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3](Remake) (2부 3화) - 이세희의 훈련일기 (3)

버스비는1200원입니다 2018-03-0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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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훈련에 도움을 주실 분이 한 분 계시다면서 아빠는 잠시 자리를 비우셨다. 잠시 후, 아빠는 어떤 한 사람과 함께 돌아오셨다. 그 사람은 다름아닌 '아프란' 씨였다. 그 사람은 할아버지의 종자로써 지금까지 몇 번이나 자주 뵈온 적이 있었던 분이었기 때문에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나저나, 아프란 씨가 내 훈련을 도와줄 적임자라는 게 과연 무슨 뜻일까?


"그럼 아프란 씨, 부탁드릴게요."

"예, 맡겨주십시오."


아빠는 아프란 씨에게 맡기고 아프란 씨는 내게 다가와 자신이 어떻게 도울지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가장 먼저, 아프란 씨는 프레이먼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특수한 능력을 하나 가지고 있으셨다. 그 능력은 상대방의 정신에 침투하여 간섭하는 능력이었다.

아프란 씨는 이 능력을 이용해 나의 정신에 간섭하여 내가 나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게만 된다면 본의 아닌 감정에 휩쓸렸을 때만 불을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닌, 언제든지 자유자재로 불을 다룰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과거 아빠의 동료였던 어느 두 사람도 이와 비슷하게 아프란 씨의 능력을 활용하여 훈련을 하였다고 했으니, 충분히 성과를 기대해 볼 만한 훈련이었다.


"저의 능력으로 아가씨가 가진 부정적인 감정(분노, 슬픔 등)을 증폭시킬 것입니다. 아가씨께서는 그 감정을 완전히 억누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렇게 부정적인 감정을 완벽히 조절할 수 있게 되시면 언제든지 자유자재로 불을 다루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럼 어서 시작해주세요!"

"예, 그럼 우선은 가볍게 시작하도록 하죠."


아프란 씨는 양손을 나의 머리에 천천히 갖다 대고 집중하기 시작하셨다. 그러자 조금씩 아프란 씨의 힘 같은 것이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졌다. 이건 아마도 아프란 씨가 나의 정신에 침투하는 것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미리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그리 놀랄 필요도 없이 나는 계속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있었다.

그리고...


"... 윽?!"


대략 10초 정도가 지났을까 조금씩 불쾌하고 괴로운 기분이 머릿속을 엄습해왔다. 아마도 이게 아프란 씨가 나의 부정적인 감정을 증폭시킨 영향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것보다 처음 시작하는 거라서 우선은 강도를 약하게 한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버티기가 힘든 이 기분은 대체... 아니, 그만큼 이때까지 내가 누구보다도 평온한 일상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인 탓일까? 어찌됐건 이 훈련, 틀림없이 쉽지 않고 힘든 훈련이 될 것이 분명하였다.


"하아... 하아..."

"... 도련님, 역시 그만두시는 게 어떠신지... 세희 아가씨께서는 이런 훈련과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방금 전도 감정 증폭을 최소한으로 했는데 세희 아가씨께서는..."

"세희야, 그만할래?"

"하아... 아니요! 계속 할 거에요!"


힘들고 괴롭다. 하지만 중도 포기따위는 하지 않는다. 만약 그럴 생각이 있었다면 애초부터 아빠께 훈련을 시켜달라고 부탁드리지도 않았다. 이건 나 스스로가 바라기 때문에 하는 것, 그러니까 포기하는 일 따위는 당연히 있을 리가 없다.


"보셨죠? 뭐라고 하셔도 세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에요."

"... 알겠습니다, 계속 하죠."

"네...!"


훈련은 계속 되었다. 하지만 하루종일 반복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전은 거의 없다시피 하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포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다만, 포기는 하지 않는다고 해도 좌절은 할 수밖에 없었다. 


"세희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하지만..."

"많이 쉬지도 않고 계속 했잖니? 그러니 오늘은 푹 쉬고 내일 이어서 하는 게 좋아."

"네..."


결국 오늘의 훈련은 여기까지였다. 성과라고는 육체가 불에 대한 내성을 얻었다는 것과 감정에 따라서 불을 다룰 수 있는지 없는지가 좌지우지 된다는 사실 뿐... 오늘 하루동안 한 훈련량에 비하면 큰 성과는 없었다. 

훈련을 뒤로 하고 나와 아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고 엄마와 언니가 맛있는 저녁식사와 함께 우리 두 사람을 반겨주셨다.


"두 사람 다 어서와. 훈련은 괜찮았어?"

"......"

"어... 내가 괜히 물어봤나?"

"아니, 괜찮아. 그보다 배고프다. 세희야, 어서 밥 먹자."


간단하게 씻고 나는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였다. 훈련으로 큰 성과를 얻지는 못 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어도 엄마가 해주신 요리만큼은 기분과 상관없이 나의 혀를 즐겁게 해주고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었다. 배가 조금씩 불러감에 따라 좋지 않았던 기분도 어느새 많이 풀리게 되었다.

저녁식사를 끝마치고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나와 가족들은 곧 잠자리에 들었다. 부드럽고 푹신한 침대 위에 몸을 눕히니 전신에 힘이 쭉 빠지고 편안해지는 것이 이대로 가만히 누워서 잠에 빠져들고 싶었다. 하지만,


"... 지금이면 되겠지?"


그 유횩을 뿌리치고 나와서 나는 소리를 최대한 죽이며 앞마당으로 나갔다. 앞마당에는 불의 성역으로 통하는 웜홀이 아직까지 남아있었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아빠께서 깜빡하셨던 모양이었다. 저녁식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있었던 나는 그 웜홀을 통해 다시 불의 성역으로 발을 들였다. 조금이라도 더 훈련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불의 성역에 다시 오게 된 나는 즉각 아프란 씨를 불렀다.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지금 이렇게 몰래 혼자서 훈련을 할 상황이 오게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아프란 씨에게 언제든지 텔레파시로 말을 걸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려놔서 금방 다시 아프란 씨와 만날 수 있었다. 아, 물론 아프란 씨는 내가 이런 의도로 부탁을 드렸다는 사실을 모르신다.

그래서인지 아프란 씨는 내가 있는 곳으로 오시자 아빠 없이 나 혼자만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왜 혼자 왔느냐고 물으셨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냥 조금 더 훈련하고 싶어서 그래요. 헤헤..."

"하아... 아가씨, 휴식도 중요한 거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밥 먹고 푹 쉬어서 이제는 정말 괜찮아요. 그러니까 네? 부탁드려요."

"...알겠습니다. 그럼 잠깐만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떻게든 아프란 씨의 허락을 받긴 하였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아까 전처럼 똑같은 정도로 훈련을 하면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큰 성과를 얻지 못 할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해볼 생각이다. 그것은...


"예? 감정 증폭을 최대한으로 해달라는 말입니까?"


훈련 도중에 아빠와 아프란 씨가 잠깐 대화하는 것을 엿들었는데, 그때 아프란 씨는 분명히 감정 증폭을 최소한으로 하고 있었다고 하셨다. 결과는 별 다른 성과를 얻지 못 하였지만... 어쨌든, 만약 그 감정 증폭이라는 걸 최소한이 아닌 최대한으로 한다면 이전보다 좀 더 기대를 해볼만 하였다. 그런데 아프란 씨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감정 증폭을 최소한으로 했음에도 아가씨께서는 크게 괴로워 하셨습니다. 그런데 감정 증폭을 최대한으로 한다면... 최악의 경우에는 부정적인 감정에 완전히 사로잡혀서 정신이 붕괴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감정 증폭을 최대한으로 해달라는 것은 들어드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진전이 없을지도 몰라요. 그럴 수는 없다구요. 그러니 잠깐만이라도 좋으니까 부탁드립니다!"

"...위험해진다 싶어지면 당장 중단할 것이고 그때는 다시 돌아가셔서 푹 쉬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까?"

"아, 네!"


아프란 씨를 설득하여 나는 아까 전의 훈련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감정 증폭을 최대한으로 받으며 훈련을 하게 되었다. 감정 증폭을 최소한으로 받을 때도 상당히 괴로워하였던 내가 과연 이번에는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렇게 되면 이를 악 물고 해보는 수밖에.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 헉!"


초반에는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금새 머릿속이 새까맣게 물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니 점점 사고가 흐려져갔다. 그리고 조금씩 여러가지 감정이 새어나오는 느낌을 받았다. 분노, 슬픔, 증오...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었다. 1초 단위로 시간이 지속될 때마다 점점 그 감정들은 내 머리, 더 나아가 몸 전체를 장악해갔다.

나는 지금 분노하고 있는가, 아니면 슬퍼하고 있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누군지도 모를 다른 누군가를 증오하고 있는가, 서서히 나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도 분간을 할 수 없게 되어갔다.


"으아... 으윽...!"

'이대로 놔두면 아가씨가 위험해진다! 당장 멈춰야겠어!'
"...?!"
'증폭이 멈추지를 않아? 어째서... 설마 아가씨가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거부하시는건가?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이럴리가 없을텐ㄷ...'

"으아아아아아아!!!"

쿠과아아앙-!!
.
.
.

"...!"
'이 기운은 뭐지? ...세희?!'

"세하야, 이 기운은..."

"설마...!"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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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수가... 저 모습은...!"

"크으으으...!"

[성화]


세희 아가씨의 몸을 중심으로 강렬한 화염이 타올랐다가 점차 사그라들고 다시 아가씨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세희 아가씨의 모습은 방금 전과 달랐다. 타오르는 화염처럼 치솟아오른 머리, 푸른색으로 변한 머리와 눈동자, 그리고 발끝에서부터 거칠게 발산되고 있는 푸른 오라, 그 모습은 바로 [성화] 상태가 된 모습이었다.

방금전 세희 아가씨의 힘과는 천차만별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강력한 힘, 그 힘은 과거 도련님께서 처음 성화 상태가 되셨을 때를 조금씩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예전에 도련님께 들은 바에 따르면 단순히 재능의 차이로만 따졌을 때 세희 아가씨의 재능은 자신을 능가한다고... 지금 세희 아가씨가 발휘하고 있는 힘이 그 사실을 입증해주고 있었다.


"... 천용이... 언니... 다치게 만든 사람... 용서 못해...!"

"?!"


그러던 와중에 세희 아가씨는 나를 쳐다보시더니 갑자기 알 수 없는 말을 하시며 내게 덤벼드셨다. 이건 확실히 부정적인 감정에 완전히 사로잡혀버린 게 확실하였다. 

세희 아가씨는 단숨에 나를 향해 뛰어들어 주먹을 내리치셨다. 나는 빠르게 몸을 옆으로 틀어 세희 아가씨의 주먹을 피해냈다. 세희 아가씨의 주먹이 내려쳐진 땅은 간단하게 박살나며 작은 크레이터를 만들었다.

불에 대한 내성을 얻으면서 동시에 육체의 강도도 어느 정도 상승하셨던 모양인지 다행히도 내리친 주먹에서 약간의 피를 흘리고 있었을 뿐, 그 외의 부상은 없어보였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직 단련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육체로 이 정도의 힘을 마구잡이로 휘두르게 놔두면 언제가 되든 세희 아가씨의 몸은 성하지는 못할 것이 분명하였다. 


'어쩔 수 없군. 기절시키는 수밖에.'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으아아아ㅇ..."

... 철컹-!

"!?"


어쩔 수 없이 힘으로 세희 아가씨를 기절시키려고 하려던 그때, 세희 아가씨의 양손과 양발에 강철로 이루어진 정**를 장갑과 신발이 마치 수갑을 채우듯이 나타나 세희 아가씨의 양손과 양발을 구속해버렸다.

세희 아가씨는 거세게 저항을 했으나 오히려 그 장갑과 신발은 분사구처럼 보이는 구멍에서 강렬한 화염을 분사하였고, 그 화염으로 세희 아가씨가 저항조차 하지 못 하도록 양손과 양발을 완전히 묶어버렸다.


"이건 대체...?"
'... 가만, 이 느낌은...'
"... 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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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가 '이세희의 훈련일기' 마지막이고

그 다음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2024-10-24 23:18:5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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