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C스토리]-2.오늘은 우리딸의 생일, 오늘은 나의 생일
닉네임있는척 2018-02-28 0
XX.[???]
... ...
“속보입니다. 지금 시간의 광장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차원종들의 출현으로 인해
건물이 붕괴되는 등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현장에 나가 있는...”
삑!
“어휴! 어쩜 좋니~. 한동안 잠잠하다했는데 또 저러네.”
차원 전쟁이 일어난 지 어느새 10여년. 그리고 우릴 지켜주는 새로운 클로저와 유니온이 생긴지도
10여년. 옛 날 차원 전쟁 당시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시대.
그런 시대를 나는 사랑하는 우리가족들과 함께 언제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게요. 별 일 없어야 할 텐데. 근데 아빠는 언제 오신데요?”
-프롤로그 끝-
1.[사랑하는 딸의 생일 2일 전]
“안녕히 주무셨어요? 흐아암~.”
“그래. 좋은 아침~ 사랑하는 우리 딸!”
“으윽! 뭐에요~ 그게~ 징그러워!”
나는 여기 아직 잠에서 못 벗어난 우리 딸을 가장 사랑하는 아빠이자
사랑하는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훌륭한 샐러리맨 되시겠다.
지금 나는 훌륭한 샐러리맨이자 딸을 사랑하는 아빠로서 일생일대의 고민에 빠져있다.
그것은 바로 생!일!선!물! 이제 2일 앞으로 다가온 우리 딸의 생일을 축하해줄 만한
선물을 슬슬 준비할 때가 된 것이다.
‘역시 선물은 본인이 원하는 걸 사줘야지!
그걸 알기 위해선 역시 ‘본인에게 묻기’가 제일이지!’
그리고 그 계획은
“저.. 딸? 혹시 요즘 필요 한 것 없어?”
“없는데요. 딱히.”
지금 막 실패했다. 최근 느끼는 거지만
아무래도 나. 딸에게 따돌려지고 있는 게 아닐까?
1.[내 생일 2일 전]
“안녕히 주무셨어요? 흐아암~.”
“그래. 좋은 아침~ 사랑하는 우리 딸!”
“으윽! 뭐에요~ 그게~ 징그러워!”
나는 아침부터 느끼한 대사로 내 살을 닭 살로 만들어 주는 여기 부끄러운 아빠의 딸이다.
하여간 아침부터 저런 말을 아무 스스럼없이 하다니... 우리 아빠는 분명 부끄럼을 어딘가에
떼 놓고 다니는 게 분명하다. 나의 아침은 보통 이렇게 시작해서 별 말 없이 학교로 가는 거지만
오늘은 아빠가 평소와는 조금 다른 말을 꺼낸다.
“저.. 딸? 혹시 요즘 필요 한 것 없어?”
“없는데요. 딱히.”
아~아. 아빠도 참. 나를 떠보려면 조금은 더 자연스럽게 말해주라고요.
저렇게 대놓고 말해주면 생일이 어제 지난 사람이라도 ‘어라? 선물인가?’하고 생각하겠다.
그리고 저 물음에 어떻게 덥석 자신이 원하는 걸 말하란 거에요.
그러면 마치 ‘나 생일인데 이거 사줘!’라고 떼쓰는 애들같잖아. 그래도 뭐
“...안고 잘 인형같은 거. 좋을지도.”
라고 작게 말하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
이건 떼쓰는 게 아니야. 그냥 혼잣말 같은 거니까
남이 듣는 건 내가 신경 안 쓴다고.
2.[사랑하는 딸의 생일 1일 전]
“안녕히 주무셨어요? 흐아암~.”
“그래. 좋은 아침~ 사랑하는 우리 딸!”
“으윽! 뭐에요~ 그게~ 징그러워!”
큰 일 났다~!아직 선물을 준비 못했다!
하지만 이건 결코 내가 딸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매정한 아빠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이건
가족을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기에 일어난 대참사다.
그래. 이건 마치 내 의지, 행동, 마음과는 다른 재앙같은 거라고!
그도 그럴게 하필이면 어제 야근을 한 건 내 책임이 아니지 않은가?
물론, 사내컴퓨터로 업무시간에 ‘딸 생일선물로 무엇이 좋을까요?’라고
인터넷에 검색한 건 조금 상황에 어긋난 행동인 것 같긴 하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샐러리맨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해 볼만 한 행동이지 않은가? 하필 이 모습을 상사에게 걸려 함께 야근을
하게 된 건 어디까지나 안 좋은 우연들이 겹쳐 만들어진 불상사로 절대
나의 잘못이 아니다. 어쨌든 오늘은.
오늘은 꼭 딸에게 줄 선물을 준비 해야만 한다.
2.[내 생일 1일 전]
“안녕히 주무셨어요? 흐아암~.”
“그래. 좋은 아침~ 사랑하는 우리 딸!”
“으윽! 뭐에요~ 그게~ 징그러워!”
또다. 또 저렇게 태연하게 저런 말을 한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기분이 좋으니 저정도는 가뿐히 넘어갈 수 있다.
드디어 내일이다. 내일이 나의 생일날. 조금은 내가 마음대로 해도 되는 그런 날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내일 예정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학교를 마치고 유리랑 데이트를... 이건 유리가 나하고 데이트를 하자고
워낙 조르니까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한 번 쯤은 어울려 줄 겸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고 있기도 하니까 해주는 거다.
흥. 어쨌든 유리랑 같이 돌아다닌 후 저녁부터는 가족들과 함께 보낼 꺼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더 재밌게 보내지 않겠냐?’고 말할 수 도 있겠지만 나는 저 정도로도 충분히 재밌고 즐거운 생일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보낼 것이다. 그도 그럴 게 소중한 날에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즐겁고 행복하지 않을 리 없다.
3.[사랑하는 딸의 생일 D-Day]
1.
“안녕히 주무셨어요? 흐아암~.”
“그래. 좋은 아침~ 사랑하는 우리 딸! 오늘 생일 축하한다! 오늘 저녁은 같이 외식하고 싶은데 빨리 올 수 있겠니?.”
“으윽! 뭐에요~ 그게~ 징그ㄹ...가 아니라...어, 음... 네, 알겠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후우... 세상에는 분명히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 자신의 앞에 한 두번 아니, 한 번쯤은 꼭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당시에 자신은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두려워 할 것이고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때때로
그게 힘들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처음엔 남 탓을, 그 다음엔 자신에게 어려움을 주는 집단 탓을,
다음엔 사회 탓, 그렇게 결국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 탓으로까지 함으로 그 일의 스케일은 이미 자신이
감당하지 못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클 것이다. 그러나 개 중에는 진짜 힘든 것도 있는 한편,
사실은 전혀 다른 그 어떤 것에 탓이 아닌 자신의 탓일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만약 그 일을 만났을 때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가. 사실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바꿔야 한다.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 그런
당연하고도 쉬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단지 모르는 척을 해 어떻게든 그 사실을 무시와
거짓으로 피하기 위해 노력할 뿐 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 내가 바꿔야 할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아직 딸의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전에도 말 한 것 같지만 절대 나는 가족들에게 선물도 못 챙겨주는
매정한 아빠가 아니다. 이번에도 피치 못 할 사정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 거다.
뭐 사정은 나중에 시간이 되면 차차 설명하도록 하고 지금은 조금 바쁘다.
모처럼 딸을 위해 오늘 하루 회사를 쉬는 것 까지 달성해냈다.
지금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은 딸이 학교에 간 사이 쇼핑몰에 가 딸에 선물을 사는 것.
나는 이로써 내가 지금까지 회사를 가서 사랑하는 딸의 선물을 못 산 자신을 바꿀 것이다.
3.[오늘은 내 생일!]
1.
“안녕히 주무셨어요? 흐아암~.”
“그래. 좋은 아침~ 사랑하는 우리 딸! 오늘 생일 축하한다! 오늘 저녁은 같이 외식하고 싶은데 빨리 올 수 있겠니?.”
“으윽! 뭐에요~ 그게~ 징그ㄹ...가 아니라...어, 음... 네, 알겠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방금 들은대로 오늘은 내 생일이다! 오늘 하루만큼은 날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로 가득 채울 수 있는 그런 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아침부터
좋은 일들이 가득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든다.
3.[사랑하는 딸의 생일 D-Day]
2.
시간의 광장.
현재 신서울을 대표하는 대형 쇼핑몰.
나는 지금 이곳에 있다.
“흐~음. 그럼 저쪽으로 가볼까?”
신서울을 대표한다고는 해도 애 딸린 아버지가 알기에는 좀 복잡한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젊은 친구들이 많은 곳이 우리 딸에 취향에도 맞는 선물을 찾기에 좋지 않겠는가?
이 마음을 품고 나는 당당히 서관으로 발을 들였다. 확실히 여기에는 뭔가 발랄한 느낌에 물건들이 많다.
“과연. 이것이 젊음이란 것인가...”
나는 이 젊음 속에서 선물을 살 예정이다. 아니, 예정이었다.
지금 눈 앞에 이런 게 나타나기 전까지...
파지직! 파츠츳! 저벅 저벅 저벅
눈앞에 차원종이...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봤던 차원종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달렸다. 소리를 질렀다. 뒤를 확인했다. 차원종이 보였다. 다시 앞으로 눈을 돌렸다.
차원종들이 보였다. 나는 주저 앉았다. 주위를 보았다. 어딘가로 전화를 하는 모습, 도망치는 모습,
비명지르는 모습, 나처럼 주저앉아 주위를 보는 모습들이 보였다. 사람을 죽이는 차원종들이 보인다.
그리고 내 앞의 차원종이 무기를 내리치는 모습이 보인다.
콰직!
3.[오늘은 내 생일!]
2.
지금 시간은 오후 7시. 학교를 마친 후 유리와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후(거의 끌려다닌 것 같지만...)
이제 아침에 아빠가 함께 외식하자고 말해줘서 엄마와 함께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내가 가장 늦게 집에 돌아온 줄 알았는데 어째선지 아빠가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조금 있으면 오겠지.’라고 생각하고 시간이나 보낼 겸 TV를 켰다.
삑!
“속보입니다. 지금 시간의 광장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차원종들의 출현으로
인해 건물이 붕괴되는 등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자세한 상황은 현장에 나가 있는...”
삑!
“어휴! 어쩜 좋니~. 한동안 잠잠하다했는데 또 저러네.”
차원 전쟁이 일어난 지 어느새 10여년. 그리고 우릴 지켜주는 새로운 클로저와 유니온이 생긴지도
10여년. 옛 날 차원 전쟁 당시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시대.
그런 시대를 나는 사랑하는 우리가족들과 함께 언제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게요. 별 일 없어야 할 텐데. 근데 아빠는 언제 오신데요?”
-끝-
*일반퀘스트 '정미의 수첩'과 함께 보세요~*
*작가의 말*
이로써 NPC스토리 2편을 완성 시켰습니다! 전혀 몰랐겠지만(작가도 몰랐지만...) 사실 NPC스토리는 저의 전작 "당신은 도대체...!"부터 시작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플레이어블 캐릭터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생각했지만(세슬만세! 나타소영 흥해랏!) 다른 분들이 써주시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클로저스에 NPC들 스토리들이 너무너무 좋은데 NPC만 나오는 글들이 잘 안보여서... 그래서 앞으로도 NPC만의 이야기를 쓰고자 제목앞에 [NPC스토리]라는 머리글을 달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감동ㅠㅠ