"그만둬, 맥스. 넌 할 수 없다."
맥스는 불기둥으로 다가왔다. 아직까지 멀쩡한 오른팔. 그는 팔을 사용해 자신의 입을 막고 있던 복면을 뜯어버렸다. 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그의 몸은 상하지 않는다. 즉, 늙지도 않는다. 서지수가 유니온에 처음 왔던 그 날, 그녀는 맥스의 맨 얼굴을 봤었다. 그리고 지금, 그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20대부터 그는 전혀 늙지 않았다.
"내가 했던 말은 더 이상 이세하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들이 대립해선 안 된다. 그들이 대립을 선택한다면, 그 길로 끝이다. 더 이상 날 믿으라고 하지 않겠다. 그저 부탁일 뿐이다. 아이들을 구해다오."
서지수는 지겨웠다. 다시 반복되는 것 같다. 서지수는 맥스가 남으려는 이유가 원반에 이끌려 오는 어떤 존재들 탓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힘으로 그 존재들을 돌려보내기 위해 저쪽 차원으로 넘어갈 것이다. 결국 그녀의 울분이 말로 튀어나왔다.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예요. 또 어쩌실 건데요? 다시 홀로 처리하려는 건가요? 방금까지...... 자신을 믿으라고 하셨잖아요, 차라리 교관님을 믿지 말라고 하시던가요!"
불기둥 너머로 보이는 맥스는 서지수의 진심을 듣고 조금이나마 편한 표정이었다.
"그래, 너도 더 이상 개의치 말고 날 꾸짖어라. 나도 너희를 위해 변할 테니."
맥스는 행동하기 시작했다.
맥스는 자신의 가슴에 이어진 실을 붙잡아 원반을 끌어당겼다. 동시에 원반과 이어져있던 총장이 끌려왔다. 총장은 당황하여 끌려가지 않도록 제 자리에 뿌리를 내린 것 마냥 버텼다. 맥스는 원반을 향해 외쳤다.
"원반이여, 나에게 돌아오라!"
맥스가 잃은 왼팔과 왼다리가 조각 같이 맞춰지면서 원래의 것으로 복구되었다. 그의 신체에 있던 균열들도 올바르게 복구되었다. 돌아온 왼팔과 왼다리와 더불어 그의 몸에 검은 갑옷이 입혀지기 시작했다. 그의 팔을 뒤덮는 건틀릿, 그의 다리를 감싸는 그리브, 그리고 그의 전신을 보호하는 전신 갑옷. 맥스의 육체를 표현하듯 세세하게 표현된 갑옷은 주위를 압도했다.
검은 갑옷이 생성되면서 그의 가슴에 연결된 실에서 검은 위상력이 흘러갔다. 맥스가 뿜어내는 제3위상력은 일부만 받아들여도 몸이 뒤틀릴만큼 불안정하다. 원반은 맥스의 위상력을 흘려보내 총장에게 보냈고, 총장은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맥스는 움츠려든 총장에게서 원반의 힘을 모조리 빼앗았다. 총장의 힘이 사라지면서 불기둥이 사라졌다.
세 사람은 원반이 뒤틀어버린 공간에서 돌아왔다.
맥스에 의해 원반이 깨어나자 원반을 노리는 이들이 총본부 옥상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더스트와 아자젤. 두 차원종은 자신들의 군대를 내버려둔 채 원반을 되찾으러 왔다. 총장은 순식간에 자신의 몸을 숨겼다. 서지수는 총장을 무시하고 맥스를 보았다. 그에게 울분을 터뜨려 괜찮아졌는지 맥스에게 편하게 말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물을게요. 어쩌실 거죠?"
"저 두 녀석들을 돌려보내고 돌아오겠다."
"이번에는 한 30년 쯤 뒤에 오시겠네요?"
맥스는 마스크 안에서 쓰게 웃었다.
"슈타인과 협력해라."
그는 옆에 있는 원반을 갑옷을 통과시켜 몸 속으로 집어넣었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유니온 총본부 옥상에 거대한 차원 균열이 생성되었다. 이번에는 차원종을 내보내는 것이 아닌, 맥스의 의지대로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총장실로 다가오던 더스트와 아자젤은 균열로 빨려들어갔다. 또한 맥스 자신도 천장을 뚫고 하늘로 날아가 균열을 넘었다.
서지수는 차원 균열이 닫히는 것을 확인하고 한국으로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