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O WEAPON - 그리모어

왼쪽구슬걸고 2018-03-17 0

지금 이렇게 유유자적 벤치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푸르고, 또 눈부셔서 아름다워보이는 이 하늘도... 그 당시에는 저주스러웠다.


아직도 내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그 날의 기억.

떠 올리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낀 도시와 붉은 계열의 물감으로 칠한 듯한 하늘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을 메스껍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우리 앞에 무언가가 날라왔다.


타다 식어버린 차량이 우리 코 앞에 하나 떨어지더니, 곧 이어 나의 그림자를 가리고도 충분한 거대한 무언가가 하늘을 뒤덮은 느낌이 들었다.


알아챈 순간, 이미 내 몸은 밀어내는 손에 의해 그 공간을 벗어나고 있었다.


"볼프! 도, 도망..."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의식을 잃어버린 그녀.

그녀의 얼굴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선혈이, 차가운 아**트 위를 덮어버리고 있었다.


그녀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서서히, 나에게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움직여야 돼... 움직여야...'


그러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몸. 고개조차 돌리지 못하고 죽어버린 그녀의 시체를 쳐다보아야만 했다.

움직이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눈 앞의 그녀를 보고 나도 모르게 원통해서 흘러나오는 눈물인 것일까?


알 수 없는 감정 속에서, 눈에 고인 눈물이 얼굴의 뺨과 턱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생기를 잃어버린 입술에 닿은 눈물이 짜다는 생각도 못 할 정도로...나는 혼란스러웠다.


어쩌다가 이런 상황에 마주하게 된 것일까...

그저, 그저 나는...


"볼프! 마켓가자! 간식 사줘!!"


"함부로 오라버니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다. 오빠 하면 같이 가줄 수도 있고."


"절대로, 안 부를거지롱! 볼프 바보."


그녀와 그저, 간식을 사러 나온 것 뿐인데...


"어쨰서!! 어쨰서..."


몸 속에서 날뛰는 감정들을 억누르고, 눈물을 참으려고 하자 터질듯이 부풀어오르는 감정이 눈물이 되어 흘러나오고, 나는 어쨰서인지 아직도 움직일 수 없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로 그저, 죽어버린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거대한 굉음과 땅을 울리는 진동과 소리에 나는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안돼, 그 녀석들이야. 죽을거야... 죽고 말거야.'


어느순간 공포로 사로잡힌 몸과 마음은 내 제어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 때문일까? 내 안에서 알 수 없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아니지. 죽일거야. 죽이고 말거야 겠지. 안그래?'


싸늘한 음성. 그 안에 담긴 감정은 <희열>

이 알 수 없는 희열의 목소리가 점점 내 몸을 잠식 시켜 나갔다.


'맞아. 죽는게 아니야. 죽이는거야. 죽이고, 또 죽이는거야.'


'맞아. 너는 죽여야돼. 저렇게 만들어버린 그 녀석들을 죽여서, 그녀를 위로하는거야.'


내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왜 인지, 나를 격려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지금 받고 싶은게 격려인걸까?


그녀가 죽었기에, 내가 원통하고 비참하게 울었기에...격려라도 받고 싶은걸까...


잡념에 사로잡힌 채, 가만히 있는 나의 곁으로 서서히 그 녀석들이 다가왔다.

아직 큰 녀석은 오지 않았는지, 내 또래 정도의 형태를 한 녀석들이 몇 마리 다가오더니 위협적인 살상력을 지닌 손을 치켜들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곧장 나를 향해 휘두를 것 같았지만, 녀석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왜 일까? 이 녀석들은 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걸까?'


이상하게도 이런 생각이 들다가 금세 다른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버렸다.


'죽인다. 갈기갈기 찢어죽인다. 그녀가 느낀 고통의 수 백 배로 되돌려준다.'


그런 생각이 미치는 순간, 녀석들이 멈춰있던 것 마냥 있더니 금세 나를 향해 무기를 휘둘러왔다.

내 몸에는 저것들을 방어할 방어구가 없다.


그렇다고 저 녀석들을 공격할 무기도...


'자자, 내가 주는 선물이라고! 그리모어로! 눈 앞의 녀석들을 찢어버려!!'


어느새 손에 들려있는 한 권의 책.

내 마음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이 책을 <그리모어>라고 불렀다.


이 책으로 무엇을 해야 될 지 고민도 하지 못한 채, 나는 책의 힘에 억눌려 몸의 통제권을 잃어버렸다.

내 제어를 거부한 몸은 알아서 몸을 움직여 녀석들의 공격을 피하더니 손에 들린 책을 공중으로 던지듯이 펼치더니 이상한 주문을 외우고는 검붉게 빛나는 책으로 손을 뻗더니 하나의 검을 꺼내들었다.


검이라고 해야 될 지, 검붉게 빛나는 형태로 유지되는 형상이라고 해야될 지...

무엇인지 몰라도 꽉 쥐어잡은 내 손을 통해 느껴지는 것은 전율이 일어날 정도의 힘이라는 것과 이 힘이 있다면 눈 앞의 녀석들을 죽일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뿐 이었다.


그리고는 또 멋대로 움직이는 몸.


살면서 한 번도 운동을 하지 않았던 나인데도 불구하고, 평범한 사람의 기준치를 뛰어넘은 기세로 빠르게 움직이며 녀석들을 단숨에 썰어나가기 시작했다.


썰려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이 검에 빨려들어가는 것인지 몰라도... 확실히 이 검의 위력은 군인들의 총보다는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총에 맞아도 꿈쩍 않고 움직이던 녀석들이 이 검에 스치기만 해도 사라져버리니....


'어때? 이 힘, 맘에 들지 않아? 전부 죽일 수 있다고...이 그리모어를 가지고 있다면 말이야.'


'그리모어... 이것만 있으면, 나는 녀석들을...전부 죽일 수 있어!'


어느새 전부 처리해버린 내 몸은 자연스럽게 손에 쥐고 있던 책, 그리모어에 칼을 집어넣어버리더니 통제권을 다시금 내게 주고는 사라져버렸다.


내 몸을 통제하던 그 힘은 그리모어일까? 아니면 마음 속에서 들려오던 그 목소리 인걸까...


생각을 미처 하기도 전에 불현듯 떠오른 그녀.

녀석들을 죽인다는 생각에 몰두해버린 나머지, 그녀의 존재감을 한순간이지만 잊고 말아버렸다.


다급히 그녀에게 달려가 **만... 그녀는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흘러나오던 피도, 더 이상 흘러나오지 않았다.


무릎을 꿇은 채로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몸을 덮친 콘크리트더미들을 치우기 시작하였다.

크기가 크던, 작던 전부 힘을 들이지 않고 치울 수 있었지만 이것에 대해 당시의 나는 의구심을 갖지 않았다.


오히려 으스러진 그녀의 몸을 보고 자책할 뿐이었다.


그렇게 자책감에 괴로워하던 나에게 다가온 것은, 상황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


'저 녀석을 잡고 내 그리모어에 넣어버리는거야. 꽤 쓸만한 녀석일거야.'


'아니, 저 녀석은 무조건 죽여버릴거야.'


'마음대로해. 이제 이 책은, 그리모어는 내꺼니깐.'


그 말을 끝으로 다시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 거대한 녀석을...


갑작스럽게 이마에 몰려오는 고통에 눈을 뜨고 말았다.

회상에 잠겨 나도 모르게 눈을 감은 채로 벤치에 누워있었던 탓에 반응조차 하지 못했다.


"누구야, 방해하는게..."


"루나 입니다! 임무 대기 연락 못 받으셨어요?"


헤실헤실 거리며 웃는 얼굴로 나에게 얼굴을 들이대는 이 녀석...


왜 인지, 그녀랑 닮기도 한 것 같아서... 기분이 묘해진다.


"귀찮아. 유니온은 왜 나를 못 쉬게 하는거야. 휴가라도 받고 싶다고, **."


그녀의 시선을 피하면서 나는 반대 방향으로 벤치에 누워 하늘을 지그시 올려다보았고,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들과...

또 이 녀석의 헤실헤실 거리는... 그녀와 닮은 미소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볼프씨, 임무 대기 하러 가셔야 한답니다!"


"선배라고 부르라고, 이 멍청아."


"저는 볼프씨가 임무 대기 하러 갈 떄까지 선배라고 안 부를겁니다. 귀차니즘 볼프씨."


"쳇. 귀찮기는..."


묘하게 닮은 이 녀석 때문인지, 오랜만에 떠올린 회상 때문일까... 기분이 묘하면서도,


"썩 나쁘지는 않네."


벤치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한 번 켜주고, 바라본 하늘을 잠깐 본 것 뿐인데, 입가에서 미소가 옅어지지 않았다. 이런 기분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된다만...


'임무는 역시 귀찮아.'


"에? 뭐라고 하셨어요. 볼프, 아니 선배! 갑자기 혼자 가버리면..."


"귀찮아. 쫒아오던가, 말던가. 아, 거기 발 조심해라."





*끄적끄적... 공식 스토리...? 에잇, 던져버렷! 내 맘대로 쓸거야. 라는 식으로 끄적거렸...

클로저스는 처음입니다. 새싹새싹한 뉴비 입죠! 그러니, 맘껏 찬양하세요. 뉴비랍니다. 하하핳....


볼프강을 키우고 있습니다만...볼프강 슈나이더...강아지 이름 같아서...뭔가 캐릭터도 묘하게 끌려서...

근데 왠지!! 왜 인지!! 모르게 사람들이 볼프강을 개 취급하는 느낌도 게시판을 읽으면서....


그래서...왠지!! 모르게 소설 적으러 왔습니다.


키우기는 쉽네요.

그나저나 스킬트리 내 맘대로 찍어도 되죠?! 활 쏘는 강아지로 키울렵니다!


아, 닉네임은 무시해주세요. 괜히 닉네임에 관심 가지면 여러분들이 무슨 상상을 할 지...


그럼 뉴비는 광렙하러...






 

2024-10-24 23:19:0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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