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슬) 평화로운 벚꽃의 하루

노가다극혐 2018-03-09 7

"안녕하세요."
신서울에 있는 고등학교 신강고등학교의 한 동아리실에 반쯤 귀찮다는 표정을 짓고 학생 하나가 인사를 하면서 들어간다.
그러자 동아리실 안에서 이미 자리에 앉아서 보고서를 적으며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분홍머리의 여학생이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질타한다.
"이세하. 아주 그냥 표정에 다 들어난다. 그렇게 귀찮으면 그냥 오지 말지 그랬어?"
"넌 오자마자 그런 소리를 던지냐. 뭐...귀찮은건 부정 안하지만."
질타에 대해서 반박은 하면서도 질타의 이유에 대해서는 부정을 하지 못하며 살짝 퉁명스럽게 답변을 한다.
그러자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팀 검은양의 리더 이슬비는 속으로 '오늘도 농땡이를 부리면 꼭...'이란 식의 다짐을 하고 있지만 그런 그녀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그는 동아리방의 테이블에 있는 의자 하나를 꺼내 앉고서는 주머니에서 자연스럽게 게임기를 꺼낸다.
이 시점에서 이미 그녀가 게임기를 뺏어 부셔버려도 그녀의 입장에서는 괜찮겠지만 아직 임무 시작 시간까지의 시간도 있을 뿐더러,
애초에 오늘 그들에게 주어진 작전 임무는 그저 비상시의 대기 뿐이었기에 실상 동아리실에서 시간 죽이기 말고는 없는게 현실이기에 괜한 언쟁이 벌이기도 싫고 냅두면 되겠지 싶어 특별한 반응을 않고 그녀는 그를 내버려 두는 것이다.
달칵달칵, 탁,탁, 사각사각, 달칵, 타다다탁.
일반적인 동아리실에서 들릴법한 그런 잡음들이 방을 메운다.
특별히 말을 하거나 하진 않는다.
애초에 그들 사이에 지금 특별히 꺼낼만한 화제가 있는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렇게 5분, 10분 시간이 지나간다.
달칵달칵...타다다탁...
각자가 주로 내는 잡음이 방안을 가득 채우는 중이었다.
그녀가 앉은 자리가 그저 창가쪽에 가까이에 있고 때마침 그날은 하늘에 구름 한점 없는 좋은날, 그리고 그 창문의 방향이 딱 방과후에 태양빛이 비치는 방향, 그리고 사람들이 금방 졸려지는 봄의 계절이라는 것, 그냥 그런 우연이 겹쳐서인지
그녀는 갑작스래 거의 끝마처 가는 보고서를 쓰던 도중 펜을 잡고 있던 손에서 펜을 잠깐 내리고 입을 가리며 반대손은 힘껏 뻗으며 하품을 쉬었다.
어지간히 피곤했는지 게임에 집중하고 있던 그에게 마저도 그 기척이 신경쓰여 잠깐 게임기를 일시정지하고 하품이 끝날 때 까지 지켜보는 것이다.
그리고 하품이 끝날 무렵 다시 시야가 잡히면서 그녀의 눈에는 그런 자신을 빤히 쳐다보며 그리고 살짝 웃음까지도 짓는 그의 모습이 비친다.
순간 살짝 짜증이 나 그녀는 퉁명스럽게 말을 건넨다.
"뭐야?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니, 그냥 슬비 너도 그렇게 하품을 하는구나 해서."
'마치 난 하품을 하면 안되는 거냐!'란 식의 말을 되돌려 받자 살짝 퉁명스러운 기분이 그녀에게 들었다.
"호오...그러셔 그럼 대체 날 뭐라고 생각한걸까 이.세.하?"
그리고 그런 기분을 표현하는 듯이 그가 손에 쥐고 있던 게임기를 휙 하고 그녀의 염동력을 낚아채간다.
그러자 그는 약간 큰 소리로 으악! 이란 소리를 외치며 다급히 날아가는 게임기를 쫓아 자리에 일어나 되찾아 받고는 다시금 자리에 앉았다.
물론 문답은 제대로 하는걸 잊지 않는다.
"야, 그렇다고 게임기를 가져갈 건 없잔아. 그냥 평상시의 너라고 하면 언제나 빠릿빠릿한 사람이란 이미지가 있다보니까 신선한 느낌이었을 뿐이라고."
"아...뭐야 별건 아니였네. 난 또..."
"그런 나야 말로 묻자. 도대체 나라면 어떻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한건데?"
"대 게임하는 중의 이세하 한정 사각이 없는 절대적 천적."
"..."
실제로 그로써는 그런 이미지가 없잖아 있었기에 반박은 하지 못하고 그저 약간 머쓱한 표정을 짓고는 게임그를 든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역시나...'란 표정을 지으며 다시금 펜을 잡고 보고서의 마무리를 한다.
그렇게 다시 3분정도 서로의 잡음이 방을 채우는 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보고서를 다 적고선 클리어 파일 사이에 넣어서 테이블 근처에 있는 책장에 꽃아둔다.
그리고 바로 책장의 옆에서 그녀가 좋아하는 셜록홈즈의 단편 모음집 중 한개를 뽑아서 다시금 자리에 돌아와 자연스럽게 책을 펼친다.
사락사락, 타다다탁, 이번엔 펜에서 나는 소리가 아닌 책에서 나는 잡음이 방을 다시 채운다.
그리고 태양 빛은 여전히 그녀가 앉은 자리를 비추고 있는다.
사락사락, 타다다탁...
이런식으로 소리가 채운지 몇분이 지났을까. 이번에도 그녀는 참지 못할 듯이 잠이 몰려오는 것을 격는다.
그녀가 좋아하는 셜록홈즈 시리즈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태양의 따뜻함과 봄의 기운이 그녀의 몸에서 잠이 쏟아지게 만든다.
게임에 집중하고 있던 그가 잠 때문에 살짝 꾸벅거리면서 책을 보는 그녀를 보다못해 말을 건넨다.
"야."
그러자 살짝 멍하니 졸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면서 약간 뭉개지는 발음으로 답변을 한다.
"..뭔데..."
"졸리면 그냥 좀 ** 그러냐? 어차피 다들 올려면 한참인거 같고, 보고서도 적었으니까. 잔다고 뭐라 안해."
"...응... 괜찮..겠지?"
그렇게 답을 하면서 그녀는 책을 덮어 테이블에 두고, 의자에서 테이블로 업드리지도 않고 그저 자리에 앉아 살짝 고개를 숙이고 잠을 잘려는 자세를 취한다,
그걸 보는 그는 아까 동아리실에 들어올 때의 둘의 상황과는 반대로 그가 한숨을 쉰다.
그 한숨 소리는 그녀의 귀에도 잘 전해졌는지 졸린 상황에서 그런 그의 반응에 대꾸를 한다.
"..왜? 불만 있어?"
"아니 그건 아니고, 기다려봐 내가 그쪽 자리로 갈게."
"...?"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옆쪽으로 자신의 의자를 들고가 놓은 뒤 그 의자에 다시 앉는다.
그리고는 살짝 팔을 그녀의 어깨의 두고 그녀의 몸을 옆으로 젖혀 그의 무릎 쪽에 얼굴을 기대게 한다.
그녀는 살짝 당황했지만 평상시에 배개를 두는 듯한 편안함에 특별히 불만 없이 그저 그 자세를 취한다.
"그렇게 자면 몸 망가지니까 조금은 편한자세로 자."
"...그것...도... 그렇네...응..."
"...평상시에도 이랬으면 좀 좋았을 텐데."
그는 평상시랑 다르게 굉장히 고분고분히 사람말을 따르며 잠에 빠져드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게임기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멍청한 선택을 했다는 걸 눈치챈다.
한 동아리실에서 남자 고등학생이 여자 고등학생에게 무릎배개를 해주고 그 위에서 여자 고등학생이 잔다는 시추에이션을 저질렀다는 것을.
분명히 별 의미없이 편하게 자란 의미로써 한 선의의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인식하자 마자 갑자기 온 몸에서 불이 솟구치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을 그는 느낀다.
그러나 그런 그의 속마음은 아는가 모르는가 그저 편하게 본능이 이끄는 편안한 곳으로 가고 있는 그녀는 그저 그런 그의 무릎배개에 아무렇지 않게 편하게 얼굴을 부비며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잡는 것이다.
물론 그 감각이 당사자인 그에게 전해지지 않을리가 없다. 사락사락 거리면서 여자아이 특유의 부드러움이 나는 머리카락의 분명히 옷을 입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그에게 전달이 된다.
안그래도 불같았던 감정이 한박자 더 에스컬레이트, 그는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한 순간에 확 몰려온다.
그렇다고는 해도 편하게 자신의 세상에 빠진 사람을 다시 깨워서 자리에 앉힐 수도 없는 노릇이며 그런 짓을 했다가 만일 그녀가 이 사실을 똑같이 눈치 챘을 때 어떤 꼴이 날지는 눈 앞에 선한것이다.
그렇기에 그는 일단 놀라는 그의 마음을 진정하고 다시금 게임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 다시 깨닫는다. 게임을 할려고 하면 버튼 소리가 날 것이고 자칫하면 그녀가 깰 거라고.
다시금 한박자 자충수를 받고는 스스로의 멍청함을 한탄하며 게임기의 전원만 슬립모드로 전환하고 테이블 위에 둔다.
대신 그저 마음 비우기 용의 노래나 듣자는 감각으로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끼우고 자신의 귀에도 꽃는다.
특별히 떠오르는 노래도 없기에 그냥 핸드폰의 노래 재생 앱에서 랜덤재생을 누른다.
그리고 핸드폰을 테이블에 두자 동시에 바로 이어폰에서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대여~그대여~...'
따뜻한 태양빛이 이번엔 그녀가 앉은 자리의 바로 옆에 있는 그에게도 수마를 뻗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의 무릎팍에 있는 그녀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온기, 차분한 분위기의 봄을 배경으로 한 노래가 어울려져 부끄러웠던 감정들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순간 수마가 그의 온몸을 뒤덮는다.
이번엔 그의 눈이 밝은 빛이 아니라 살짝 졸린 멍한 빛을 뛰면서 자연스레 고개가 아래쪽을 향한다.
그러자 그의 눈에 보이는 그녀의 분홍빛 머리카락이 마침 흘러나오는 노랫가사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라는 가사와 어울려져 특별히 생각도 없이 멍한 기분으로 손이 자연스레 그녀의 머리카락 쪽을 향한다.
그렇게 손으로 살짝씩 쓰담쓰담...특별히 의미도 없이 자연스레 몸이 움직인다.
그러자 그녀도 특별히 싫다는 감정도 없이 그저 편하게 가끔씩 살짝 '으응...'이란 소리를 내면서 자세를 살짝식 바꿀 뿐이다.
그렇게 움직이던 손도 이젠 점점 느려지고 그도 그런 봄의 기운과 함께 살며시 눈을 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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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평상시처럼 인사를 하면서 동아리 문을 열면서 들어간다.
그러자 테이블에 앉아 있는 유리 누나랑 제이 아저씨, 그리고 유정 누나까지도 나를 보면서 검지손가락만 세워서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낸다.
평상시랑 다를 바 없는 행동인데도 그런 반응을 보였기에 나는 의문을 가지고 살짝 고개를 기우뚱 했지만 금방 그 이유가 이해가 갔다.
동아리방의 의자에 앉아서 굉장히 기분좋게 자고 있는 세하형과 그런 형의 무릎 위에서 똑같이 미소를 지으며 잠을 자는 슬비 누나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정말이지...이렇게까지 잘 자면 깨울 생각도 안들게 된다니까"
"그러게나 말이에요. 모처럼이니까 사진 찍어둘까요? 이렇게 까지 좋은 표정은 보기 힘드니까요"
"그렇군...모처럼이니 아예 인쇄해서 엘범에 넣어버리는거 어때? 근무시간에 잠을 잔거니 본인들도 불만은 말하지 못하겠지."
"그럼 저는 그림으로 그릴까요? 그 정도로 좋은 모습이에요."
나 말고도 다들 하는 생각은 같았던 모양이다.
바로 책장을 향해 안에 있는 스케치북과 색연필 세트를 꺼낸다.
그럼 이제부터 이 모습을 그림으로 옮겨볼까.

2024-10-24 23:18:5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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